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기만 하는 타입이이다.  그마나도 95%쯤은 연주곡.  음악도 그렇게 들으니 노래의 가사를 몰라도 이렇게 모르는지는 몰랐다, 동요마저도.  누리에게 동요를 불러주려하니 끝까지 가사를 아는 노래가 없다.  겨우 기억을 복원해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는 '곰 세 마리', '솜사탕', 그리고 '뽀뽀뽀'.  이게 전부다.

'학교종', '나비야 나비야' 이런 노래들은 끝까지 알기는 하지만 노래가 짧아서 별로다.  레퍼토리도 없는데 짧은 노래는 레퍼토리의 부실함을 더 절절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대충 생각나는 노래들도 시작해서 부르다보면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띠리리리리 띠리리♬" 가사를 몰라 모든 동요가 '띠리리'로 귀결된다.  '안되겠다'하면서 인편을 통해 한국서 동요CD공수결정!



개당 4천원.  동요CD를 찾다보니 동화CD가 있어 함께 구매.  동요CD에는 100곡이 들었고, 동화CD에는 세계명작동화와 한국전래동화가 각각의 CD에 나눠져 담겨 있다.

동요CD를 고르다보니 모든 CD에 뽀로로 주제곡이 담겨있다.  물론 나도 뽀로로가 유명한 줄은 안다만, 뽀로로 주제곡이 담긴 CD는 패스하고 보니 선택의 폭이 확 줄었다.  그 중에서 내가 알만한 노래들이 많이 담긴 동요CD로 골랐다.


CD를 받아서 바로 MP3로 변환하고 플래쉬 메모리에 담아서 TV로 들어봤다(엉 TV?). 


아이들 노래 맞나?


집안 일을 하면서 가사를 들어봤다.  외우기 위해서.  첫번째 노래는 'TV유치원'.  들어본 것도 같고.  일단 패스.  두번째 노래가 "쌈마♪" 어쩌고 들리는듯해서(랩도 아닌데 난 왜 이걸 못듣나) 이상하다 생각했다.  그래도 일단 패스.  세번째 노래를 듣는데 "세차한 다음날엔 꼭 비가와♬"한다.  '이건 뭥미?'하면서 하던 일을 중단하고 가사집을 펼쳐봤다.  두번째 노래는 MBC 브레인서바이벌의 '쌈마쏭'이었고, 세번째 노래는 '케로로 행진곡'이었다.  '아이들 노래 맞나'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두 세 곡을 제외하곤 우리가 어릴 때 부르던 동요들이라 그냥 넘기기로 했다.

박노자가 아들이 '강남스타일' 부르며 말춤추는 걸 보고 격노했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는데, 나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쌈마♪"하고 누리가 노래하는 건 좀 그렇다.


절대고음


동요는 절대음이 없나?  어릴 때 악보보고 치던 동요는 이렇게 높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 CD에 담긴 아이들 노래는 완전 하이-하이 소프라노다.  어떤 노래는 '아 나도 아는 노래다'하면서 따라 부르려고 해도 너무 높아서 목이 쉰다.  내 목소리도 저음은 아니건만.


세대차이 느껴지는 동요


동요의 범주에 뽀로로 주제곡이 들어간다는 것이 탐탁치 않았지만 그게 요즘 대세라는 건 나도 안다.  그런데 동요CD를 듣다보니, 내가 아는 '퐁당퐁당', '나란히 나란히' 같은 노래들의 가사를 새기다보니 '요즘 애들이 이런 걸 알까' 싶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누나 손등을 간지러 주어라♪"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밥상위에 젓가락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댓돌위에 신발들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나이가 많아봤자 여전히 어린 누나가 나물을 씻는 풍경이 대학생이 되도 라면 정도 밖에 끓이지 못하는 요즘 세태에 이해가 갈법이나 하며, 아이들이 '냇물'이나 '댓돌' 같은 단어를 알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런 단어를 모르는 대신 '아이패드', '플래이스테이션" 같은 단어를 요즘 아이들이 알기는 하지만서도.



동화CD도 좀 단조롭긴 해도 듣다보니 재미있다.  나도 어릴때 동화전집이 카세트 테입으로 된 것이 있었다.  잘 때나 추운 겨울날 이불 속에 내복차림으로 누워 귀를 쫑긋 세우고 듣던 기억이 난다.  그건 지금으로 치자면 라디오드라마 같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산 건 동화를 읽어주는 수준에서 한두마디 극적인 톤이 더해진 것.  그래도 들을만 하다.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너무 강한 것이 거시기 하지만서도.

집안일 할때 동요CD 틀고 따라부르면 지비는 누리보다 내가 듣기 위해 산거 아니냐고.  그래도 지비는 내가 동요를 따라부르는 게 신기하단다.  자긴 생각나는 노래가 하나도 없단다.  오죽했으면, 누리 태어나고 지비가 어르면서 불러준 노래가 '생일축하노래'였겠는가.  사실 그거 너무 웃겼다.  다음에 폴란드가면 그곳 동요CD도 사올 생각이다.  가까운 곳에 폴란드 서점이 있긴한데 너무 비싸다.  누리야 조금만 기다려!

그나저나 나는 이곳 동요CD를 구해서 선행학습해야겠다.( ' ')



※ 동요와 동화 파일이 필요하신 재외동포엄마 여러분은 메일 주소(비밀글) 남겨주시면 메일로 쏘아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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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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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3.02.05 22: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엄마 한숨은 잠자고 아빠 주름살 펴져라.
    일걸요? ^^ 짧긴 짧네.
    요즈음 동요가 다들 가요의 때를 타서 무척 빠르고 자극적이고 그렇지.
    올챙이송 같은 건 그나마 귀여운가? 이것도 요즈음 동요라기엔 좀 오래됐지만요.
    개울가에 올챙이 한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뒷다리가 쏘옥~ 앞다리가 쏘옥~ 팔딱팔딱 개구리 됐네. 꼬물꼬물 꼬물꼬물 꼬물꼬물 올챙이가 뒷다리가 쏘옥~ 앞다리가 쏘옥~ 팔딱팔딱 개구리 됐네. ^^;

    • 토닥s 2013.02.06 0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도 올챙이송은 아는데! 잊고 있었네.
      동요CD도 가만히 듣다보면 뽕짝풍이다. 애들이 그런데 반응하나. 왜 저렇게 만들었을꼬.. 했다.
      엄마 앞에서 짝짝꿍은.. 육아의 고단함이 담긴 슬픈 노래였구나. 애들은 그거 알라나 몰라. 훌쩍.

  2. fiaa 2013.02.06 09: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유리핀이다!
    "나물씻는 누나" "댓돌위에 신발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되게 웃긴데 그걸 담담하게 써놓아서 더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그동요 되게 좋아하는데 "삐약삐약 병아리~ 음메음메 송아지~"

    • 토닥s 2013.02.06 18: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담담하게 쓴 거 아닌데. 노래 불러가면서 찍은 건데.('_' );;
      삐약삐약.. 그 노래는 없는 것 같어. 잘 찾아봐야지.(^ ^ )

  3. 프린시아 2013.02.07 10: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테이프에 녹음된 동화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인어공주 이야기가 참 슬펐죠...

    • 토닥s 2013.02.07 18: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어떤 동화를 재미있게 들었나 생각해봤는데.. 생각이 안나네요.(' ' );;
      아라비안나이트였던 것도 같고, 흥부놀부였던 것도 같고.(^ ^ )

  4. 2013.02.27 13:0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2013.03.18 20: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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