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다.  개인적으로도 바쁘고 누리도 학교 야외학습에, 발레 마지막 수업에.  게다가 하루 종일 비는 내리고.  정신 없는 하루가 마쳐질 즈음해서 비는 그치고 뜨거운 햇살이 쏟아졌다.  바쁜 어제가 끝나고 오늘 하루 준비해서 내일 부활절 방학과 함께 약간/조금 긴 여행을 가는데 짐싸기를 미루고 방황하고 있다.  여행 동안 읽을 책을 골라담고 있다.  과연 몇 권이나 읽게 될까.  읽을 책을 고르지 못해,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책들을 구매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책 있으면, ebook 컨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누리가 실내복 겸 잠옷으로 입는 옷이 딱 네 벌이다.  수가 작아 열심히 빨아 입히니 낡기도 하였고, 길이도 달랑해서 U에서 한 벌 사보고 괜찮으면 더 사입힐려고 실내복 겸 잠옷을 주문했다.  주문하면서 보니 할인하는 청셔츠(청남방)이 보여서 함께 샀는데 오늘 도착했다.   청/데님으로 된 상의는 늘 구입을 주저하게 된다.  대학시절 백골단의 기억이 아직도 나를 지배하고 있어서.  역시나 어색하다.  여행다녀와서 돌려보내야 할 것 같다.



여행을 앞두고 냉장고를 비우기 위해 먹거리 장을 보지 않으니 정말 빠듯하다.  내일 아침에 먹을 빵 하나가 없어서, 오늘 저녁 먹거리가 하나도 없어서 간단하게 장을 보러 갔다.  가서는 또 여행 때 누리가 먹을 간식이며 주섬주섬 한 가방 사왔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돌아나오는데 문을 여는 단추 옆에 뭔가가 붙어 있다.  나는 아이들이 껌이라도 붙여놓은 줄 알았다.  자세히보니 번데기가 되기 시작한 애벌레다.  아니 번데기다.  그 넓고 넓은 주차장 놔두고 왜 이 애벌레는 사람 많이 드나드는 여기에 자리를 잡은 것인지.  걱정스럽게시리.  꼭 번데기가, 나비가 되길 바란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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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02 14:4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4.24 1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행을 다녀와서 보니 애벌레-번데긴는 없더라구요. 나비가 되서 날아갔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한 주 정말 많은 쿠키를 구웠다.  갯수로 따져보면 그렇게 많은 수가 아닌데 오븐에 구울 수 있는 양, 구울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매일 밤 20~30개씩 주 5일을 구웠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굽고 있다.


쿠키 공장


처음 3일은 지비의 생일 축하용으로 회사 사람들과 나눠 먹을 쿠키를 구웠다.  회사에선 보통 생일이거나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이 초콜릿이나 컵케이크를 돌리기도 한다.  3일 동안 열심히 구운 쿠키를 내놓으니 "가방이 작아서 들고 가기 힘든데 왜 구웠냐"고 해서 아침부터 또 잔소리 듣고 회사로 가져갔다.  회사에서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나아진 지비.  그러니 말 좀 들으란 말이다.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아느님 말을.



지비의 생일 턱 쿠키를 구워놓고 다시 이틀 동안은 누리의 주말학교용 쿠키를 구웠다.  근래들어 주말학교에서 생일 턱 달달구리를 몇 개 받아왔다.  누리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생일 턱을 부모가 보낼 수는 있지만 달달구리는 안되서 주로 풍선이나 과일을 받아오는데, 주말학교 친구들에게서 받아온 것은 진정 달달구리.  하리보 젤리는 그나마 달지 않은 달달구리에 들 정도였다.  생일이 아니어도 엄마들이 케이크를 구워보내기도 하는데 우리는 계속 받기만 해서 부활절 연휴를 앞두고 미피 쿠키를 굽고, 조그만 바나나 케이크를 구워서 보냈다.  간식 시간이 따로 있는 주말학교는 바나나 케이크, 스카우트는 미피 쿠키.



일주일 동안 밤마다 쿠키 공장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아니라 토닥s와 쿠키 공장.  주말 동안 쉬었다가 지금은 내일 있을 이번 학기 마지막 발레 수업에서 나눠먹을 쿠키를 굽는 중이다.  역시 미피 쿠키 - 정확하게는 숏브레드지만.  누리도 좋아하고 받는 아이들도 좋아해서 굽기는 하지만, 가끔은 노동력 대비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어느 한 구석에라도 마음이 닿을지도 모른다고 희망하면서 굽는다.  에구 허리야.


생일빵 - Honest Burgers


지비의 생일엔 둘이 나가 빵을 먹었다.  생일빵 - 버거.



마침 지비의 생일에 나는 들으러 가는 수업이 있어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어차피 누리도 학교에 있으니, 다시 마음을 바꾸어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누리랑은 함께 못먹는 메뉴를 고르려고 했는데, 결국은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수제버거 집 낙찰.  그런데 결국은 차를 타고 갔다.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누리랑은 가봐야 감자튀김만 먹을 것 같아서 가지 않은 곳이었다.  이 집에 가자고 계획하면서는 로컬 비어를 마시려고 했는데 주문은 올드 스쿨 밀크쉐이크(?)랑 레몬에이드로.  밀크쉐이크 마지막으로 먹어본 게 언제냐, 고등학교 때 롯데리아서 먹은게 마지막 아닐까.  역시나 올드한 취향의 지비.  아니, 영한 취향인가?



