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는 시점에 들어볼만한 노래로 'time to say good bye'를 생각했다.  그 파일도 며칠 전에 준비해두었는데 게으름으로 올려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부쩍 이 노래가 맴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것쯤은 안다.  나 역시 변하고.
그런데 내가 변해가는 속도와 사람들이 변해가는 속도가 다르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었다.

그 속도의 차이는 나 조차도 나를 현실성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했고
또 그 차이는 다시 현실에서 더 큰 차이를 만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종의 '지체'를 앓고 있는 셈이다.

사람들과 나의 차이를, 그 격차를 따라가려고 너무 힘을 들였던 것 같다.
그래서 힘들었다.  
누가 부러 상처를 준 것도 아닌데, 스스로 상처를 치료한답시고 한 걸음 뒷걸음쳤던 거다.
흘러가버린 관계와 시간에만 너무 연연했던 것도 같고.
그냥 달라진 관계에 무던해지면 되는 것을.
사람에게 무던해지는 건 관계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던해진 그대로를 관계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동안 지난 시간과, 지난 관계들에만 치중한 나머지
훨씬 오래전부터, 변함없이 내 옆을 지켜주었던 사람들을 의식하지 못했다.
내가 힘들 때 힘이 되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그들, 내가 더 크게 미안하다.
이제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옆을 지켜줄 차례다.


관계는 늘 변화하지만, 그래서 예전만 같을 수는 없지만,
'아직 끊이지 않은 관계'임에 감사해야 한다.
그래서 아직도 '관계'라는 사실에 말이다.
잊고 잊혀지는 인연들이 얼마나 많은데-.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봄 여름 가을을 겨울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그래 나도 변했으니까
모두 변해가는 모습에 나도 따라 변하겠지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그래 너도 변했으니까
너의 변해가는 모습에 나도 따라 변한거야

이리로 가는걸까 저리로 가는걸까
어디로 향해 가는건지 난 알수 없지만

세월 흘러가면 변해가는건 어리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게 변해들 가는건 자기만 아는 이유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너도 나도 변했으니까
모두 변해가는 모습에 너도 나도 변한거야

이리로 가는걸까 저리로 가는걸까
어디로 향해 가는건지 난 알수 없지만

세월 흘러가면 변해가는건 어리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게 변해들 가는건 자기만 아는 이유


세월 흘러가면 변해가는건 어리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게 변해들 가는건 자기만 아는 이유

세월 흘러가면 변해가는건 어리기 때문이야
그래 그렇게 변해들 가는건 자기만 아는 이유



해넘기기 전에 노후를 함께 할 동반자를 한 명 확보한 것 같아 조금 마음이 놓인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

2005년도 얼마남지 않았다.
가는 해 아쉬워말고,조금만 아쉬워하고, 오는 해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2006년 모두들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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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울길에 나서며 책 읽기가 싫어 시작했던 십자수.
지루한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옆에 앉은 사람들은, 내가 느끼기엔, 한결같이 이상하게 바라봤다.(-_- ):




이미지닉으로 쓰는 캐릭터다.  양 캐릭터.




빵빵(?)한 엉덩이.




snoy f717

핸드폰 액세서리인데 아쉽게도 나는 지금 달 수가 없다.(-_- )

십자수,
생각을 없애버릴 수 있어서 좋고(거의 무념의 무아지경에 이른다.),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
시킨 일을, 나는 시킴을 당한 일을 할 시간은 없는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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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건 운명의 실수나 장난 따위도 포함하는 것 같아요."
"광식이 오빠를 친오빠처럼 생각해도 되죠?"



그대 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순 없어

힘없이 되돌아서는 그대의 모습을
흐린 눈으로 바라만 보네

나는 알고 있어요 우리의 사랑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서로가 원한다해도 영원할순 없어요
저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기억해줘요


그냥 기억만으로도 족하다면 그건 필히 짝사랑에 그치고 말것이다.
김주혁이 부른 노래만큼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것은 그가 말하는 '짝사랑의 본질'이었다.
나 역시 한 번도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사랑으로 맺어지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를 두려워했던 것 같고,
사랑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를 역시 두려워했던 것 같다.

