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에 해당되는 글 63건

  1. 2012.12.31 [life] 2012 안녕! (10)
  2. 2012.12.28 [book] 화차
  3. 2012.12.21 [keyword] Christmas (4)
  4. 2012.12.14 [book] 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4)
  5. 2012.12.11 [book] 의자놀이 / 77일 (3)
  6. 2012.11.26 [book] 1인분 인생
  7. 2012.11.16 [taste] 비단때수건 (2)
  8. 2012.11.09 [taste] 대체 커피 NO CAF (8)
  9. 2012.11.05 [taste] 야끼 카레
  10. 2012.11.01 [book] 아이의 식생활 (2)

올해 런던은 정말 일년 내내 축제 같았다.  여왕즉위 60주년을 기념하는 쥬빌리를 시작으로 런던 올림픽까지.  하지만 우리에게도 아주 특별한 2012년이었다.  부모님과 두 언니 그리고 형부가 여름에 런던을 왔다.  처음 배낭여행을 온 2000년에도, 다시 런던을 찾게된 2008년에도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 벌어진 셈이다.



섹스피어의 고향 스트래포드 어폰 에이본 stratford upon avon.



스톤헨지 Stonehenge.



해맑은(?) 우리 작은 언니.  시킨다고 한다.( ^ ^);;



부모님과 파리 Paris 개선문.



마음 착한 우리 큰 언니 부부와 스위스 인터라켄Interlaken.



융프라요흐 안에서 자매님들.(^ ^ )



올림픽의 열기가 남아 있는 런던.


지금 생각해도, 사진으로 봐도 믿기지가 않는다.  언제고 다시 부모님이 오실 수도 있고, 언니들과 형부가 올 수도 있지만 함께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무리해서 진행한 일이지만, 다시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다 싶다.


그리고 또 2012년에 빼놓을 수 없는 건, 누리! (^ ^ )



2013년 우리는 벌써 굵직한 스케줄을 잡았다.  누리 데리고 한국과 폴란드 가기.  벌써부터 기대 만땅.  지비가 한국가면 누구를 만날지, 어디에 갈지 생각해봤냐고 물었다.  나는 그것보다 뭘 먹을껀지 리스트를 만들겠다고 했다.  새로 산 다이어리에 지금부터 쭉 적어봐야지.


여러분 happy new yea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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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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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경훈 2012.12.31 23: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다사다난했구나. 새해도 행복하그라.

    • 토닥s 2013.01.01 11: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상은 단조로우나 돌아보니 벅찬 순간들이 있었네요. 선배도 행복하시구랴, (안토실한) 토실이랑 민지씨랑. :)

  2. JU 2013.01.01 05: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토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스톤헨지 사진 너무 좋네요. 참고로 저도 세 자매입니다. 히힛

    • 토닥s 2013.01.01 11: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JU님도 복 많이 받으시고요.
      어머님 좋으실꺼예요. 아들셋보단 딸셋이 나을껍니다. 셋째딸 올림 :)

  3. gyul 2013.01.01 19: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가족들사진에 이제 누리도 곧 함께하게 되겠네요..
    그래서 아마 더욱 설레는 2013년이 되실것만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한해도 늘 좋은일, 행복한일 가득하시기를 빌어요...^^

    • 토닥s 2013.01.02 08: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 사진들 속의 배 안에 누리도 있어요. :)
      다만 얼굴이 안보일뿐.ㅎㅎ
      둥그런 배 안에 누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늘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gyul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4. 프린시아 2013.01.05 02: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누리에게도 무럭무럭 자라라고 전해주세요^^

    왜 저렇게 찡그리고 있을까요^^;;

    • 토닥s 2013.01.05 17: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그리고 프린시아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누리는.. 먹던 우유병을 빼서 그런 게 아닐까요? ㅎㅎ
      저날은 사진찍는다고 옷도 두어번 갈아입혀, 못자게 괴롭혀. 좀 많이 힘들었을껍니다.

  5. 엄양 2013.01.15 10: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마지막에 있는 누리사진에서 니가 확~~~느껴진다~~~^^

[book] 화차

런던일기/2012년 2012.12.28 17:07 |


미야베 미유키(2012). 〈화차〉.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페이스북에 한 선배가 올린 영화에 대한 간략 감상편을 보고 소설부터, 혹은 소설을/만 봐야지 했다.  두께 때문에 쉽게 잡히지 않던 책이었는데 좀 머리 식히면서 볼 수 있는 책을 볼려고 골라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한국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참 속 시끄러운 시기였는데, 그 시끄러운 속을 눌러가며 읽었다.  일종의 현실도피였던 셈인데, 책을 덮고나니 도피했던 그 책이 되려 절절하게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소설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권총 오발 사고로 휴직 중인 형사 혼마에게 죽은 부인의 친척 가즈야가 찾아온다.  부인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던 가즈야는 신용불량 과거가 밝혀져 사라져버린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세키네 쇼코의 흔적을 따라가던 혼마는 가즈야의 약혼녀는 세키네 쇼코의 명의를 도용한 신조 쿄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마는 신조 쿄코가 어떻게 세키네 쇼코의 명의를 도용했는지, 그리고 세키네 쇼코는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간다.


