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ne of Sisyphus'는 다양한 비영리단체나 그 활동을 기록하고, 나누기 위해 만든 카테고리인데 일년이 넘도록 비어만 있었다.  해외의 비영리단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정말 좋다고 하여도 그대로 차용하여 어느 곳에나 이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한국의 활동이 훨씬 진보적이고, 뛰어난 영역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디어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더 넓게는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산적인 자극이 되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이 카테고리를 채우려고 한다.


이곳도 한국과 다르지 않아서 연말을 전후로 TV에 각종 자선단체와 관련된 이야기, 광고들이 많이 쏟아졌다.  그 중에서 '아 좋네'했던 또 한 단체, Kissing It Better.  의역과 오역을 총동원해 이 단체의 이름과 비젼을 풀어보면 '환자에게 약보다 키스가 낫다'로 볼 수 있겠다.


Kissing It Better


환자들을 돌보고, 보다 나은 치료를 위해 이 단체가 하는 일은 지역 초등학교 합창단을 병원 환자동에 옮겨다 놓는 일, 네일 아티스트를 데려다 할머니 환자의 손톱을 현란하게 칠하는 일, 개를 데려다 입원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환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일이다.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론 적절한 의학적 치료다.  그런데 그것들은 병을 치료할지는 모르지만 환자가 병을 이기도록 마음을 추스려주지는 않는다.  환자가 병을 이길 마음이 준비되어 있고 거기에 의학적 치료가 더해진다면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Kissing It Better이 하는 일이 환자의 에너지를 높이는 일, 부스터booster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단체는 치료효과를 높이도록 환자의 에너지를 높이는 일엔 어떤 아이디어도 동원될 수 있다고 보고, 그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이를 모델화 하는 것이 목표다.  자원봉사자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그리고 저비용의 가용자원을 활용하는 것 또한 그들 목표의 일부분이고.


이런 활동들이 과연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잘라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집에 두고온 개 사진을 앞에 둔 할아버지 환자에게 비록 자신의 개는 아니지만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다가와 친근하게 구는 개가 병을 이기고 어서 집에 돌아가 자신의 개를 안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것이다.


참고 http://www.kissingitbetter.co.uk/



TV에서 이 단체를 보고 입으로 단체 이름을 또박또박 읽으면서 떠올랐던 게 켄 로치 감독의〈빵과 장미〉다.  영화 속 청소노동자들의 구호는 빵도 필요하지만 장미도 필요하다We need breads, but roses too였다.  장미가 필요한 건 청소노동자뿐만 아니라 병원의 환자들, 그리고 이 시대 모든 약자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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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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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iaa 2013.01.14 17: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치료효과를 높이도록 환자의 에너지를 높이는 일엔 어떤 아이디어도 동원될 수 있다고 보고, 그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이를 모델화 하는 것이 목표다"
    세상에 진짜 똑똑한 사람들 많네요. 좋다.

    • 토닥s 2013.01.14 20: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똑똑한 거 보다는 사려가 깊은 것 같아.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도 높은 것 같고.
      찾아보면 한국에서도 이런 일을 하는 단체가 있겠지만 그걸 증폭시키지 못하는 게 한국과 이곳의 차이가 아닐까도 싶고. 차별화, 특화하는데 단체의 이름이 많은 기여를 하는 것 같아. 한국은 무슨 협의회, 협회, 연대 그런식의 이름을 가지고 백화점식 활동을 하는데, 이곳의 단체 이름은 뭘하려고 하는지 깜찍하고 선명하게, 그리고 심플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하여튼 좋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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