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네Penne는 새끼손가락 두마디만한 파스타다.  구멍이 뻥 뚫린 모양.  영국에 처음 와서는 이렇게 짧은 파스타만 먹었다.  그러다 면 종류가 땡겨서 그것만 한참 먹었다.  특히 근래엔 소스없이 올리브오일만 두르고 채소 넣어 먹다보니 두께가 두꺼운 짧은 파스타는 더 안먹게 됐다.

이 펜네는 특히 두꺼워 소스 없이는 먹을 수가 없고, 그래서 더 손이 안가는 파스타인데 마트에 가니 할인을 하길래 '오랜만에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파스타나 먹어볼까?'하고 잘라진 토마토캔과 함께 사왔다.  토마토 소스의 파스타는 다져진 쇠고기를 넣고 만드는 볼로네즈가 가장 평이하다.  평이한대로 만들어 먹어더니 뭔가가 심심하다.




'이 심심함의 정체는 뭘까?'하고 고민하다 '파마산 치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파마산 치즈라는 게 한 번 사두면 다 먹기 전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습기때문에 한 덩어리로 일치단결해버려서 잘 안사지는 품목.  그래도 심심한 파스타는 먹을 수 없다며 살까말까 고민하는데 갈려진 하드치즈 발견.  한달정도 보관이 된다기에 구입해서 다시 볼로네즈 펜네 도전!




'바로 이거였다'하면서 더 이상 심심한 펜네가 아닌 적절히 간이 베인, 우리 엄마 표현대로 '간간한' 펜네를 먹을 수 있었다.  참고로 맛있는 볼로네즈 소스의 비결은 소스를 '자작자작' 오래 끓이는거라 합니다. 

그러다 자신감이 하늘을 찔러 '토마토 소스 말고 펜네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은?'하고 찾아보니 '에그파스타'라는 품목이 등장.  달걀만 있으면 되고, 파마산 치즈 가루만 있으면 된다기에 바로 도전!



만들다보니 달걀만 있으면 웬지 부족할 것 같아서 냉장고에 있는 시금치도 넣고, 버섯도 넣고, 양파도 조금 넣었다.  만들다보니 영국에 처음 왔을 때 이탈리아 친구가 만들어준 파스타와 비슷한 모양이라는 걸 알게 됐다.  '베이컨 같은 게 있으면 좋을듯한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뭐라도 있어야 됐다.

펜네로 만든 에그파스타는 정말로 심심했다.  치즈 가루 없었으면 어쩔뻔.(- - );;


오랜만에 내가 만들고도 끝내기 힘든 음식을 먹었다.  이걸로 펜네는 당분간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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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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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양 2013.01.25 07: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민양이가 요리하는 모습은 여전히 상상이 안돼
    주부 아기엄마도 마찬가지
    내눈으로 본적이 없어 그런거겠지 ^^;;

    • 토닥s 2013.01.25 18: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왜.. 지비는 내가 (한국)요리 엄청 잘하는 줄 알어.
      제대로된 한국음식을 일년에 한 번 꼴로 한국가서 먹으니 비교불가.(- - );;

      애 키워서 놀러와. 내가 삼시세끼 대령하마. (^ ^ )
      대신 빵빵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고려하고.

  2. 엄양 2013.01.25 19: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케 콜~~~~^^

  3. 유리핀 2013.01.26 00: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난 매콤한 토마토소스로 만든 펜네 아라비아타 좋아하는데 ^^ 별다른 반찬없이 혼자 먹는 점심에 새우만 넣어 알리오올리오를 해도 좋더만요. 페퍼론치노 후추 소금 올리브유 화이트와인의 크로스!

    • 토닥s 2013.01.26 0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라면 끈고 파스타로 점심 대체하려 노력중이지. 튀긴면보다 낫겠지하면서.
      드라마 '파스타'덕에 알리오올리오는 알겠다만 '페퍼론치노'는 뭔가하면서 검색해봄.(- - )
      나 매운 거 잘 못먹는거 알면서..( . .)

  4. gyul 2013.01.26 01: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덩어리 파마산치즈 사오면 잘라서 냉동해뒀다가 써도 되요...
    한번에 다 냉장실에 넣어둘때는 종이호일에 싸서 밀폐용기에 담아두기도 하는데
    한번에 다 못먹겠다싶으면 반쯤 잘라서 냉동실에두었다가
    냉장실에 있는거 거의 다 먹어갈때쯤 꺼내서 냉장실로 옮겨두면 괜찮더라고요...

  5. JU 2013.01.27 00: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작년 코스트코에 갔다가 세일하는 펜네를 사왔어요. 8개짜리 묶음이었지요.
    한동안 열심히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봉지 6개가 남아 있어요.
    저도 곧 이런 포스팅을 해야 할지도 몰라요. (웃음)

  6. 프린시아 2013.01.27 20: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정말 맛있어 보이는데요 ㅎㅎ
    요리라고는 라면 밖에 못하는 저로서는 집에서도 저렇게 보기도 좋은 파스타가
    나온다는 게 상상이 안 가네요^^;

    • 토닥s 2013.01.28 03: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보기 좋은 떡이 늘 맛도 좋은 건 아니라고..ㅎㅎ
      사진이 그런 '척'하는 것뿐일지도요.
      한국 블로거들 중 요리 선수들이 무척 많은 것 같아요. 저도 많이 보고 (침흘리며) 배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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