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에 해당되는 글 434건

  1. 2018.02.04 [life] 좋은 생각 (4)
  2. 2017.11.28 [life] 벌써 크리스마스
  3. 2017.11.23 [life] 역시 영국
  4. 2017.11.21 [life] 일시정시
  5. 2017.09.29 [life] 가을가을한 하루
  6. 2017.09.21 [life] 집집마다 아들들 (4)
  7. 2017.08.31 [life] life is sweet (3)
  8. 2017.08.18 [life] 여행의 방법과 기술 (5)
  9. 2017.08.01 [life] 방학과 휴가
  10. 2017.07.15 [life] 야식 말리는 시누이 (2)

토요일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누리와 지비는 폴란드 주말학교로 떠났다.   한 학기에 한 번 부모가 자원봉사 하는 날이라 일찍 나섰다.  주말학교를 마치고는 스카우트에서 런던 타워 Tower of London에 왕관을 보러 가는 날이라 둘은 저녁 6시나 되어야 집으로 돌아온다. 
며칠 전부터 이 생각을 하며 욕조 청소를 해서 뜨거운 물 가득 받아 놓고 목욕을 할까, 뭘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기운이 달리는 느낌이라 둘이 보내놓고 이불 속에서 더 뒹굴기로 했다.  물론 지비에겐 이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둘이 보내놓고 아침빵 먹은 설거지를 하다 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침 먹으며 커피 한 잔 먹었지만, 다시 커피 한 잔 더 하자는 생각.  잠결에 과일과 도시락 싸고(그래봐야 햄과 치즈만 넣는 간단 도시락이지만) 아침에 먹을 과일 준비하며 분주하게 먹은 아침빵과 커피.  커피만 뜨겁게 내려 고요하게 먹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떠올랐다.



소파 한 가운데 혼자서 이불 칭칭 말고 마시는 뜨거운 커피.  잠도 달아나는 참 좋은 생각이었다.



다행히 울먹이며 집을 떠난 누리도 폴란드 주말학교에서 잘 놀고 있단 소식.  오늘은 학생 카니발이라는 행사가 있어 신드렐라 옷을 챙겨 갔다.  참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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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좋은 생각  (4) 2018.02.04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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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2.04 12: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커피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키친 드렁커가 세 배는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요? 어젯밤엔 지쳐서 맥주 마시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더라구요. 비록 혼자 조용히 마시는 건 아니지만, 나도 커피 듬뿍 넣어 내려야겠어요.

    • 토닥s 2018.02.05 05: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도 적지 않은 키친 드렁커..ㅎㅎ
      맥주도 마실 기운이 남지 않았다는 것은 숨쉴 기운만 겨우 남았다는 말인가. 이런. 좀만 견뎌. 여름에 가서 폭풍 수다와 샷 추가 커피로 치유해줄께. 화이팅!
      (리옹댁은 용인댁으로 지난주 복귀!)

  2. 코인 2018.02.18 15:07 Address Modify/Delete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3. 바이오 2018.02.18 22:17 Address Modify/Delete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벌써 일주일도 전에 누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타령을 시작했다.  "어 다음주에"하고 답하고, 바쁜 한 주를 보내는 동안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토요일 집에 돌아와 다시 시작된 크리스마스 트리 타령.  내친김에 꺼냈다.  12월에 들면 꺼내려고 했던 크리스마스 트리인데, 어차피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작년에 썼던 것들을 꺼내 크리스마스 준비 완료.  사실 가장 노동(?)이 필요한 크리스마스 카드가 남긴 하였다.


그 와중에 누리는 계속 내 옆에 와서 "산타 할아버지가 배가 고파"타령을 했다.  그 말은 주중에 사둔 크리스마스 디저트 민스 파이를 발견하고 그걸 먹고 싶다는거다.  여기 아이들은 12월 24일 산타와 루돌프가 먹을 간식을 준비해두고 잠이 든다.  주로 민스 파이와 당근.

스페인으로 이주하는 이웃의 송별 파티에 들고 가려고 사둔 민스 파이였는데, 송별 파티 장소가 집이 아니라 차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라는 전날 알게 되어 가지 않았다.    "그래 옛다!"하고 뜯어줬다.  행복하게 한 입 물더니 이전에 먹어본 것들에 비해서 맛이 없는지 먹던 걸 결국 지비에게 다 떠넘긴 누리.



