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오고 처음 새 집을 방문한 사촌언니 부부가 풍경을 선물로 들고 왔다.
이쁜 상자에 담긴 풍경을 내밀며
"우리 막내 동생 우울증 걸리지 말라고 언니가 들고 왔지."
그러는 거다.
언니가 알았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졸업과 이사를 전후하여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우울'이라는 말은 무서운 말이 되어 자제해야 할 것 같다.)

경제적으로 무능한 스스로가 그 이유였고,
남들이 보기에 이루었다 하기엔 보잘것 없는 성과가 그 이유였다.

사촌언니 부부의 작은 선물에 너무 감동했다.
그것이 말뿐이더라도 말이다.
꼭 풍경이 아니더라도 나는 이들 부부를 좋아한다.
착하고 부지런한 사촌언니 부부, 이들이 이 사회에서 잘 살지 못하는 것이 내가 자본주의를 싫어하는 이유라면 이유다.(-_- );;

졸업식이 있고 한 주가 지나 이삿짐을 정리하고 오랜 벗들을 만났다.
왜 졸업식에 안갔냐는 물음이 있었는데
와 줄 사람이 없어 말았다고 답했더니 친구가 졸업식에 오고 싶었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식 때는 외국에 머물 때라 못갔지만 지금은 부산에 있으니 월차를 내고 올 생각이었다고.
지난 일을 두고 하는 말뿐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또 한 번 감동 받고.(i i )
차tea를 좋아하는 나를 아는터라 친구는 머그를 선물로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슴이 너무 벅찼다.
'이래서 내가 사는구나.'싶어서 말이다.

얼마전에 만난 친구는 내가 아직 한 두 학기 남았다고 생각했나보다.
졸업을 했다하니 황당해하던 친구의 표정.
그런 친구가 오늘 졸업선물을 보냈다.


시계침 째깍거리는 소리에 잠을 못이루는 성격탓에 내 방엔 시계가 없다.
자신의 친구가 그런 문제적 인간임을 나의 친구는 알았던가.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전자시계를 보며 한참이나 웃었다.

생일이든 기념일이든 무엇이 필요하냐,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 물으면 나는 참으로 난감하다.
받아본적이 많지 않아 그런 물음이 익숙하지도 않으며
내심 그 사람이 나를 위해 고민하여 고른, 또 나를 떠올리면 주고 싶은 것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우습게도 그 물음에 주저하면 선물은 없다.(-ㅜ ))

크고 작은 것을 떠나 내게 필요한 것들을 알아주는, 그것이 마음이었던지 위로였던지,
오랜 벗들이 있어 내가 산다.

친구-.
언제나 위로가 되는 말이고, 참 가슴 벅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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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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