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tting Up Shop: The Decline of the Traditional Small Shop ...

이미지출처 : www.amazon.co.uk

John Londei(2007). <Shutting up shop>. Dewi Lewis Publishing.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2008년 늦가을 런던박물관에서였다.  마침 이 사진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친구 린과 런던박물관에 갔다가 런던박물관보다 더 감흥을 받은 사진전.  그때 박물관의 기념품 가게에서 이 책을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25로 내겐 너무 비쌌다.  돈 생기면 꼭 사야지 그랬는데 그 뒤로 잊고 말았다.

 

올해 7월에 런던박물관에 다시 갈 일이 있어 이 책을 찾았는데, 기념품 가게도 싹 바뀌어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사실 제목도 잘 기억나지 않았다.  집에와서 런던박물관의 전시 목록 자료를 찾은 뒤에야 작가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아마존 책바구니에 넣어놓고, 여기와서도 이러고 있다, 다음에 돈 생기면 사야지 그랬는데 마침 친구 수진이 생일 선물로 가지고 싶은 것 없냐기에 염치 불구하고 이 책을 사달라고 했다.  책은 금새 배달됐으나 얼마전에야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아니 보았다고 해야 옳겠지.

그 만큼의 시간이 걸린 이유는 일단은 영어 때문이다.  한 면에는 작가가 찍은 사진이, 그리고 맞은편 페이지에는 작가가 사진을 찍을때의 이야기, 그리고 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쓰여져 있었다.  한글 같으면 쓰륵 보고 말것은 영어라서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책의 크기 때문이다.  보통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틈날때마다 읽는편인데, 이 책은 크기도 있고 무게도 있어 집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그래, 사실 이러저러한 이유보단 영어가 가장 큰 이유였다.  어쩔래.( _ _);;

 

이 책의 부제는 'The decline of the traditional small shop'이다.  작가는 1970년대, 1980년대 이미 사라져가고 있는 영국의 오래된 가게들을 담았다.  사진을 찍을 당시 이미 40~60년 역사를 가진 가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가게들이 급속하게 쇠퇴기를 맞기 시작한 시점 작가는 이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모두에게 통하는 것인지.

 

책의 마지막부분 2003년을 전후해서 책 속에 담긴 가게들을 다시 찾아 사진으로 담은 것이 실려 있다.  작가가 사진을 촬영한 후 많은 가게의 주인들이 저세상으로 떠났고 그 자리는 다른 업종으로 바뀌어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꽤나 많은 장소가 부동산으로 바뀌었다는 점.  오늘의 영국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 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드물게 몇몇 장소는 이전의 주인을 기리는 새로운 주인들에게 인수되어 같은 업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이전의 주인을 되새길 수 있는 앤틱가게로 전환된 곳도 있었다. 

 

나도 한때 비슷한 아이템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조금 다르다면 사라진 것들의 흔적쯤. 

 

나에게 영감을 준건 부산 수영 교차로에 있는 '육교 수퍼'였다.  지금 수영 교차로엔 육교가 없다.  하지만 내가 대학교 1학년땐 그곳에 육교가 있었다.  그 육교에서 보았던 승당마을의 골리앗은 내 인생에 잊혀지지 않는 이미지다.  그럴꺼라고 나는 대학생일때 생각했다.  또 잊지말자고도 생각했다. 

지금 옛 승당마을 자리엔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나도 승당마을을 잊고 있었다.

삼십대가 된 어느날 수영 교차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목이 말랐다.  음료수를 사려고 버스정류장 앞 구멍가게에 들어갔다.  목을 뒤로 젖혀 음료수를 마시다 구멍가게의 간판을 보았다.  '육교 수퍼'였다.  그때서야 그 자리에 육교가 있었던 것도, 승당마을이 있었던 것도 떠올렸다.  시간이 흘러간다고 어떻게 그렇게 까맣게 잊을 수가 있는지 내 자신에게 놀란 순간이었다.

 

그러고서도 찍어야지 찍어야지 생각만하고 있다가 이곳으로 왔고, 이 책을 보면서 다시 육교 수퍼를 떠올렸다.  꼭 한국가면 찍어야지, 육교 수퍼가 여전히 그곳에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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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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