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한국에서 보낸 누리 생일 일주일 전 전야제 사진이다.  페이스북은 잊지는 않았지만 매순간 기억하지는 않는 과거를 상기시켜준다.  '몇 년 전'이라는 타이틀로.  주로 반응이 많았던 글들만 보여주고, 과거 포스팅들은 페이스북 임의대로 삭제 / 저장된다.  페이스북엔 메모만 남겼다가 블로그로 옮겨야지 했던 글들이 숱하게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페이스북은 과거를 상기시키준다는 장점 외에도 더 이상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기억의 조각들을 블로그로 퍼올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함께 준다.  이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모든 걸 다 퍼올리지는 못해도 여행은 꼭 담아보자는 것이 실천되지 않는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그 밖에도 매년 사용하지 않지만 글들이 저장되어 있어 없애지도 못하는 오래된 홈페이지까지 있다.  심지어 이 홈페이지는 비용까지 들어서 정말, 이번에는 필요한 글들만 퍼담고 더는 도메인과 호스팅을 더는 연장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난 사진 속 누리는 모두 통통하다.  2년 전에 누리가 이렇게 생겼던가.


누리가 학교에 가고 생겨난 시간을 어떻게 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첫 이틀은 곧 3년 영국생활을 마치고 자기나라로 돌아가는 친구에게 앨범을 만들어주려고 꼬박 컴퓨터 앞에 붙어 있었고, 그 나머지 날들이래야 어제와 오늘이다.  집안 일도 하고, 병원도 가고 시간과 동선이 맞지 않아 허비하는 시간도 많지만 천천히 이 시간을 채워볼 생각이다.  그 중에 하나는 사진 정리.  다른 사람들에겐 의미 없는 이 일이 나를 돌아보고, 누리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피곤한 오늘을 밀고갈 힘도 준다.


+


(다시 페이스북이 상기 시켜준 2년 전 생일로 돌아가서)

그 날의 뽀로로 케이크는 가족들이 모였을 때 누리와 케이크를 먹기 위한 명분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생일을 명분으로 몇 번 더 케이크를 먹었던 것도 같다.  사진을 더 보면 알 일이다.

올해의 생일, 5번째 생일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달라진 점은 누리가 '생일'이라는 개념을 알고 본인이 '다섯살'이 된다는 걸 알게 됐다는 점.  정말 이제 다섯살 여자아이인가보다.  곧 떠나가는 누리의 어린이집 절친이 생일마저 비슷해서 두 아이의 생일 가운데 함께 생일 파티를 해볼까 생각했다.  송별회도 겸해서.  그런데 절친 엄마에게 '생일이란 가족과 따듯하게'라는 단단한 생각이 있어 우리도 우리끼리 보내기로 했다.  누리가 가보고 싶어하는 식당을 예약하고(그런 곳이 있다), 선물을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사실 식당은 우리가 가는 거고, 누리는 가도 먹을 게 없다, 선물은 사주려고 했던 것인데 생일과 때가 맞아 생일 선물로 둔갑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식당만 예약해 놓았을 뿐, 평일 저녁이라 예약도 필요 없는 것을, 우리는 빈 손이다.  선물이 생일 전에만 도착하기를 매일 밤 기도해야겠다.  무료 배송 옵션으로 주문했더니 배송 예정일이 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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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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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7.09.14 04: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조금만 더크면 엄마의 베프가 되지 싶습니다.^^

    • 토닥s 2017.09.14 06: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게 되려고 해도 누리가 한국말을 더 잘해야 할텐데요. 저는 제가 누리와 영어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됩니다. 고맙습니다.

  2. Boiler 2017.09.14 22: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가끔 페이지 북에서 몇년전 사진들을 보면서 아~~그랬었지..하고 느낄때가 많습니다. ^^;;
    그나저나 저도 아이 한국어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런지..
    저는 되도록 집에서 딸아이한테 한국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하는데 잘 늘지가 않네요..
    누리는 한국어 공부 어떻게 하고 있나요?

    • 토닥s 2017.09.17 18: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에게 한국어와 하루에게 한국어는 좀 다를 것 같아요. 누리는 그나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던 제게서 한국어를 들었지만 하루는 살고있는 곳도 일본이고, 엄마도 일본어를 쓰니 한국어 익히기가 쉽지는 않을꺼예요. 누리에게 폴란드어가 하루에게 한국어가 아닐까 싶어요. 저희 남편은 누리에게 폴란드어를 어떻게 소개했냐면요, 애가 좋아하는 카툰을 폴란드어로 보여줬어요. 물론 남편은 줄곧 폴란드어를 쓰기도 했고요. 그래도 별 발전이 없었는데요, 좋아하는 카툰을 보여줘도, 작년 이맘때 폴란드 유아 스카우트를 시작하면서 폴란드어로 말하기 시작했답니다. 아빠에게서 듣는 폴란드어는 사실 어른들의 언어거든요, 그런데 그곳에서 또래의 언어를 배우면서 말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아빠에게만요. 이해는 하는데 사람들에게, 특히 어른들에게 누리는 잘 말하지 않는답니다. 그건 폴란드어, 영어, 한국어 마찬가지예요. 기회가 되면 또래친구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우리 같은 경우보다 한쪽 부모의 모국에 살면서 2개국어를 익히는게 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어려움이 있더라구요. 아빠가 이곳 네이티브인 경우 아이에겐 영어의 영향력이 너무 비중이 많아 다른 언어가 들어갈 틈이 없더라구요. 간단히 말하면, 아이에겐 영어기 너무 편한거죠. 그렇게 보면 하루에게는 일본어가 너무너무 당연하고 편한 거죠. 심지어 엄마의 언어니까. 하지만 또 일본은 한국도 가깝고(자주 가세요), 한국문화와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많은 장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함께 화이팅요! :)

