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가 트램폴린을 좋아한다는 걸 안 Y님이 한참 전에 알려주신 트램폴린 실내놀이터에 누리랑 둘이서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연휴 중에 지비와 함께 가서 나는 까페에서 우아하게(?) 커피 마시고 둘이 뛰게 할 생각이었는데, 가려고 마음 먹은 전날 밤 홈페이지를 열어 예약하려니 오후 5시나 되어야 빈자리가 있었다.  공간의 특성상 인원을 제한하는 모양이었다.  빈 자리도 없었지만 주말 가격이라 누리 지비 두 사람 입장료가 25파운드.  그만한 돈이면 미니 트램폴린을 집에 사겠다면서 말았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고, 날씨도 흐려 평일 오전 유아 전용 입장시간에 다녀왔다.  누리와 나의 입장료가 10파운드.  전용 양말 개당 2파운드.


예약시간 30분 전에 도착하라는 안내문을 보고 '뭘 그렇게까지..'하면서 갔는데 생각보다 입장에 시간이 걸렸다.  예약 확인하고, 티켓 팔찌 착용해주고 하니.  서둘러 가방을 보관함에 집어넣고 전용 양말로 신고 대기실에 앉으니 입장 시간 10분 전.  나는 아이 하나니 서둘러지지 주변을 둘러보니 아이들을 복수로(?) 데려온 어른들이 대부분이어서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았다.


카운트 다운과 함께 와..하고 들어가니 누리 입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참고로 누리는 가끔 지하철 역 공터에 설치되는 펀페어에서 10분에 2~3파운드 주고 뛰는 트램폴린에 올라가면 10분 동안 쉬지 않고 뽀잉..뽀잉.. 뛴다.  알뜰(?)하긴 한데 그러나 애가 탈진하는 건 아닌지 늘 우리는 걱정을 했다.


시작부터 정신없이 뽀잉..뽀잉..  같이 뛰다 지쳐서 시계를 보니 겨우 10분이 지났을뿐.  누리는 다람쥐처럼 바쁘게 여기저기 뽀르르.. 뽀르르.. 뽀잉.. 뽀잉..








누리에겐 재미있는 시간이었지만, 나는 나올 때 무릎이 아프더란 슬픈 뒷담화.(ㅜㅜ )


+


겨울철 나들이 장소가 한 군데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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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6.01.06 03: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ㅎㅎㅎㅎ
    오랜만에 정말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얼굴 뵐수있는 사진도 있어서 더욱 반가워요!!!
    그나저나 누리는 그사이 엄청 자랐네요? ㅎㅎ 이젠 아가이기보단 확실히 소녀가 된것같아요...ㅎㅎㅎㅎ
    너무너무 귀엽고 예쁘네요... ㅎㅎ
    지비님도 잘 계시는지 궁금해요. 지난해 바쁜일들이 너무 겹쳐서 노트북을 잡고 있을만한 여유가 너무 없었지만
    올핸 바쁠수록 여유를 좀 부려보려고 해요.. ㅎㅎ 자주 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토닥s 2016.01.06 23: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gyul님 블로그에서 맛있는 집밥 사진 볼 때가 가장 즐거웠어요. 물론 그게 본업이 아니시겠지만. 든든한 집밥과 따듯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시길 기대할께요. :)

  2. 못난이지니 2016.01.06 05: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랑 똑같이 노시면 안됩니다. 그러시면 골병드십니다.^^;

  3. 2016.01.06 05: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1.06 23: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되려 할 말이 너무 많거나, 생각이 너무 많거나 하면 블로그를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편하게 소소한 이야기들로 돌아오시길 바래요.
      (혹시 필요하시면 티스토리 초대장 드릴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언젠가 유럽으로 여행오시면 조금은 어색하게 만날 날을 기대해봅니다.. :)

  4. 민수 2016.01.06 18: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 놀아야지... 건강하게 자라고, 지혜로운 아이가 될 거야...
    누리 말랐다... 많이 먹어야할 건데..

    • 토닥s 2016.01.06 18: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먹는건 여전히 부실한데 요즘 통통 살이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15kg. 무거워서 들 수가 없어.