세키네 쇼코의 명의를 도용한 신조 쿄코는 개인파산의 피해자다.  그 굴레를 벗고자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했다.  도용한 세키네 쇼코가 개인파산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책 내용은 여기까지.


책장을 넘기면서 감탄사를 흘렸다.  어떻게 오늘의 한국과 이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  일본의 경우는 1980년대 초반 부동산 버블이 일면서 너도나도 대출을 얻어 주택마련에 나섰다.  당연히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얻은 사람들은 대출금 때문에 개인파산했다.  문제는  버블이 붕괴되었기 때문에 부동산을 처분한다고 해도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부동산 가격은 대출금을 갚기엔 역부족이라는 점.  그것이 1차 신용불량사태였다면 2차는 신용카드의 남발이 불러 일으켰다.  1980년대 후반 버블 붕괴 후 내수시장 활성화 운운하면서 신용카드가 남발됐고, 사람들은 갚을 수 있는 이상의 소비를 하면서 문제가 붉어졌다.  1, 2차 모두 개인파산자와 이를 견디지 못한 사회적 죽음이 늘어났음은 물론이다.  참 끔찍한 모습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그런 흐름을 자세하게 알게 못했는데, 그걸 알게 된셈.  그런데 그 대목에서 나는 큰 궁금증이 생겼다. 

나 같은 일반 시민이야 이웃나라의 부동산 버블이 언제 무너졌는지, 그리고 개인부채가 어떻게 사회적 문제가 되었는지 잘 모르지만, 경제학자나 관료들은 알았을텐데 어떻게 한국 사회가 일본의 전처를 그대로 밟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1997년 IMF이후 내수시장 활성화 운운하면서 신용카드가 남발되었다.  한국도 1980년대 부동산 버블이 일기는 했지만 전국민의 집을 통한 투기 현상은 19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가 들면서 시작된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카드를 통한 개인파산, 부동산 버블 붕괴가 동시에 오기 직전이다.  튼튼하던 일본경제도 이어진 1,2차 신용불량사태를 맞고 지금까지 만성 경기불황인데, 한국사회는 어떻게 될까 불안불안이다.

책이 단지 책일때는 읽고나면 사회에 대한 관찰력과 촘촘한 구조가 독자로 하여금 포만감이 들게 만들지만, 책이 단지 책이 아니라 현실일때는 슬프다 못해 무섭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니까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의 해법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그건 governance, 정부(?),의 몫이다.  해법을 제시해줄 정부를 선택하는 건 우리들의 몫이고.  억울하겠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결과까지도 안고 가야하는 것이 선거다.  그리고 우리는 막 그 선거를 치뤘다.  이젠 그 결과를 좋아도, 싫어도 우리가 안고가야 한다. 


그래도 여전히 억울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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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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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도, 아니 서구문화권에도 '명절증후군'이 있다면 크리스마스에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곳에서 한국의 설과 추석에 해당하는 명절은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은 미국문화고.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중에서 더 힘든 것을 고르라면 당연 크리스마스다. 

여럿이 모이는 식사를 준비해야하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써야하고, 식구 수대로 크던 작던 선물도 준비한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나오는 광고들은 보는 재미와 더불어 감동을 주곤 하는데 올해 최고의 광고는 바로 이거다.  물론 내 기준에서.  며느리의 '명절증후군'이 떠오르는 광고고 누구나 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광고다.  모리슨은 슈퍼마켓체인.



이곳에 외떨어져 사는 우리야 친구들과 밥 한 끼 또는 차 한 잔하면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고 받는 게 전부인데 어째 올해는 런던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친구들이 다 고향으로 간다.  지비는 벌써부터 긴 휴일+재택근무를 어떻게 보내야할지 나를 달달 볶는다. 

이곳의 공식적인 휴일은 크리스마스 25일, 박싱데이Boxing Day 26일 그리고 1월 1일 뿐이다.  하지만 22일 23일 주말에 24일 하루 휴가를 내면 25일 26일까지 연달아 쉰다.  많은 오피스들이 1월 1일까지 문을 닫는데 지비의 경우는 일을 해야한다.  하지만 미리 매니저에게 이야기해 27일 28일을 재택근무하고 29일 30일 주말을 쉬고 31일 하루 휴가 내고 1월 1일까지 쭉 쉰다.  나는 그저 누리를 지비에게 안겨놓고 푹 쉬고 싶은데 지비는 나를 달달 볶는다.  어디에 갈껀지, 누구를 만날껀지.  정말 휴일에 대한 문화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국선 그저 집에 뒹구는 게 제일인데.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는 나를 달달 볶아도 답이 없다.  일단 우리에겐 누리가 있고, 우리에겐 차가 없다.  누리를 낳고 차를 팔았다.  그리고 25일엔 대중교통수단이 운행하지 않고, 26일엔 대중교통수단 파업이 예고되었다.  집에 있자, 지비야.


