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분 간의 드라마가 막 끝났습니다.                    
얼마전 부터 신문 한구석에 오르내리던 드라마, <순수청년 박종철>.


서울대 언어학과였던 박종철 열사의 역을 서울대 후배인 최동성 씨가 한다는
기사들을 읽으며 그다지 기대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의 좋고 나쁨, 그리고 연기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순수청년 박종철>은 이 밤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만든이들은 말합니다.
"박종철은 점차 기억속의 이름으로 묻혀가고 있다."
"돌아보고 싶지 않은 우리의 치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박종철은 우리 곁에 살아 숨쉬고 있다."

그 이유는 87년을 겪은 386세대가
우리사회의 허리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심세대이기 때문이라고.

기억 속에 묻혀가고 있다는 것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치부일지 모른다는 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아직 박종철 열사가 우리 곁에 숨쉬고 있다고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2002년 6월의 세상은
이 100여 분의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박종철 열사를 떠올릴 만한 것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떠올리지 않는 세상을 탓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도 그걸 방관한 한사람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작 하는거라고 이렇게 혼자서 떠드는게 전부니까요.(. . )

그래도
사람들 저마다 기억속에 '박종철'이라는 이름 세자,
'87년'이 남아 있었나 봅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찾아들어간 홈페이지는
'연결된 사용자가 너무 많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며 제대로 된 연결이 안되더군요.


얼마전에 찾아간 민주공원.
6월이라 그랬던걸까요?
앞선 사람, 누군가가 띄워놓고 갔을지 모르는 민주열사를 찾아보는 검색창엔
박종철 열사가 있었습니다.

민주공원 상설전시장의 마지막 섹션에는 시인 김수영의 시 "풀"이 있었습니다.

...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

풀잎들은 '박종철'이라는 이름 세자 잊은듯 하고,
'87년'이란 것이 있었나 싶게 아무렇지 않은듯 살아가지만
풀잎들은 기억하고 있겠지요?

그래서 언젠가는
먼저 일어날꺼라고 믿습니다.

tip.
mbc드라마 <순수청년 박종철> click!
(25일부터 다시보기 서비스가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풀잎들의 기억'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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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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