급하게 마트에서 산 마트표 민스 파이인데, 내가 먹어보니 맛이 없긴 하다.  우리는 매년 연말 워커스 숏브레드라는 브랜드에서 주문해서 선물도 하고 우리도 먹는다.  그 맛을 기대했는데, 마트표는 저렴하고 유통기한이 긴 대신 설탕맛과 시큼한 맛이 너무 강했다.  다행스럽게 누리도 싫어하니 남은 민스 파이는 모두 지비 몫.



그리고 벌써 매달아놓은 양말.  매일 아침 왜 선물이 없는지 묻는다.  작년 겨울 런던에 다녀갔던 친구가 달달구리를 가득채워 선물한 또 다른 양말도 있는데, 역시 매일 아침 왜 달달구리가 그 안에 없는지 묻는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미 준비되어 있지만, 지금 넣어놓으면 크리스마스까지 남아나질 못할듯해서 숨겨두었다.  더군다나 저 양말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문 밖도 누리가 폴란드 스카우트에서 만들어온 별을 매달아 크리스마스 리스를 대신했다.



솜을 보고 양이냐고 물었더니 아기 새란다.  그러면 아기 새인 것으로.


그렇게 해서 집 안팎으로 크리스마스 장식 완료.  이젠 틈틈히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어쨌든 그리하여 우리집은 벌써 크리스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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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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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들의 천국


누리가 어릴 땐 공원과 놀이터를 매일 출근했다.  그때마다 볼 수 있는 건 나 같이 유모차를 끌고 있는 엄마들이거나 개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이었다.  듣자하니 영국에선 개를 하루에 두 번 산책 '시켜야 한다'고.  그래서인지 개들이 크기를 떠나 다들 순한 편이다.  마치 아이들처럼 하루에 두 번 바깥 공기를 마시며 맘껏 뛰니 집 안에서, 다른 개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없는 편이다.  물론 그래도 문제성 개는 늘 존재하겠지만.  나이든 개를 싣고 있는 개용/고양이용 유모차도 가끔 본다.  공원에서 그런 유모차를 신기해하며 보던 우리에게 그런 유모차를 끌던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다.  "여기는 개들의 천국"이라고.

오늘 장을 보러 갔더니 할로윈 상품이 빠져나간 자리를 빼곡히 크리스마스 상품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아 역시 영국이구만'했던 상품 - 개들을 위한 민스 파이.


영국에선 크리스마스에 민스 파이를 먹는다.  나는 다진 고기가 든 파이인 줄 알고 몇 년을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져서 조린 과일이 들어 있는 디저트용 파이다.  사람들이 먹는 크리스마스용 디저트 파이를 본떠 만든 개들을 위한 민스 파이가 있었다.  물론 개들용 진저맨 브레드 인형도 있고, 개용/고양이용 스톡킹 선물 꾸러미도 있었다.  양말 모양의 주머니에 개들과 고양이가 좋아할만한 장난감과 간식이 담겨 있었다.


재미로 집에 와서 오늘 뭘 샀는지 보라고 지비에게 찍어 보냈다.  개들을 위한 민스 파이라고 놀라는 지비.  "싸서 많이 사왔는데 어쩌냐"고 했더니 더 놀라는 지비.  놀려 먹는 재미가 솔솔하다.



자폐 아이들을 위한 학교


어제 버스를 타고 가다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못보던 학교를 하나 발견했다.  '듣도보도 못한 이 학교는 뭐지?'하고 검색해봤다.  자폐 아이들을 위한 초등/중등 학교였다.