2년 전 크리스마스에 한국에 가려다 몇 cm도 안되는 눈때문에 히드로 공항이 멈췄다.  덕분에 내 비행기도 취소됐다.  며칠만에 겨우 표를 구해, 돈으로, 크리스마스에 한국에 갔다.  그 이후론 크리스마스 언저리엔 여행 안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올해는 물난리로 귀성객(?)들의 발이 묶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해인 지난해, 비행기 말고 기차로 파리에 다녀왔다.  올해는 이러저러 사정으로 꼼짝마했는데 크리스마스마다 볶이느니 차라리 내년엔 폴란드 가자고 했다.  2년 전에 生고생하고 겨울엔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는 쉬는 동안 시내에 한 번 나가고 싶다.  지비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시내로 가자면 기겁을 하겠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창일때 시내 한 번 가고 싶다.  동네만 있으니 여기가 영국 런던인지 한국의 어느 한적한 동네인지 나조차도 감이 안온다. 


12월 초에 지비랑 나는 각각 크리스마스 선물을 골랐고 지비는 이베이에서 나는 아마존에서 주문했다.  지비가 포장해주지는 않을테니 25일 아침에 뜯으려고 온 박스 그대로 선반에 올려뒀다.  히히.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그럴싸한 크리스마스 선물 하나를 더 추가했다.  무엇보다 내게 가장 큰 선물이 되겠고, 한국의 가족들에게도 선물이 될지 모르는.  한국가는 표를 샀다.  흐흐.

5월에 만나요!

그리고 메리크리스마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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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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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2.12.27 18: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쨌거나 올해는 그 크리스마스 선물중 하나가 누리이겠네요...
    조금 일찍 도착했지만...그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테니까요...
    요즘 한국은 확실히 경기가 안좋아서인지
    예전보다 명절도 크리스마스도 별로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가끔은 어렸을때처럼 북적거리고 정신없는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저 동영상을 보면... ㅎㅎ 그맘도 살짝 사라지기도 하고요...^^
    암튼 따뜻한 봄에 한국에 오시는군요... ㅎㅎ

    • 토닥s 2012.12.27 22: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름에 갈까 생각도 했는데, 남편이 봄, 가을, 겨울의 한국은 가봤는데 여름을 안가봐서, 아무래도 한국의 더위가 감당이 안될 것 같아 당겨서 갑니다.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뭘 먹을껀지.:P

    • gyul 2012.12.28 13: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은 요 근래 여름은 갈수록 너무 덥고 겨울은 갈수록 너무 추우니...
      봄에 오시면 딱 좋아요...ㅎㅎ
      완젼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2. 프린시아 2013.01.05 02: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5월에 한국에 오시는 군요^^
    가족분들께서 매우 반가워 하시겠어요^^


전몽각(2010). 〈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PHOTONET.


성균관대에서 토목공학을 가르치던 전몽각 교수의 사진집.  1990년 시각에서 출판되었다가 2010년 20년만에 PHOTONET에서 재출판한 책이다.  처음 1000부만 찍혔다는 사진집은 명작이라는 이야기만 무성하고 접할 길이 없었다.  나도 한국에 있을때 (온라인)중고서점이나 사진동호회를 장터를 기웃거려봤지만 구하지 못해 보지 못했던 책이다.  재출판되었다는 이야기를 이곳에서 들었지만 사진에 대한 열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책.  임신을 하고 〈다까페 일기〉라는 책과 함께 주문했다.


사진은 제목과 부제목 그대로다.  전몽각 교수의 큰딸 윤미가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의 사진이다.  아기 윤미는 1960년대 태어났고 결혼을 하고 1980년대 말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일년만에 그 사진들을 묶어 1990년에 이 책이 나왔다.  전몽각 교수는 아기 윤미 뒤 두 아들을 더 두었지만 책 제목이 윤미네 집이다.  아기 윤미에서 지금의 어른 윤미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임이 틀림없다.  아버지에게서 이렇게 큰 선물을 받았으니.


흑백의 사진이지만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건 한 가족과 그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온기와 함께 이젠 '역사'가 되어버린 1960년대, 1970년대 한 가정의 일상적인 풍경은 덤이다.


윤미가 자라면서 사진의 수가 더 적다.  카메라를 인식하는 탓에 자연스러운 윤미를 찍기 쉽지 않았다고 전몽각 교수가 말하고 있다.  아기 시절 사진 중 아기 윤미는 자기 발을 입으로 가져가 빨고 있고, 엄마는 뒤에서 한쪽 가슴을 드러낸채 잠든 사진이 있었다.  모유수유했지만 아기는 잠들지 않고, 피곤한 엄마만 잠든 사진.  그 사진을 한참 쳐다봤다.  그 엄마의 피곤함이 알듯말듯해서.


