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도 아니고 무려 지난해 여름 방학 때 일본에 다니러 가는 누리 친구 엄마에게 부탁해 구입한 고양이밥틀.  주먹밥틀이라고 쓰려니 주먹을 이용하지 않으니 주먹밥이 아닌듯하다.  한국서는 2~3만원 대인데 일본서는 990엔 정도.  한국돈 만원. 마침 가지고 있는 엔이 있어 고양이 쿠키틀과 함께 부탁했다.  고양이 쿠키틀은 작년 크리스마스 페어(학교 행사)에서부터 틈틈이 부지런히 썼는데 밥틀은 쓸 일에 없었다.  지비가 하는 운동의 승격 시험 준비 때문에 요즘 평일 저녁, 주말 집을 비우는 일이 많다.  평일 저녁 지비가 운동으로 늦는다하니 누리가 꿀꿀해져 기분전환 겸 만들어본 고양이-밥.
(지비-누리 둘이 붙어 있으면 투닥 거리면서 또 없다하면 서운해하는 건 뭔가.)

틀이 있으니 밥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은데 김을 잘라 붙이는 일은 틀이 있어도 쉽지 않았다.  김으로 밥을 다 싸고 치즈로 눈코입을 붙이는 검은고양이-방법이 쉬워보였지만, 그런 경우 여기서 구입한 김은 질겨져서 먹기가 힘들다.  특히 누리는. 
그래서 토비코(날치알)과 김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김으로 만든 눈코입을 붙였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분기별로나 해줘야겠다.
치즈 눈코입 고양이-밥도 만들려고 했는데 만들다보니 크기가 상당해서 두 개면 되겠다 싶어서 치즈 눈코입은 반찬이 됐다.

+

그나저나 이날 토비코를 넣은 밥은 정말 성공적인 시도였다.  이번 여름 한국에 갔을 때 지인과 함께간 일식당에서 세트 메뉴로 누리와 나눠 먹자니 작아서 추가로 시켜본 주먹밥이 날치알+김으로 만들어졌었다.  누리가 너무 잘 먹어서, '어렵지 않으니 한 번 해주지'하고 생각했는데 토비코를 사는 일이 쉽지 않았다.  살 수야 있지만 우리가 한 번에 먹을 량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얼마전에 가본 일본 푸드홀에서 파는 걸 보고 다음에 가서 사려니 없고, 이번 주에 다시 그 푸드홀에 갈 일이 있어 찾았더니 있어서 사왔다. 40g에 2.6파운드면 싼 식재료는 아니지만 정말 잘 먹어서 갈 때마다 사올 생각이다.  고양이-밥만 아니면 주먹밥 만들기도 쉽고.  더 간단한 밥틀이 있다.  날치알 주먹밥은 이제 우리집 단골메뉴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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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밥이라니 고양이가 먹는 밥 같은 느낌.  정확히는 고양이-모양-밥.  그렇게 쓰자니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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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할 연배가 되지 못한 탓에 하루 종일 아이 뒷바라지 종종종. 

누리를 학교에 넣어놓고 장을 보고, 저녁을 미리 준비했다.  아이를 하교 시간보다 일찍 데려와 9월 초에 수술한 귀를 체크하러 갔다가 발레를 마치고 오면 할로윈 밤나들이를 하러 가기 전 저녁을 준비해 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 그리고 누리가 빨리 먹을 수 있는 메뉴 - 주먹밥을 만들어 싸놓고 반찬으로 먹을 샐러드, 숙주나물을 준비했다.  숙주나물은 요즘 누리가 좋아하는 메뉴 1~2위를 다툰다.

그 쉽다는 숙주나물은 몇 번을 이래 해보고 저래 해봐도 맛이 없어서 인터넷에 조리 방법을 찾아봤다. 몇 개를 정독하고 일관된 점을 추려냈다.  우리 입맛에 맞는 조리법과 비율을 몇 번의 시도 끝에 찾아냈고, 그 뒤로 일주일에 한 번쯤 해먹는 반찬이다.  반찬이 없는 우리 밥상이건만.