      아, 누리의 한국어 공부..는 특별히 하지는 않고 있어요. 이제 자모를 익혀 스스로 읽히는게 목표지만 저도 막막합니다. 주로 한국책을 읽어줘요. TV도 보여주고요. 요즘은 아이챌린지라는 교육 프로그램에 포함된 dvd를 친구네에서 물려 받아 열심히 봐요. 한국 동요, 율동, 한국어를 배울 수 있어 괜찮네요. 누리가 또래의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없거든요. 또 일년에 한 번 한국에 다니러 가고 또 가족들이 여기에 와서 일주일씩 지내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3. 우랑걸 2017.09.20 12: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지난 8월 가족들과 폴란드에 갔을 때 공항에 도착해서 가방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누리와 화장실에 갔다.  손을 씻던 누리가 "어?"하고 화들짝 놀랐다.  마침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는데 "대디 말"이라며.  누리가 보통 밖에서 듣는 말이래야 영어인데, 그날은 폴란드어였으니 누리에겐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마미 말도 할 수 있고, 대디 말도 할 수 있고, 리X코 말도 할 수 있어", "누리는 세 개 할 수 있는데, 이모는 하나 할 수 있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집 일본인 친구 리X코가 영어를 하니 영어가 리X코 말이라고 생각했다.  '리X코 말'을 뭐라고 교정해주면 좋을까 생각하다 '영어'가 아닌 'English'라고 알려줬다.  뒤에 다시 언어를 말할 일이 있었는데 아직 쉽게 'English'라는 단어는 입에 붙지 않는 모양이다.

언어의 구분이 누리의 머리 속에 생겼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누리가 3살을 넘겼을 땐 지비가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답답해했다.  그래서 늘/자주 "대디한테 …라고 말해줘"라고 말했다.  그런데  누리가 조금씩 폴란드어를 사용하면서는 절대로 나에게 써야할 한국어와 지비에게 써야할 폴란드어를 뒤섞지 않는다.  나에게 영어도 하지 않으니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쓰는 일도 없다.  사실 영어가 한국어만 못하니 영어를 써야할 친구에게 한국어를 하는 일은 있어도 나에게 영어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얼마전 마트에 장을 보러 갔을 때 누리는 우리 물건 뒤에 막대를 놓을까 여러 번 물어봤다.  우리 물건과 다른 사람 물건 사이에 막대를 놓는 일, 누리는 이 일을 참 좋아한다.  물건을 올리고, 이동하고 정신없는 와중이었는데 누리가 여러 차례 물어봐서  내가 "just leave it"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누리가 "아니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라고 말했다.  내가 앗뜨거하고 놀라서 "응 그래 올려놔"라고 답했더니 그제야 만족했는지 우리 물건 뒤에 막대를 올려놓았다.

'영어'라고 가르쳐 줘야할까 'English'라고 가르져 줘야할까 단순한 것도 한 번은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처럼 한 순간도 언어에 관해서는 느슨해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 노력이 한국에서 유창한 영어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들의 노력과 같을 수는 없지만 작다고도 하기 어렵다.  누리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누리가 영국에 살면서 한국어를 한다는 사실에 처음엔 놀라지만, 부모가 한국인이니까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절대로 당연하지 않다.  얼마전에 계기가 되서 알고지내는 한국인맘이 몇 명인지, 그 중 아이들이 한국어를 하는 건 몇 명인지 세어봤다.  6명쯤 아는데, 그 중에 딱 한 가정의 아이들만 한국어를 한다.  그나마도 학교 생활이 길어지는 첫째의 경우는 학교 생활을 하지 않는 동생의 한국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내가 그 집 아이를 처음 봤을때만해도 한국어를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학교 생활과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지니 있던 한국어도 줄어든 느낌이었다.  그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  아이들이 한국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유년기에는 한국어를 곧잘하다가 학교 생활이 시작되면 있던 실력에서 깎아먹는다는 말.  막연한 말이었는데, 현실이 된다고 생각하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생각만큼 부지런하지 않아서 잘은 되지 않는다.  한국어를 가르치겠다며 언니편에 받은 소리나는 장난감은 사용빈도가 적고 그나마 누리에겐 좀 쉬운듯한 한국어책을 열심히 보고 있다.  어떻게 어려운 한국어-자음과 모음을 가르쳐야할지는 막막하다.  그래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한국어 과외를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구나 싶다.

거기에 다가오는 토요일부터 누리는 폴란드 주말학교에 가게된다.  누리가 한국어와 영어만 할 뿐 폴란드어를 하지 않아 지비가 조급함을 느꼈다.  그래서 결정한 일이다.  사실 폴란드 주말학교는 차로 10분 거리고 한국 주말학교는 차로 교통량이 없을 때 50여분 거리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한국학교가 보다 가까운 거리에 생기거나 우리가 그 근처로 이사를 가게되면 나는 꼭 보낼 생각이다.  한국학교가 나보다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한국학교 등록을 권했지만, 특유의 한국인 문화가 있어서 거리가 가까워도 다들 주저하는 눈치다.  그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비슷한 월령기들의 아이들의 언어는 부모가 끼고 앉아 한글자모를 가르치는 것 이상이 있다는 생각을 충분히 전달하지는 못한 것 같다.  나도 전문가가 아니고, 오히려 나는 뒤따라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니.  생각만 많다가 '일단 나나 잘하자'고 마음을 접었다.  지난 주는 학교 병설 유치원을 시작했고, 이번 주는 폴란드 주말학교를 시작하니 누리뿐 아니라 우리에게 굵직굵직한 일들이 있는 중요한 주다.  나 개인적으로도.  부드럽게 이 순간들이 흘러가길 바란다.


+


누리를 보면서 언어는 확실히 때가 있다는 걸 느꼈다.  누리는 지금 '그 때'에 있다.  자주 "OO는 대디 말로 뭐라고해?"라고 물어본다.  그런데 지비는 그 단어와 같은 폴란드어를 찾는데 늘 2초가 걸린다.  그렇게 생각하면 누리가 와 있는 '그 때'라는 건 지비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올 수 있는건가 싶다.  폴란드어가 있던 자리에 영어가 들어갔으니.  아니면 그냥 지비의 폴란드 실력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부족한 것인지도.