생일이라 우아하게(?) 케첩을 먹으려고 했으나 생각대로 안되는 지비.  내가 어디 인터넷에서 보니까 병목에 있는 숫자를 치면 나온단다 - 라고 했는데 병목에 있는 숫자를 쳐도 나오지 않더란.  인터넷과 나의 신용 동반하락↓↓↓



로즈마리향이 나는 짭쪼롬한 감자튀김이라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싶었는데, 나한테는 너무 짜서 반쯤 남겼다.  붉은 양파가 들어간 소고기 버거를 먹었는데 딱 롯데리아 불고기 버거 맛이었다.   내가 좋아했던 것은 버거 고기보다 버거 빵이었다.  갓 구운듯 신선했는데, 먹고나도 속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이제 이런 걸 먹으면 속이 부담스러운 나이, 그런 나이다.  그래서 좋은 빵이 반갑다.  맛 있게 먹어서 또 갈듯.  그때는 지역 맥주 꼭 마셔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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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29 07:1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3.29 12: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의외로 쿠키가 번거로워서 저도 특별한 때만 만들어요. 만들어보면 들어가는 설탕에 놀라게 되고, 그럼에도 달지 않다는 사실에 또 놀랍니다. 사먹는 쿠키들은 도대체 얼마나 설탕을 넣는 걸까하고요. 주원이가 좀 더 크면 놀이삼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대신 아이들과 함께할땐 이쁘게 만들겠다는 마음을 비우시고요.ㅎㅎ

포르토를 떠올리면 빠질 수 없는 명소 다리 - Dom Luís I Bridge.  한국어로 찾아보니 돔 루이스 1세 다리.  다리니까 당연히 강변에 있다.  강변 자체가 볼 거리, 먹 거리가 많은 곳이었는데 우리는 막 점심을 먹고 온터라 강변을 따라 다리로 직행했다.  이 강변 일정을 점심 시간에 맞춰올 수 있다면 거기서 점심 또는 차/커피를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다만 해바라기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서 자리잡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강변의 이런 좁다란(?) 건물들이 볼 거리인데, 건물이 이렇게 좁다랗게 생긴 이유는 다른 여느 도시들처럼 세금 관련이 아닐까 싶다.  예전엔 건물의 도로면 길이에 따라 세금을 지웠다고 한다.  그래서 암스테르담 같은 도시들도 좁다란 건물들이 많이 생겼다(고 어디서 읽은듯).



다정한 부녀 사진..이 아니라 업어달라고 징징하고 있음.



다리 상하판 다 걸어서 건널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하판으로 걸어 강을 건너갔다.  다리 중간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줄줄이 따라오는 관광객들로 잠시도 서 있을 수 없었다.  다리에 한 번 오르면 쉼 없이 건너야 한다.  다리를 지나면 있는 조망대에 이르려서야 우리가 걸었던 강변과 다리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강 양측을 담은 파노라마를 시도해봤으나 역광.  게다가 Raw파일로 찍힌 이미지를 Jpeg로 바꾸느라 조금 전 식겁했다.



누리가 설정한 설정 사진.

요즘은 어디에 가나 다리엔 어김없이 자물쇠가 달려있다.  파리에 그런 다리가 있을 땐 특별했지만, 모든 도시에 이런 다리 하나쯤 있으니 그렇게 특별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다리 사진만 모아놓으면 그건 또 특별해지겠군.



우리가 강변을 걸어,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간 이유는 포르토 와이너리에 가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케이블카를 본 누리는 케이블카를 타겠다고 생떼.  포르토 와이너리에 갔다가 케이블카를 타는 게 방법이었는데, 누리는 '당장!' 타자고 징징.  포르토 와이너리에 가고 싶은 지비와 케이블카를 타고 싶은 누리가 다투면 누가 이기나, 당연히 누리지.



그래서 포르토 와이너리는 지붕만 구경하고 언덕을 올라갔다.

전차를 타고 J 커플에게 소개받은 포트토 최고(라고 소개 받은) 에그타르트 빵집으로 고고.



유명한 재래 시장 앞에 위치한 빵집 - Confeitaria do Balhao.

빵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재래 시장을 구경했다.  문 닫을 시간이 다되서 문을 연 가게가 거의 없어서 저녁 먹거리를 사려던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  저렴한 기념품이 많기는 했지만, 품질은  면세점이나 공식 관광안내소 등에서 살 수 있는 것보다는 떨어졌다.  딱히 맘에 드는 상품이 없어서 우리는 빈손으로 나왔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길에 면세점에서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 하나 샀다.




내가 기대했던 에그타르트는 이런 모양이었는데, 이건 리스본식 에그타르트라고 한다.  포르토식 에그타르트는 아래 사진.  J 커플에게 에그타르트 가게를 소개해달라고 했을 때 "기대하는 거랑은 다르겠지만 꼭 먹보라고 추천"해주었다.  지역음식이라는 점, 그렇게 달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우리가 아는 리스본식 에그타르트는 이곳식으로 치면 커스타드 타르트고, 포르토식 에그타르트는 알몬드 타르트인듯.  내가 뭘 알겠나, 그냥 맛있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가격이었다.  에그타르트 3개와 커피 두 잔, 그리고 누리는 우유를 마셨고, 나중에 누리는 비로쉐 같은 빵 하나를 더 먹었다.  그런데 가격이 5유로 얼마.

손님들도 둘러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대부분이고, 그 속에 관광객들이 몇 섞여 있는 식이었다.  혹시라도 재래 시장 근처 구경갈 일이 있으면 추천!