사진집을 받은 건 출산 전인데 세 달이 다되도록 싸여진 비닐포장을 뜯지도 않았다.  지난 일요일 오후 어둑한 거실에 누리는 혼자 잠들었고, 만약 깨더라도 보살펴 줄 지비가 있을 때 식탁의자에 앉아 비닐포장을 뜯고 사진들을 봤다.  고맙게도 내가 책을 다 보는 두 시간동안 누리는 깨지 않았고, 나는 차의 종류를 바꿔가며 연이어 몇 잔을 마셨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내가 마신 차들보다 내 몸과 가슴이 더 따듯한 무언가로 채워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나는 바로 카메라에 흑백필름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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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2.12.14 18: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구보다도 윤미씨에게 정말 최고의 책이네요...^^

    • 토닥s 2012.12.15 11: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가끔은 그런 게 궁금합니다. 예전엔 사진이 귀했던 시절이라 이런 사진들이 보물같지만, 요즘에 나고 자란 아이들은 나중에 사진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하고요.
      사실 저도 사진을 찍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을 어떻게 정리할까 생각하면 까마득합니다.

  2. 2012.12.18 00: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공지영(2012). 〈의자놀이〉. 휴머니스트.


소설가 공지영이 쌍용자동차 노동자 파업에 대해서 다루었다길래 읽어봐야지 했다.  이름있고 책 잘팔리는 소설가가 어떻게 썼는지 궁금했다.  근데 나는 소설인줄 알았다.  받아보니 '르포타주'라고.  그건 뭔가?  그거 볼때도 그래도 여전히 소설인줄 알았다.  '르포 같은 소설인가'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소설이 아니네'라고 알게 됐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걸 왜 책으로 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선 많이 팔렸다고는 하는데,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보기 전에 모르는 사람이 찍어 먹어본 경험담 같다고나 할까.


물론 많은 자료들에서 추려서 쌍용자동차 파업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나는 소설가가 쓴 글이기에 그런 수치보다, 사실보다 다른 걸 기대했다.  그런데 책은 추려모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쌍용자동차 파업을 보여주는 게 전부다.  사실 그런 건 대학생 학기 과제로 내줘도 잘하지 않을까.  복사와 붙여두기로.  내용을 추려오는 과정에서 한 르포작가와 그리고 하종강과 표절에 관한 설전도 있었나보더라만.


책 판매 수익금의 일부가 쌍용자동차 파업으로 인한 해고자들의 활동에 기금으로 가기도 한다니 그에 위안을 삼자.  나랑 비슷한 불만은 가진 사람이라면 미디어충정에서 낸 사진기록〈77일〉을 권한다.  사진이라서 더 생생하고 더 아프다.


미디어충청(2009). 〈77일〉. 메이데이.


이 사진집의 사진은 쌍용자동차 파업 당시 공장의 안과 밖에서 두루 찍혔다.  이 77일의 파업은 끝났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채 파업 참자가는 물론 사측의 입장에서 동료들에게 너트를 던졌던 노동자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그 죽음의 행렬을 멈추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을지 막막한 건이다.


와락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혜신박사의 말을 들으니 파업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은 아무도 그들을 믿어주지 않는 것에 대한 고립감과 절망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조차 상실한 상태라고 한다.  더 이상 그들을 외롭게 만들지 말자.  우리가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만이라도 힘이 될꺼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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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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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토 2012.12.13 10: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좋은 뜻으로 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다른사람에 비해 너무나 쉽게 소설가가 책을 내는건 아닌가 하는 찝찝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수익금의 대부분이거나 전부가 기부된다면 괜찮겠습니다만..

  2. gyul 2012.12.14 1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작년에 와락프로젝트에 복슝님이 후원금을 보내자고 해서 보낸적이 있는데 그게 정기후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가 얼마전 정혜신박사님의 찬조연설을 듣고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긴했지만 제가 생각만큼 끈기가 없었나봐요...
    반성과 함께 끈기를 가지고 도울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있습니다...

    • 토닥s 2012.12.15 11: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돕고 싶은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시는 두 분을 보니 제가 더 부끄럽네요. 관심만큼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늘 변명만하는 저라서요. 관심의 끈이라도 놓치 않으려고 하는데, 것도 쉽지 않네요. 에휴.


우석훈(2012). <1인분 인생>. 상상너머.


책을 펼치고 30페이지쯤 읽다 혼자서 막 웃었다.  글을 따라 읽다보니 숨이 가빠졌다.  글을 읽는데 숨이 차다고 느껴지긴 처음이었다.  그만큼 재미있게 빠져들어 읽었다는 것은 아니고, 재미 없었다는 것도 아니다, 구어체로 쓰여진 글이라서 그랬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  0번째 이유는 우석훈, 이 사람 진짜 수다쟁이다.