올 봄 한국에 갔을 때 그네에 앉아 영어로 수를 세던 누리가 10-ten을 넘어 20-twenty까지 세는 걸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올 여름 부쩍 열-10 이상을 궁금해 하던 누리.  스물-20을 알고 혼자 기뻐하고 서른-30을 알고 혼자 감격했다, 누리 본인이.  그런데 서른을 배우기까지 나는 하나-둘-셋으로 시작해서 반복적으로 스물아홉-서른까지 세어야 한다는 답답함이 있었다.  한국교재들을 보면 하나에서 열까지 가르치고 열-스물-서른-마흔을 가르친다.  그건 십진수의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아서 하나에서 서른까지를 반복했던 것인데, 하나에서 마흔까지 그리고 하나에서 백까지 가면 참 힘들겠지, 지난 주말엔 누리가 1에서 30까지 쓰는 기염을 보여줬다.  지비도 놀라고 나도 놀란 사건이었다.


30까지 쓴 사진은 없네, 정말인데.


하나에서 열까지를 배울 때도 늘 '여섯'을 빼먹더니, '열여섯'도 '스물여섯'도 잘 빼먹는다.  그리고 '-여덟', '-아홉'이 계속해서 헛갈리는 모양이다.  아이의 언어 발달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공통점을 가끔 발견하게 된다.   한국어를 배운 영국인(성인)이 자기도 늘 '여섯'이 어려웠다는 사실이나 10 이상의 수를 읽을 때 누리는 늘 거꾸로 읽는데 누리의 어린이집 영국인친구도 그렇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12'를 하나씩 떼어 읽으면서 'one-two'로 읽는 것이 아니라 'two-one'으로 읽는다.  여기에 대해선 10 이상의 영어가 'twelve-thirteen-fourteen'으로 나가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하는 영국엄마의 해석.  아이를 보면 이런 재미있는 사실들을 가끔 마주하게 되는데 기록으로 남길 틈이 없어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린다.  아깝다.  부지런해져야지.


+


오늘 아침에야 누리가 30까지 어떻게 관심을 가지고, 쓸 수 있게 되었는지 알게 됐다.  바로 달력이었다.  당분간 30 이후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31 이상은.  그 동안 나는 한글 자음을 어떻게 누리의 복잡한 머리속에 넣어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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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본의 케이 2017.09.12 00: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도 화이팅, 그리고 엄마도 화이팅입니다.

  2. colours 2017.09.12 02: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아 누리의 언어 이야기! 저도 관심이 있는 분야라(?) 흥미진진하게 읽었어요. 누리의 뇌세포들이 다국어를 익히면서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신비한 아이의 언어세계. 그런데 숫자 앞뒤를 바꿔 읽는거 아이들이 말 배우면서 단어 앞뒤 음절을 바꿔 말하는 것과 비슷한걸까요? '가방'을 '방가'로 읽거나 하는 것 처럼요.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누리의 앞으로의 언어습득 과정도! :)

    • 토닥s 2017.09.12 03: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뇌세포가 늘어나는지 어쩐지는 알 수 없어도 누리가 천재가 아닌 이상 한계가 있어요, 분명. 그러니 그 한계 속에 3개국어를 집어 넣으니 3개국어 어느 것도 하나를 하는 것만큼 잘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요. 누리는 곧 만 5세가 되는데 한국어를 한국어만 하는 아이의 수준과 같지 않고 영어도 폴란드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걸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고 많은 엄마들이 그 사실 앞에서 조바심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 마음을 늘 다잡는 게 쉽지는 않아요. 우리의 바램은 3개국어라기보다 한국과 폴란드의 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단 정도랍니다. 소박해보이는 그 바램이 참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늘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글자를 거꾸로 읽시도 하나요? 처음 들어요.누리에겐 없었던 일 같은데, 기억이 잘. 제 기억이 의심스러운 요즘입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

  3. 2017.09.12 03: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9.12 04: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어가 한글 자음모음만 익히면 읽을 수 있는 건 분명한데, 배우기 정말 어려운 언어예요. 일전에 배우기 어려운 언어 리트스트에 폴란드와 한국어가 동시에 올라있는 걸보고 남편과 웃었답니다. 한글의 원리는 과학적인데 예외도 많고요.ㅎㅎ. 한자와 얽혀서 어렵더라구요. 남편이 한글을 배울 때 우리에겐 익숙한 것들이 외국인에겐 참 어렵구나 했어요. 예를 들면 한 시 사십 분. 왜 시간은 한글이고 분은 한자냐.. 이런..ㅎㅎ
      언어, 바쁠 건 없지만 부담은 엄청되는 요즘입니다.ㅠㅠ

    • 2017.09.12 05:50 Address Modify/Delete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9.12 18: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어가 공용어가 된데는 배우기가 쉬워서 그렇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영국 생활 몇년에도 제자리인 영어실력을 둔터라 그렇게 납득은 안되지만, 다른 유럽의 언어들을 보면 동의도 됩니다.
      모국어라는 게 그렇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배운거라 이유를 딱히 설명하기 어려운. 남편이 한국어를 배울 때 그 생각을 많이 했지요. '그렇게 쓰기로 약속한거다', '언어는 규칙'이다라고 설명해줘도 제가 몰라서 그렇게 밀어붙인다고만 생각하던 남편. 한글의 과학성과 어려움을 동시에 느낀 계기였어요. 그래서 누리에겐 모국어로 한국어를 접하게 해주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4. 프라우지니 2017.09.13 05: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릴때 스트레스없이 배우는것이 제일 좋기는 하죠.
    근디.. 폴란드출신한테 물어보니 배우기 엄청 어렵고 문법도 장난이 아니라고 하던데..
    누리 화이팅이니다.^^

    • 토닥s 2017.09.14 06: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대체로 슬라브쪽 언어가 발음이 어렵긴 하나 유럽의 언어들은 또 베이스가 비슷해서 서로들 잘 배우더라구요.
      발음이 어려워요. 독어도 그렇겠지만.