찾아보니 가게 홈페이지는 없다.  있으면 어색한 정도의 시장빵집.  그래도 혹시나 참고.

https://www.tripadvisor.co.uk/Restaurant_Review-g189180-d2224030-Reviews-Confeitaria_do_Bolhao-Porto_Porto_District_Northern_Portugal.html



즐거웠던 빵집을 나서서 숙소로 돌아와 소박한 저녁을 먹고 둘째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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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27 07:2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3.27 22: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가 어릴 때 여행을 가면 장단점이 있어요. 주변에서는 어린 애를 데리고 잘도 다닌다고 하는데요. 저희도 고생 많이 해요. 누리도 고생이겠지만. 특히 먹거리가 아직은 누리가 먹는 것보다 못먹는게 더 많기도 하고, 이젠 유모차를 타기엔 어려운 나이인데(유모차가 없기도 하고요) 피곤하면 안아달라고 합니다. 다행히 요즘은 우버(일종 택시) 덕분에 어디를 가나 편하게 다니게 됐습니다. 그런 어려움 가운데서도 아이가 여행을 좋아하게 되고, 우리끼리 아웅다웅 (다투기는 하지만) 보내는 시간들이 장점인 것 같아요.
      이 나이 때 아이들이 기억을 잘 못할꺼다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정확하게 '언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이가 뜬금없이 3살 때 여행 간 기억을 꺼내기도 해요. 정보로 여행이 남지 않지만, 조각조각의 기억과 느낌으로 남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여행가서 무척 많이 싸우는데요, 남편과 저의 스타일이 너무 다른데다 아이가 생기고 저의 스타일은 더 달라졌기 때문에, 그러면서 또 서로 넘지 말아야 할 경계를 알게 되는 것도 같아요.ㅎㅎ 가까운 거리라도 여행은 늘 추천합니다.

현지 음식을 사먹자고 호기롭게 여행을 떠났던 우리는 짜파게티를 먹고 라면, 햇반을 살 수 없을까 생각하게 됐다.  짐싸면서 빼놓고 온 우동, 햇반을 그리워하면서.  쌀쌀한 날씨가 우리를 더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서 포르토에 한국식품점은 없는지, 한국식품점은 아니라도 우동, 햇반을 살 수 있는 아시안식품점은 없는지를 검색했다.  그러다 본 Casa Oriental - 아시안식품점이 아니라 포르토의 오래된 식료품점이었는데 지금은 이름과 위치만 그대로 유지하면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포르토의 특산품인 사르딘 생선통조림을 파는 가게로 바뀌었다.  이 Casa Oriental을 종탑 전망대가 있는 교회 Clérigos Church 앞에서 발견했다.




연도가 표시된 디자인이라 자기가 태어난 생선통조림을 골라서 기념품으로 살 수 있다.  물론 생선은 해당년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가격은 별로 안비샀던 것 같은데 우리 항공권에는 위탁 수화물도 없고, 생선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구경만했다.  해링이라고 나에게는 갓 담은 생선젓갈 같은 생선절임을 먹는 지비는 사보고 싶어했는데, 혼자서 다 먹을꺼면 사라고 했더니 또 주춤하는 소심군 지비.



나와 지비가 태어난 해를 가르쳐주니 우습단다.  뭐가 우스운지는 모르겠지만.



각국 언어로 번역된 안내문 중 태극기를 발견한 누리.  폴란드국기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어 소심군 지비가 아쉬워했다.

여행 중에 포르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반응이 "아 또 포르토"하는 식.  댓글에 의하면 요즘 한국에서 포르토 여행을 많이 간다나.  실제로 포르토에 살고 있는 후배 동생 J 말로도 한국인 관광객/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이라 여행가이드를 해볼까 한다고.


처음엔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지나 이젠 지중해유럽이 유행인가 싶었는데  가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신대륙을 발견할 시기에 강국이었던 만큼 볼만한 건물들이 많다.  라틴아메리카와 연관성도 많고.  한국인들에게는 유럽 느낌 물씬나는 도시면서 서유럽, 북유럽처럼 비싸지도 않으니 매력적일듯도 하다.   J의 말에 의하면 외국인들에 대해 적대적이지도 않다고 한다.  친화적이지는 않지만, 조금 묵뚝뚝, 남유럽 특유의 여유를 가지고 있는듯.   유럽의 음식이 전반적으로 치즈-버터로 느끼한 편인데, 포르토의 음식들은 해산물로 맛을 낸 짭쪼롬한 스타일이라 남쪽 출신인 나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Casa Oriental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나섰다.  그런데 길거리에 사람들이 다 한 손에는 스트릿 푸드를, 다른 한 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한 손에 든 스트릿 푸드는 바칼라우 Bacalhau였다.  런던의 브라질 레스토랑에서 먹어본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포르투칼이 원조 아니겠냐면서 사람들로 북적이는 가게로 들어가봤다.  Casa Oriental 옆 바칼라우 가게 - Pastel de bacalhau.



포르토의 또다른 특산품 샌드맨 포르토 와인 한 잔과 바칼라우를 세트로 팔고 있었다.  11유로였나.   달고 알콜 도수가 높다는 포르토 와인을 먹어본적이 없어서 지비에게 사서 먹어보자고 했는데 대낮에, 그것도 무척 배가 고픈 시간에 먹으면 안될 것 같다고 해서 오리지날 바칼라우만 사서 나왔다.  지금 사진으로 보니 와인과 바칼라우를 담아주는 팔레트가 멋지네.  먹을 껄 그랬다.



