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참 도움을 받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생각.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만큼 모든 것이 넉넉한 처지는 아니지만 '줄 수만 있다면-.'하고 남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지만,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본적 없다.
내가 도움을 받을 땐 어떤 표정이어야 하는지,
내 마음 가짐은 어때야 하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나는 주는데만 익숙할뿐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닌 것 같다.

사실은 이미 받은 게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걸 돌려주는 것이, 꼭 내게 준 사람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라도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고 무의식이 지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전 세수도 않고 침대에 쓰러져 있는데 전화가 왔다.
가족은 아니지만 나를 가족만큼 아껴준 어른이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언니들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가야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전화라도 해야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 전화를 받을 때만 해도 잠이와서 정신이 없었는데,
전화로나마 인사를 하려고 통화버튼을 누르니 잠이 확 달아난다.
눈물도 난다.

내 전화를 받는 상대편도 이 밤에 소식을 듣고 내가 전화했다는 사실이 남다른가 보다.
얼마전부터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 번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에만 그치고 말아버렸다.
이 빚들, 내가 자라며 나도 모르게 져버린 빚들을 어떻게 다 갚을지 걱정이다.
오늘을 맞고 보니 갚을 수라도 있으면 다행일 것 같다.

좋은 곳으로 가시겠지.
꼭 그러실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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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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