누리가 학교를 신청할 즈음 보게 된 브로셔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구와 인근 지역의 초등학교 목록을 보게 됐다.  그 중에 장애 학교가 있어서 '어디지?'하고 생각했다.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일반학교에 다닌다.  정부에서 이동과 학습을 보조할 수 있는 어시스턴트 교사를 지원해준다.  아마 그때 본 장애학교가 이 학교가 아닐까 싶었는데, 놀라운 건 자폐 아이들을 위한 학교라는 점이다.  잘은 몰라도 장애에 유형에 따라 특화된 교육과 시설이 필요할텐데, 요즘 급증하고 있는 장애 유형을 반영해 생긴 학교인듯하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장애가 있어도 일반학교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생활하기를 바란다.  교육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나는 그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좀더 특별한 교육환경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그에 맞는 선택지가 필요하다.  '역시 영국'이구나 싶었다.  유럽에서 복지수준이 높지 않은 영국이 이렇다면, 유럽의 다른 곳은 어떨까 싶다.   궁금하지만 그 곳에 살지 않고, 또 또래의 아이를 키우지 않으면 이런 것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장애학교 설립을 두고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충돌하고, 장애아이를 둔 부모들이 무릎 꿇은 사진을 본 뒤라 이 학교의 존재가 더 깊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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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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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가 뜸하다 싶으면 그건 바쁘다기보다 누리가 아프다는 신호다.  며칠 간의 감기 투병(?)을 뒤로하고 누리를 학교에 보내고 며칠 간 먹거리를 사들고 집에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랜만에 오래된 음악을 골랐다.  하긴 영국까지 끌려온 CD들은 다들 오래됐다.  음악을 들으며 할 일을 하려고 했는데 일시정지 상태로 한참 동안 음악만 들었다.



그럴 때도 있었다.  이 CD의 한 곡을 하루 종일 무한반복해서 듣던 시절(思い出の風 Omoide No Kaze).  그 때가 생각나네.  몸은 제약이 많아도 영혼은 자유로운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


아침에 장을 보면서 커피 두 봉투를 샀다.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차 안에 커피 냄새가 가득했다.  그 냄새를 더 많이 마시려고 깊이 깊이 숨쉬면서 '커피 냄새 하나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믿어야지.


+


얼른 커피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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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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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가 학교 병설 유치원에 들어가고 여유가 생긴 건 분명하다.  그런데 학교생활 일주일 후 지난 주 아파서 이틀 결석, 이번 주 아파서 하루 결석을 하니 그 여유도 아직은 들쭉날쭉 그렇다. 
그 들쭉날쭉 틈을 겨우 맞춰 오랜만에 친구 A를 만났다.  어젯밤 내린 비로 공기는 상쾌하고 오늘 날씨는 맑아 좋아 걷기도 좋았다.  누리랑 오면 다소 먼 거리라 부담스러운 길을 골라 큐가든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리고 큐가든에 갈 때면 늘 지나기만하고 들어가보지 않은 찻집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크림티 - 티와 스콘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었는데 티 대신 커피도 가능하다고 해서 시켰다.  그런데 당연하다는 듯이 티를 내온, 다소 불친절하고 비싼, 하지만 그 집에서 구운 작은 스콘이 너무 맛나는 집이었다.  The original maid of honor - 다음에 손님이 온다면 꼭 다시 갈 것 같다.




정말 가을가을하는 하루였다.




그리고 누리는 친구 A에게서 늦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  나도 8월에 지나간 생일 선물을 받았다.  '한가위만 같아라'는 한가위가 코앞이라 그 넉넉함을 미리 당겨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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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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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을 둔 언니가 아들 셋이라고 이야기할 땐 웃었다.  얼마 전 다녀간 친구도 역시 아들 둘인데 그 비슷한 말을 했다,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젠 그 말에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되고 보니.  여러가지 면에서 지비의 어깨에 많은 짐이 지워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상은 주로 내가 끌고 간다.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점에서 지비는 본인이 우리 가족의 보호자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가끔/자주 보호자의 보호자, 아니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평생교육이라며 수 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좀 피곤한 건 사실이다.