영국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내일까지 계속되지만 오늘은 정말 일요일 다운 일요일을 보냈다. 10시 반까지 지비와 내가 돌아가면서 늦잠을 잤다. 내가 10시까지 자고 6시 반에 일어난 누리를 그 때까지 지비가 돌보다가 아침을 먹기 전 반 시간 눈을 붙였다.

늦은 아침을 먹고 집안 청소를 열심히 했다. 지금와서 보니 표는 안나지만 평소에 미뤘던 자잘구레한 정리를 했다. 그러고 나니 벌써 2시. 나와 지비가 청소를 하는 사이 돌아다니며 참견하느라 배고픔을 잊은 누리와 다 함께 일요일은 짜~짜~파게X를 먹었다.

그렇게 우동을 좋아하는 누리지만 예전엔 색깔이 이상하다며 입도 대지 않았는데 그래도 오늘은 몇 가닥 먹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빵 같은 기본 식재료를 사기 위해 장을 보러 갔다가 까페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얼마 전 어느 까페에 들렀더니 아이 손님 - 누리에게 베이비치노라는 메뉴를 공짜로 주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잔에 거품을 낸 따듯한 우유를 초코 파우더와 함께 준다. 베이비치노를 먹는 누리가 너무 귀여워서 그 이후로 가끔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시켜준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2파운드 정도고 베이비치노는 보통 0.5~0.7파운드 정도한다. 한국돈 천원. 다른 달달구리 음료보다 우유가 낫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보통은 우유만 주문하는데, 오늘 간 까페는 묻지도 않고 초코 파우더를 척 뿌려주었다. 그 베이비치노를 마시며 누리가 한국말로 하는 말,
"마미 누리 행복해~"

그 정도로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내가 얼마든지 사줄께.( i i)

달달구리가 아이의 기분을 up 시키는데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지비와 이야기했다.


초코 파우더 수염 ('ㅅ' )

저녁으로 짬뽕을 만들었다. 예전에 한 번 만들어봤는데, 누리가 태어나기 전이었던 것 같다, 고추기름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재도전하지 않았다. 한참 전에 한국 마트에서 고추기름을 발견하고 사두었는데, 만들 일이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겨둔 관자와 새우를 먹을 방법을 생각하다 짬뽕을 떠올리고 오징어를 사와서 만들었다.

만들고서 맛이 짬뽕과 비슷해서 내가 놀란 짬뽕. 밥과 함께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순두부 맛과도 비슷하고 해물탕과도 맛이 비슷한 해물잡탕맛. 그게 짬뽕인가.

두반장이라는 소스가 없어서 생략하고 만들었는데, 다음에 이 두반장을 구입해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이렇게 요리 못하는/안하는 사람들은 음식 한 가지 만들 때마다 재료를 새롭게 구입해야 한다. 문제는 구입하고서 다시 그 재료를 쓰는 일이 잘 없다는. 하지만 이 짬뽕은 특기로 다듬어 볼 계획.

이렇게 일요일다운 일요일이 지나갔는데도 연휴가 하루 더 남았다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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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5.12.29 01: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행복하다는 표현을 썼다니... 정말 많이 맛있고 좋았던 모양입니다.^^
    내 언어를 쓰는 내딸을 키우는 재미가 정말 행복 하실거 같습니다.^^

    • 토닥s 2015.12.30 08: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와 같은 언어를 쓰는 게 참 좋지만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도 점점 많아져 고민이 되기도 하답니다.

      정말 맛있었나봐요. ㅎㅎ 행복해.. 그런 말 잘 안하는데. 대신 먹고 싶으다, 힘들어.. 그런 말을 자주 합니다.ㅎㅎ

  2. meru 2016.01.25 23: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저도 짬뽕 만들어 먹은지 넘 오래됐어요...맛있겠다!!!! 아 쌀쌀한 날씨에 딱이겠어요.

    • 토닥s 2016.01.26 08: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두반장을 사서 제대로된 짬뽕을 만들어 보겠다는 잊었던 다짐을 meru님 답글 때문에 떠올렸는데, 어제 머나먼 한국마트를 다녀와버린. 다음달을 기약해얄듯해요.