그렇게 사랑의 전과 후를 겁내던 나는
결국 가슴이 터질듯한 그리운 마음을 가져보지도 못했다.
나와 내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머리로만 사랑의 전과 후를 반복해서 떠올리는 그것이,
짝사랑이다.
그래서 짝사랑은 짝사랑에 그치고 사랑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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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 ≪광장·구운몽≫. 문학과지성사.

근래 읽었던 책에서 최인훈의 '광장'이 자주 언급되는거다.  '광장이 어떤 내용이었지?'하고 기억을 더듬어봐도 머리 속에 남은 게 없었다.  간략한 내용, 한국전쟁 이후 중립국행을 선택한 포로가 중립국으로 향하던 중 바다에 뛰어든다는 내용만 기억날뿐.
누구나 그렇듯 나도 고등학교 때 입시를 준비하며 이 책을 읽었다.  그때 너무 많은 작품들을 읽어 가끔은 스토리가 엉키기도 한다.  '광장'은 읽었다는 것만, 그리고 문제집에 자주 지문으로 나왔던 마지막 부분만 기억이 날뿐 내용이 기억이 안나는거다.  그래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이 집에 없는 거다.  중편 정도라 단행본도 없고, 사기는 그렇고 언니에게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달라고 했다.

한 장 읽고, 두 장 읽으며 왜 내가 책의 구체적인 부분이 기억나지 않는지를 알게 됐다.  문체와 표현에 그 이유가 있었다.
'내가 읽지 않은 건 아닐까?'하고 생각해봤는데 읽다보니 부분부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경유지에서 하선하고 싶은 포로들과 그들을 관리감독해야할 사람들의 싸움, 그리고 발레리나 여자친구, 그 여자친구와의 밀애 등등.

문체는 간결했지만 표현은 추상적이었다.  단절적인 느낌은 주~욱 이어진 이야기로 머리에 새겨지지 않았다.  잘못된 꼴라쥬 같다고나 할까.  누군가는 나의 문학적 소양의 빈약함을 탓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느꼈는데 어떻게 해.(. . ):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언제나 그렇듯 나는 마지막 장까지 읽었다(내가 공부를 이런 의지로 했더라면.(-_- ):).  1권만 읽고 손을 놓아버린 ≪화두≫도 그랬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이명준이 중립국에서의 삶을 꿈꿀 때다.
'이렇게 살테야'하고 중립국에서의 생활을 그려보는 부분이 있다.
그는 노동으로 먹고 사는, 이데올로기 같은 거창한 의미는 없지만 먹고 살기 위해 하루하루 노동하는 그런 생활을 그려본다.
나도 한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가끔 단순노동을 통해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며, 내가 맞서야 하는 현실을 잊어버리려고 한다.  이를테면 십자수.(-_- ):

나를 시험과 시련에 빠지게 한 작품.
박기범의 글을 읽은 뒤라 시련을 더욱 크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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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2001). ≪부자의 그림일기≫. 글논그림밭.

책머리 소개글에 따르면 ≪부자의 그림일기≫는 1995년 출간됐고, 이번 책은 복간본이라고 한다.
얼마전 이 책을 보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가 "만화에 관심이 있으시네-."라고 말을 걸었는데 옆에 있는 사람이 "이 만화는 예술만화예요."라고 대신 대구하는 거다.
'예술만화?'

≪부자의 그림일기≫는 단편 묶음이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에 이르는 작품들로 70~80년대 한국 사회를 담고 있는 만화다.  정치만화도, 경제만화도 아니요, 한국 사회 밑바닥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들은 어떤 아픔의 개인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담은 만화다.