다듬은 숙주를 데치는 건 1~3분인데 다듬는 건 20분이다.  여기 사람들은 숙주를 다듬어야 한다는 걸 상상도 못할테다.  나도 그랬다.  숙주의 꼬리가 질기다고 투정한 누리 덕에 다듬어보니 꼬리를 떼어내 다듬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  꼬리를 다듬은 숙주(콩나물도 그럴테지)는 사각사각 맛과 기분이 두 배가 된다.  왜 나는 이 기초적인 것도 몰랐을까 꼬리를 다듬으며 생각해보니 신문지 펼쳐놓고 콩나물이나 숙주나물 꼬리를 다듬는 풍경은 텔레비전에서만 봤지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상이다.  일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오래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부모님이 일터에서 만들어오시니 과정을 볼 일도, 경험할 일도 적었다.  그러니 금새 데쳐 고소하게 버무리는 나물반찬은 흔하지 않은 반찬이었다.  여기까지 쓰고보니 언니들이 "너만 안했지 우린 했거든"하고 궐기할지도 모르겠다. 

누리 입맛에, 내 입맛에 맞게 만들고 나니 이 간단한 걸 왜 나만 몰랐나 싶다.  어느 지인의 말씀처럼 나는 정말 요리/조리 센스 꽝인 것인가.

요즘들어 느끼는 것은 음식도, 조리도 모두 문화자본이라는 것.   특히나 척박한 영국의 음식문화, 저소득층의 식생활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더더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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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숙주나물을 다듬으며 했던 자투리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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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8.11.04 14: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실 저도 올 여름에 처음으로 숙주나물을 무쳐봤답니다.^^;; 그것도 팟타이 하고 너무 많이 남아서 에잇 한 번 시도해보자! 하고서요. 조미액(?)인 '연두'를 사다둔게 있어서 그걸 이용해서 - 아마도 인터넷에서 본 레서피였던 듯 합니다- 시도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스스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하하하. 다시 하라면 또 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그런데 저도 꼬리는 안 떼고 그냥 했는데 ^^ 토닥님 사진 속 숙주나물을 보니 반성 + 도전 정신이 생깁니다. 오늘 낮에 새로 한 봉 사왔어요. 성공하면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 토닥s 2018.11.05 09: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만 기본요리가 어려운 게 아니었군요. 참고로 저는 된장국도 인스턴트로 사먹거나 역시 인스턴트 미소로 대체해서 먹습니다.^^;

      요리초보의 전형적인 특성이라고 해요. 같은 책을 보고 해도 할때마다 맛이 다른 게. 저도 늘 그렇습니다.

밥상은 하루 세번, 주중에 혼자 먹는 점심을 포함해서, 꼬박 꼬박 차려지는데 예전만큼 (감히) 요리하거나 기록하거나 블로그 포스팅을 할 기운은 나지 않는다.  내가 주로 음식을 준비해야하는 주역이어서 그런듯.  나는 만들기보다 먹는데 더 자신있는데.  (주로 밥) 먹는 걸 즐기지 않는 누리와 (어떤 음식이든) 맛을 잘 모르는 지비도 한 몫씩 한다.  폴란드인들이 하루 네 번 햄치즈샌드위치를 먹으며 일생을 살아간다는 걸 감안하면 맛을 잘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갈런지도.

그럼에도 꾸준히 시도하는 이유는 내가 워낙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누리를 먹이기 위해서다(미안 지비).  최근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 덕분에 시간이 걸리는 요리 - 피자를 만들어봤다.  놀이 겸 식사 준비겸.  하지만 늘 그렇듯 누리는 하이라트만 즐기려고 할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지는 않는다.  예를들면 반죽하기, 토핑올리기를 즐긴다.  하지만 반죽'오래'하기는 즐기지 않는다.  그런 건 지비 몫.


피자


평소에도 피자를 먹을 일이 있으면 구워진 생피자빵을 사서 치즈, 시금치, 토마토, 버섯, 새우, 햄을 올려 구워먹었다.  그런데 마음먹고 피자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날씨도 춥고 나가 놀기도 어려우니.  하지만, 처음부터 밀가루에 이스트 넣고 구워볼 용기는 안나서 올리브 오일이 들어간 피자 반죽 믹스를 샀다.  물만 넣고 반죽해서 발효시키면 되는 반죽.


누리도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즐겁게 먹지는 않았다.  1조각이 최대치.  우리가 산 피자 반죽 믹스는 8인치짜리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었다.  8인치가 얼마인지 가늠이 안됐지만 만들어보니 가늠이 됐다.  1인용 피자였다.

