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인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밝힌다는 것은 어렵다.
정치적인 생각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진 생각을 정리한다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더욱 쉽지 않은 이유는, '변치 않을 마음'이 있는가 때문이다.

요즘엔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난 뒤, 새로운 이익을 쫓아 의견을 바꾸는 것이
흔한 일이라, 김민석처럼, '변치 않을 마음'이란 것이 고지식 하게 느껴질런지도 모른다.
또는 늘 새로워야 한다는 병에 적지 않게 전염된 우리는
'변치 않을 마음'을 낡은 것, 갈아치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변치 않을 마음'이란 이거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잘살기 위한, 소외 받은 사람이 소외 받지 않기 위한
사회를 만드는 생각과 행동, 그리고 그것을 향한 '변치 않을 마음'.

글머리가 어지럽지만, 실제 나의 머릿속도 복잡하지만
마음에 담았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글의 내용을 먼저 간략하게 밝히면,
'민주당은 보수정당이고, 노무현은 보수정당의 정치인이다'이다.
개인적인 취향을 더하자면 '나는 보수정당이 싫다'이다.
나는 내가 가진 생각을 펼칠 것이다.  여기서는 그것에 대한 토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간략하게 밝힌 내용만 보아도 가슴이 뛰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분노가 일어서 토론이 불가능 할 것 같은 사람은
스스로를 위해 창 상단모서리 'x'를 누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민주당을 찍느니 니 발등을 찍어라

먼저 고해할 것이다.
종교인이 아니라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고해.
반성이라는 말로 담기에는 스스로 용서가 안되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민주당 국민경선에 참여했다.
그때는 '이인제보다'라는 생각하나로, 그리고 '국민경선'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리고 모질게 끊어버리지 못한 '인정(적당한 표현을 못찾아서)'으로
마산까지 갔었다.

상명하달식인 후보자 추대에서 당원의 투표로, 그리고 국민의 투표로
당의 후보자를 뽑는다는 것은 분명 정치에 있어 진보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 스스로도 놀라고, 감격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
노.사.모.가 그러했고, 광주의 민주당 국민경선 결과가 그러했다.
그러나 그 감동은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이후는 놀람으로 지속되었다.

민주당 내 경선이지만, 당원과 국민당원(임시당원) 뽑아놓은 후보자 노무현.
민주당은 그를 어떻게 했는가?
이제까지 보수정당이 그래왔던 것처럼 국민의 뜻을 짓밟아버리고 말았다.

그 짓밟힘이 한창일때 올해초 읽었던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을 생각했다.
민주당 국민경선과 그 이후 노무현을 버린 민주당,
이 모든 것이 사기극이 아닐까 생각했다.
처음부터 노무현을 대통령 만들 생각은 없었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회창을 확실히 대통령 만들어주기 위한
배우 민주당, 연출 한나라당의 대 국민사기극이 아니었을까라고.
그러지 않고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내가 보기에 민주당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 의사가 없어 보였다.
여기에 내가 참여한 것이다.
이것은 반성이라는 말로 담기엔 불충분하다.

당원의 의사, 아니 당원인 국민의 의사를 짓밟는 당.
그 당이 민주당이다.
그 당을 찍느니 차라리 니 발등을 찍어라.
그냥 발등만 아프고 말면 되는 것이라면 차라리 발등을 찍자.
 
노무현, 그도 보수정당의 정치인이다.

개혁적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개혁적 국민정당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그 당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진보정당.  어떤이는 중도정당이라고도 했다.
이 당은 1의 목표로 이회창만은 안된다를 내세웠고
이를 위해서 자기 당의 후보로 진보적 인사를 내세울 것이라고 했다.
영입할 진보적 인사가 누구인지는 알 수없지만, 그 당 아래 모인 사람들은
그 진보적 인사가 민주당에서 버림 받은 노무현이 되기를 바랐다.
적어도 내가 겉에서 보기엔 그랬다.

9월이 시작될 즈음 어떤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혁적 국민정당에 영입될 후보에 대해서.
그 분은 그 영입될 후보가 노무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그 분은 그 당과 상관이 없다.
그러나 나는 그때 노무현은 보수정당을 버리지 않을꺼라고 했다.
누구의 말이 틀리고 맞나를 따지기 위함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 생각 또한 그랬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노무현은 민주당을 버리지 않았다.
민주당에서 버림을 받은 것과 다름 없지만 그는 민주당을 버리지 않았다.
그가 민주당을 버린다는 것은 제도권에서의 정치생활을 막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나는 절대로 그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앞서 밝힐 것은 내가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상고출신이라서,
서울대도 못나온 정치인이라서,
전라도당의 정치인이라서,
그의 부인의 장인이 빨치산이라서가 아니다.

알만한 사람은 아는 나의 소심함 때문에
나는 그가 한 한마디 말을 잊지 않았다.
올봄 발전노조가 민영화에 반대 파업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때 그는 이야기 했다.
'세계화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것'이라고.
노련하게 민영화에 대한 단어는 피해가며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무엇보다 이 말 한마디가 그도 보수정당에 몸을 담은 정치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했다.
말 장난 같지만 그를 보수 또는 극우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한마디 말 때문에 나는 노무현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다.

얼마전에 <밥.꽃.양>을 보았다.
그 영상보고서를 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
'이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아무도 노무현 안찍겠다.'

그 영상보고서는 IMF이후 98년,
사기업으로 처음 구조조정-정리해고를 수용하게 된 현대자동차파업에 관한 것이다.
그걸 보면 오늘날도 수많은 밥줄을 끊는 구조조정-정리해고의 전례를 남긴
이 파업에서 노무현이 얼마나 혁혁한(?) 성과를 남겼는지를 알 수 있다.
노무현 스스로도 늘 당시 국민회의 조정단의 대표였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는다.
그가 파업현장에 도착해서 처음 한일은 노사간의 자리를 조정이었다.
주의하시라, 노사간의 문제를 조정한 것이 아니라 자리다.
누구는 오른쪽에 앉고, 누구는 왼쪽에 앉고, 자신은 어디에 앉고,
사진찍을 기자들은 어디에 서고.

그 영상보고서를 보다가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4년전의 노무현, 그가 이야기 했다.
'구조조정을 막을 수 없는 대세'라고.
2~300명의 구조조정을 수용한 노조위원장에게 이야기했다.
'장한 결정'이라고.  그리고 노조위원장더러 '옥동자'라던가?

지난 봄 토론 때 노무현의 공기업민영화에 대한 입장에 대해(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던)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야기 했다.
그가 하는 말은 그가 원해서, 그가 그렇게 생각해서는 아니라고.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 그렇다.
원해서는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해서는 아니지만 그는 보수정당을 대변하여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보수정당의 말을 대변하기 보다 진보진영의 말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그는 보수정당에 정치인이다.
그러므로 그가 원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실제론 원하는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그는 보수정당을 대변한다.
보수정당은 보다 많은, 소외받는 사람들을 대변하지 않는다.
보수정당의 정치인인 그는 마찬가지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나는 그가 보다 많은, 소외받는 사람들을 대변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확신한다.

여기서 '민주당을 찍으니 니 발등을 찍어라'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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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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