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스와 토크쇼에 Military Wives Choir의 앨범이 3월 12일 Mother's Day에 맞추어 발매된다는 소식이 나왔다.  영국 군인들의 아내 합창단쯤 되겠다.  지역별로 몇 개의 합창단이 있었는데, 합쳐져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난해말 차트 상위권에도 올랐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1년 전쯤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다룬 영화를 봤는데 참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감독과 프로듀서가 말하기를 영국에서 전쟁에 참여하고 전역한 10%의 전역군인들이 현재 폭력 등과 연루되어 감옥에 수감중이라고 한다.  폭력 범죄이전에 그들은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는 말이다.  그들 못지 않게 가족들에게도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족들은 고사하고 당사자인 전쟁에 참여했던 전역군인들도 아무런 처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 이런 합창단은 좋게 보이기도 하고, 위험하게 보이기도 한다.

좋게 보이는 건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함께 뭔가를 나눌 수 있고,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함께하는 시간과 노래라는 예술활동이 어느 정도 그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상처를 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꺼라고 생각한다.
위험하게 보이는 건 '애국심'이고 '자비심'이다.  이 두가지는 나쁜 덕목은 아니지만 애국심의 경우는 도가 지나칠 때, 자비심의 경우는 그저 자비심에만 그칠 때 위험하다.  애국심의 경우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내가 걱정하는 건 '그저 자비심 또는 동정심'이다.

매년 11월엔 Rememberance Day를 시작으로 전쟁과 관련된 각종 기념일과 행사들이 넘쳐난다.  모금도 동시에 진행되는데, 길거리에서 종이로 만든 양귀비 꽃을 파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고, 또 이 꽃을 단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사랑의 열매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랑의 열매가 연말 불우이웃 돕기라면 양귀비 꽃, 여기선 Poppy은 전역, 퇴역 군인들을 돕는 것이다.  작년의 경우 영국의 이례없는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최대모금액이 모였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접할 수 있는 전사자 소식을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들은 £1~2파운드 기부하고 가슴에 포피를 달고 전쟁에서 혹은 전쟁에서 돌아와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뿐'이다.  일주일에 한 두 명씩 죽어 돌아와도 포피를 사든지, 기부를 하면서 슬픈 표정을 지을뿐 군대를 철수하자거나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참 이상하다.  그리고 참 위험해 보인다.  그것이 이 Military Wives Choir를 좋게 보면서도 위험하게 보는 이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런던일기 > 201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taste] 굴라쉬Goulash  (2) 2012.04.05
[taste] 호빵  (0) 2012.03.31
[keyword] Military Wives Choir  (0) 2012.03.03
[taste] 김치국밥  (0) 2012.02.25
[keyword] football nation  (0) 2012.02.19
[taste] Spam  (2) 2012.02.17
Posted by 토닥s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