날씨만 좋았다면 바칼라우 가게 앞 야외 테이블이 붐볐을 것 같은데 의자에 앉기에도 무척 추운 날씨였다.  의자가 철제였다.  그래도 한국인인 나와 누리는 앉는다.  지비는 서고.



바칼라우를 먹어본 누리의 반응.  맛있다면서 두 번 먹고서 "맛이가 없어"라며 내민다.  그러면 잔반 처리반 지비 투입.

바칼라우는 우리식으로 설명하면  대구생선살과 감자가 들어간 고로케.   바칼라우 하나 한 입씩 나눠먹고 점심을 먹기 위해 기차역으로 고고.



멀리 보이는 시청과 광장(이라고 어디서 읽은듯).



이 건물은 역이 아니다.  찾아보지 않았지만 교회겠지.



마침내 기차역 - São Bento Railway Station 도착.  리스본으로 가는 기차는 없고 지역선만 다니는 역이라니 참고하시길.

여행지로 포르토를 꼽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이 기차역이 소개된 다큐멘터리였다.  한 작가가 영국에서 기차로 유럽을 여행하는 시리즈였는데 그 중 하나가 이 포르토였고, 거기서 에그타르트의 원조가 포르투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이 여행에서 우리는 에그타르트에 관련된 또 하나의 &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고.

그 다큐에서 이 기차역의 그림을 해설해줬는데, 지금은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당시는 "아~"했던.  대략적인 내용은 이 그림에 포르토의 역사가 담겼는데, 그 부분 중의 하나는 영국과 관련된 역사라는 것.  포르토, 포르토 와인도 영국과 연관이 있다.  포르토에서 만든 와인을 영국으로 이동시키는 동안 변질을 막기 위해서 브랜디를 섞어 알콜 도수를 높이고, 더 달게 만들었다고 한다(라고 어디서 읽은듯).



다시 한 번 그림과 역사를 살 모르는 우리는 "우와"하면서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고 점심 먹으러 고고.  점심은 역 옆/안에 있는 까페에서 먹었다.  레스토랑을 찾아 기차역을 나섰지만 추운 날씨에 매연을 마시며 밖에서 먹을 수 있는 전형적인 관광지 스타일 레스토랑만 보여서 다시 역 옆/안 까페로 돌아왔다.  하지만 빵이 너무 딱딱해서 누리님은 늘 먹는 햄치즈 샌드위치를 잘 먹지 못했다는 슬픈 사실.  영국을 벗어나면 다 빵이 딱딱하고 질긴 건 나만의 느낌일까.



점심을 배불리 먹지는 못했지만 추운 날씨에 따듯한 스프와 차로 속을 채웠다는데 위로하며, 이후에 먹기로 계획한 에그타르트를 기약하며 포르토의 명물인 다리를 구경하기 위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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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은 하루 세번, 주중에 혼자 먹는 점심을 포함해서, 꼬박 꼬박 차려지는데 예전만큼 (감히) 요리하거나 기록하거나 블로그 포스팅을 할 기운은 나지 않는다.  내가 주로 음식을 준비해야하는 주역이어서 그런듯.  나는 만들기보다 먹는데 더 자신있는데.  (주로 밥) 먹는 걸 즐기지 않는 누리와 (어떤 음식이든) 맛을 잘 모르는 지비도 한 몫씩 한다.  폴란드인들이 하루 네 번 햄치즈샌드위치를 먹으며 일생을 살아간다는 걸 감안하면 맛을 잘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갈런지도.

그럼에도 꾸준히 시도하는 이유는 내가 워낙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누리를 먹이기 위해서다(미안 지비).  최근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 덕분에 시간이 걸리는 요리 - 피자를 만들어봤다.  놀이 겸 식사 준비겸.  하지만 늘 그렇듯 누리는 하이라트만 즐기려고 할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지는 않는다.  예를들면 반죽하기, 토핑올리기를 즐긴다.  하지만 반죽'오래'하기는 즐기지 않는다.  그런 건 지비 몫.


피자


평소에도 피자를 먹을 일이 있으면 구워진 생피자빵을 사서 치즈, 시금치, 토마토, 버섯, 새우, 햄을 올려 구워먹었다.  그런데 마음먹고 피자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날씨도 춥고 나가 놀기도 어려우니.  하지만, 처음부터 밀가루에 이스트 넣고 구워볼 용기는 안나서 올리브 오일이 들어간 피자 반죽 믹스를 샀다.  물만 넣고 반죽해서 발효시키면 되는 반죽.


누리도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즐겁게 먹지는 않았다.  1조각이 최대치.  우리가 산 피자 반죽 믹스는 8인치짜리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었다.  8인치가 얼마인지 가늠이 안됐지만 만들어보니 가늠이 됐다.  1인용 피자였다.

비록 피자 반죽 믹스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신선한 맛이라 지비와 나는 감탄했다.  믹스를 사용하지 않고 빵밀가루+이스트+올리브오일 이렇게 만들면 더 맛있을꺼라는 확신을 가지고 사놓은 토마토 페이스트를 써버리기 위해 며칠만에 다시 도전.



피자 도우 만드는 법을 찾아보니 4~5시간 상온에서 발효를 시킨다고.  그건 곤란해서 가능한 발효시간이 짧은 방법을 찾아서, 빵밀가루 포장지에 쓰여진 조리법이었다, 도전했다.  정말 신선 피자 그 자체였다.  피자 한 번 굽기 위해 산 이스트가 아깝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피자를 희망했다.  그래서 다음엔 치즈크러스트 그런 것도 해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조리법들은 모두들 이탈리안스타일인 것 같다.  한국으로 치면 씬 thin 스타일.  아쉽지만 치즈크러스트 그런 건 한국가서 시켜 먹는 것으로.