책 제목을 만들어낸 단편 '부자의 그림일기'에서 부자는 사람 이름이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이름만 '부자'인 아이의 그림일기다.  
아이는 '가난뱅이 부자'라고 친구들에게 놀림받고, 엄마는 포장마차 단속반에 포장마차를 빼앗기고, 추석날이 되어도 차례상에 올릴 것이 없어 하나도 기쁠 것이 없는 아이의 그림일기.
부자의 그림일기와 오세영의 그림이 짝을 이루어 한 마디의 대화 없이도 가난한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대부분의 단편은 그런 내용이다.

월북작가 단편을 오세영이 새롭게 그린 작품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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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2004). ≪엄마와 나≫. 보리.

언니가 책을 샀는데 같은 책이 세 권이었다.  언니가 수량을 잘못 체크한 건 아닐까 싶어 확인을 했더니 선물하려고 그랬단다.  읽을만하다고 내게도 읽어보라고.
읽어야 할 책이 줄을 섰지만 '박기범'이라는 이름 때문에 새치기를 허락하도록 했다.  그는 2003년 이라크전쟁 발발 전 이라크에 들어가 반전활동을 벌였던 동화작가로 내 머리 속에 기억돼 있었다.  한 번쯤 그가 쓴 동화를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지만 이제까지 인연이 없었다.

이 작품은 2000년 전태일 문학상 받은 글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박기범과 그의 어머니가 쓴 일기다.
그의 어머니는 이땅에서 몇 프로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는 문맹자였다.  그의 권유로 어머니학교에 다니게 되었고, 그는 그곳에서 교사로 자원활동을 하게 됐다.

일기의 내용은,
박기범과 어머니의 이야기며  그가 가르치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읽고 쓰기가 큰 도전인 사람들의 이야기.
내게 주어진 것들을 감사하게 만드는 책이다.

박기범의 글은 간결하여 읽기가 편하다.  불필요한 한자말도 없으며, 군더더기 말도 없다.  
꾸밈으로 가득찬 우리들의 글쓰기를 되돌아보게 됐다.
글뿐 아니라 우리들의 삶도 알맹이는 없고 꾸밈만 넘쳐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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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2005). ≪식객9·10≫. 김영사.

지난 겨울 언니와 나, 그리고 다쳐서 두어 달 동안 집에만 있었던 엄마까지
열심히 읽었던 책, ≪식객≫.
얼마전 9, 10권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주에 샀다.  함께 주문한 책이 흔하지 않은 책이라 배송이 일주일 넘게 걸렸다.
(결국 그 흔하지 않은 책은 기한내 못구해서 따로 보내준단다.(__ ):)

어제 외출하기 전 인터넷서점에 들어가 언제나 오나 확인을 했더니
'택배 양산영업소에서 고객님께 배달중'이란다.
'집에 오면 있겠군, 야호!'하고 나갔다 돌아오니 역시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함께 주문한 다른 만화책과 함께.

대충 씻고 만화책을 펴들었다.  
책장을 넘기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눈뜨자 말자 또 읽기 시작했다.
콩나물국밥 편에선 눈물까지 머금게 만들었다.
에잉-, 너무 재미있어.

요리, 음식이라면 레스토랑이라야 어울릴 것 같고,
양념이 아닌 소스라야 어울릴 것 같았다.  그런 고정관념을 깨도록 만들어준 만화다.
≪요리왕비룡≫이 돈까스라면, ≪식객≫은 떡갈비라고나.( ' ')a
(부적절하다만 그냥 넘어가자.)
하여간 우리 것을 되돌아본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와 함께 보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좋다.

허영만의 장인정신에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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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html 코드만으로 사진을 나열하자니 힘들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하여 플래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책을 빌린 것도 두번쯤 된다.  그런데 때마다 한 달 동안 고스란히 가지고만 있다 반납했다.
사진 정리를 하다 생각난김에!하고 팁을 배울 수 있는 사이트를 찾았다.
어젯밤 메뉴에 대한 설명을 담은 강좌를 탐독하고,
오늘은 간단한 액션(이라기도 그렇다만.(__ )::)활용에 대한 강좌를 보고 만들어봤다.

비웃지 마라.
만들고 혼자서 감동했다.