      물론 전 아직 영어도 어렵네요.ㅠㅠ

오늘부터 누리는 학교에 간다.  갔다.  1학년은 아니지만 학교에 있는 리셉셥reception/프리스쿨pre-school이기 때문에 학교는 학교다.  한국식으로 풀자면 학교 병설 유치원이다.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내년 9월 이 학교에 1학년으로 그대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지난 겨울 학교 신청, 올해 4월 결과 통보, 몇 차례 학교 방문, 어제 있었던 신입생 가정방문까지 거쳐오며 오늘을 기다렸다. 


학교 신청


9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영국의 입학신청은 보통 그해 1월 초에 마감한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사회화되어 가는 시기라서 모두들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겪어보니 공립의 경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  전 국가적인 시스템에 우리가 선호하는 (런던의 경우) 6학교까지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대개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에 배정된다.  그저 가까운 학교, 그 중에서 평판이 좋고 주변환경이 좋은 학교에 배정되기를 희망하는 수 밖에.  물론 영국부모들도 아이가 생기면 사는 곳을 바꾸기도 한다.  주로 런던에서 아예 외곽으로 이사를 한다.  물론 이사에는 학교 뿐 아니라 좀더 넓은 집으로의 이주, 부모들이 자라던 환경처럼 덜 붐비는 환경으로 이주하는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

나의 경우는 비록 5분이지만 2년 동안 차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며 좀 지쳤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00m이내에 공립 2개, 종교학교 1개가 있다.  종교학교는 유아세례와 3년간 교인 증명을 해야한다.  정말 많은 영국의 부모들이 평소에 교회에 가지 않지만, 아이가 생기면 유아세례를 하고 교회에 나간다.  적어도 첫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는 교회활동을 해야한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다.  그러면 둘째 셋째는 형제자매 우선순위에 따라 그 학교에 (거의)자동으로 배정된다. 

우리는 종교도 없고, 이사를 갈 수도 없으니 주변 학교 중에서 가깝고 주변환경이 그나마 나은 곳을 1순위로 신청했고 그 학교를 배정받았다.  누리가 배정받은 학교는 바로 앞에 작은 공원과 놀이터가 있고, 방과 전/후 보육이 잘되어 있어  일하는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인근에 특별히 좋은 학교, 특별히 나쁜 학교가 없어 고만고만 누리 어린이집 친구 엄마들은 결과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3개 구의 경계에 살다보니 누리만 이 학교에 배정되고 이 근처에 살아도 주소지가 속한 곳이 다른 구인 어린이집 친구 둘은 먼 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그 중 한 엄마는 올해 안에 이사를 목표로 배정받은 학교 인근에 집을 보러 다닌다.  이 엄마는 배정받은 학교를 선호하는 학교 6학교 중 마지막에 써서 그 학교가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나는 3학교만 썼다.  그 중 어느 곳을 가도 상관없었는데 가장 가까운 곳에 배정을 받았다.


교복


4월쯤 결과를 통보받고, 교복이나 학교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 모임에 갔고, 아이들에게 학교를 소개해주는 날(그냥 가서 논다) 갔었다.  여름 방학전에 교복 세일이 많았지만 쑥쑥 자라는 나이라 여름방학 동안 커버리면 어쩌겠냐고 주문을 미뤘다.  한 두 주전 만난 누리 어린이집 친구 엄마가 학교에 신고갈 신발을 사러 갔더니 직원이 마지막주는 바쁘고 재고도 없다더라며 미리 사두라고 해서 나도 부랴부랴 검색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을 남겨두고 주문하려니 정말 원하던 제품은 사이즈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주문한 신발을 찾고 신어보기 위해 신발가게로 갔더니 사람이 북적북적.  아쉬운대로 대략 갖추었고, 알고지내는 한국맘 한 분이 교복 치마드레스/원피스 두 벌을 주셔서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고마워요!

영국의 교복은 대체로 겉옷 - 자켓이나 가디건은 학교 로고가 세겨진 겉옷은 학교나 지정 구매처를 통해서 사고 나머지 치마, 바지, 폴로셔츠 같은 것들은 색상만 정해져 있어 자신에게 맞는 예산의 브랜드에 가서 사면 된다.  주로 마트에서 사 입는다.  주변에서 M&S를 많이 추천해서 별 고민 없이 샀다.  체육복도 색상만 정해져 있어서 면이 좋은 유니클로에서 구입했다.




그런데 신발은 보통 여자아이의 경우는 슈즈shoes를 신어야 하는데 이게 가격이 어른신발이다, 내 기준에서는.  옷도 물려받고, 폴로셔츠도 2개에 7~10파운드 이런 식이라 맘에 드는 신발을 골라 샀지만 애들이 둘셋되면 부담이겠다 싶었다.  애들은 어른과 달리 발이 쑥쑥 자라 신발을 두 계절 이상 신을 수가 없으니.    하여간 이렇게 교복을 구매해 세탁해놓고 어젯밤엔 모든 옷에 이름표를 붙였다.  한국에서 주문해서 언니편에 받은 이름표.  여기도 이런 이름표를 쓰기 시작하는데 이름만 겨우 들어가는 식인데, 한국엔 이쁜 그림이 컬러로 들어가서 즐거운 마음으로 주문했다.  세탁에도 얼마나 견뎌내는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타이즈 같은 것은 그냥 세탁물용 마커펜을 사서 썼다.



가방에는 세탁용 이름표와 함께 주문한 열쇠고리를 달아주고 이름을 쓰는 칸에는 B언니가 선물준 스티커를 간단하게 붙였다.  B언니가 선물준 스티커는 초중고 졸업할 때까지 써도 될 분량이다.  언니 고마워!