      계신 동네는 추운가요? 요기도 한 1~2주 춥다가 주말부터 10~15도 그래요. 그래도 누리는 감기에 걸렸다 나았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크리스마스 이브

한국사람에게 크리스마스는 하루 공휴일일뿐이지만 이곳은 가장 큰 그리고 긴 휴일이다. 부활절과 더불어 2대 명절이지만, 종교를 떠나 좀더 호화롭게(?) 보낸다. 연휴를 맞아 마냥 뒹굴고만 싶은 나와는 달리 밥이라도 한 끼 특별하게 먹고 싶어하는 지비의 바람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브 점심을 나가서 먹었다. 저녁이면 좋겠지만, 아직은 누리를 데리고 저녁 나들이는 무리인지라.


얼마 전에 지인과 가본 프렌치 식당으로 낙점했다. 폴란드에선 일종의 금식 의미로 이브까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오징어-홍합을 먹겠다고 마음먹고 이 식당을 낙점했으나 홍합은 품절되어 오징어-구운 치즈 조합으로 먹었다. 이브에 고기를 먹지 않는다던 지비는 닭고기를 먹었다.


지비의 반나절 근무 후 먹게 된 점심이라 누리는 먼저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누리 앞으로 감자튀김과 쥬스를 시켜주었으나 우리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서 자기몫을 다 먹고 간식가방을 열었다.

홍합을 먹지 못했지만 늘 먹어보고 싶었던 구운 치즈 baked camembert를 먹은 것으로 만족.

장보러 가다가 낑낑..


이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점심을 늦게, 무겁게 먹어서 간단한 해산물 파스타로 저녁을 준비했다. 얼마 전에 발견한 에다마메 파스타.

누리는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다. 햄치즈 샌드위치나 소세지를 가끔 먹지만 고기 자체로서는 잘 먹지 않는다. 늘 단백질을 어떻게 먹일까 신경을 쓴다. 아기 땐 두부도 잘 먹었는데 이젠 그도 잘 먹지 않는다.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은 에다마메 콩으로 만든 파스타를 발견하고 '이거다!' 했다. 관자와 새우를 넣고 파스타를 만들어보니 마치 한 다발의 고무밴드를 먹는 기분이었다. 역시 누리는 그 질감을 좋아하지 않았다. 500g 유기농 파스타가 1파운드 전후, 이 에다마메 파스타가 200g에 3파운드. 대략 5배의 가격이건만 싫다면 어쩔 수가 없다.


저녁은 좀 부실하게 먹었으나 색칠하고 스티커 붙이면서 남은 저녁 시간은 화목(?)한듯 보냈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역시 물고기인 쥐포-맥주-드라마 송곳의 조합으로 마무리.

크리스마스

내가 지비에게 요구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연휴 4일 동안 아침에 늦잠을 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부쩍 일찍 일어나는 누리. 누리 손을 지비에게 쥐어주고 계속 자려고 했으나 선물을 볼 누리의 표정이 궁금해서 나도 일찍 일어났다.


다른집처럼 큰 선물을 사주진 않지만 지비에게 작더라도 알아서 선물을 준비해보라고 했다. 지비가 준비한 선물은 태양력으로 가는 종이조립자동차와 도로 모양으로 생긴 테이프. 바닥에 붙여서 차놀이(?)를 하는 용도인데 누리가 뜯어보니 도로 모양이 아니라 철도 모양. 그때까지 지비는 몰랐다고 한다. 잘못 주문을 한 것인지 잘못 배송을 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손바느질로 만든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쿠션. 한국에서 누리 침대에 넣어주려고(아직 콩콩 머리를 박으면서 잔다) 사왔는데 '금새 만들겠지'하고 하루이틀 미루다보니 크리스마스가 목전. 그래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둔갑(?)하였다.
우리집에 없고 본적도 없는 디즈니 캐릭터를 누리가 언젠가부터 알기 시작하고 좋아하기 시작했다. 저만 없지 다른 아이들은 다 가지고 있으니.
허접한 바느질이라도 누리가 좋아할 줄 알았다.


종이로 된 조립 자동차는 누리 선물이라더니 역시나 지비는 자기 선물인 것처럼 조립에 열심. 심지어 누리더러 만지지 말라면서. 둘이서 티격태격.
그런데 이 태양력으로 가는 조립 자동차가 5시간 충전하면 20분 간다는데 영국에서는 무용지물이지 싶다. 어제 오늘 햇빛이 한줄기도 들지 않았으니 자동차는 계속 정차 중.