기네스 컵케이크


지난 토요일 지비 생일 겸 지비의 사촌형 생일 겸 생일 밥상을 먹었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오후에 차를 먼저 마시고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마침 그날이 아일랜드의 명절(?)인 세인트 패트릭 데이 St. Patrick's day라, 아일랜드의 대명사 기네스를 이용한 케이크를 구워보기로 했다.  티케이크와 생일케이크 명목으로.  그런데 도저히 상상이 안되서, 기네스면 당연히 맛있겠지만, 메인케이크는 문안한 당근케이크로 만들고, 사이드로 기네스 컵케이크를 몇 개 만들어봤다.  제미이 선생님의 조리법을 참고했다.

☞ 기네스 컵케이크 https://www.jamieoliver.com/recipes/chocolate-recipes/chocolate-guinness-cake/

☞ 아이싱 조리법 http://www.bakingschool.co.kr/recipe/recipe/recipe_view/recipe_no/1199/page/22




(아쉽게도) 기네스 컵케이크에는 기네스 맛이 나지 않았다.  다만 맥주 효모/이스트 이런것들 때문이지 무척 빵빵하게 잘 부풀어올랐고, 위에 올라간 아이싱때문인지 무척 촉촉했다.  종종 이용해줄 생각이다.  다른 맥주도 넣어볼까?  레페브라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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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3.20 01: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피자가 작아보인다 했더니 8인치 피자 ^^ 딱 런천 플레이트 크기네요. 무척 맛있어 보여요. 피자는 도우 만드는 게 귀찮아 그렇지 실제 만들어 먹으면 무척 맛있죠. 남은 반죽은 로즈마리랑 올리브 썬 것 올려 납작하게 만들어 올리브 오일 뿌려 구우면 포카치아가 되고요. 그러나 이스트 넣어 발효시키는 게 너무나 귀찮다는 게 문제.
    한국식(?) 치즈 크러스트 피자는 1. 발효된 도우를 도톰하게 밀어서 실제 피자 사이즈보다 더 크게 만들고 2. 반죽 가장자리에서 안으로 3~5센티쯤 떨어진 지점에 모차렐라 스트링 치즈나 길고 굵은 막대모양으로 썬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후 3. 반죽 끝으로 치즈를 감싸 덮은 뒤 손 끝으로 눌러 봉합한 다음 4. 소스와 채소 등 각종 재료를 올려 피자를 완성하면 됩니다.
    한국에선 완제품 고구마 무스 등도 팔지만... 그건 거기서 구하기 힘들겠죠. 반죽을 둥글게 미는 게 힘들땐 그냥 네모나게 밀면 다루기도 쉽고 오븐에 한번 굽는 양을 늘릴 수도 있어요. 오븐 트레이에 꽉 차게 ^^
    보통 빵과 과자에 넣는 주류(맥주 럼 진 와인 등등)는 굽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날아가기 때문에 술맛은 거의 안나고 달걀 비린내나 밀가루 냄새 등을 잡아줍니다. 맥주는 이스트 용도로도 쓰고요. (막걸리로 만들던 술빵 증편처럼) 레페 브라운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 맥주라서 이스트가 더 활발할 거에요.
    당근 케익 위에 아이싱과 부순 피스타치오 데코가 아주 예쁜데요. 이제 제과 마스터가 된 겁니까!!!

    • 토닥s 2018.03.20 12: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러니까.. 반죽 준비하고 반죽하는데 30분, 약하게 예열한 오븐에서 발효하는데 1시간, 다시 토핑하는데 10여분. 장장 2시간 준비에 먹는건 10분. 아 이래서 사람들이 사먹는구나 싶어도 신선한 반죽이 맛있긴하네. 사놓은 이스트 써버릴 때까진 종종 먹어야지. 이스트를 볼 때마다 빵만들기 욕구가 슬슬 일어남.
      마실 맥주에서 100ml, 200ml 덜어내는 건 슬픈 일이지만 먹는 사람들이 다들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니 언젠가 또 한 번 해볼 생각. 레페브라운 꼭 해봐야지. :p

      제과마스터는 무슨.. 내가 먹자고..하는거지.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국인데 왜 빵 다양성은 없는 것인지.ㅠㅠ

여행지 숙소에서 커피를 마실 일이 있으면 인스턴트를 먹곤 했는데, 1회용 드립백에 내려 먹는 커피를 맛보고나니 다시 인스턴트 커피로 돌아갈 수가 없다.  한국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고, 타이페이 여행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여기엔 아직 이런 1회용 드립백 커피가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드립백을 구입했다.  커피는 현지에서 사도 되고, 집에서도 가져갈 수 있으니까.  덕분에 하루를 따듯하고 진한 커피로 시작했다.  나이가 드니 여행 짐에서 옷짐은 줄어드는데 이런 짐이 늘어난다.  커피, 약, 충전기 등등.


우리가 묵었던 에어비엔비 숙소가 있던 건물 뒷편 뒷골목.  오른편에 보이는 오래된 주택을 모던하게 개조해서 에어비엔비로 사용하고 있었다.