열심히 노력해도 노력한 만큼 결과를 보장받지 못하는 이 시대에 그 이유를 이 시대 대다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보고 싶었다는데서 이 책이 시작됐다고 한다.  특히 그와 같은 40대를 위해.  40대 남성이라고 특정지을까?  아무리 그가 환경과 여성성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미안한 말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환경에 있어서 그는 맨끝에 서있는 사람이지만, 여성이 아니라서 그 분야에서 맨(가장) 끝에 서는덴 한계가 있다.  그래도 그는 역시 한국 사회에서 맨 끝에 선 사람이라는 건 확실하다.  


별로 책의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그 동안의 그의 발언, 방송, 글들과 그렇게 다르지 않으니까.  그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건 꼭 밝히고 싶고.  주변에 예전엔 안그랬는데 나이들어 뒤늦게 주식이다, 부동산이다 하면서 정신줄 놓고 사는 사람 있으면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곱씹어 몇 번이고 생각한 건 '학자'라는 단어다.  영국에 오기 전까지 고학력자들에 둘러싸여 살았고, 그렇게 살았으면 나도 고학력자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정확하게는 고학력 백수?  잘풀리면 고학력 비정규직.  쉽지는 않았겠지만 과정을 마치고, 몇 년 논문과 고군분투하면 아무리 내가 마땅찮아도 학위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나는 공부도 어려웠지만 대학에서의 관계가 무엇보다 자신이 없었다.  그것이 공부를 중단한 이유의 49%는 되겠다(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비중있는 이유).  그래도 우석훈 박사는 유능해서 학위받고 대학에서 강의를 받아도 그 관계가 자신없다고 뛰쳐나가면 취직할 정도도 되지만, 정말 돈안되는 공부를 하던 나는 어떻게 됐을까?

하여간 그의 책이 '학자'라는 단어를 계속 떠올리게 해준 이유는 그는 스스로 '경제학자'라고 칭한다는 점이었다.  '학위 받으면 학자인가?'  나도 모르는 사이 대학에 자리를 잡아야 학자고 최소한 연구소라는데 자리가 있어야 학자라고 생각한 건 아닐까.  '그래 교수나 연구원이 학자는 아니지.'  어쩌면 그들은 직업을 살고 있을뿐 학위를 받았다고, 교수나 연구원이라고 학자는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몇 명의 학자를 가지게 될까?  학위를 받고 직업을 살고 있는 사람 말고, 자기 주제를 가지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공유하는 사람, 그들이 학위의 유무와 상관없이 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직도 고학력 백수 또는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많은 선후배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언니가 내가 주문한 책을 보내면서 함께 보내준 책이다.  이런 책이 나온줄은 알았지만, 남들이 서태지 다 좋아할 때 이유없이 싫어하는 사람이라 사람들이 열광하는 책에 잘 손이 안간다.  언니가 "읽기 싫어?"할 때 "아냐 아냐 보내줘.  잘 읽을께"하면서 강제로(?) 받은 책이다.  언니는 멀리 사는 동생이 '감' 떨어질까 걱정을 많이 한다. 

출산가방 싸면서 병원에서 읽으려고 가져갔다가 고스란히 다시 들고 귀가.  그리고도 몇 주를 이곳저곳 굴리다가 읽었다.  그 몇 주는 우석훈 아니라 우석훈 할아버지가 책을 썼다고 해도 읽을 여유가 없었다는 말이지 흥미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여러가지 생각과 배움을 준 책.  구체적으로 내가 모르던 단어 '전또깡'과 '취집'을 알게 해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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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전화할 때마다 언니가 좋다고 "보내줄까?"했던 비단때수건.  딱히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때 밀 일이 있나, 언니가 보내주고 싶어해서(?) 다음에 기회되면 보내달라고 했다.  읽을 책들이 밀려서 딱히 요즘 한국에서 물건을 부칠 일이 없어 언니에게 우편으로 보내라고 했다.  일반우편으로 보내면 될껄 이런 걸 국제특급으로 보낸 우리 언니.(ㅡㅜ )



지비는 서양인이라서 때 안밀테니 누리와 내 것만 보낸단다.  평생 때를 밀어보지 않은 지비 때를 좀 밀어야 할텐데.( ' ')a


옛날에 임금님은 비단으로 때를 밀었단다.  감히 임금님을 아프게 할 수는 없는터 곱고 고운 비단으로 때를 민 것이다.  써보지는 않았지만, 탕목욕을 할 일이 없는 이곳에서 어떻게 쓴다?, 언니말론 보드랍단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런 것이겠지, 때수건이 마냥 보드라울 수는 없으니.  궁금한 사람은 '사하품앗이' 참고.


