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면서 당적을 옮기게 되었다.  당적은 일반적으로 주소지 소속 지구당(현행법상 위원회)로 들어간다.  그러나 직장인, 학생의 경우 직장, 학교 소재지로 할 수 있다.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부산시위원회 금정구위원회 소속이던 것을 좋게 말해 취업준비생이 되면서(-_- );; 양산시위원회로 옮기게 된 것이다.  굳이 나서서 옮길 필요는 없었는데, 몇 달 사이 주소지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집이 이사를 하고서 우편물 주소를 바꾸는 과정에서 당적까지 옮겨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우편물 주소지 문제가 100%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다.  입당 이후 한번도 연락이 없었던 분회와 당내 선거 때 보내는 문자를 제외하고 역시 연락이 없었던 금정구위원회에 대한 반발심도 적지않게 작용하였다.

  당적을 옮기고 얼마지나지 않아 양산시위원회 소식지가 날라들고 내가 속하게 된 덕계분회로 부터 연락이 왔다.  양산시위원회에서 준비하는 영화상영, 강연 소식이 문자로 날라듬은 물론이다.  내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들은 하자라고 마음먹은터라 분회모임에 참석하라는 연락에 한번에 그러겠다고 하였다.  물론 그 사이 영화상영이나 체육대회는 양산시쪽에서 열리는 행사라 미안하게도 거절하였다.  그리하여 참석하게 된 덕계분회모임은 나로 하여 많은 생각이 들게 하였다.

  우선 장소가 동네 횟집이었다.  이것이 지역에 근거한 분회모임이 좋은 점 첫 번째였다.  가서보니 당원이 하는 횟집이란다.  사실 이 횟집을 나는 찾지못해 횟집으로 전화를 하였다.  이 동네서 8년을 살았는데 나는 이 동네에 대해서 아는게 없다.  파리바게트, 정향우케익, 메가마트, 몇 개 되는 편의점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다.  아, 그리고 비디오 가게.  어쨌든 그렇게 횟집을 찾아가니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이르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앉아서 나를 맞는 것이다.  당황스러웠지만 이미 가버린 길이니.(-_- );;  그쪽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름, 나이, 사는 곳, 일하는 곳, 자녀 수 등 자기소개가 오갔다.  대부분이 인근지역 공단 노동자들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공단 노동자의 아내들로 부부 당원들이라고 한다.  입당의 경로는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 노동자가 먼저 가입을 하고 아내에게 권유한 경우라고 한다.  이들 속에서 나는 결혼의 유무나, 나이나, 하는 일에 있어서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었다.
  당 활동의 효율성에 있어서 내가 이 분회에 속하는 것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거야 내 생각이고, 내게 누가 코멘트할 사람이 없으므로 당분간은 이 분회라도 열심히 나갈 생각이다.  사실 나라는 사람이 '효율성'에 근거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아니니.('_' );;  






  이 날 모임의 안건은 활동보고, 사업공유였다.  주요한 토론안건은 앞으로 분회모임은 어디서 할 것이냐였다.  대부분이 부부 당원이다보니 분회모임을 나오면 아이를 보아줄 사람이 없는 것이 고민이었다.  토론은 자녀를 둔 당원 1인이 돌아가며 탁아를 담당하고 분회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또 분회비 5000원이 부담이 되느냐 마느냐 그런 토론.
  분회모임을 말 한 마디 없이 지켜보는 내가 걱정이 되었던지 모임이 끝나고 술 잔이 돌 때 양산시위원회 위원장이 지금 양산시위원회는 분회를 세우는 과정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주었다.  내가 부산과 비교하여 세상말로 '시시해'할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시시해하기는 커녕 쭉정이 같은 논쟁만 일삼는 당, 혹은 이러한 상황을 잘 알아 앉은 자리에서 안주삼아 떠들기만하는 이들이 오히려 걱정 되었다.  이 날 모임의 토론은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이루어졌다.  앞으로 당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기반에 대한 토론이었기 때문이다.
  이 날 모임은 지금 당이 어디서 시작해야할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를 제발 알아야 할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데…, 진정으로 당의 앞날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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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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