2월이라도 포르토니까 특유의 맑고 따듯한 날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추웠다.  거기다 들쭉날쭉 비예보가 있어서 있는 동안 유일하게 맑은 둘째날 걸어다니면서 볼 수 있는 것들을 가능한 많이 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포르토를 걷다보면 이런 건물들을 많이 보게 된다.  대부분은 교회건물들이고, 건물의 외벽 장식들이 볼만한데 그림과 역사에 아는바가 별로 없어서 그냥 "와.."하고 지나만 갔다.  호기심쟁이 지비는 가끔 들어가 보기도 했다.  특별한 것이 있더냐고 물으면 "교회던데?" 이상의 답을 듣기가 어려웠다.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Livraria Lello - 포르토를 대표하는 오래된 그리고 아름다운 서점이다.  이 정도만 알고 우리는 첫날에 가려고 했는데, 지인 J님이 들어가려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줄을 서야한대서 다음날 아침 첫 일정으로 옮겼다.  표 사는데 10여 분, 들어가는데 20여 분 정도 기다렸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은편. 

줄서서 안내문을 보니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영어선생으로 포르토에서 일했다고 한다.  이 서점에서 영감을 받아 해리포터의 장면에 반영됐다는 '설'이 있다고.  우리는 가서야 알았는데,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올리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명 해리포터 서점이었다.



입장료가 어른 4유로(였나?).  이후 서점에서 책을 사면 그 입장료 만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1인 1 입장료 할인만 적용되고, 책 구입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책을 사볼까 했더니 내가 탐나는 책들은 30유로가 훌쩍 넘고, 누리가 볼만한 책들도 15~20유로는 줘야해서 포기.  역시 책은 한국이 싸다.

아침먹고 나와 서점 구경만 했는데, 허기가 져서 누리와 지비는 아이스크림, 나는 라떼를 먹고 점심을 먹을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만 사이가 좋은 부녀.

우리가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먹은 이 가게는 파리 몽마르뜨에서도 본 가게인데, 지나서 생각해보니 포르토 물가에 비해 무척 비싼 가게였다.  포르토는 커피가 맛있고, 저렴하니 굳이 이런 곳에서 먹을 필요가 없었는데 누리가 아이스크림을 본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한 시간 정도 서점 구경하고 그 옆에서 커피 마시고 나오니 기다리는 줄이 엄청 길어진 서점 앞.  혹시라도 이 서점을 들를 계획이라면 아침 첫 일정으로 넣기를 추천함.

사실 서점 내부는 볼만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책을 볼래야 볼 수도 없이 떠밀려 다녀야 했다.

그 다음 목적지는 전망대가 있다는 종탑 - Clerigos Church.



종탑으로 가야할지, 점심을 먼저 먹어야할지 지비랑 옥신각신 한고 있는 와중에 건물의 비탈진 창틀에서 미끄럼을 타고 있는 누리.  일단 종탑으로 이동.



종탑에 올라갔다 기차역 근처로 가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종탑 옆에서 신기한 그리고 반가운 가계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시간을 다 써버렸다.  사르딘 통조림을 파는 가게와 바칼라우 가게.  이건 먹는거니까 이어서 좀 더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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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을 가면 뭘 봐야할지 먹어야할지 정하는 건 내 몫이다.  지비에게 공부를 좀 해보라면 엄청나게 검색을 한다.  검색량은 엄청난데 꼭 집어내지를 못한다.  일찍이 도서관에서 포르투칼 가이드북을 빌린 나는 대략 훝어보고 꼭 볼 거리를 압축했다.  다리, 기차역, 포르토 와이너리, 그리고 에그타르트. 

자세한 공부는 떠나기 전에 하기로 마음만 먹었는데 떠나기 며칠 전 후배의 동생이 포르토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후배네가 우리집에서 한 일주일 정도 머물 때 하루 묵어갔던 후배의 동생.  후배의 동생 J는 포르토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페이스북에 홍보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주고 받고, 연락처 주고 받고, 바로 며칠 뒤에 만나서 커피 마시기로 전격 결정.  하나도 준비안된 여행이 다 준비된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느긋하게 마음먹고 있다가 누리가 아파서 식겁하고 허겁지겁 포르토로 가게 됐다.  마침 비가 그친 뒤 도착해서 상쾌하기 그지 없는 날씨였다.  상쾌했지만 춥기도 했던.



포르토에 한 번 가본적 있는 지비라 일단 시내까지 들어오는 건 기억을 더듬어 해냈다.  공항에서 전철(인지 지하철인지) 타는 곳을 못찾아 헤매서 내가 조금 버럭하기는 했지만서도.  다행히 우리가 내리는 플랫폼까지 마중나와준 J님 덕분에 순조롭게 포르토 여행이 시작됐다.  시간 지나서 느낀 것이지만 포르토의 길은 꼬불꼬불해서 첫날 J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여행가방들고 숙소 찾으면서 내가 여러번 버럭했을듯 했다.


우리는 에어비엔비에서 모던한 플랏/아파트를 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가서보니 의외의 골목길, 건물 뒤의 골목길,에 오래된 주택을 모던하게 개조한 집이었다.  스타일만 모던했을뿐 구조는 오래된 집과 같아서 좁고 작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기를 즐기는 누리때문에 좀 고생스러웠다.  목욕을 하려면 3층까지 올라가야하는 구조도 그렇고.  다행히 화장실이 1층에도 있어 화장실 때문에 3층까지 오르락 내릴 일은 없었다.  숙소에 가방만 던져 놓고 건물 밖에서 기다리는 J님 커플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그 짧은 사이 누리는 골목길 고양이와 친구가 되었다..라기보다 누리만 고양이를 목이 빠져라 쳐다보고 고양이는 담벼락 위에서 눈을 깔고 누리를 구경하는 처지.