다리미로 이름표 붙이고, 펜으로 이름 쓰고, 여기저기 스티커 붙이니 지비는 "영국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극성"이란다.  모르는 말씀.  심지어 나는 아이 이름을 어떻게 써야하는지까지 검색해봤는데, 그런 질문과 대답이 정말정말 많더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아빠들은 이해하지 못해도 엄마들은 다 공감할꺼라 - 믿는다. 

그리고 학교 가는 첫날 입을 옷을 접어 누리 의자에 올려놓고 잠들었다.



여름 내내 아침 8시에도 일어나지 않던 누리가 7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 학교에 가는 날이라며 나를 깨웠다.  "그래그래 학교"하면서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다.  심지어 준비가 너무 일찍 끝나서 옷을 입은채로 소파에 앉아 한 15분 TV까지 봤다.  그래그래 이대로만 학교생활 해준다면 정말 좋겠구나.  그렇게 누리는 처음으로 학교에 갔다.


첫 등교


누리에게, 우리에게 기념할 날이라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섰다.  마침 날씨도 좋았다.  그런데 사진도 잘 안찍으니 잘 못찍겠다.  이제 누리도 컸으니 누리 짐대신 다시 카메라를 들어야 할때다.



일찍 도착해서, 대략 300m 거리라, 다른 부모들처럼 사진을 찍었다.  많은 아빠들도 출근을 미루고 기념비 같은 이 날을 축하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을 먹으며 지비에게 "가서 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음 좋을텐데"라고 했더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초등학생이 되는 내년에는 꼭 찍자"고 한다.

모르는 아이들과 섞여 즐겁게 교실로 들어가는 누리 뒷모습을 보고 나는 학교에서 돌아나왔다.  역시나 들어가지 않겠다고 울고부는 아이들, 부모 옷자락을 잡아끄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가 누리가 아닌데 안도하면서 나오긴 했는데, 뭔가 시원섭섭.  정말 she's gone 이다.  찬바람이 씽 분다.  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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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씨엘 2017.09.08 03: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귀여워요. ㅎㅎ 교복이 넘 잘 어울리는데요.
    지비가 몰라서 하는 소리. 네임택에 대해선 여기가 더 극성인듯 합니다.

    • 토닥s 2017.09.08 08: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마 교복을 입으니 그렇겠죠? 옷이 모두 같으니. 지금보다 더 어린 어린이집 시절에도 네임택은 쓰지 않았는데 말예요. 전 교복이 좀 별로예요. 불편해보이고. 개인적으로는(근거는 없지만) 창의성에 해가 된다고 봅니다. 나의 창의성은 고교생활 3년 교복 입으며 사라졌다고 믿는 1인.ㅎㅎ

  2. 수민 2017.09.08 09: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교복 입은 모습 보니 누리가 영국 사네 싶다.

  3. 일본의 케이 2017.09.09 13: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she's gone...
    누리 교복이 너무 잘 어울립니다. 즐겁고 재밌는 생활 되길 바래요

    • 토닥s 2017.09.11 18: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직은 즐거운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이불에서 꼼지락하길래 "학교가자"했더니 웃더라구요. 다행입니다. :)

  4. colours 2017.09.12 02: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너무 예뻐요 :) 누리 표정은 더 예쁘구요! 전 어찌어찌 예중,예고를 다니면서 중학교 2학기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 내내 교복 + 교복 구두 + 교복코트를 입었는데;; 그때 교복자율화 시대여서 너무나 눈에 띄는 시절이었죠. 당시엔 민망함과 으쓱함이 섞여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같은 교복이어도 역시 제가 입는 것과 발레전공 학생들이 입은 것과는 마치 다른 옷인양 차이가.....(먼산) . 누리 교복 보니 그때의 기분이 느껴지네요 :)

    • 토닥s 2017.09.12 04: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심지어 예중 예고! colours님의 개인사가 무척 궁금한 1인.ㅎㅎ

      저는 교복자율화를 지나 다시 교복을 입기 시작하는 시기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녀서 고등학교만 교복을 입었어요. 그 시기에 없던 창의력이 말살(?) 되었다고 생각하는지라(ㅎㅎ) 교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로망도 없고요. 그런데 다들 어린 아이들이 교복을 입으니 다르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무엇보다 누리 본인이 좋아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언제까지일런지요.

어쩐지 이상하더라.  오늘 오후 커피 마시러 나가서도 좋아하는 자두 타르트를 시켜놓고 절반도 못먹던 누리.  애가 뜨끈뜨끈 해서 날씨가 더워 그런가 했다.  그런데도 춥다고 해서 에어컨 아래라서 그런가 했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히려고 보니 옆구리에 물집 잡힌 붉은 점이 딱!  자세히 찾아보니 머리카락과 얼굴의 경계에도 물집 잡힌 붉은 점.  후다닥 두 아이 엄마 J님께 보여드리니 수두 맞는 것 같단다.ㅠㅠ

지난 주 어린이집 파티에 수두 자국 그대로 온 아이 얼굴을 떠올려 봐야 늦었다.  그보다 어제 오늘 누리가 옮겼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미안함과 걱정이 가득.  누리가 어울리는 아이들 엄마 셋에게 연락해두었다, 예의주시하라고.  다행히 그 중 한 명은 몇 주 전에 수두를 치렀다.  덕분에 내일 어린이집까지 빼먹고 가려던 숲속학교도, 며칠 남지 않은 어린이집도 쭉 쉬게 됐다.  며칠 뒤가 졸업식 Goodbye ceremony인데 그것도 못가겠지.  다음주 주말쯤 6주간 일본에 다니러가는 친구 얼굴 잠시 볼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것저것 바빴던 게 체력저하로 이어졌나 싶다.  수두 끝나면 가을에 학교 시작할 무렵 먹이려고 옷장 깊이 넣어둔 홍이장군 꺼내 먹여야겠다.  아, 오늘은 나도 일찍 자야겠다.  누리가 밤 사이 잠을 설칠지도 모르니.

