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는 얼마전까지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두 시간씩 낮잠을 잤는데, 요즘은 오후에 낮잠을 아주 짧게 자거나 아예 건너뛰기도 한다.  보통 그 시간에 하루 동안 사용한 젖병을 씻거나 저녁을 준비하는데 누리가 오후 낮잠을 건너 뛰면 아무것도 못하고 지비가 올때까지 기다리거나 그랬다.  그러면 저녁이 너무 늦어져, 누리 우유먹고, 우리 저녁먹고, 누리 목욕시키면 하루가 다 간다.  그래서 좀 시간을 벌 요량으로  TV를 켜주었는데 놀라운 집중력에 깜놀.


예전에도 TV를 켜주긴 했는데, 그땐 별로 보지도 않았다.  그저 흔들 의자에 앉아 손으로 장난감을 만지작 거리곤 했는데, 이젠 장난감은 안중에도 없다. 





누리가 열광하며 보는 프로그램은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의 "In the night garden".  BBC엔 두 개의 유아·어린이채널이 있는데 CBBC는 어린이채널, cbeebies는 유아채널 같다.  누리가 보는 "In the night garden"은 우리에게 텔레토비로 알려진 "Teletubbies"를 만든 팀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 홈페이지 http://www.inthenightgarden.co.uk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어른들로써는 몰입이 안되는 설정과 알 수 없는 이름 때문에.  아무리 들어도 이름이 안들려서 '이름이 대체 뭐라는거야?'라면서 자막을 넣고 봤다.  캐릭터들 이름이 Upsy Daisy, Makka Pakka, Legglepiggle.  그리고 복수라서 's'를 붙여줘야하는, Wottingers, Pontipines, Tombliboos.  탈 것들 Pinky ponk, Ninky Nonk.  몇 번을 봐도 나는 이름이 입에 붙지 않는다.

이웃의 라헬과 이 프로그램에 관해서 잠시 이야기했는데, 누리가 열심히 본다고, 라헬은 재미가 없더라고 했다.  텔레토비가 그랬듯이 이 프로그램도 어른과는 일명 '코드'가 맞지 않다.  그런데 7개월도 안된 아기에게 그 코드가 딱 맞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무섭기도 하다.  이러다 TV순이가 되는건 아닌지.  그런데 또 다른 채널을 켜 놓으면 그렇게 집중하지 않는다.




지비가 와서 불러도 잠시 쳐다보는 게 전부다.  내가 예전에 하던 일이 있는데 내 딸이 이렇게 열심히 봐도 될런지.  흠흠..( - -)


7개월 된 아이도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신기와 의문 그 자체다.  너무 집중해서 보여주면 안될 것 같은데, 그런데 우리도 저녁은 먹어야해서.(i i )  저녁시간에만.( ' ');;

영국의 아이들은 저녁 7~8시에 잠들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끝으로 cbeebies 채널이 아예 끝난다.  그때부턴 우리가 누리를 감당해야 한다.  아니면 다른 아이들처럼 저녁 7~8시에 재우던지.  그러면 아침 5~6시에 일어난다고 하는데, 그것도 힘들 것 같고.  어째야 할까.


누리의 요즘 일상은 TV보고, 그 동안 퇴근한 지비와 격렬하게 놀다가 목욕하고, 우유먹고, 15분쯤 졸다 깨서 또 쫌 격렬하게 놀다가 9시반쯤되면 찡찡대기 시작해서 10시에 잠이든다.


9시쯤 재울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고새 앉은채로 잠이든 누리.

(위 사진 전날 밤 사진이다)



그럼 또 자는 애를 깨워 이도 닦고, 우유먹이는 악역을 내가 맡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재운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 요즘 우리의 일상이다.  500번쯤만 더 반복하면, 알아서 화장실 갔다가 이 닦고 잠자리에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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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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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17 03: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3.04.17 2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반갑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리고요. :)
      바닥에 깔린 건 mothercare에서 산 play mat 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부분부분 뽀시락 소리가 나는 샐로판이 들어있어 아기가 움직이면 소리가 납니다. 거울(같은)이나 노리개도 달려 있어요. 삑삑 소리나는 것도 들어 있어요. 약간 두께가 있긴 하지만 저희 집은 까펫이 아니라서 그 아래 저는 요가매트도 깔았습니다. 그래도 아기가 넘어지면, 안아픈데도, 찡찡합니다. 놀라서 그런거겠죠? ;)
      +추가해서
      딱히 맘에 드는 제품이 없다면 직접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퀼트형식으로 알록달록, 그리고 깨끗하게 씻은 비닐 포장지 넣어서 원하시는 두께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매트를 써보니 폴리에스테르가 섞여 선명한 무늬가 좋긴 하지만, 바닥의 먼지를 다 끌어당기는 단점이 있더라구요. 괜찮은 면으로 만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 ju 2013.04.17 15: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 옷이 너무 귀엽네요. :) 어른이 그 프로그램을 만들었을텐데 어쩜 그렇게
    말도 못하는 아이들의 심리와 주의력을 잘 파악해서 만들었는지 신기하네요.