비록 피자 반죽 믹스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신선한 맛이라 지비와 나는 감탄했다.  믹스를 사용하지 않고 빵밀가루+이스트+올리브오일 이렇게 만들면 더 맛있을꺼라는 확신을 가지고 사놓은 토마토 페이스트를 써버리기 위해 며칠만에 다시 도전.



피자 도우 만드는 법을 찾아보니 4~5시간 상온에서 발효를 시킨다고.  그건 곤란해서 가능한 발효시간이 짧은 방법을 찾아서, 빵밀가루 포장지에 쓰여진 조리법이었다, 도전했다.  정말 신선 피자 그 자체였다.  피자 한 번 굽기 위해 산 이스트가 아깝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피자를 희망했다.  그래서 다음엔 치즈크러스트 그런 것도 해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조리법들은 모두들 이탈리안스타일인 것 같다.  한국으로 치면 씬 thin 스타일.  아쉽지만 치즈크러스트 그런 건 한국가서 시켜 먹는 것으로.




기네스 컵케이크


지난 토요일 지비 생일 겸 지비의 사촌형 생일 겸 생일 밥상을 먹었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오후에 차를 먼저 마시고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마침 그날이 아일랜드의 명절(?)인 세인트 패트릭 데이 St. Patrick's day라, 아일랜드의 대명사 기네스를 이용한 케이크를 구워보기로 했다.  티케이크와 생일케이크 명목으로.  그런데 도저히 상상이 안되서, 기네스면 당연히 맛있겠지만, 메인케이크는 문안한 당근케이크로 만들고, 사이드로 기네스 컵케이크를 몇 개 만들어봤다.  제미이 선생님의 조리법을 참고했다.

☞ 기네스 컵케이크 https://www.jamieoliver.com/recipes/chocolate-recipes/chocolate-guinness-cake/

☞ 아이싱 조리법 http://www.bakingschool.co.kr/recipe/recipe/recipe_view/recipe_no/1199/page/22




(아쉽게도) 기네스 컵케이크에는 기네스 맛이 나지 않았다.  다만 맥주 효모/이스트 이런것들 때문이지 무척 빵빵하게 잘 부풀어올랐고, 위에 올라간 아이싱때문인지 무척 촉촉했다.  종종 이용해줄 생각이다.  다른 맥주도 넣어볼까?  레페브라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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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3.20 01: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피자가 작아보인다 했더니 8인치 피자 ^^ 딱 런천 플레이트 크기네요. 무척 맛있어 보여요. 피자는 도우 만드는 게 귀찮아 그렇지 실제 만들어 먹으면 무척 맛있죠. 남은 반죽은 로즈마리랑 올리브 썬 것 올려 납작하게 만들어 올리브 오일 뿌려 구우면 포카치아가 되고요. 그러나 이스트 넣어 발효시키는 게 너무나 귀찮다는 게 문제.
    한국식(?) 치즈 크러스트 피자는 1. 발효된 도우를 도톰하게 밀어서 실제 피자 사이즈보다 더 크게 만들고 2. 반죽 가장자리에서 안으로 3~5센티쯤 떨어진 지점에 모차렐라 스트링 치즈나 길고 굵은 막대모양으로 썬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후 3. 반죽 끝으로 치즈를 감싸 덮은 뒤 손 끝으로 눌러 봉합한 다음 4. 소스와 채소 등 각종 재료를 올려 피자를 완성하면 됩니다.
    한국에선 완제품 고구마 무스 등도 팔지만... 그건 거기서 구하기 힘들겠죠. 반죽을 둥글게 미는 게 힘들땐 그냥 네모나게 밀면 다루기도 쉽고 오븐에 한번 굽는 양을 늘릴 수도 있어요. 오븐 트레이에 꽉 차게 ^^
    보통 빵과 과자에 넣는 주류(맥주 럼 진 와인 등등)는 굽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날아가기 때문에 술맛은 거의 안나고 달걀 비린내나 밀가루 냄새 등을 잡아줍니다. 맥주는 이스트 용도로도 쓰고요. (막걸리로 만들던 술빵 증편처럼) 레페 브라운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 맥주라서 이스트가 더 활발할 거에요.
    당근 케익 위에 아이싱과 부순 피스타치오 데코가 아주 예쁜데요. 이제 제과 마스터가 된 겁니까!!!