+

까페에서 집으로 돌아와 한 바탕 울고 해열제를 먹고 잠들었던 누리는 깨어나서 밥 먹고 지금은 신나게 노래 따라부르며 헬로 코코몽을 보고 있다.  참 정직한(?) 누리 어린이 - 컨디션의 좋고 나쁨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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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나는 시내에 볼 일을 보러가고, 지비는 누리를 폴란드 스카우트에 데려갔다.  데려가기로 했다.  그런데 입구에서 가지 않겠다고 울고불고 하는 바람에 근처 공원에서 둘이 시간을 보냈다.  지비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알지만, 누리를 설득하거나 달래거나 타협하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사실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이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누리의 폴란드어와 그와 관련된 활동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곧 방학에 들어가 두 달간 공백이 있기 때문에 방학 전에 바짝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방학 이후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
개인적으론 지비가 지난 주 자기의 점심과 휴식을 포기하고 누리 곁에 길게 머물러줬더라면 누리도 있겠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지비는 누리가 다른 아이들과 달리 수줍음이 많아서 남겨두기가 어렵다고 한다.  수줍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누리만 유별난 것이 아니라 그 나이 때 많은/다른 아이들도 그러하다고 나는 말했다.  지비는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

누리가 처음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할 때 일주일 동안의 적응기간을 거쳤다.  처음 이틀 정도는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 누리와 함께 배경처럼 있었고, 그 다음 이틀 정도는 누리가 나를 찾아 올 수 있는 공간에 앉아 있었다.  그러면 누리는 놀다가 나에게 오곤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다섯번째 날은 누리가 보이지는 않지만, 입구 리셉션에 앉아 있겠다고 설명해주고 거기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서 누리는 어린이집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한국에 3주, 6주 다녀오고서 같은 적응기를 다시 반복했다.  물론 처음보다는 하루 이틀씩 짧게.  남편은 그 과정을 모른다.  아니, 말로는 들었지만 그 과정에 있어보지 않고 겪어보지 않으니 모른다.  휴대전화도 쓸 수 없는 공간에서 멍하게 아이 뒤만 시선으로 쫓으며 보내야 했던 시간을.
아이의 성장도 그렇다.  어느 날 설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숫자를 셀 수 있게 된 것이 그 나이가 되서 그런 줄 안다.  일어서기를 시도할 때 수없이 옆에서 잡아주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면 다시 응원하고 독려하며 반복했던 과정을, 1에서 10까지 쓰여진 책을 열 번 백 번 혹은 그 이상을 하고서야 아이가 자기 입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던 과정을 말로는 안다고 하지만 잘 모르는 것 같다.

오늘 지비는 운동 때문에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떠나면서 미안한지, 거기에 누리를 폴란드 스카우트에 데려가달라고 그런 시도를 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다.  뭐 할꺼냐고 물어서 마트에 장이나 보러 간다고 했다.
지비가 떠나고 누리에게 물었다.  스카우트 하는 동안 내가 옆에 있으면 갈래? 간단다.  그럼 네가 스카우트 하는 동안 운동장에서 뛰어 놀 때 나는 벤치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어도 되냐고도 물었다.  된단다.  그 대화를 세 번쯤 반복하고 스카우트 장소로 갔는데, 벤치를 보고서 날더러 거기에 앉아서 기다리란다.  그래서 처음부터 벤치에 앉아 싸간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비가 내려 건물 처마 밑에 장바구니를 깔고 앉아 이북을 읽었다.  도중에 누리가 단체로 화장실을 갈 때 나와선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운동장에 나와 10분쯤 뛰어노는 시간에도 나와 열심히 손을 흔들다 들어갔다.

남편은 이 과정도 모르겠지.   비가 떨어져 먼지 냄새가 솔솔 피어 오르는 운동장 바닥에 앉아 2시간을 보낸.

운동장에 뛰어노는 사진을 보내주니 어떻게 데려갔냐고 묻는다.  "매직"이라고 말해줬다.

+

육아도 관계다.  아이와 나와의 관계.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 타협 - 희생이라고는 하고 싶지 않다 - 을 통해 유지되는 관계.  부모가 좀 그릇이 되서 그 관계가 수평적이면 더 없이 좋고.  사실 나도 그렇게까지 그릇은 못된다.  엄마들은 일상에서 무수히 반복하면서 그 관계를 말과 글로 정리하지는 못해도 몸으로 알게 되는데, 남편들은 알기가 어렵겠지.  아쉽게도, 적어도 지비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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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27 06:4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6.27 07: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 글에 대한 지인의 답글에 따르면(지인도 어느 누군가의 남편되는) 세상에 남편은 두 종류랍니다.

      육아를 모르는 남편과
      육아를 잘 모르는 남편.

      ㅎㅎ

      그래도 끊임없이 반복하면 남편도 사람인데 알아먹지 않겠냐고 나를 다독이는 것인지, 자기 아느님을 다독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답글이었죠.

      힘내세요! 멀리서 응원합니다. :)

또, 또, 또1

누리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성장/생애를 담은 시트를 만들어 달란다, 환경미화용(?)으로.  이 시트는 작년에도 했던 것인데 만들려고 사진까지 인화해놓고 만들어보내지 않았다.  지비는 우리의 소중한 사진이(!) 나중에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게 싫다고 했다.  그런데 일년을 경험해보니 대개 이런 것들은 모았다가 돌려준다.  그래서 이번엔 작년에 인화해둔 사진들로 만들어보냈다.

다른 엄마들은 사진 인화해서 그냥 붙여보내기만 했는데 또, 또, 또 자 꺼내 들고 칼 꺼내 들고 나름대로 짧은 일대기/연대기를 만들었다.  이런 거 잘해가면 민폐인데 줄 맞추기가 특기이자 천성이라서 어쩔 수 없다.

또, 또, 또2

며칠 전부터 누리 물병을 하나 사려고 온라인몰을 보고 있다.