한국가면 꼭 목욕가고 싶다.  지난 번엔 바빠서 목욕탕 근처도 못갔다.  해운대 가서 목욕가야지.   그 동안 지비랑 누리는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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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이 2012.11.29 01: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ㅋㅋ어쩌다 검색에 걸려 블로그에 왔네ㅎㅎ 나 헌임이^^
    이거 진짜 부드러워~ 글구 샤워할때도 써도 돼~ 탕에서 안불려도 때가 나온다는 놀라운 진실ㅎㅎ
    이 때수건의 특징은, 한번 써본 사람들은 꼭 다른 사람에게 느~무 소개시켜주고 싶어한다는 것이지~ 나를 포함해ㅋㅋㅋ

    • 토닥s 2012.11.29 11: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하품앗이 검색했나보구나.(^ ^ )
      샤워할땐 쓰긴하는데 때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좋다니까 그냥 쓴다.(^ ^ )


올 상반기 일주일에 한 번 인턴쉽을 간 킹스톤 그린 라디오는 영국의 모든 곳이 그렇듯 (마시는)차 인심이 후한 곳이었다.  절대로 차 권유를 거절하는 법이 없는 그들은 내가 보는 6~7시간 동안에도 3~4잔의 차를 마셨으니, 하루 종일 얼마의 차를 마시는지 모를 일이다.  내가 임신한 걸 알아도 임신은 임신이고, 차는 차라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본인들이 차를 마실 때마다 내게도 권하곤 했다.  거절도 한 두번이라 하루에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틈바구니에 끼어 뭐라도 마셔야 했는데 그때 마셨던 것이 Barley tea/coffee다.  보리차 아니고, 보리커피.


올초 폴란드에 갔을 때 6개월짜리 딸을 둔 이자도 보리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이곳에선 본 일도 없고, 물론 한국에서도 본 일이 없던 것이라 궁금해서 한 잔 먹어봤다.  괜찮으면 사려고.  그런데 그 맛이….( - -)

그래서 폴란드에서 영국으로 돌아오기 전 마트에서 장을 볼때 몇번을 들었다놨다(살까말까) 하다가 결국은 놓고 왔던 그 맛.

영국에서, 킹스톤 그린 라디오에서 아쉬우니까 먹게 됐다.  


일종의 카페인 프리 대체 커피다.  주재료는 보리와 치커리.  디카페인 커피도 카페인이 적을뿐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먹어볼까'하고 샀는데, 정말 안먹어지더라.  임신을 한 여름내내 디카페인 인스턴트 커피를 아이스로 만들어 먹으면서 버티다가 맛있는 디카페인 커피콩을 발견하긴 했지만, 출산 후 그것도 사러 다니기 힘들어지게 되니 사두고 먹지 않은 이 보리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먹다보니 요즘은 불만없이 먹게 됐다.  담에 한국 갈때 좀 사갈까?


대체 커피지만 커피처럼 타면 맛이 없다.  데운 우유에 한 스푼 듬뿜 넣어 마시는 게 낫다.  낫다고 생각하고 마신다.(- - )  기호따라 설탕이나 꿀을 넣어도 되겠지만, 나는 안넣어먹으니까 통과.


부실 모유수유긴 해도 모유수유 동안엔 좀 커피 자제하기로 했다.  아기가 모유를 통해서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고 하니.  카페인 때문에 칼슘흡수가 적어지는 것이 염려되기도 하지만, 그 만큼 카페인 때문에 아기가 잠못잘까(그럼 우리도 못잔다!) 걱정되기도 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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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램블 2012.11.10 08: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방금 산책 나갔다 왔는데요,
    중간에 보온병에 담아간 커피 한잔이 너무 좋았는데...

    올신 글 보며 보리커피 맛 참 궁금해요.
    갑자기 보리커피 맛이 너무너무 궁금해진다는.. ^^

    모유수유 화이팅하세요!

    • 토닥s 2012.11.10 20: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뜨거운 우유에 한 스푼 넣어 마시면 우유맛 많이 나는 커피믹스랑 비슷하답니다. :)
      오늘 저희도 약간 걸었는데 생각보다 포근한 날씨여서 걷기 좋았습니다. 감기조심하세요. :)

  2. 빅씨 2012.11.12 22: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앗, 민들레 뿌리 커피 추천해요!
    커피같은 느낌이 있지만, 사실은 민들레 뿌리를 로스트한거 거든요.
    사실 우유타서는 안마셔봤지만서도.. 인터넷에서 살수 있으니까 함 마셔봐요^^
    아님 문희랑 놀러갈때 사가지고 가지요^^

    • 토닥s 2012.11.13 11: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민들레 뿌리 커피요? 첨 들어봐요. 뭐 보리커피도 처음들어봤다만.(^ ^ );;
      놀러오세요. 아, 내가 여기다 쓸 게 아니라 문자를 보내야겠다.