    • 토닥s 2018.03.20 12: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러니까.. 반죽 준비하고 반죽하는데 30분, 약하게 예열한 오븐에서 발효하는데 1시간, 다시 토핑하는데 10여분. 장장 2시간 준비에 먹는건 10분. 아 이래서 사람들이 사먹는구나 싶어도 신선한 반죽이 맛있긴하네. 사놓은 이스트 써버릴 때까진 종종 먹어야지. 이스트를 볼 때마다 빵만들기 욕구가 슬슬 일어남.
      마실 맥주에서 100ml, 200ml 덜어내는 건 슬픈 일이지만 먹는 사람들이 다들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니 언젠가 또 한 번 해볼 생각. 레페브라운 꼭 해봐야지. :p

      제과마스터는 무슨.. 내가 먹자고..하는거지.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국인데 왜 빵 다양성은 없는 것인지.ㅠㅠ

크리스마스에 찍은 사진들 중 마지막.  네네.. 진짜 마지막.


어디로 끼워넣어야 할지 알지 못해 없애버릴까도 생각했다가 업로드한 사진이 아까워서 여름 이후에 쓰지 않은 밥상일기에 끼워넣는 것으로. 

요즘은 예전만큼 음식사진을 별로 찍지 않는다.  요리에 시간을 쓰지도 않고, 정말 먹고만 산다. 


크리스마스 만찬 - 쌀소


크리스마스 별미로 엄마가 해주는 온국수를 꼽았다는 지인의 딸.  소박한 메뉴라 내세울 것이 없다는 지인의 글과는 다르게 우리에겐 없어서 못먹는 메뉴.  누리는 온국수, 우리는 김치비빔국수.  누리도 나도 아파서 장볼 기력도 없을때라 집에 있는 자투리 채소 잘라넣은 전과 함께 냠냠.  비싸야 별미인가.  맛있으면 됐다고 생각했지만, 크리스마스가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인 지비에게는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쓰자.


크리스마스 대표 디저트 - 민스파이 & 타르트


먹지 않던 디저트인데 오븐에 데워먹으면 맛있다.  오븐에 데우면서 보존용도로 쓰이는 식초도 날아가는 느낌적 느낌.  크리스마스 상품들 절반 세일하던데 사서 쟁여놓고 먹을까.


집밥 Zipbab


지인의 소개로 함께 찾은 한국 가정식 식당 - 집밥.  그릇도 집에서나 쓸법한 그릇들이고 메뉴도 그렇다.  가격도 양도 적당해서 5명이서 다양한 음식들을 시켜 먹었다.  지인 덕분에 없는 메뉴 - 맵지 않는 간장 떡볶이도 주문해서 누리도 맛나게 먹었다.  무엇보다 처음 먹어본 김치찜이 훌륭했던 집밥.  한국서도 먹어보지 못한 김치찜이다.  지비도 반한 김치찜.   완전 한국 음식이라 외국인 친구들과(여기서는 내가 외국인이다만) 가기는 어렵겠지만, 한국서 손님이 온다면 꼭 다시 찾을 집밥.



집밥의 협찬은 없습니다.  계산하고 먹었어요.  저도 그런 블로거가 되어보는 게 소망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지인 덕분에 본래보다 많은 양의 김치찜, 잡채 리필. 닭튀김도 먹었습니다.  사장님이 다음에 우리를 기억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저녁은 먹다 남은 잡채를 싸와서 냠냠.  테이크어웨이는 물론 남은 음식도 포장해주시더군요.  하지만 남은 김치찜은 냄새가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지인에게 양도.  다음에 또 가서 김치찜 또 먹어야지.  지비 생일에 갈까?( ' ')a


긴급조처


약을 먹을만큼 먹어본 사람이라 몸에 좋은 건 잘 먹지 않는다.  다 소용없더라는 경험이 바탕이다.  그런데 12월 들고 누리에게서 감기를 나눠받으니 스스로 정관장을 꺼내 먹게 되더란. 



이번 감기의 특징은 초반에는 열,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기침이없다.  누리는 병원에 데려가 페렴을 체크했다.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었지만, 그 기침이 6주는 간다는 설명을 듣고 털썩.  누리는 열과 기침을 오락가락했지만, 나는 주로 기침.  기침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니 피로해서 더 낫지 않는 느낌이었다.  페이스북에서 지인이 자른 양파를 둬보라고.  "냄새는 어쩌려고"했더니 "아직 안급한가봐"라고 되돌아온 답변.  잠잘 때 양파를 썰어들고 고고. 