점심을 먹기 위해 J님이 추천한 식당.  누리는 생각 없이 골목길을 따라 가기만 했는데, 있으면서 검색해보니 나름 맛집이었다. 



J님이 추천하는 사르딘이라는 생선튀김과 문어밥을 먹었다.  지비는 돼지내장밥을, 누리는 닭고기를.  토마토 소스로 조린 문어밥이 맘에 들어 런던에 와서 만드는 법을 검색했지만, 문어를 공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포기했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게 느끼함 없이 짭짤한 맛.



사진은 이틀 뒤 다시 식당앞을 지날 때 찍었다.  이 글이 포르토 여행에 도움이 될리는 없겠지만 혹시하는 마음으로 식당홈페이지 ☞ http://www.solarmoinhodevento.com/


점심을 먹고 나왔을 즈음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J님 커플과 까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더 했다.  그리고 비가 그칠 즈음 헤어져 우리는 있는 동안 먹거리를 사기 위해 숙소를 찾아가기 전 봐두었던 마트에 들렀다.



다양한 해산물 통조림에 놀라서 사진을 찍었는데, 런던에 다시 돌아오고 보니 런던에도 수만 작다뿐이지 대충 비슷한 해산물 통조림들을 팔고 있었다.  사람 참.  같은 마트에서 장을 몇 년을 봐도 사는 것만 사니 이런 일이 생긴다.  더군다나 평소엔 거의 뛰듯이 장을 보고 나오는지라 더욱 그렇다.   빵이며 과일이며 장은 봤지만, 마침 그날은 일요일이니, 일요일이니까 짜짜짜-짜파게티로 마무리.  누리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이라, 요즘 여행길에 늘 챙겨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길을 나선 누리는 목욕하고, 짜파게티 저녁먹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만화 한 두개 보고 꿈나라로 고고.  그때부터 J님 커플에게 들을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포르토를 볼 것인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포르투칼 맥주 슈퍼 복과 함께.  아 그리고 올리브 오일에 담긴 (익힌)오징어도 함께. 


포르토 여행 첫날은 정말 '포르토 맛보기'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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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헬로우 2018.03.07 13: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포르토 검색하다가 좋은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

  2. 아앰샘 2018.03.15 09: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금 포르투에 머무는데 잘 참고하겠습니다. 좋네요, 오포르토~

    • 토닥s 2018.03.15 16: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도움될만한 정보가 없는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지금쯤이면 날씨가 한참 좋겠어요.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2018년 2월 28일 수요일 / Reception / The little red hen


보통 누리가 학교에서 뭘 가지고오면 뭘 만들고 그렸냐고 물어본다. 

물어보지 않아도 이해가 가능한 것들도 있지만, 절반 그 이상은 난해한 것들도 많다.

뭐냐고 물었더니 The little red hen이라고.


2월에 2주간에 걸쳐 아트 프로젝트(외부에서 아티스트가 와서 진행된)가 진행됐다. 

거기서 The little red hen이라는 책을 읽고 만들기를 한 모양이다.


내가 "어? little red hen이라고?"물었더니

"아니! The little red hen!"이란다.

알았다, The little red hen.


어떤 동화인가 찾아봤다.

( ☞ https://youtu.be/smspKuKqt5c )

암탉이 혼자서 밀을 심고 빵을 만드는 동화다.

빵을 다 만들고 나서야 빵만들기 과정에서 도움을 거절한 동물들이 다가와 함께 먹자고 한다.

한국 동화의 결말 같으면 암탉은 착하니까 도움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눠 먹을 것 같은데

이 암탉은 거절하고 혼자서 다 먹어버린다.

참 다르구나 하고 또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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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날씨는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  여름엔 25도를 넘는 날이 잘 없고, 겨울엔 5도보다 낮은 날이 잘 없다.  햇볕이 잘 나지 않아 체감 기온은 원래 기온보다 3도 정도 낮다고 하지만 내가 나고 자란 부산만큼이나 눈 보기 어려운 곳이다.  이런 곳에 눈이 한 번 왔다하면, 그게 1~2cm라도, 도시가 야단난다.  그런데 화요일부터 간간히 내리고 있는 눈이 녹지 않고 쌓였다.  물론 런던 밖, 영국의 중, 북부는 더 많은 눈이 왔다.  런던의 많은 중등학교도 휴교를 했는데, 초등학교는 대부분 열었다.  중등학교는 차로 통학할만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오는 반면, 초등학생들은 걸어서 통학하는 거리에 사니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수요일은 원래도 바쁜 날인데 눈 때문에 더 없이 바쁜 날이었다.  다행히 내가 듣는 수업은 눈 때문에 취소되었지만, 누리는 짐을 잔뜩 챙겨 등교를 해야했고, 누리를 등교 시켜놓고  지비의 시민권 취득식에 가야했다.   가는 길에 차가 막혀 결국 가는 길에 세워두고 한 10분 걸어가야했다.  평소 5분이면 걷는 거리였는데, 펭귄 걸음으로 걸으니 10분.  눈 올땐 펭귄 걸음으로 걸어야 안전하다나.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 과정이었는데 마침내 마무리하게 됐다.  시민권을 취득하는 게 아니라 구입하는 느낌적 느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받은 증명서와 기념품 - 인도에서 만들고 스페인 회사가 수입한 면가방이었다.

어디가서 축하(?)라도 할까 싶었지만, 누리도 없고, 점심 시간은 멀었고, 눈으로 길도 얼어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다시 시작되던 눈.



