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거워지고, 배가 급속도로 불러오는 건 내 입장이고 보는 사람마다 내 배가 작다고들 했다.  만 7개월이 다 되어가는 즈음인데 말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땐 "내가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배가 작게 보이는 게 아닐까"라고 답을 했다.

그런데 지난 주 28주차 방문에서 미드와이프가 배 길이를 재어보더니 "평균치보다 작다"는 거다.  그래서 "일주일 뒤에 한 번 더 초음파촬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영국에선 보통 10~14주차에 한 번, 그리고 20주차에 한 번 그렇게 두 번의 초음파촬영을 하는데, 배가 작다는 이유로 한 번 더 초음파촬영을 하게 됐다.


사람들이 배가 작다고들 할 때는 '보기에'라고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미드와이프까지 그렇게 이야기하니 약간 걱정이 되는 거다.( ' ');;  남들보다 작을만한 이유, 경우의 수에 대해서 물었다.  아기가 작을 수도 있고, 아기가 누워있어 그럴 수도 있고, 그냥 내 체질과 체형이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일단 초음파촬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지비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마침 사촌형을 점심시간에 만났던 지비가 사촌형에게 듣기로 양수가 작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 걱정말라고.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주 요가수업에서 그 이야기를 강사에게 했더니 강사는 "네가 작으니까 배가 작지, 걱정말라"고 했다.  나는 안 작은데.(- - );;  그러면서 "한 번 더 아기를 볼 수 있으니 좋겠다. 와.."라고.  그래, 요가 강사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하면서 일주일 동안 물도 열심히 마시고, 밥도 많이 먹으면서 오늘을 기다렸다.


예약시간보다 30분 정도 먼저 도착했다.  어느덧 30분이 흘러 내 예약시간이 되도, 심지어 그 시간이 지나도 나를 찾지 않아 리셉션으로 가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내 파일을 넣어놓은 초음파촬영실에 문제가 있는지 길어지는 모양이라고, 기다리라고 했다.  별 수 있나, 기다려야지.  기다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초음파촬영 뒤 의사와의 예약이 잡혀 있어 마음이 조급했다. 

결국 초음파촬영 예약시간 40분 뒤 잡혀 있는 의사와의 예약시간까지도 나를 찾지 않아 다시 리셉션으로 갔다.  30분 전과 똑같은 답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꼭 내 파일을 줄세워둔 초음파촬영실에서 해야할 필요가 있냐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촬영실에서 할 순 없냐고 했더니 자기들의 보스와 직접 이야기하란다.

보스가 왔다.  이러저러 사정을 설명하니 미안하다며 자기가 서둘러 해주겠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내 표정이 약간 울상이었던 것 같다.( i i)


보스라고 불리던 초음파담당자는 처음에 왜 세번째 초음파촬영을 하냐고 물어왔다.  배 크기가 작아서 하게 됐다고 하니, 친절하게 조목조목 아기의 크기를 잴 때마다 설명해주고 정상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초음파촬영 사진을 가지려면 £4짜리 스탬프를 구입해야하는데, 기계 옆에 28주 이상의 초음파촬영은 사진을 가질 수 없을 수도 있으니 초음파담당자에게 먼저 물어보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사진을 가질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이 시기는 아기가 벌써 커서 전신 촬영이 안된다며 일단 보자고 했다.  촬영중에 몇 장의 컷을, 실제로 아기의 성장확인과는 상관없는 몇 장의 컷을 찍어 출력해주었다.  촬영을 마치고 "얼른 나가서 스탬프를 사오겠다"고 했더니 그냥 가지라고 해서 15분 전과는 다른 표정으로 초음파촬영실을 나왔다.  단순한 사람이라니.( _ _)a


의사와 예약이 잡힌 곳으로 넘어가 이러저러해서 예약시간에 늦었다고 하니 걱정말고 기다리라고.  다시 30분 정도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아기 크기도, 무게도, 양수의 양도 모두 정상이라며 간단하고 경쾌하게 말했다.  짧은 면담을 마치고 나도 경쾌하게 병원을 걸어나왔다.


그래서 오늘의 초음파촬영 사진!





내가 화면으로 볼 때는 꽤 선명하게 얼굴이며 눈이며 보였는데, 사진으로 출력하고 그걸 다시 내가 사진으로 찍으니 좀 흐리다.  사진을 찍는 동안 아기가 입을 움직이기도 해서 참 신기했다는.  그 이야기를 지비에게 이야기했더니 "입보다 눈을 떴으면 더 좋았을텐데"란다.  바라는 것도 많다.



이 사진이 참 좋다.  지비는 이 사진을 보고 아기가 자기를 닮았단다.

배가 작아서 초음파촬영을 해야한다고 했을 땐 괜찮을 꺼라고 했지만 지비도 걱정이 되긴 했을테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머리가 크다고 출산예정일을 한 주 앞당겼는데, 아기가 작을 가능성이 있다니, "그럼 아기 머리는 큰데, 아기는 작은 거?"라고.  머리 크고, 작아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나오라고 했는데, 모든 것이 정상이라니 다행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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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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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2.07.07 20: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부모가 되면... 시야가 달라지는걸까요?
    마치 색맹이었던사람이 어느순간 도트로 된 숫자를 갑자기 읽게되는것처럼...
    흐릿한 저 초음파사진을 보고 아이가 건강한지 예쁜지, 지금 어떤표정을 짓는지...
    그런걸 알수 있게 되는건 너무 신기해요...
    저는 알수 없지만... 저 사진의 모습이 그런거라니 다행이네요...
    늘 조심하시고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지금은 흑백으로 보이는 저 아이의 건강을 저 역시 같이 기도할께요...^^

    • 토닥s 2012.07.10 00: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흐릿하게 얼굴 윤곽은 보여도 남편을 닮았는지는 모르겠네요. 남편의 바램이 투영된 것이겠죠.
      아이들 옹알이를 알아듣는 여느 부모처럼, 제게도 그런 변화가 올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때 별명이 사오정이었는데. :)

  2. 금화 2012.08.08 14: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똑한 코는 분명 보이는 것 같은걸~~~
    지비 닮은듯 ㅋㅎㅎ
    아기의 크기는 우리와 유럽사람 사이의 체형 차이에서 오는 차이 아닐까?
    특히 머리크기는 ^^
    우리에겐 정상일껄~
    넘 신기한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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