하지만 3일만에 이 양파 실험은 종료했다.  냄새도 냄새지만 나아진다는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콧물, 코막힘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침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다수의 경험담을 발견하고 3일만에 접었다. 



감기가 들었다고 하니 또 다른 지인이 "생강, 계피, 꿀을 많이 먹으라"고.  그 글을 보고 내가 그랬다, "셋 다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라고.  그런데 아파보니 또 스스로 찾아마신다.  생각, 계피, 홍차가 들어간 차이Chai tea를 매일 마셨다.



그리고 감당 안되는 기침을 해소하기 위해 검색의 검색하여 무꿀즙 - 무 반 꿀 반을 만들어 무를 세 개쯤 먹었다.  시간이 약인지, 무꿀즙이 약이었던지, 집콕한 것이 도움이 되었던지 기침은 차츰 줄어들었다.   그럴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다음에 또 이런 시련이 온다면 양파보다는 무꿀즙으로.



베이킹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베이킹을 많이도 했다.  누리는 만드는 건 즐기는데 먹는 건 즐기지 않아 지비와 나만 열심히 먹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지나고 나니 배 둘레가 든든해진 느낌적 느낌.  정말 느낌이었기를 바란다.


브라우니를 구웠던니 텁텁.  냉장고에 묵혔다 먹으니 밀도도 높아져 더 맛있었다.  누리는 브라우니는 안먹고 요거트만 먹었다.  새로운 브라우니 레시피를 좀 찾아봐야할 것 같다, 밀도 높은 것으로.



G님에게 선물받은 아이싱백을 누리가 써보고 싶어해서 베이킹 책에서 버터링 쿠키를 골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이싱백 앞에 끼는 깍지가 작았던지 반죽을 짜내는게 너무 힘들어서 깍지를 아예 빼버리고 만들었다.  그러고도 힘들어 지비가 반죽을 짜낸 쿠키들.  다시는 이런 시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아무래도 이 아이싱백은 정말 아이싱, 크림만 짜내는 용도인 것 같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 지인 집에 놀러가 맛있게 먹은 애플 크럼블을 집에서 재현해봤다.  애플 크럼블이 이렇게 쉬운 것이었다는데 놀랐다.  그냥 사과 자르고, 레몬쥬스+계피+설탕을 뒤섞은 뒤 밀가루+버터+설탕+알몬드가루를 뒤섞은 크럼블을 올려 구우면 된다.  요즘은 오트까지 넣은 크럼블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연말 재팬 센터에 갔다가 본 도라에몽 빵.  물론 비싸서 사주지는 않았다.



연말에 보러간 공연 - 그루팔로의 아이 공연 리플렛 안에 그루팔로 크럼블 만드는 법이 있어 만들어봤다.  일반 크럼블에 블랙베리를 올리는 게 차이점이지만 누리는 무척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먹는 건 우리 몫.



그래도 방학이니 평소에 시간을 내서 만들 수 없는 요리들 - 볼로네즈 파스타나 집에 오래 보관되어 있어 장을 보러 가지 않아도 되는 요리들 - 역시 파스타나 떡국을 해먹으며 긴긴 연휴를 보냈다.  특히나 새해라서 한 달 전에 사둔 떡국을 해먹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방학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는 긴긴 크리스마스 방학 후기는 이제 끝!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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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19 12:2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1.22 10: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오랜만이예요. 블로그 접는다 하셔서 아쉬웠는데 다시 뵈니 반갑습니다.

      누리는 작년 9월부터 학교 생활을 시작했어요. 여긴 만 4세에 의무교육인 reception이 시작되거든요. 한국 병설 유치원격인 곳에 다니고 있답니다. 처음엔 학교 가자고만 해도 벌떡 일어나더니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학교 가기 싫다고도 하는 학생이 되었답니다.ㅎㅎ

  2. snow 2018.01.21 23: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의 성장에 관해서 정말 꼼꼼하게 기록하시는 것 같아요. 나중에 누리가 커서 이걸 본다면 얼마나 감사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제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가요. ^^;;
    제가 사는 곳에는 많지 않지만 몇 개의 한국 식당이 있는데 가서 실망할 것 같은 걱정 때문에 가려고 마음 먹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나저나 정말 나이를 먹어가는지 언젠가부터 떡국이 참 맛있더라고요.

