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여행을 준비하면서 주요 목적지는 광주비엔날레였습니다.
광주비엔날레를 518이 들어있는 주의 주말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드랬는데
마침 그날이 5월 18일이더군요.
그때부터 조금씩 여행의 일정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518을 중심으로 말입니다.

01.

5월 18일, 망월동에 있는 518묘역에 가기 위해 전날 묵었던 월출장(inn)을 나섰습니다.
10시에 518묘역에서 있을 기념식(행정자치부 주최)에 가기 위해 월출장을 나서며
망월동을 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뉴계림극장 앞에서 타면 된다고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일러주시더군요.
늦잠 탓에 밥을 먹기엔 시간이 부족한 듯하고, 이용할 버스 노선도 물을겸
정류장 뒤에 있는 조그만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오렌지쥬스를 손에 들고 망월동으로 가는 노선을 물었더니
518묘역으로 가는 버스노선이 평소에 비해 무척 자주 있으니
몇번, 몇번을 타라고 일러주셨습니다.
(사실, 전라도말이 들을 땐 인상적이었는데 지금은 전라도말이었다는 것만 기억에 남았습니다.'_':)
오렌지쥬스를 손에 들고 사진 몇장 찍으니 버스가 오더군요.
버스앞 유리창엔 하얀 종이에 '공원묘지'라는 글자가 있었습니다.
그날 하루종일 시내에서 그런 종이가 붙은 버스를 많이 봤습니다.
배차간격이 평소보다 좁다는 것, 그리고 단지 네글자지만 '공원묘지'라는 종이를 붙였다는 것..
광주라는 도시 전체가 5월 18일을 맞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2.

거리에 걸린 태극기를 보면서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서울에도, 부산에도 태극기가 걸렸을까...'

03.

버스표지판을 보니 제가 하루를 묵은 곳이 '대인시장'이더군요.
곽재구 님의 시에 나오는 대인동...

04.

배차간격이 좁았지만, 그래서 버스가 자주 왔다고는 하지만
518묘역으로 가는 버스는 금새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광주시민은 물론이며 타지에서 온 대학생들로 말입니다.

05.

버스를 타고 도시의 외곽지역에 있는 518묘역으로 가던 중 10시가 되었습니다.
라디오에서 518민중항쟁 22주년 기념식 방송이 흘러나오더군요.
TV에서도 생중계된다는 말과 함께.
518 영령들을 위한 묵념의 사이렌이 방송을 통해 전도시에 울렸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대학생이 버스 손잡이를 잡은채로 눈을 감더군요.
그리고 머리를 숙이더군요.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눈을 감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의 친구를 보는 순간 피곤때문에 눈을 감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로 보이는 사람도 함께 옆에서 눈을 감고 머리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버스 안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버스 손잡이를 잡은 채로 말입니다.  

여기서 '518묘역 가는 길'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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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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