그래도 그냥 계속해서 html 코드를 사용하는 게 낫겠다 싶다.(o o )::
하지만, 신기하고 좋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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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이야기한적 있는 것 같은데,
한 선배가 물었다.  왜 사진을 찍냐고.
당황하여 횡설수설했지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경험의 공유'였다.
사실 이 홈페이지도 그런 목적을 두고 있다.
경험을 공유하는데 있어 사진이 적합하면 사진을, 글이 더 적합하면 글을 이용할 뿐이지
굳이 사진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요즘은 게을러져 사진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사진은 그 자체가 일정 정도의 부지런함을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홈페이지, 사진의 존재이유가 요즘은 '경험의 공유'에서 '기록의 사명'으로 옮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에 대한 개인의 기록이 되었든, 이 시대를 산 사람의 기록이 되었든 말이다.
물론 아무도 내게 그런 사명을 요구하거나 부여하지도 않았다.
그냥 스스로 부여한 사명이다(거창도 하다.(__ ):).
솔직하게는,
백수라는 신분을 잊어버린 주제 넘은 사치에 대한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조세희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27년만 200쇄 기록
“세월 흘러도 ‘난쟁이 가족’ 삶 나아지지 않아”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연작을 쓸 때 제 심정은 벼랑 끝에 ‘위험’ 표지판 하나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대로 끌려 가면 벼랑으로 떠밀리겠다는 두려움이었죠.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땅 밑 도처에 지뢰가 묻혀 있어서 언제고 폭발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게 당시 제가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자본에 착취 여전
소설 대신 집회장소 찾아 사진 찍어

1970년대 산업화의 그늘을 조명한 연작 장편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이 200쇄를 기록했다. 1978년 6월 문학과지성사에서 초판이 나온 지 27년 만의 일이다. 문학과지성사로부터 <난쏘공> 판권을 인수해 지난 2000년부터 발행하고 있는 출판사 ‘이성과힘’은 <난쏘공> 200쇄를 기념해 한정본 특별판을 만들었다. 판화가 이철수씨가 제목 글씨와 뫼비우스 모양 띠 안에 난쟁이 가족의 팍팍한 삶을 담은 그림을 새겼고, 디자인 회사 ‘끄레’가 표지 디자인을 맡았다. 양쪽 모두 무료 봉사.

“27년 만에 <난쏘공>이 200쇄를 기록했지만, 지금 상황은 처음 이 소설을 쓰던 때와 똑같아 보입니다. 날마다 가난한 사람들은 자본에게 매를 맞고 착취 당하고 있어요. <난쏘공>을 처음 쓸 때는 상황이 그렇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소수만 알고 있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겠죠.”

1일 낮 작가로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들 ‘200쇄 기념 기자 간담회’ 자리에 나온 조세희(64)씨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에게는 당장 자신의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간담회보다는 대학로의 농민 집회와 여의도에서 열리는 노동자 총파업 집회가 더 중요해 보였다.

“한국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850만명이고 농민이 350만명입니다. 합해서 1200만명이죠. 이들은 대부분 한 가정의 가장이고 집안의 유일한 노동력이기 십상입니다. 이들이 하루하루를 희망 없이, 슬프게 사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일 수는 없는 것이죠.”

미출간 장편 <하얀 저고리> 이후 십수 년 동안 소설 발표를 하지 않는 대신 그는 주요 집회와 시위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고 있다. 펜 대신 카메라로 그의 표현 수단이 달라진 것일까. 지난달 15일 농민 전용철씨가 희생된 여의도 집회장에도 갔다가 한바탕 물대포 세례를 받았다.

“당시 분위기는 엄청난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경찰의 곤봉과 방패에 맞아 피를 철철 흘리는 농민들 모습을 보면서도 저는 분노로 몸을 떨 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도 제가 계속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찾아 다니는 이유는 두 가집니다. 동시대인으로서 내가 보고 겪은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카메라를 지니고 있으면 현장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작가는 카메라가 아닌 펜으로써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잊지 않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건강이 허락한다면 그동안 소홀히 했던 글을 다시 써야죠. <하얀 저고리>도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지어야 하고, 짧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동시대의 사람과 사회를 담아내는 글도 쓰고 싶어요.”

