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도 더 전에 한 선배가 '파워블로거' 되기를 선언하며 블로그에 열심히였다.  농담반 진담반이었겠지만, 그때 이미 8~9년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해오던 나로써는 '뭣하러' 싶었다.  인터넷을 무척 개인적으로 쓰는 사람인지라.

그 뒤에도 종종 '파워블로거'가 되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로.
근거도 없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파워블로거의 세계란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갈 길도 아니고 갈 수 있는 길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던 일도 '사회적 약자'와 관련있는 일이다보니 강도높은 자기 검열이 필요했다.
지금은 그런 일과는 거리를 두었음에도 '개인적인 영역'이 생기다보니, 예전엔 그런게 별로 없었다, 주저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뭐 그래서 게으른 블로거가 되었다는 구질한 변명.

많은 시작을 9월부터로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어떻게 살까를 많이 생각했다.  직장도, 가족도 스스로 홀연히 놓아버린 친구가 30대 중반에 20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그 친구의 말을 들을 땐, '응 그래'했지만 잠시 뒤 돌아서 생각하니 내 처지도의 그렇구나 싶었다.  계속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던 중에, 아니 뭘 할까를 고민하던 중에 한국에서 선배 부부가 런던으로 여행을 왔다.
오랜만에 한국말로 왁자하게 떠들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나.  늘 나에게 "요즘도 사진 찍냐-"라고 물어주는 선배.
"이런 아이템은 있는데요..."하고 이야기를 하니, "그게 다큐네."라고 간단하게 마무리지어주신 선배.
준비없이 떠나온 휴가를 덕분에 잘보내고 간다고 고마워하며 선배 부부는 떠나갔지만, 정작 고마워해야할 사람은 나인 것 같다.  많은 영감과 자극을 주었으니.

그래서 뭘 해야할지 모르던 20대처럼 막막하지만, 단촐하게 시작하기로 다짐.
뭘?  블로깅과 사진.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런던일기 > 201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fe] 런던 폭동의 해법  (0) 2011.08.18
[life] 가난한 것은 위험한 것인가.  (0) 2011.08.11
[life] 파워블로거  (7) 2011.07.29
[life] 하하하  (6) 2011.07.16
[etc.] 집중력 부족  (4) 2011.07.11
[life] 녹록지 않다.  (6) 2011.07.04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성산만담 2011.07.30 2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직장도, 가족도 스스로 홀연히 놓아버린 30대 중반의 친구. 제 처지와도 비슷하네요.
    전 직장은 진작에 놓았고, 10년 정 준 남자친구를 작년 12월 말에 놓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20대도 아니고 10대도 아니고 취학전아동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이것도 저것도 새롭고 신기합니다. 단출한블로거, 파이팅!

  2. 봄눈 2011.07.30 21: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

  3. 토닥s 2011.08.07 20: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제게 블로깅은 시간과의 싸움인거군요.

  4. 일공일 2011.08.09 08: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런던 폭동 뉴스에 설마하며 들어왔다.
    별일 없는 거지?
    그냥 런던이라 하니까, 걱정이 되서...
    일주일만에 세상이 발칵 뒤집힌 것만 같아.
    주가는 폭락이고, 런던은 무슨일이니?
    몸 조심하길 바래.

  5. 토닥s 2011.08.09 16: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폭동'이라는 단어가 맞나 싶지만, 정말 그런 모습이네요. 주로 흑인들이 밀집해 사는 저소득지역에서 약탈이 벌어지고 있어요. 때문에 런던에선 주가 폭락 소식은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예요.
    저희 동네는 서쪽의 주택가라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주로 문제가 되는 지역은 런던의 남동쪽과 북동쪽, 어젯밤 서쪽지역 한 군데서도 문제가 생겨서 약간 놀랐답니다.
    그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경기를 취소/연기 할 정도니 심각하긴 하죠. 어제를 기점으로 다른 도시로 번져가고 있어 걱정이 되네요.
    오늘부터 정부의 대응도 강해질 것 같네요. 그 강력한 대응이 도움이 되길 바래야죠.

  6. 일공일 2011.08.10 16: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저 조심하길...
    어서 조용해져서 축구 하길~ ^^;;

  7. jini 2011.08.25 11: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facebook이 접근이 용이하다보니 여긴 잘 들어와지지가 않는구나. 업무시간엔 업무하느라 정작 사적인 인터넷사용과 채팅은 대부분 iphone으로 하게된다. 맘껏 인터넷할 수 있는 세상에 사려면 일을 그만두어야하는가? ㅋㅋ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