  3. 2012.11.13 05: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2.11.13 11: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정말요? 사실 어제 바로 검색해봤죠. 요즘 많은 젊은 밴드들에 비해서 완성도는 높던데, 제가 들을 길이 없어 유튜브에서 한 두곡 들어봤어요. 얼른 메일 주소 남기러 가야지!
      이 커피를 저도 보내드릴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내년 오월되면. ( 'ㅅ');;

  4. 프린시아 2012.11.27 07: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요즘 보리커피가 뜨고(?) 있네요.
    한번 마셔보고 싶은데 일단 저건 토닥님 입맛에 썩 그리 맛지 않았나 보네요^^;

    • 토닥s 2012.11.27 08: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런가요? 아무래도 건강이 뜨는(?) 시대라서 그런게 아닐까요. 또 커피가 익숙해진 여성들이 출산하면서 카페인을 의식하다보니.
      우유에 한 스푼 듬뿍 넣고 휘휘.. 맛은 진한 커피믹스랑도 비슷한 것 같고요. 인스턴트 커피맛입니다. :)

어제 저녁 카레를 해먹었다.  음식재료 배달이 오기 전에 냉장고에 채소들을 없애버리자는 마음으로.  감자, 당근, 양파 그리고 해물을 넣은 카레.  보통 카레엔 돼지고기를 넣나?  고기 별로 안좋아해서 그날그날 사정에 따라 해물을 넣던지, 아니만 참치캔을 따 넣어 카레를 해 먹는다.  어제는 해물.  허영만의 <맛있게 잘쉬었습니다>에서 보고 해본 야끼 카레를 해먹어볼까 했는데, 요즘은 아기 때문에 얼른 해서 먹어치우는 격이라 카레를 해놓고 보니 마음이 조급하기도 했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달걀도 하나뿐이라 그냥 카레와 밥만 먹었다. 

이 사진은 허영만의 책을 읽고 처음해 본 야끼 카레.  블로그 이웃님의 카레 사진에 자극 받아 좀 지난 사진이지만 꺼내본다.


주재료: 감자, 양파, 당근, 해물, 달걀, 치즈  

부재료: 애호박



카레를 만드는 건 누구나 아니까.  감자, 당근, 양파 잘라 볶고 취향따라 고기 넣고 육수나 물을 넣고 카레 풀어넣으면 된다.  감자나 당근의 모양이 흐트러짐 없이 하려면 볶아야 하지만, 나는 시간 절약을 위해 그냥 소스팬에 넣고 끓인다.  그리고 비교적 무른 양파나 애호박 같은 채소는 볶는다.  감자와 당근이 읽으면 채소를 볶고 있는 큰 팬에 붓고 카레를 넣는다.

해물을 넣을 경우 채소를 볶을 때 넣고, 참치를 넣을 경우 카레를 넣은 다음 넣는다.  참치를 미리 넣으면 너무 조각나 흔적조차 찾기 어려워서.

허영만의 책에 소개된 야끼 카레는 키타큐슈편에 나오는데 해물카레와는 좀 다르다.  밥에다 카레를 올리고, 일본식 카레는 소스만 있더라, 해물을 놓은 다음 치즈와 달걀을 올리고 오븐에서 치즈는 녹히고 달걀은 익힌다.

나는 '이래하나 저래하나 카레, 해물, 달걀 그리고 치즈를 넣으면 되겠지'하면서 해물카레를 만들어 치즈와 달걀을 올리고 오븐에 넣었다.


표면이 약간 건조해진 카레는 더욱 진해진 맛이다.

치즈와 반숙처럼 익어진 달걀을 함께 먹어보니 이렇게 조리하려면 매운맛 카레가 어울릴 것 같다.  우리는 보통 약간 매운맛을 먹는데, 치즈와 달걀 때문에 순해진 카레가 좋기도 하지만 카레 본연의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싫어할 수도 있겠다.  우리에게 매운맛 카레는 아무래도 무리다.

그냥 먹던 카레에 치즈와 달걀만 올려도 쬐끔 다른 느낌의 음식이 되니 여력되면 해보시길.


나는 점심으로 어제 먹던 카레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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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아이의 밥상' 제작팀(2010). <아이의 식생활>. 지식채널.


출산 전 '이 정도는 읽어줘야' 두 번째 책, <아이의 식생활>.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밥상'의 내용을 풀어도 쓰고, 내용을 더하기도 하여 만든 책이다.  이 다큐프라임을 전체를 본 것은 아니고 한국에 있을 때 푸드브릿지 부분만 봤다.  편식하는 아이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부분.  내용이 무척 흥미로와 내가 읽지도 않고 아이 가진 친구들에게 선물로 몇 권 사주었던 책이다.  이 책을 내가 보게 될 줄이야.(- - )


1장은 단맛에 관한 이야기.  왜 아이들은 단맛에 열광하고, 그 기원은 무엇인지.  인류 생존의 법칙에 이끌려 단만에 본능적으로 끌린다는 이야기는 좀 설득되기 어려웠지만, 태아 때무터 단맛을 인지하고 반응한다는 건 놀랍긴 놀라웠다.  아이들이 단맛에 이끌리는 건 본능이라는 것.  나는 설탕을 먹지 않지만, 음식에 들어가는 설탕과 꿀 그리고 물엿을 생각해보면 설탕을 먹지 않는다고 하기 뭣한 정도.  우리가 알고서도, 모르고서도 먹는 게 단맛, 설탕인 것 같다.