일단 핫초코로 몸을 녹이며 시민권 취득을 자축하고 집에 있는 재료들을 그러모아 키쉬를 구워 점심을 해결했다.  계속된 눈 때문에 장보기를 며칠 걸러서 먹을 게 별로 없었다.  다시 내리는 눈을 보며 오후에 예정된 식재료 배달이 없으면 우리 저녁을 굶어야 하냐며 후덜덜.  다행히 눈도 금새 그치고, 식재료 배달도 제 시간에 왔다.


오후에 있는 누리의 발레 수업에 갈까 말까 고민 했다.  길도 얼었고, 깜깜해져 언 길 위로 운전을 해서 와야하니 부담이었다.  학교 문을 나서며 발레 갈까 말까 물었더니 의외로 간다는 누리의 대답에 엉금엉금 언 골목길 위로 차를 몰아 다녀왔다.  누리가 차 안에서 계속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집 앞에서 작은 눈사람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어제는 누리가 학교에 들고간 짐이 너무 많고, 발레 준비물에 폴란드 식료품점에서 몇 가지 산터라 집에서 재택근무 하는 지비에게 내려와 짐을 가져가라고 했다.  짐을 들려보내고 누리와 눈사람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또 누리보다 더 열심히인 지비.

나는 너무 추워서 2등신으로 대충 작게 만들고 들어가자고 재촉하는데, 지비는 3등신이어야 한다며 시간을 끈다.  너무 추워서 화가 나려던 지점에 대충 만들고, 대충 사진찍고 들어왔다.  어쨌든 누리가 소원풀이 했다는 게 중요하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날씨.  눈이 오다가 말다가 그렇다.  어제부터 계속 먹고 싶었던 라면을 점심으로 먹었다.  역시 추울땐 국물, 추울땐 라면이다.  종종 가서 구경하는 블로그님이 올려놓은 미역라면(☞ http://amyzzung.tistory.com/1281 )을 보고 바로 끓여먹었다.   라면은 맛있게 먹어도 속이 불편해서 줄이려고 하는데, 냠냠 너무 맛있게 먹었다.  집에 남은 마지막 라면이라 그랬던가. 

그런데 1 - 오늘 저녁은 뭐 해먹지?



그런데 2 - 오늘이 벌써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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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3.02 04: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러잖아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눈이 퍼붓는다는 뉴스를 보며 누리네는 괜찮나 했는데, 큰 사고는 없군요. 초등학교도 휴교 좀 해주지;; 지비씨의 시민권 취득을 축하합니다! ㅇㅅㅇ/

    • 토닥s 2018.03.02 13: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학교 휴교하면 부모들이 식겁.ㅎㅎ 일에 따라 다르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추워! 그래도 런던은 -1~-3도 정도인데 다른 곳은 춥기도 춥고 눈도 많이 오고. 한국 -10도 그럴 때 어떻게 살았누. 난 추우니까 막 화가 남.ㅎㅎ
      영국 시민권은 별 필요가 없는데, 내가 볼 때는, 지비님이 조급/소심하셔서. 왜 머리카락이 빠지겠냐, 별의 별 걱정을 다 하시니 그렇다.

  2. colours 2018.03.02 15: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매생이 라면도 꽤 괜찮답니다. :) 한조각(?)씩 건조시켜서 파는 매생이 공수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래전 열린 튜브 문으로 들어오던 눈송이들이 생각나서 요며칠 런던의 눈 소식이 생뚱맞게 반갑네요. 푸흣.

    • 토닥s 2018.03.02 20: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 당장 온라인마켓으로 달려가 건매생이 검색해보고 오는 중입니다. 저 매생이 좋아해요. 여기 한국마트에도 팔긴하는데 국적을 알 수 없고 패키마저 커서 망설였는데요. 한국엔 2g씩 동결건조한 매생이가 있네요. 올여름 공수해올 품목에 올려둘께요. 아 매생이 떡국 생각만해도 츄릅츄릅..

      런던에 눈이 장난이 아닙니다. 물론 영국 전역에 눈이 장난이 아니기도 하고요. 어쩌다 런던에 내리는 눈은 낮지 않은 기온 때문에 녹기 일수였는데 내린 뒤 그대로 얼어버리는 눈이 5일째 지속되고 있답니다. 한국서도 남쪽 출신인 저는 이 추위가 감당이 안되네요. 그런데 왠지 눈 녹고나면 바로 봄이 올 것 같아요. 그러면 곧 여름도 오겠지요. ;)

  3. 2018.03.05 05:2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3.06 11: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난주 금요일까지 내리던 눈이 토요일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니 다 녹았어요. 지난주 눈 때문에 난리였는데, 지금 창 밖을 보니 벚꽃인지(매화인지)가 피려고 하네요. 자연은 늘 놀랍습니다.

      지난주 먹었던 라면을 떠올리니 입에서 츄릅츄릅.. 그런데 라면이 없네요.
      한국은 벌써 봄이라고요, 봄일수록 감기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블로그가서 보니 벌써 감기. 열른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4. 일본의 케이 2018.03.06 06: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미역라면 한번 해봐야겠어요. 정말 맛있게 보이네요

    • 토닥s 2018.03.06 11: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역을 충분히 불린 다음 라면 물을 끓이기 시작할 때 처음부터 같이 끓이는게 포인트인 것 같아요. 물론 요리의 달인인 케이님은 벌써 아시겠지만. 육수에 라면을 끓이는 격이니 당연히 맛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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