재미있는 건 지비와 내가 서로에게 준비한 선물이 같은 것이었다.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장갑을 벗지 않아도 되는. 좀 웃겼다.

아침을 먹고 런던의 북동쪽에 있는 지비의 사촌형네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일주일전에 도착한 지비의 고모님이 가족들과 만들어놓은 만두, 케이크, 쿠키 등을 쉴 사이 없이 먹었다.

지비의 고모님은 늘 우리더러 '새 만큼 먹는다'고 하신다. 먹어도 먹어도 계속 권하는 문화는 폴란드와 한국이 참 닮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누리는 생애 첫 바비인형을 선물 받았다. 속으로 이베이에 팔아치워야겠다 생각했는데, 누리가 포장을 뜯어달라고 해서 망했다. 거기다 사촌형네 아이가 더 이상 쓰지 않는 아기 인형까지 한 무더기 받아왔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생일파티가 복병이라더니 크리스마스도 만만치 않은 복병이다.


저녁은 얼마 전에 Y님이 알려주심 홍차돼지. 조리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만들어봤으나 비슷한 재료인데 맛과 결이 무척 다른 결과물. 새콤한 장조림이다 생각하고 먹어치워얄듯 하다.


특별한 휴가는 아니지만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가족, 친구들을 만나며 이틀을 보냈다. 덕분에 이틀 연이어 빵과 머핀을 구웠다.

박싱 데이

크리스마스 다음날은 이곳 박싱 데이 boxing day라고 세일이 시작되는 날이다.

누리의 첫번째 크리스마스엔 우리집으로 와주고, 두번째 크리스마스엔 그 집에 아이가 생겨 우리가 갔던 친구집에 다녀왔다. 물론 그 두번째 크리스마스엔 뜨거운 스프에 아이 손이 데이는 사고가 발생해 크리스마스 점심은 제대로 먹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에 다시 얼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뜨거운 음식 금지에 동의하고 이번에도 우리가 그 친구네에 다녀왔다.

2시에 오래서 이른 점심을 먹고 갔더니 한끼 더 먹으라고 강요하는 참 한국적인 친절함. 참고로 그 친구네는 폴라드인 아내와 콜럼비아인 남편.

그 친구네는 아이는 조용한데 엄마 아빠가 왁작왁작 시끄러운 스타일. 물론 아이의 여흥을 위해서.
우리와는 다른 아이 키우기를 보면서 다양한 조건의 부산물인 '육아'에 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누리의 킴미

지난해 우리는 누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대신 작은 돈이라도 누리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걸 크리스마스의 전통으로 만들어보자고 이야기나눴다. 아직은 누리가 그런 걸 이해할 나이가 아니라서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
그런데 선물 받을 사람을 생각하고 고르고 포장하고 전달하는 과정이 선물이 크고 작고를 떠나 참 즐거운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특히 포장을 좍좍 찢는 광경을 보는 것도, 선물을 받고 확인하고 보게되는 환한 미소도 참 즐거운 과정과 결과다. 그래서 우리가 이야기 나눴던 크리스마스의 전통에 그 사람을 생각하며 고른 작은 선물도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하여간 이렇게 연휴가 지나가고 있다. 아직 이틀이나 더 남았다는 게 참 기쁘다. 나는 이틀 더 늦잠을 잘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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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칼 같이 지키고 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것부터 먼저 지키고 살려고 애를 썼다. 혼자일 땐 그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서 그 어렵지 않은 일이 정말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약속에서 늦지 않으려면 2배로 서둘러야 한다. 거기에 남편이 끼면 2.5배로 서두르고. 왜 남편이 아이 준비를 도와주는데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늘 서두르다보면 물건 하나 잊고 집을 나서기는 예사고,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도 아이를 동반하느라 늦어지면 우리는 일찍 도착한 시간에 상대방이 늦은 시간을 더해 두 배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제는 동네가 아닌 곳에서의 점심 약속에 맞추어 나가기 위해 눈뜨자말자 서둘렀다. 그 와중에 청소를 하겠다는 지비. 다녀와서 하자고 서둘러 집에서 나와 차에 앉아 목적지의 우편번호를 네비게이션에 찍었다. 그런데 도착시간이 이상하다.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1시간 빨리 집을 나선 것이었다. 일단 지비에게 미안미안미안.. 굽신굽신.. 그리고 다시 집에 들어와 청소를 하고 다시 약속 장소로 갔다.