가격은 거기서 거기인데, 원하는 500ml미만이 잘 없다.  있는데 그건 입에 닿는 부분 덮개가 없어서 다른 걸 찾고 있다.  겨우 찾은 건 한참 크고, 그나마 크기가 작은 건 열고 닫기가 어렵다.  돌려서 열어 마시는 병의 뚜껑을 누리가 잃어버릴리는 없지만 과연 잘 열고 닫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크기도 감당할만하고, 열기도 쉬운 건 모양이 마음에 안든다.  아, 세척도 쉬워야 한다.  별 것도 아닌 걸로 또, 또, 또 며칠째 고민 중이다.  

+

나도 이런 내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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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씨엘 2017.06.23 07: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물병은 진짜. 끝도 없는 고민을 던져 줘요. 전 그냥 sistema 330ml이랑 funtainer 쓰고 있어요. 예나말론 시스테마껀 자기가 혼자서 열어서 물 리필 할 수 있는데 다른건 좀 어렵데오. 그리고 가볍기도 하구요.
    사고 싶은건 contigo 420ml짜리인데. 두개 살라니. 비싼것도 같고. 씻기도 좀 힘들듯 싶고. 요즘 웨이트로즈에 sistema 세일해서 Contigo 하나 살 돈으로 sistema 4개 살 수 있네요.

    • 토닥s 2017.06.24 07: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contigo 바로 검색해봤어요. 멋진데 누리가 과연 눌러 물을 마실 수 있을런지요. 입에 닿는 부분이 커버되는 걸 찾고 있어요. 그러면서 간단한 구조라 세척이 쉬운. sistema hydrate hourglass나 tritan swift 중 하나 살 것 같아요. 아.. 이런데까지 에너지를 써야합니까.ㅠㅠ

한국에 다녀와서 집어넣으려던 자켓과 긴팔을 불과 얼마전까지 입었는데, 갑자기 더워졌다.  한동안은 덥다기보다는 날씨가 좋은 편이라 햇볕에 나가면 덥고, 그늘에 서면 쌀쌀한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덥다.  뜨겁다.  참 익숙하지 않은 런던의 여름이다.

한국에서는 이 정도 더위로 무슨 호들갑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은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가 없는 집도 많다.  그렇게 여름을 나는 곳이니 25도가 넘어가면 덥다.  우리도 오늘은 올해들어 처음으로 창문을 열고 잠들기로 결정했다.  모기가 없는 게 다행이다.  내일은 선풍기를 꺼내야겠다.

+

날씨는 덥지만 그걸 이유로 밖에서 나가노는 시간도 늘어나고, 아이스크림도 거의 매일 먹으니 누리는 즐겁다.  그나마 다행이다.  여름이 짜증스럽지 않고 즐거우니.

윔블던파크

해가 지고 기온이 내려가도 낮에 달궈진(?) 나는 식지 않는다.  누워서 땀을 뻘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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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7.06.20 05: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얼굴을 보니 더운것도 신이 나는것이 보기 좋네요.^^

    • 토닥s 2017.06.21 00: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는 더워서 힘들지는 않은가봐요. 다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 밖에 나가 놀지 못하는 게 이해가 안갈뿐. 비도 안오는데 말이죠.ㅎ

  2. 2017.06.22 04:1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6.27 17: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초대장을 보내드리려니 이미 존재하는 주소라고 나오네요. 초대장 관리가 컴퓨터에서 밖에 안되서 빨리 답신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즐거운 블로그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가끔 보는 '취향 저격'이라는 표현.  취향에 딱 맞았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요즘 누리와 지비가 열심히인 레고카드.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다.  어떻게 보면 지비가 더 열심히 하고 있다.

S마트에서 쇼핑을 하면 10파운드당 레고카드 1팩을 준다.  카드 1팩엔 4장의 카드가 있고, 카드의 종류는 140가지라고 한다.  물론 카드를 고를 수 없다.  그래서 여러 장인 카드도 많다.  쇼핑을 하면 카드는 무료로 주지만, 카드를 수집하는 책은 2파운드를 주고 사야한다. 
쇼핑할 때마다 한 두 장씩 모인 카드가 제법 많아지자 "이걸로 뭐하지?" 지비가 그러길래 카드를 수집하는 책이 있다고, 사야한다고 그러니까 당장 사자는 지비.  그날로 시작되었다, 이 (약간 심하다 싶은) 레고카드 수집이.

책을 처음 사서 그 동안 수집한 카드를 꼽기 시작한 날이다.

카드를 수집하는 것도 놀이지만, 책에는 나름 스토리가 있다.  릴리와 샘의 세계여행, 이런.  그리고 카드 위 모서리에 그려진 가위바위보 그림으로 놀이도 할 수 있고,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연결하는 퍼즐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있는 크리에이션이라는 카드엔 레고로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데 시간 안에 그 아이템 만들기 게임(물론 그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선 해당 레고를 사야한다)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론 크리에이션 카드를 제외하곤 다양한 직업/캐릭터 단어를 보여줘서 영어공부도 된다, 우리에게는.  실제로 지비는 Janitor라는 단어를 처음 본다고.  미국에선 청소부/건물관리인 정도로 쓴다고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 쓰이지 않는 단어라는 게 나는 놀라웠다.  나는 영화 빵과 장미를 보면서 알게 된 단어다.  그러고보니 그 영화를 만든 감독 켄 로치는 영국인이네.

하여간 어느 순간부터 누리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는 지비.  빈 번호의 카드를 어떻게 다 모을 수 있을까 고민하길래, 보통은 그런 카드를 친구들과 맞교환하면서 수집하는 거라고 했더니 당장 검색들어간 아버님 지비.  동네별로 카드를 교환하는 모임이 있다는 사실에 해맑아지셨다.  심지어 이베이에서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140장을 돈만 있으면 다 모을 수 있다며 안도하는 지비. 
우리집만 그런게 아니라 아이들 놀이를 부모들이 인터넷을 동원해서, 금전도 동원해서 더 열심히인 모양이다.
내가 대부분이 부모인 직장동료들에게 물어보라고 했더니 "에이.. 어떻게.."라더니 다음날 한 직장동료가 이 레고카드 가진 사람들 맞교환하자는 글을 메신저에 올려 어제는 레고카드를 들고 출근했다.  직장인들이 이런다, 사장님들.

