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의 마지막날 촛불시위가 있는 서면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이 말이 떠오르더군요.

'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우리라'

김남주 문학에세이인데 대학때 지현선배에게 선물을 받았지요.

촛불시위를 바라보는 마음은 여전히 혼란스럽고, 안타깝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광야를 태우고
재로써 다음 봄에 생명이 싹트는데 거름이 되길 바래봅니다.






이렇게 거리를 걸을 수 있는 날이 올꺼라고
거리를 숨차게 뛰어다닐 땐 생각치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의 사과와 소파개정을 외치면서 말입니다.





거리를 돌아 태화백화점 앞으로 돌아와 경찰의 등 뒤에서 정리 집회를 했습니다.
경찰의 등 뒤.
익숙하지 않은 구도였습니다.
내 선배와 후배 그리고 친구들은 경찰의 시선과 마주하며 거리에 있어왔거든요.


세상이 달라졌나요?
거리에서 언제나 사진을 찍히는 건 우리였는데,
이젠 제가 그들을 찍었습니다.


세상이 달라졌나요?
교통상황을 살피는 카메라가 모인 사람들을 향해 바쁘게 움직입니다.
사람들을 돌아보는군요.
사실, 그냥 돌아보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난날엔 친구들이 저 카메라를 향해 돌을 던졌습니다.


광야를 태울 불씨를 나누는 곳입니다.


저는 아직,
부시 사과를 요구하는 촛불시위대가
우리는 '반미'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 할때 당황스럽습니다.

그들의 말과 마음,
이해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깃발입니다.


서면에서 긴시간 있지는 못하였지만
많은 얼굴들을 보았습니다.
모르는 얼굴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속에 알고 지내던 얼굴도 있었습니다.
선뜻 다가서서 인사를 건내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
사는게 부끄러워서죠.

다음엔,
한걸음 다가서 인사를 건낼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전히 혼란스럽지만 말이죠.

마지막으로,
미선이와 효순이가 편히 쉬길 바랍니다.


여기서 '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우리라'는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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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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