여행을 하게 되면, 새로운 곳의 정보가 둘에게 있건 없건 방향을 잡고 결정을 하는 건 내 몫이다.  특히 밥을 먹는 것은 물론 커피를 마시는 것도.  요령있게 여행하는 친구 부부를 둔 언니는, 여행 경험이 많은 그들 부부에게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걸 신기해했다.  특히 먹고 마시는 일에서.  여성들이 언어나 요리재료를 잘 알아서 그런건가 하고 되묻기도 했는데, 그런 면도 있긴 하다.  거기다 배만 부르면 되는 남성들과 달리(요리 재료 이름 따위는 기억할 필요가 없다) 맛있는 걸 먹고 싶어하는 건 주로 여성이니까.  나도 그런 1인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메뉴판을 보면 정신이 없다.  누리 먹을 것도 시켜줘야하고, 내가 먹을 것도 골라야하고, 어떨때는 지비가 먹을 것도 의견을 줘야한다.   주로 우리가 가는 식당들이 일식당, 한식당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당연하기는 하지만, 이번 여름 폴란드에 가서도 종종 그런 일이 벌어졌다.  이번엔 더 복잡했다.  폴란드어로 된 메뉴판을 가족들이 궁금해하면 영어로 물어보고, 폴란드어를 지비가 보고, 영어로 알려주면, 내가 한국어로 풀어줄 수 있는데, 지비가 폴란드어를 알아도 그 식재료에 해당하는 영어단어를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거기다 온가족이 메뉴판에 집중하고 있으니 누리는 이것저것 요구하며 저도 한 목소리 더한다.  보글보글 끓다가 부글부글 끓어오른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어쩌겠나, 내 숙제인걸.  그래서 좀 바꿔보기로 했다.


보통은 밖에 나가면 내가 먹을 걸 주문하러 가고, 지비와 누리가 앉아서 기다린다.  문제는 내가 가면 누리가 나를 따라오려고 해서, 같이 가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지비에게 주문과 계산을 시킨다.  이제 익숙한 곳에서 주문과 계산은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주말 시내에 나가서 늦은 점심을 새로 문을 연 Japan Centre에서 먹기로 했다.  주말학교를 마치고 온 누리는 배고 고팠고, 점심시간의 분주함까지 더해져 정신이 없었다.  스시와 김밥이 든 작은 도시락을 각자의 취향에 따라 하나씩 고르고 우리는 앉을 자리를 찾을테니 지비에게 메뉴판에서 본 새우튀김우동을 사오라고 했다.  정말 복잡했지만 애 딸린 나를 불쌍히 여긴 한 가족이 일어서면서 멀찍이 서 있는 나를 불러 빈 자리를 넘겨줬다.  자리를 정리하고 한참만에 나타난 지비는 빈손이었다.  긴 줄을 기다린 뒤 주문과 계산을 담당하는 직원 앞에 섰는데 우동이 없다는 거다.  Japan Centre에 우동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  없을리도 없지만 없으면 뭐라도 애가 먹을 걸 사와야지 빈손으로 오면 어떻게 하냐고 화를 내고 일어섰다.  보통은 누리가 나를 따라 나서는데 어찌나 배가 고팠던지 자기가 고른 새우가 올라간 스시를 먹고 있으라니 그런다고 한다.  마침 한 차례 긴 줄이 쓸고 간 뒤여서 그랬던지, 주문과 계산하는 곳이 텅 비어 있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우동이 다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비가 먹을만한 차슈가 든 라멘과 누리와 내가 먹을 수 있는 채소 라멘을 사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우동이 다 떨어졌다는 걸 영어로 설명하지 못한 직원의 몫인지, 이해하지 못한 지비 몫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묵직한 분위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반쯤 체했다.  그래도 중단해선 안된다고 혼자서 다짐한다.



점심을 먹고 누리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다.  나도 매장에선 못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니 누리가 들어오면서 윗층에 있던 입구에서 봤단다.  지비에게 가서 사오라고 했다.  평소 지비 같으면 한 번은 나가면서 가자고 했을텐데 나의 화가 식지 않은 시점이라 두 말 않고 혼자 가서 사왔다.  말이라도 잘 들으면 됐다라고 생각하려는 찰나 누리가 혼자 먹을 저 아이스크림을 4파운드나 주고 사왔다는 걸 알게 됐다.  또 속으로 화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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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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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22 17:0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Boiler 2017.09.23 09: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희 집도 가끔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

    • 토닥s 2017.09.25 05: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진심 남편들에게 궁금한데요) 왜 그럴까요? ㅎㅎ

      어제는 아이가 주말학교에 간 사이 발코니 유리창 청소를 하면서 발코니에 키우는 토마토를 다 따버린 남편. 토마토에 물주고 따서 먹는 건 딸의 즐거움인데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집에 와서 식탁에 놓인 토마토를 보고 울고불고..ㅠㅠ

요즘 누리는 오트밀 포리지(죽)에 빠졌다.  그 바쁜 아침에도,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야 한다.  그래서 커피를 내리면서 오트밀 포리지도 끓여내느라 바쁘다.  우유와 끓이며 계속 저어주어야 한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고, 그러나 든든한 식사다.
 