    • 토닥s 2018.01.22 10: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게 꼼꼼하게 남기지는 못해요. 영국에서의 학교생활을 아이를 통해 경험하면서 머릿속에 맴도는 건 많은데 잘 풀어내지 못하고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실정이랍니다. 저도 새해엔 늘 많이 읽고 쓰자가 목표인데 매년 같은 걸보면 잘 안되는거지요.ㅎㅎ

      누리가 좀 크면 블로그와 페이스북은 비밀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럴 수 있을까만은. 아이들은 기록을 의식하면 가장하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비밀로 하면 그건 unfair인가..( ' ')a

  3. 2018.01.22 07:5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9월이 되고 며칠이 지났을뿐인데 벌써 춥다.  이상 고온에 시달렸던 유럽과는 달리 올 여름 영국은 계속 서늘했다.  오늘 누리는 놀이터로 가면서 플리스 자켓을 꺼내 입었다.  여름 같지 않았던 여름의 끝, 우리는 여름에 어울리는 간식 몇 가지를 발견했다.  버블티와 냉동과일을 이용한 스무디. 


블티


내가 영국에 오기 전에도 한국엔 이 음료가 있었다.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음료라 마셔보지 않았다.  영국에 와서 일식집, 베트남음식점에서 마셔보게 됐다.  독특한 맛이었다.  타이베이 여행을 앞두고 검색쟁이 지비가 버블티의 원조가 타이완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지비는 타이완에 가기 전까지 버블티를 마셔보지 않았다.   버블티가 타이완에서 해야 할, 먹어야 할 미션 1호였다.  타이베이에서 두 번 마시고 우리는 팬이 됐다.  런던에 돌아와서 한 번쯤 마시고, 한 때 버블티 DIY 키트를 사려고 검색을 했던 지비.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DIY 키트는 비싸고 타피오카 펄/젤리만 인터넷으로 사보려니 1kg씩 팔아서 접었다.  얼마전 한국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발견한 타피오카 펄/젤리.  250g에 2파운드 정도여서 당장 장바구니에 담았다.


타피오카를 조리법에 따라 준비하고, 밀크티는 누리와 함께 먹기 위해 카페인이 없는 티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생각보다 조리가 간단한 타피오카 펄.  끓는 물에 넣어 모두 떠오르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2분, 불에서 내리고 뚜껑을 덮어 2분, 찬물이 담그면 된다.  간단한데 사먹는 버블티와 비슷해서 신기했던.



누리는 질긴 건 싫어하는데 언젠가부터 젤리 같이 쫀득한 느낌을 좋아해서(심지어 떡국도 좋아한다) 타피오카 펄도 좋아한다.  젤리가 녹말 덩어리라 그런지(그렇겠지?) 마시고 나면 든든한 느낌이다.  3명이 마주 앉아 신기해 하며 마셨다.  여름이 끝나는 이 시점에 여름 간식 하나를 알게 되어 아쉽다고 지비와 이야기 나눴다.  그래도 여름은 또 오니까.  내년을 위해 저장.


냉동망고 스무디


여름이면 밤 간식으로 우유와 바나나, 딸기를 넣은 스무디를 잘 마셨다.  누리가 기저귀를 뗄 무렵부터 밤엔 가능하면 음료 간식은 주지 않고 과일을 먹기 시작했다.  얼마전 언니와 장을 보러 갔다 냉동과일을 보게 됐다.  한국에서 종종 사다가 스무디를 만들어 먹었다고.  지난 주 장을 보러 갔다 우리도 냉동망고 한 팩을 사왔다.  우유와 넣어서 갈아보니 딱 망고쉐이크 그런 맛이다.  조금 뻑뻑한 그릭요거트와 갈면 프로즌망고요거트겠다면서 지비가 좋아했다.  여름 내내 하루 한 번 아이스크림을 먹는 낙으로 살았던 누리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좋아했고.  정말 이번 주말엔 그릭요거트나 내츄럴요거트로 만들어봐야겠다.