서울에서 출장 온 대학선배를 만났다. 이제까지 한 번도 만난적에 없는. 나와 나이차이가 있는 여자선배여서 공유한 대학생활이 없었다. 역시 대학생활은 공유하지 않았으나 술자리만 공유한 또 다른 대학선배를 공유하고 있어 어제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페이스북이라는 게 이런 게 좋다. 아니 어쩌면 대학이 그랬는지도.

먹던 밥은 찍었는데 만난 선배님은 남은 사진이 없네.

맛있었던 오징어와 후무스. 그리스 식당에 가면 꼭 오징어를 먹는다. 여기선 오징어가 흔하지 않은 식재료인데 운이 좋다면 생오징어로 요리된 오징어를 먹을 수 있다.

필요한 것 없냐기에 한국달력을 부탁드렸다. 영국에 살아도 가끔 필요하다. 지비는 모바일로 확인하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려면 필요하다.

+

오늘의 깨달음 - 잘못이 명확하면 사과는 빨리빨리.

+

달력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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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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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캣 2015.12.15 04: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앱으로 하루하루 달력 쓰지만, 손으로 쓰는 달력이 있어야 장기계획 정리가 잘되더라구요. 아무래도 손으로 써가면서 정리정돈 되는 것이 있나봐요. ㅎㅎ

    • 토닥s 2015.12.15 19: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가족들 생일, 설과 추석을 챙기려면 필요합니다. 여행계획을 잡을 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반갑습니다.

  2. 서수민 2016.05.05 07: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5.05 16:08 Address Modify/Delete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한국에서 보낸 누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했다.

언니가 산 코코몽 옷, 내가 산 코코몽 컵이 한국에 두고왔던 플라스틱 아기 접시와 함께 도착했다. 나는 보낸 물건, 시점 등을 알고 있었지만 누리&지비는 무척 기뻐했다. 내용물을 살펴보다 깜짝 놀란 물건 - 부모님과 언니가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


매년 카드를 보내도 되받으리라 기대한 적이 없다. 한국은 이제 그런 문화가 잘 없으니까.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부모님께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은 게 태어나서 처음인 것도 같다.
다시 아니다, 이 카드는 누리에게 온 것이다.

https://youtu.be/7Po0AUzqaSA


정황을 보아하니 언니가 지난 겨울 이스탄불에서 사온 카드를 부모님께 내밀고 쓰라고(강요)한 것도 같다. 그래도 놀라울 따름.

+

그래서 오늘 같은 날은 일기를 써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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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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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와 단 둘이 바르셀로나에 다녀왔다. 5박 6일이었지만, 오고가고 하루씩 쓰고나니 남은 건 4일. 그런데 누리가 고열로 며칠 앓았다. 우리집과 달리 선선한(?) 실내 공기가 여행의 피로와 겹쳐 만들어낸 결과였다. 낮은 따듯하고, 밤은 추운 그런 기후였다. 덕분에 4일 중 하루는 온전히 친구네 집에서만 보냈고, 나머지도 점심 먹고 커피 마시러 나간 정도가 전부다. 애초 관광지를 부지런히 다닐 생각이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번이 네 번째다. 대학 동기가 살고 있어 어렵지 않게 마음 먹고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친구네가 바빠서 그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
여행은 얼떨결에 계획되었지만, 누리와 단 둘이하는 여행은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떠나기 전엔 앞으로 누리와 단 둘이하는 여행을 매년 만들어보겠다는 부푼 꿈을 꾸었다가, 가방을 매고 끌고 누리까지 끌면서는 '아직 멀었다'며 후회도 하였던 여행이었다.

누리가 경험해보지 않은 고열, 39~40도로 밤에 잠들지 못하니 지비는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서둘러 돌아오라고 했다. 가출하였다가 이룬 것 없이 돌아오는 것 같아 버텼는데, 다행히 누리는 주말이 지나면서 열이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골골골하고 있다. 아픈 아이 시중을 드느라 이젠 나도 골골골.