폴란드에 여행을 가서도 누리가 먹을 마땅한 음식이 없어 제대로 끼니를 채우지 못하면 까페에서 포리지를 사주곤 했다.  폴란드에 들어간 영국 커피 체인에서 영국 까페에서 먹던 포리지 그대로 먹을 수가 있었다.  거기서인가 비행기에서인가 포리지를 시키고 받았던 꿀을 지금도 먹고 있다.  한 2주쯤 먹고나서 며칠 전 발견한 글귀.

Life is sweet.

그렇다고 믿어야지 어쩌겠나.  쓴 에스프레소를 입안에 털어넣고 삶은 달달하다고, 그럴꺼라고 희망하며 우산을 펴들고 까페를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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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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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31 09: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8.31 2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어서오세요. 조용한 블로그를 보며 역시 아이둘은 스케일이 다를테지..하고 생각했어요.

      가까이 살면 제가 달달구리 싸들고 가정방문이라도 갈텐데 마음만 보냅니다.

      저희는 방학을 맞아 느슨하지만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특별히 중요한 일들은 없지만 매일매일 나가 놀아요. 그 덕에 저도 조금 방전된 기분이긴 하지만 다음주면 개학이니 마지막 에너지를 짜내고 있습니다.

      마음도 몸도 잘 챙기시구요. 더위가 물러가면 가을 햇살 듬뿍 받으세요. 멀지만 마음은 늘 응원합니다.

  2. 2017.09.02 08: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정말 폭풍 같은 2주였다.  작은언니가 2주 전에 오고 며칠 뒤 큰언니와 형부가 왔다.  그리고 다함께 폴란드에 다녀왔다.

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빠듯한 일정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 그 못지 않게 35도에 가까운 폴란드의 기온도 큰 어려움이었다.
다양한 여행의 경험과 방법, 그리고 기대치를 조율하는 게 또 하나의 어려움이었다.  그래도 가족이니까 끝낼 수 있었던 여정이었다.

사실 여행에는 다양한 방법/기대가 있으니 기술이라는 건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가방을 싸는 것에는 기술이 필요하긴 하다.
나의 경우는 누리가 생기기 전과 후 여행이 확연히 다르다.  물론 그 전에도 저질체력으로 부지런한 타입은 아니었지만.   더 느려졌고, 더 간단해졌다.  아이 짐으로 여행 가방은 더 커졌지만.  그러면서 또 다른 것을 보게된다.  대부분은 아이 뒤꽁무니를 쫓느라 또 다른 것을 되새겨볼 여력도 없지만.

공항에서 누리는 또 한 번의 헤어짐을 겪었다.  그렇게 물리적으로 한국과 이곳의 거리를 알게 될테다.  슬픔과 아쉬움을 통해 마음의 거리만큼은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건 내 욕심이다.

+

이모들과 이모부를 떠나보낸 공항에서  할머니에게, 이모들에게, 이모부에게 가는 비행기 표는 언제 사냐고 묻더니, 하루 지나고는 자전거 타러 언제 놀이터 가냐고 묻는다.  그래도 뜬금없이 언제 돈이 생겨 비행기표를 사냐고 묻기도 한다.

이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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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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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eru 2017.08.21 15: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랜만에 댓글이네요. 가족들의 방문으로 바쁘셨겠어요. 누리 우는 모습이 안쓰럽긴한데 왜이렇게 사랑스럽죠^^ 아이들이 생각보다 정이 많고 감성이 풍부하죠. 마농이도 요즘 페이스톡으로 이모들이나 할머니랑 통화하면 놀러가자고..멀다고 하면..비행기 타고 얼른 가자고 그래요 ㅎㅎㅎ...가족들이 멀리 산다는 게 참 속상한 요즘이네요. 누리 정말 많이 컸어요! 참 예뻐요^^

    • 토닥s 2017.08.22 03: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죠, 집이 먼게 어렵죠. 낯선 땅에 사는거야, 사람 사는거야 비슷비슷한데 거리가 멀기도 멀고. 그게 아쉽죠.