티케이크


영국에는 티케이크라는 이름을 가진 달달구리가 꽤 되는 것 같다.  그 중에 하나인데 몇 주 동안 머릿속에 맴돌던 달달구리였다.  M&S라는 마트에 가면 살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그쪽으로 갈 일이 없었고, 내가 주로 장을 보는 마트엔 이 티케이크가 없다.  누리의 교복을 사러 M&S에 들렀다가 냉큼 집어 들었다.



초코파이 안에 든 머쉬멜로 비슷한 것을 초코렛으로 싼 달달구리다.  진한 커피가 어울리는 달달구리인데, 이름은 티케이크지만, 누리 몰래 먹으려니 한 밤중이라 우유랑 먹었다.  맛은 - 상상과는 다르게 너무 달달.  스팸처럼 머릿속에 맴돌아서 사게되면 후회하게 되는 제품이 될 것 같다.  티케이크야, 이 달달함이 잊혀질 즈음에, 내년에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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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7.09.09 13: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티피오카 펄을 이렇게 쉽게 만드는군요. 전 필리핀에 있을때는 입에 달고 살던 음료입니다. 단 차가 아닌 여러가지 과일쥬스속에 넣거나 커피맛이 나는 것에 넣어서 먹었었죠. 지금도 필리핀에 가야만 먹는 음료중에 하나입니다. 여기서도 있음 먹고싶네요. 쫀듯한 펄맛이 일품인디..^^

    • 토닥s 2017.09.11 10: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간단함에 놀랐답니다. 요즘 여기 아시안 식당은 버블티를 팔기 시작했는데요, 내년 여름되면 대유행이 될 것 같아요. 올해 여름부터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팔기 시작했으니.
      지니님도 아시안-중국 마트에 가면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야말로 유행이니. 사실 제가 이전에 찾아보지 않았을 뿐 그 전부터 팔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누리가 좋아해서 주긴 하는데 대체 타피오카가 무엇인지, 카페인은 없는지 좀 걱정은 됩니다. 저는 이제까지 디카페인 밀크티에 넣어서 줬는데, 우유 같은데 넣어줘도 좋을 것 같네요. 타피오카의 색과 우유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고맙습니다.

    • 토닥s 2017.09.11 10: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독일어를 몰라서 배송료가 있다는 말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물건이 영국서 가나봅니다. ㅎㅎ

      http://www.ebay.at/itm/WUFUYUAN-Black-Tapioca-Pearl-250-g-/152691727303?hash=item238d22dbc7:g:X7gAAOSwEfBZrnfb

요며칠 페이스북에 올렸던 고향의 맛 시리즈.  누리에게 어떤 언어를 쓰는가 만큼이나 많이 듣는 질문이 어떤 음식을 먹는가다.  가만히 돌아보면 누리가 생기기 전에는 이곳 음식이 주를 이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점점 한국음식이 많은 것 같다.  그 쉽다는 된장찌개, 미역국도 못끓이는 처지라 한국음식이라기는 뭣하지만.


한국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하이트(수출용)가 할인이라 한 번 사봤다.  그 누군가는 몇 년만에 한국가는 비행기 안에서 마시고 뿜었다는 하이트.  대학시절 히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하이트.  생각보다 맛이 나쁘지 않아서 놀랐다.  수출용이라서 그런가.

그리고 하이트보다 중요한 쥐포님.  언니가 런던오면서 들고왔는데, 매일밤 언니들과 술잔을 기울이다보니 마지막 남은 두 마리.  이 날 하이트와 함께 냠냠.



요즘 한국마트에 장보러 갈때마다 꼭 사오는 아이템이 단무지와 김밥용 햄이다.  내가 싸주는 김밥은 안먹는데, 누리가 자기 손으로 싼 김밥은 먹어서 달걀, 오이, 햄, 단무지 간단하게 준비해서 싸 먹는다.  그런데 이렇게 김밥 재료를 준비해서 싸먹도록 준비하는게 더 손이 많이 간다는 불편한 진실.  그래도 잘 먹어만 준다면 해야지 어쩌겠나.



요즘 들어 누리가 먹기 시작한 삼각김밥.  사서 몇 번 먹어보니 잘 먹어서 삼각김밥용 김을 샀다.  주먹밥보다 쉬울꺼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내용물을 넣는 일이 은근히 어렵다.  내용물이 한쪽에 쏠리면 삼각김밥도 옆구리가 터진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 싶지만, 정말 옆구리가 터진다.  그래도 몇 번 싸보니 이제 내용물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참치+마요네즈는 우리용이고, 누리용은 치즈나 달걀을 넣어준다.  누리가 그렇게 넣어달라고 했다.