4장의 카드를 맞교환했다며 인증사진을 보내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동료는 벌써 140장을 다 모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카드가 남았다며 지비에게 가져다 준다고 한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지비는 출근했다, 새 레고카드를 받을꺼라는 부푼 마음을 안고. 

(레고카드를 더 받기 위한)과소비가 없는듯 있기도 하지만, 지비가 기쁜 마음으로 출근한다는 건 좋은 면이기도 하다.  그렇지,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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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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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7.06.08 01: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하하하 ^^ 너무 귀여우신 누리 아버님이십니다! 사실 저는 제가 그런 편이라 ...('_') 너무 이해하면서 동시에 제가 아닌 저희 신랑이 그런다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봅니다. 태그의 '육남편'에 또 한 번 웃는 밤이에요 ^^ (잘 지내고 계신거죠?)

    • 토닥s 2017.06.09 18: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사실 저도 '그런 성향(?)'이라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서도, 누리가 카드를 꼽겠다고 달라드는데도 아빠인 지비가 체크리스에 먼저 확인을 해야한다고 저지할 땐 속이 좀 부글부글합니다. 아이 장난감인데 말이지요.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

  2. 씨엘 2017.06.23 07: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앗. 예나가 누리 레고카드 하냐고 묻는거. 안할껄.....이라고 했는데. 혹시 저희 남는 카드 많아요. 근데 같은카드들이 6-7개씩. 세인즈버리 일하는 언니가 요한한테 한상자를 주셔서. 없는 번호 ㅋㅌ으로 불러주세요.

    • 토닥s 2017.06.24 07: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 아버님이 검트리에 광고를 내셨습니다. 풀함과 퍼트니에서 두 명의 버디를 만나 140개 다 모으고 다시는 쳐다보지 않습니다. 수집이라는 게 이런건가요? ㅎㅎ

  3. 씨엘 2017.06.26 05: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아버님 대단하시네요. ㅎㅎ 저희 그냥 소소하게 예나가 학교 친구들과 교환하거나 학교엄마들과 교환하는 정도였는데. 지비씨 스케일이 다르네요.

    • 토닥s 2017.06.27 07: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검트리에 그런 광고가 제법 있더라구요. 이베이에선 장당 50p에 팔기도 하고요. 검트리에 광고 낸 후 많은 연락을 받아 조금 놀라웠던..ㅎㅎ

아직도 옷은 겨울옷을 입어야 할만큼 쌀쌀한데 햇살도 달라졌고, 낮의 길이도 달라졌다.  본격적으로 놀이터 생활이 시작되는 시기.  누리는 어린이집을 마치고도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어하고,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꼭 놀이터에 가고 싶어한다.  이런저런 핑계로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가능한 집에 빨리 들어오고 싶고.  집에 들어오는 길은, 놀이터에 갔다가도, 두 번에 한 번은 누리의 눈물바람.  놀이터에 못간 날은 못가서 울고, 놀이터에 간 날은 더 놀고 싶어 울고, 원하는 만큼 논 날은 피곤해서 울고.


놀이터에 가는 길은 표정부터가 다르다.  밤에 잠들기 위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는 순간의 내 표정과 같을까.

바람이 많이 불어 놀이터에서 놀기 어려운 날은 놀이터 옆 공원에서 연을 날렸다.  어찌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연을 꺼내기만 하면 절로 나는 날이었다고나 할까.

사진으로 보는 햇살을 따듯한데 무척 추웠던 날.  스카우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놀이터로 고고.  이곳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참새에게 방앗간.

지난 일요일, 올해 첫 모래밭 입성.  다른 아이들은 모래놀이(버켓 등등)이 있는데 없어서 슬펐던 누리.  올 여름엔 꼭 이동용/상시대기용 소형 모래놀이를 사야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원과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시기인데, 누리는 잠시 미뤄두고 할머니네로 고고.

+

한국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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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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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본의 케이 2017.03.28 22: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에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한국 갈 날만 손꼽고 있는 누리가 요즘 가장 즐겨하는 것은 댄스.  믿기 않지만 사실이다.  지비나 나나 댄스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아이들이라면 막춤(?)일꺼라 생각하지만 나름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  서커스일 때도 있고, 볼륨댄스일 때도 있고, 요가일 때도 발레일 때도 있다.  일년 여 하고 있는 드라마 댄스라는 수업과 이번 학기에 시작한 발레가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누리는 즐기는데 보는 우리가 오글오글 - 부끄럽다.  하지만 겉으로는 부모된 도리로 "잘한다 잘한다"해야지 어쩌겠는가.


+

그 와중에 생일을 맞으신 지비님.


생일보다 중요한 건 케이크.  형편상(ㅠㅠ ) 각자가 좋아할만한 조각 케이크 3조각으로 준비했다.
선물은 지비님이 평소에 잡수시는 물에 타먹는 비타민과 꽃(?).


+

3월 들면서 달력을 그려놓고 한국 갈 날을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다.  지난 주 지비가 누리에게 비행기 타고 할머니 집에 간다고 설명해줬다.  자신은 뒤에 간다는 것 까지.  그 뒤에 누리가 자기는 마미는 싫고, 대디가 좋단다.  급애정모드.


그래 잘들 좀 지내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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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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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운 2017.03.25 11: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랜만이에요~
    누리가 춤을 아주 멋지게 잘 춥니다~ 스핀도는거 보세요~ :)

    한국 가시나봐요. 얼마나 있다 오시나요?
    잘 다녀오시고 .. 나중 저희집 들러주시면 삼겹살이나 구워보게요~ :)

  2. 일본의 케이 2017.03.27 09: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춤 잘 추는데요.

  3. 2017.03.29 11:3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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