2장은 편식에 관한 이야기.  그걸 어떻게 풀어갈까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푸드브릿지다.  편식을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풀어가야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그 원론이 새롭다.  집안에 밥 그릇을 들고 엄마가 쫓아다니면서 밥을 먹인 아이는 없지만, 그런 경우가 많다는 건 많이 들었다.  앞으로 내 미래의 모습이 되게 하지 않기 위해 내가 부지런히 다양하게 먹어야 한다. 

근데 난 당근이 싫은데.( - -)a

3장은 과식에 관한 이야기.  이 부분만은 본능 혹은 아이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부모에게 또는 환경에게 이유가 있었다.  편식도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새겨 들을 이야기는 시각적 포만감도 중요하므로 아이용 식기를 쓰는 것, 음식에 집중 할 수 있게 하는 것, 천천히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도.

4장은 문제와 해결을 케이스로 정리한 챕터다.


좀 억울하기도 하겠지만 아이의 식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도 부모요, 가족이라 할까, 그걸 바꿀 수 있는 것도 부모다.  아이의 식생활이 맘에 안든다면 본인부터 돌아보고 바꾸라는 간단한 진리.

당연 지비와 나의 식생활을 돌아보게 됐다.  지비는 비교적 건강주의라 걸리는 건 없는데 딱 한 가지.  단 걸 너무 좋아하고 잘 먹는다.  자주 먹는다고까지야 할 수 없지만, 하여간 그렇다.  케익과 같은 디저트를 거절하는 법이 없고, 입이 심심하면 스닉커즈 같은 걸 먹어야 한다.  나는 스닉커즈, 일년에 하나도 안먹는데 지비 때문에 집에 늘 있다.  아이가 닮을까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집에서 이것부터 없애야겠군.

나는 탄수화물 섭취량이 좀 많은 가운데 가끔 먹는 라면이 문제다.  라면은 물론 국수와 파스타 종류도 많이 먹'었'다.  지금은 뭘 해먹을 시간이 없어서 밥만 먹는다.  면 종류는 언제나 땡기지만 고기류는 별로 땡기지 않는 체질.  그 외도 많은 문제가 있지만, 스스로의 결점을 찾자니 별로 떠오르지 않는군.( ' ');;

굳이 찾아면 '자기 합리화'가 심하는 점.  먹어서 행복하다면 해로워도 먹고 보자는 주의라서 집에 라면을 늘 채워놓는다는 것.  채워놓다보면 먹는 날도 생기게 된다는.  스닉커즈도 라면도 사지를 말아야겠군.


꼭 아이 때문이 아니라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  본인의 식생활을 되돌아 볼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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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2.11.02 05: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심한 편식쟁이였던 저의 기억을 떠올려볼때
    맛이 싫은게 있는가하면 그 식감이 싫은게 있었던것같아요...
    '왜 이 맛있는것을 먹지 않느냐'는 어른들 말씀에
    맛과 상관없이 씹는 느낌이나 냄새같은게 싫은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것에 속상하기도 했고
    주관적으로 고르고 결정하고싶어하는 저의 성격을 모르고 '이거먹어라 저거먹어라' 하며 밥그릇위에 반찬을 올려주시는 친절은 저에겐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었거든요...
    지금은 스스로 싫어했던 음식을 조금씩 먹어보며 그 맛을 느낄줄 알게 되어가고 있지만
    단지 어른이 되었기때문이 아니라 다른사람에 의한 행동이 아닌, 스스로 선택할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때문이라 생각해봅니다.
    배려와 친절은 주는 내 입장이 아닌 받는 누군가의 입장에서 시도되어야하는것이라 생각을 가지면 편식이 생각보다 쉽게 이해가 되기도 해요...
    세상에 많은 음식이 있고 어떤 음식이 싫다면 다른 음식으로 그 영양소를 섭취할수 있으니
    싫은것을 억지로 강요하면서 편식을 고치려 하지 말고 다른 더 좋은 대안을 주고 그것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면 좀 더 일이 쉽게 풀릴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편식은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니까요...
    저는 정말정말 먹는것보다 먹지 않는게 많을만큼의 편식쟁이였거든요...^^

    • 토닥s 2012.11.02 12: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gyul님의 말씀이 모두 책에 나와요. 아이들은 채소의 식감을 낯설어한다는 점. 그래서 처음엔 식감이 느껴지지 않게 조리해서 주는 방법도 대안으로 나오지요. 먹어야 한다는 압박을 주는 심리적인 면도 책에도 나오구요.
      전 편식보다 밥을 참 천천히 먹는 아이였는데, 그리고 작게 먹는(그런데 지금은 무척 우람한 등치). 그때 어른들의 대처를 이 책과 견주어보면 참 극과 극. 저희가 어릴 땐 그랬던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기 보다 빨리 챙겨먹이기 바빴던 부모님 세대. 뒤늦게 알았으니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될지. 책과 현실은 늘 다른 법이라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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