    • 토닥s 2013.04.17 20: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 옷이요? 여아의 이미지는 피해가려고 애쓰는데 그게 정말 쉽지 않네요.ㅋㅋ
      예전에 책에서 읽기로 텔레뚜비는 언어학자들과의 팀웍으로 만들었다고 하데요. 아이들의 언어습관을 본따서 캐릭터들도 같은말을 꼭 반복한다고.
      저도 텔레뚜비가 열풍일때 첨 보고, '쟤들 바보야? 내가 바보야? 왜 같은 말을 반복해?"했는데. ㅋㅋ
      하여간 보고 있으면 답답~합니다.

  3. 김서방 2013.04.17 19: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tistory에는 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
    TV와 스마트폰에 컴까지 무서운게 많은거 같아요...ㅋㅋ500번쯤 반복하고 나면, 대화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용^^치카치카는 마무리가 중요하니 부모의 손길이 꼭 필요하죠...
    런던에서도 즐봄하시고용...

    • 토닥s 2013.04.17 20: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죠. 애 있는집엔 타블랫PC가 다 있더라구요.
      이 닦기는 정말 어렵네요. 그나마 이가 없다는 이유로 싫다하면 그런대로 대충하는데. 머지않아 이 닦기 전투가 시작될듯.

  4. 엄양 2013.04.18 17: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500번으로는 어림도 없다
    희망을 버리시오

    학교 갈 때까지는 어려울 것이니^^;;;;

    • 토닥s 2013.04.18 19: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들 500번은 어림없다는 코멘트. 알았다 600번으로 수정. 세달이나 더. 흑흑.
      여기 애들은 만3살에 학교간다. 정확하게는 유치원개념이지만. 그럼 몇 번이냐.. 900번? 흑흑.

  5. 유리핀 2013.04.18 2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텔레토비같은 유아 프로그램은 그 나이 또래 애들 눈으로 봐야하는 프로그램이니 우리에게 영~ 마뜩찮은 게 당연. ^^ 누리가 뉴스나 영드, 다큐 등등에 관심없는 것과 똑같지 않겠수?
    그리고 '나를 키운 건 8할이 TV였다'고 고백하신 텔레비전 홀릭께서 따님의 정상적(?)인 TV시청에 전전긍긍하시다니요! 손가락 물고 열혈 시청 중이신 누리양의 톡 튀어나온 앞이마가 귀엽군요. ^^
    아, 그리고 이건 전에 자기가 누리에게 불러 줄 동요가 도통 기억나는 게 없다고 해서 한번 찾아봤어요. 찾아보니 정말 동요 자체가 워낙에 짤막하더군요. 그래도 이건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나오는 노래들을 모아놓은 음반이네요. 뭐, 만화영화 주제곡 이런건 아니라 그나마 다행. 애들 목소리가 좀 새되긴 하네. =ㅅ=;;

    http://music.naver.com/search/search.nhn?query=%ec%b4%88%eb%93%b1%ea%b5%90%ea%b3%bc%ec%84%9c&target=album

    • 토닥s 2013.04.20 0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랬지. 나를 키운 건 8팔이 TV였지.
      근데 그땐 TV가 재미가 없어서 볼게 없었지. 요즘은 볼 게 너무 많아.

      애들 동요는 가끔 들려주는데, 내가 재미가 없어서 오래는 못듣겠더라.
      어제는 상쾌하게 바람 맞으며 유모차 끌고 가다가 나도 모르게 In the night garden에 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하고 깜놀. 정말 TV는 무서워.

  6. 2013.04.20 22:3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3.04.24 01: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농담입니다, 너무 겁먹지 마세요. 하지만 전반적인 여론은 그 정도 수가지곤 어림없다이네요.ㅜㅜ

  7. 프린시아 2013.04.24 23: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집중한 모습이 귀엽네요 ㅎㅎ
    텔레토비라... 정말 코드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인데 이 제작자들은 어떻게 그리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걸까요. ㅎㅎ

    • 토닥s 2013.04.25 07: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TV도 시기가 있는 것인지, 며칠 지났을 뿐인데 요즘은 또 열심히 TV를 보지 않네요. 대신 일으켜 세우라고 그러네요.
      그래도 혹시 몰라 곧 한국 갈때 몇 시리즈 받아갈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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