빨리 런던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 반, 누리와 함께 보지 못한 것들을 보고 싶은 마음 반을 대충 정리하고 화요일 집으로 돌아왔다.

누리가 아프면서 한 일 없이 힘든 여행이었는데, 공항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시내를 떠나면서는 '참 따듯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버스 내 전광판에 표시된 바르셀로나의 기온은 8°C.

사실 그렇게 따듯한 기온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느껴졌다. 영국과는 다른 햇살 때문인지, 그 곳에서 우리를 반겨준 사람 때문인지.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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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이다. 오늘은 블랙프라이데이 이브이기도 하지만 150년 전 1865년 11월 26일 엘리스의 이상한 나라가 태어난 날이다.

그러니 오늘 때 아닌 몰스킨 리미티드 에디션 한 권쯤 더 사도 뭐랄 사람 없을꺼야. 대신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바구니에서 18.99파운드 만큼 빼기로 하고.

+

(소심하게)지인 구매대행 가능. 걸려들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으잉 우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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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5.11.27 14: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취향 저격당했다;;;;; ㅠㅅ ㅜ

지난 금요일 파리에서 벌어진 총격 이후 터키에서 열린 G20의 대통령 의상을 두고 SNS서 한 차례 평가가 휩쓸고 지나갔다.
동양에선 상을 치를 때 흰 상복을 입고, 이를 반영한 흰색 의상이라는 약간은 옹색한 변명 같은 뉴스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로 검은색 의상을 입은 다른 정상들과 비교해 개념부제라는 평가들이다.


세월호 사고 때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고, 한 번 입은 옷은 다시 입지 않는다는 등 유달리 옷과 관련해 말 많은 대통령. 대통령이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혼자 옷을 지어입지 않으니, 연예인을 두고 말하듯 '코디가 안티'라고 할 수 밖에. 그래도 대통령이 준비해놓은 의상에 대해 마지막으로 YES/NO 정도는 할 수 있는 뇌와 입을 가지고 있으니 100% 코디만 탓할 수 없다.

반복되는 대통령 의상 이야기를 보면서 2011년에 있었던 영국 여왕의 아일랜드 방문이 떠올랐다.

당시 여왕의 아일랜드 방문은 영국과 아일랜드에 있어서만은 정말 큰 이슈면서 변화였다.
아일랜드를 지배하려는 영국과 그 속에서 벗어나려는 아일랜드의 역사는 정말 피의 역사다. 아직도 영국에 포함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는 영국 국민이고 싶어하는 이들과 전통적으로 카톨릭이며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이들이 폭력적으로 충돌한다. 2015년 오늘날에도.
그런 가운데 성사된 영국 여왕의 아일랜드 방문은 영국 군주로서는 100여 년만이었다.

정말 우연하게 여왕의 아일랜드 도착 생중계를 보게 되었다. 뉴스 진행자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그 역사적인 순간을 전하고 있었는데 비행기 출구에서 여왕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진행자들은 "아!" 하고 탄성만 질렀다. 100여 년만에 영국의 군주로서 아일랜드에 온 여왕의 의상은 초록색이었다.


초록색은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빛깔이다. 이후 여왕의 일정도, 연설도 양국 역사에 대한 유감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여왕으로써 구체적인 표현으로 사과하긴 어렵다, 이미 의상 색깔 하나로 많이 (속된 말로) 먹고 들어간 셈이다. 이게 '의전'이다.

+

한국의 대통령 혹은 의전팀을 걱정해주기엔 내 코가 석 자다. 하지만, 혹시라도, 대통령이 여성이라서 이런 의상에 관한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도 나는 반대한다.
그런데 왜 며칠 지난 이야기를 끄집어내느냐면, 참.. 부끄러워서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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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5.11.19 15: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17500.html

    왜, 늘 부끄러움과 창피함은 우리 몫일까요

런던 시내는 11월의 첫날 크리스마스 점등을 한다. 특별히 크리스마스라하여 갈 곳도 없지만, 폴란드는 너무 비싸서 갈 수가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카드 쓰기에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자선단체에서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별로 비싸지 않다. 워낙 카드를 많이 주고 받는 문화니 그런 걸 고려해 10개가 들어있는 박스가 2~3파운드 정도. 우리는 우편 발송 비용이 많이 든다. 거의 모두 해외로 보내는 것들이니. 카드 구입 비용의 열배 정도가 우편 발송 비용으로 든다.