      쑥쑥 크는 아이 혼자 보기는 게 전 늘 아쉽고 아깝고 그렇습니다.

      이젠 어느 정도 정착하셨나요? 맛있는 집밥 사진 구경 갈께요.

  2. 2017.08.23 12: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일본의 케이 2017.08.25 07: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공항에서 우는 누리가,,,안쓰럽고 귀엽고,,

    • 토닥s 2017.08.26 07: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3살 전엔 공항에서 울지 않더니 그 이후엔 가족들이 떠나갈 때도, 저희가 한국에 가서 아빠와 잠시 떨어질 때도 늘 울어요. 이제 그 '거리'를 알게 되서 그렇겠죠.

누리의 수두로 조기방학을 시작했다.  짧은 중간방학도 바쁘게 지냈는데 이번엔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학 전 일주일도, 방학 후 일주일도 누리의 수두로 꼭 필요한 외출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장보기도 지비의 퇴근 길에 꼭 필요한 것을 부탁하거나 온라인 식재료 상점에서 배달을 시켰다.  그래도 이번주는 수두 자국에 딱지가 앉아, 더 이상 옮기지는 않는 상태가 되면서 집에거서 가까운 공원/놀이 나들이를 짧게 몇 번 하기는 했다.  정말 짧게.  비가 너무 자주 쏟아져 갈 수 있는 날도 며칠 되지 않았고 가서도 서둘러 돌아와야 했던 날이 몇 번 있었다.

조용하게 방학을, 7월을 보내고 있다. 

+

아침을 서둘러야 할 일이 없으니 지비가 출근하고 나면 누리와 나는 기상한다.  정말 방학생활 풍경.  주로 누리가 먼저 일어나 나를 깨운다.  지비가 혼자서 아침을 먹으며 전날 마트에서 집어온 책자, 주로 신상품 계절상품을 광고하는 책자를 본 모양.  그런데 마침 펼쳐놓고 간 페이지가 -.

"뭘 본거야?"라고 물었더니 "아이스 롤리/아이스크림…"을 봤단다. 

그래 믿으려고 노력할께.

+

그리고 오늘 기다리고 기다리던 누리 이모 런던 도착.


방학이 휴가가 되었다.  우리는 계속 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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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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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오고 누리가 과외로 듣던 체육 수업들도 마무리되고, 어린이집도 곧 방학에 들어간다.  다음주를 마지막으로 9월엔 병설 유치원(여기서는 리셉션이라고 한다)로 옮기게되니 방학이 아니라 졸업인셈.
이번주 두 번의 체육수업 데모 수업이 있었고(발표회 격) 오늘은 어린이집의 여름파티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갈까말까 망설이다 다녀왔는데 한 시간은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서있었고, 나머지 한 시간은 다른 부모들(여기서 태어난 폴란드인 이민 2세대인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다와서 보람찼다는 지비의 총평.

여름파티가 저녁 6시라 저녁은 어떻게 하나 묻는 지비에게 나는 가서 맥주나 한 두 병 마시고 집에 와서 누리 재우고 라면 먹을꺼라고 미리 말했다.  늦도록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는 기회가 누리에게 특례라면, 나에게 라면 야식 특례 정도는 가능한 거 아닌가.  내 답에 "으익!"하던 지비 - 끓여놓고나니 한 젓가락 먹는단다.  "먹을래?"하고 예의상 물은 내 탓인가.  라면 끓일 때 안먹는다 하고서 꼭 끓이고나면 '한 젓가락' 먹는다는 사람, 그거 시어머니가 나무랄 때 말리는 시누이인데. 

하여간 행복하게 라면과 기네스 후룩후룩 홀짝홀짝.  여기에 따끈한 커피 한 잔 하면 딱 좋겠다.  그런데 밤이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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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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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7.07.19 21: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 젓가락은 양호합니다. 안먹는다고 해놓고 내 라면냄비를 다 뺏어가는 남편도 있습니다.^^;

    • 토닥s 2017.07.22 07: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럼 부부싸움 날 것 같은데요. 남편은 생긴 것답게(완전 빼빼) 먹는데 사심이 없어 다행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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