간담회를 끝내고 그는 서둘러 가방을 메고 일어섰다. 사진기자들이 메고 다닐 법한 가방 안에는 <난쏘공> 200쇄 기념호와 함께 그의 또 다른 ‘무기’인 카메라가 들어 있었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인터넷한겨레 2005/12/01)

http://www.hani.co.kr/kisa/section-005001000/2005/12/005001000200512011917235.html


그는 1970년대를 소설로 기록했고, 2000년대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물론 그의 기록은 수준부터가 내가 하는 하잘것없는 기록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나의 하잘것없는 기록은 계속 될 것이다.

<난쏘공> 200쇄 특별한정판 샀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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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도움요청으로 언니 수업에 쓰인 워크 시트를 정리하는 일을 했다.  기계적일 수도 있는 작업이었지만 아이들의 답이 때로는 기특하고, 때로는 안타까워 나름대로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수업 자료로 신경숙의 ≪외딴방≫이나 조영래의 ≪전태일평전≫ 또는 김민기의 ≪공장의 불빛≫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하게 한 글쓰기다.

글쓰기1. 늦은 밤 어머니나 남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자.  '고향을 떠나 공장에서 일하는 나'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아지고 마음 속에 품은 희망을 가족들에게 편지로 써보자.

오늘 시다일을 하면서 동생과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편지를 씁니다.  전 어머니가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러줄 때가 그리워요.  여기에 오니 ‘5번시다-’라는 소리 밖엔 듣지 못했어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붙여 보낼 수 있을지 참 고민이예요.  지금 제 옆의 언니도 편지를 쓰고 있어요.  이 언닌 오늘 일을 하다 배가고파 잠깐 빵을 한 입 문거 가지고는 버럭 화를 내며 뺨을 맞았어요.  옆에서 반발하고 싶었지만 그 불똥이 저한테 튀어 어머니에게 돈을 붙이지 못할까봐 어쩔 수 없이 조용히 있어야 했어요.  비록 여기는 환경도 좋지 않고 월급도 작지만은 우리 가족이 그나마 살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내 동생, 공부는 잘 하고 있을런지.  그 아이만이라도 공부시켜서 성공시키고 싶어요.  그러니 제 걱정 마시고 동생 공부 열심히 시키세요.  전 괜찮으니까요.  그럼 다음에 편지 또 쓸께요.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 딸올림-

1학년 김○○



이 글을 읽으며 아이의 상상력에 놀랐다.

질문2. 전태일은 분신하는 순간 망설였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니까.  하지만 그는 불을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다. 그는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그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엇이었을까?

살고 싶다.  하지만 이 나라는 우리에게 도움을 줄 생각은 없을 것이다.  어머니를 모셔야 하지만 친구들을 믿을 수밖에.  내가 죽은 뒤의 일 또한 친구들에게 맡겨야 되는데 많이 미안하다.  노동자들도 인간인 이상 똑같은 대접을 받아야 하기에 난 오늘 이곳에서 죽는다.  다들 미안하다.

1학년 김○○



언니의 일터는 부산 외곽에 위치한 산업고등학교이다.  첫 부임지가 상업고등학교였던터라 아이들 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언니의 생각과 달리 현재의 일터는 언니에게 만만찮은 상대였다.

언니의 학교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야말로 '양지의 양지의 양지의 … 양지, 그리고 음지' 정도만을 살아왔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와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 조차 소외 당한채로 살고 있는 아이들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나는 그런 아이들에게 영어, 수학, 물리를 가르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서 직업교육이나, 주어진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는 시민으로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들의 대부분은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로써,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서 살아 갈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언니는 노동운동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진행해왔다.  언니는 국사교사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보다는 노동자들이 1970년대는 어떻게 살았고, 또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가가 더 중요하다.  아이들은 대부분 멀지 않은 미래에 노동자가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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