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쉬는 날이 듬성듬성 있어 부지런히 해먹은 것 같았는데, 남아 있는 사진은 없다.  아마도 먹었던 음식을 '먹고 또 먹고' 그랬나보다.


바질페스토 파스타


런던 박물관에서 누리가 바질페스토 파스타를 좀 먹길래 집에서도 만들어봤다.  나는 좀 넓은 면과 같은 파스타를 좋아하는데 누리 먹이기엔 푸실리[각주:1] 같은 게 편해서, 누리가 직접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안되는 음식 중 하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는다.  누리 밥용으로 쌀로된 푸실리를 먹는다.  일반 흰색에 토마토가 들어간 주황색, 시금치가 들어간 초록색 푸실리.  이 삼색 푸실리를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던데.( ' ')a




평소엔 이 푸실리를 카르보나라 소스로 먹는데, 바질페스토로 만들었더니 버섯 몇 개만 찍어먹고 만 누리.  결국 점심은 빵에 크림치즈 발라 먹었다.


이럴 때 참 힘이 빠진다.  크림 소스가 지겨울까 바질페스토 사다가 만들어줬는데, 안먹을 때.  음식할 기운도, 신명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 밥(파스타)도 꾸역꾸역 먹었던지 맛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붉은 양파 버거


한 때 간편한 저녁으로 부지런히 사다 먹은 버거.  빵에 넣어먹기는 두껍고 오븐에 구워서 어릴 때 먹어본 함박스테이크 생각하며 주로 으깬 감자 그리고 맥주와 함께 먹는다.  감자 으깰 기운이 없어서 샐러드 왕창 만들어서 먹었다.



그런데 버거가 탔다.  이제까지 오븐에 구웠는데, 기름이 장난이 아니라 오븐이 너무 지저분해져서, 후라이팬에 구웠더니 탔다.  후라이팬에 굽는다고 다 타는건 아닌데, 단맛이 도는 붉은 양파가 든 버거라 그랬지 싶다.  그래도 편해서 먹기 좋다며 열심히 먹었다.  맥주가 빠졌던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몸밧데리가 바닥이라 맥주 한 잔도 못마시겠다.


풀X원 통영 굴짬뽕


어제 한국 마트에 가서 사온 라면.  지비가 운동 때문에 늦게 오는 날인데, 누리 뒤치닥거리 하느라 저녁 때를 놓쳤다.  누리 재워놓고 늦은 저녁을 먹어야는데 입맛이 없어서 끓여본 라면.  그래도 기대 만땅이었다.  며칠 전부터 굴국밥이 먹고 싶었다.



튀김우동, 사리곰탕면 같은 맵지 않은 라면을 주로 먹는다.  이것도 그렇겠거니 생각했는데 목이 따끔따끔 할 정도로 매웠다.  매운 맛 때문에 굴맛은 알 수가 없었으나 면은 맛있었던 것 같다.  4개들이 사왔는데 다음엔 건더기 스프에서 저 붉은 고추 다 덜어내고 끓여봐야겠다.


+


얼마 전에 S님과도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사먹는 한국 음식들/김치들이 너무 맵다고.  나 역시 그 비슷한 생각을 가져왔으나, 이곳에 지내면서 매운음식을 덜 먹어서 그런 것인지, 원래 매운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곳에 있는 우리라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인가.  아니면 한국의 음식들이 점점 더 매워진 것인가.  짠 것 만큼은 아니지만 매운 음식도 그렇게 건강에 좋을 것 같지는 않건만.



  1. 나선형으로 꼬인 모양의 짧은 파스타 [본문으로]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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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님 2015.01.14 08: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노노~ 그냥 매워진것 같아요.
    여기서도 -_- (각종) 매운것을 들이키는 남편도 한국에서 음식먹고... 왤케 매워를 연발...
    캡사이신을 이제는 조미료처럼 쓰는 것 같아요.

    • 토닥s 2015.01.14 21: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점점 더 매워지는 한국음식.. 안타까워요. 내가 못먹어서 안타깝고 심심할 때 느낄 수 있는 재료 본연의 맛과 그걸 즐기는 문화가 사라진 것 같아서. 저는 그저..쭉 사리곰탕면이나 먹어야겠어요.

  2. 유리핀 2015.01.14 16: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식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먹은거 또 먹고, 부분, 대공감;;; 아침먹고 치우면 점심, 그거 먹고 돌아서면 저녁. 어찌해야 하나요.
    만날 먹는 반찬이 지겨울듯 해서 다른 방법 다른 재료로 만들어주면 일단 한번 튕기고 보는건 애들 대부분이 그런건지. 없는 재주 짜내서 저 먹을 거 따로 해주는구만.
    음식들이 다 맵고 짠 동시에 달고 기름져지고 있어요. 더이상 신라면은 매운 라면 축에도 못끼고 불닭볶음면이니 하바네로 라면이니 더 매운 맛이라고 광고하는 제품들이 즐비해요. 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으니 이렇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매운 맛으로라도 해소하려는 게 아닐까요. 매운맛 애호가인 저로서도 캡사이신 퍼부어 만드는 이런 매운맛은 사양하고 싶어요.

    • 토닥s 2015.01.14 21: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 번만 튕기는 거라면 받아주겠는데. 요기 아이들이 끼니로 즐겨 먹는(엄마들이 만만하게 준비하는) 으깬 감자는 5-6개월때부터 지속적으로 시도해도 싫다는 누리. 다시 요기 애들이 끼니로 잘먹는 채소 스프도 싫다는 누리. 맑지 않은 건 스프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인지. 오늘 점심 리조또는 어쩌다가 약간 짭짤하게 되었어. 그랬더니 먹는 걸로봐서 저도 이제 맛을 안다는거지. 그럼 어른밥을 먹던지(버럭!). 정말 해먹이는 게 가장 힘들다.
      매운 것도 익숙해져 점점 더 매운 걸 찾나. 나는 신라면도 못(안)먹는데..

  3. juley 2015.01.15 14: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에 있을 때는 푸실리를 구하기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파스타보다 라면에 고급스러보이네요;; 그냥 라면을 끓이신 것 같은데 건더기가 참 풍부하네요. 나중에 한국마트를 가면 저도 그 라면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어요. 사리곰탕면도 참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요. 그것도 목록에 추가했어요. :)

    • 토닥s 2015.01.15 22: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하하하.. (소리내서 웃었어요) 맞아요, 파스타보다 라면이 더 고급음식 느낌이네요. 그런데 런던은(정말 런던이라서 그렇겠죠) 한국 라면 파는 곳이 제법되요. 심지어 우리 동네 테스코에도 신라면 봉지와 컵라면이 들어왔더라구요. 한국 사람들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이 동네에서. 한국 사람들은 없지만 아시안들이 신라면을 소비하겠죠.

      아, 라면 끓일 때 잔 파 한 줄기 넣었어요. 여기선 spring onion 또는 salad onion이라고 하는데, 전 이 파로 파전을 구워먹어요. 저는 이 굴짬뽕에 작아도 굴조각이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분말로 되어 아쉬웠어요. 제가 이 라면을 산 한국마트가 미국에서 영국으로 확장해온 마트인데, 그래서 미국에도 있을 것 같아요. 매운 걸 즐기지 않는 우리는 짜파게티, 사리곰탕면, 멸치칼국수 그런 걸 즐긴답니다. 이 목록을 본 한국에 있는 친구는 한국서도 안먹는 걸 먹는다고 웃더라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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