한국에 사는 지인들과 비교하여 경조사비가 거의 들지 않는 환경에 살고 있으니 그 정도는 괜찮다. 그보다 손으로 뭔가를 꼬물꼬물 써내는 일이 더 힘들다. 컴퓨터에서 타이핑해서, 라벨지에 출력해서, 카드에 붙여볼까 생각 안해본 것도 아니지만 - 아직 거기까지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엔.

연말에 잊지 않고 딸이 학교에서 만든 카드를 보내주시는 분이 있다. 학교 수업에서 만든 카드를 업체가 대량생산할 수도 있도록 파일화하고 부모는 주문하면 되는 시스템. 그 카드를 보면서 나도 누리와 카드를 만들 날을 그려보았는데, 아직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내 주도로 만들 수는 있지만, 그건 누리가 만든 것이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우연히 누리가 쪼~끔 더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키트를 발견하고 사봤다.

Usborne이라는 출판사('오스본'이라 읽나. 이 출판사 참 괜찮다.)에서 나온 카드 키트들인데, 한 가지는 스티커를 붙여 완성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색칠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온 가족(이래야 3명이지만)이 겨울 저녁에 둘러앉아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든다.

+

그나마 스티커는 삐뚤삐뚤해도 카드 같았는데, 색칠로 완성하는 카드는 - 참 형이상학적이다.
누리의 색칠을 보고 있자니 그 유명한 코끼리가 그린 그림을 보고 있는듯한 느낌도 든다. 코끼리나 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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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크리스마스 카드 키트가 궁금하실까.

친절한 토닥씨..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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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5.11.19 15: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의 패션이 소녀소녀하네요 ^^ 누리기 붙이고 그린 카드라... 한국과 폴란드의 가족들이 정말 반가워할 듯 해요

  2. 유리핀 2015.12.03 15: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맨 마지막 사진 속 '색칠하기 형이상학적 카드' 가 도착했어요 ^^ 누리는 정해진 칸 안에 칠하기가 되는군요!!! 밑도끝도 없는 소용돌이 황칠만 가능한 생명체만 보다 '정해진 구역에 색 입히기'라는 고차원적 퀘스트를 이해하고 실행한 누리의 작품을 보니 왠지 감개무량? 우리집 꼬마 트리 옆에 함께 놔둘게요. 감사합니다 ^^

지비랑 나는 누리가 교육시스템에 들어가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자고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벌써 작년에 누리는 크리스마스를 알아버렸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걸 몰라 '킴미'라고 외쳐대기는 했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주칠 때마다 그 반가움의 강도가 더 커져, 지비와 나는 올해부터 작아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자고 합의했다.

집도 작고, 환경적이지도 않으니 실물 나무는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비싸지만 여기 사람들은 실물 나무 크리스마스 장식을 꽤 많이 하는 것 같다.
지비는 기왕 사는 거 누리 키보다는 큰 걸 사자고 했다. 어디에 둘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나오는 집에 살고 있는지라, TV 옆에 놓을만한 작은 크기로 변경했다. 12월에 들어가면 살까 했는데, 오늘 커피 마시러 나가서 덜렁 사왔다.

끝까지 자기가 들꺼라고 고집부리는 누리. 무겁지는 않았지만 박스라 어찌나 낑낑거리고 가던지.
우리가 너무 작은 (인조)나무를 샀는지 흔히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은 사이즈가 안맞아서 가장 크기가 작은 장식품 한가지만 사왔다.
집에 와서 사온 장식품을 달아보니 장식품이 꽤 작아야만 이 작은 나무와 어울릴 것이라는 결론이 생겼다.

주섬주섬 있는대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다. 코코몽, 강정못난이, 노란리본도 함께.

또 뭘 달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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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들무지개 2015.11.17 03: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동안 누리를 못 봐 그런지, 누리가 엄청나게 컸네요.
    머리도 길어 묶다니.....!
    토닥님, 정말 요렇게 소중한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 토닥s 2015.11.17 08: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실 키는 별로 안컸는데 머리스타일이 커보이게 하는 것 같아요. 여전히 숱이 없지만. ㅎㅎ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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