이번 주, 프랑스에 잠시 거주 중인 대학 동기가 아이 둘을 데리고 다녀갔다.  런던에 온 첫날 한국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한국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떡국과 콩나물이 먹고 싶다고 친구가 골랐는데 정작 본인과 아이들은 못먹고 떠났다.  덕분에 우리만 열심히 떡국과 콩나물을 먹었다.



오랜만에 숙주가 아닌 콩나물이 들어간 비빔밥을 먹었고, 틈틈히 김치콩나물국밥을 검색해서 만들어봤다.  대충 만들었는데도, 나로써는 괜찮은 맛이라 놀라웠다.  역시 김치와 콩나물은 기특한 식재료.  찬바람이 불면 한 번쯤 더 만들어봐야겠다.


늘 한식만 먹는 것은 아니고 가끔, 아주 가끔은 여기저기 뒤적뒤적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폴란드 음식도 만들어본다.  믿거나 말거나, 지비가 참 잘만들어졌다고 칭찬(!)한 비고스.  지비의 가르침 없이 인터넷의 가르침을 받았다.   같이 놓인 폴란드 만두는 물론 샀다.



그리고 얼마전 폴란드 여행에서 맛본 차가운 비트루트 요거트 스프.  괜찮은 식당에서 먹은 맛과 같지는 않았지만 그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제이미 선생님의 조리법과 폴란드아내polishwives 등등 여러 가지 사이트에서 공통점을 추려 만들었다.  앞으로 손님이 오면, 여름이 오면 꼭 먹게 될 폴란드 음식이 한 가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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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나는 2.25인분의 밥을 하고, 누리와 조용하고 단촐한 점심을 먹고 있다.

 
밀린 밥상들.

'언니와 조카가 오면 해먹어야지'했던 음식들을 이제야 떠올리며 후회도 한다.  어디에 써놓을껄하면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추울 땐 역시 라면.


뭘 먹어도 맛을 알 수 없는 요며칠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다 - 라면이.

언니가 영국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며 마시기 시작한 사이다 - 과일탄산주.  사놓고 마시지 않은 것이 있어 지비랑 둘이 마셨다.


신기하게도 4명이 둘러 앉아 작은 잔에 나눠 마시던 그때 맛과 맛이 다르다.  맛이 별로다.  그래서 다시 맥주로 돌아가기로 했다.

커피도 그렇다.  늘 2인분만 준비하다 3인분을 준비하려니 어떤 날은 물이 많고 , 어떤 날은 물을 빨리 내려 맛이 들쭉날쭉했던 커피.  그래도 모자란듯 잘 마셨는데, 다시 2인분만 준비해 늘 하던대로 커피를 준비해도 맛이 없다.  아무리 신경써서 내려도.  오죽했으면 하리오 드리퍼로 다시 바꿔도 봤다.
그 사이 몬머스커피를 마셨기 때문에 기대치가, 기준점이 높아진 것인가하는 생각도 해봤다.  참 이상한 일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2.  이렇게 입맛이 없어도 끼니를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먹는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3.  입맛이 없다면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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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언니와 조카가 오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해봤던 음식 중에서 먹을만 했던 음식들을 다시 해봤다.  맛있는 밥 많이 해주려고. 그런데 종류를 떠나 늘 2인분, 많아야 지비 도시락 포함해서 3인분 겨우 준비하던 수준이라 어른 4인분 혹은 그 이상을 준비하는 게 어려웠다.  넉넉할 것 같았던 3주가 이제 다 흘러가고 다시 짐을 싸야할 시간.  늘 아쉽다.  마드리드 여행갔을 때 먹어보고 "비슷하게 할 수도 있겠다" 싶었던 Huevos rotos.  그래서 해준다고 큰소리(?)쳤던 그 음식을 저녁으로 해먹었다. 


감자튀김+스페인 건조햄+달걀로 쌓아올린 음식.  내식대로 굴소스+마늘로 볶은 아스파라거스와 샐러드를 더했다.


간단해서 종종 우리집 저녁으로 등장할 것 같다.  문제는 누리가 먹을 게 별로 없어 따로 챙겨야 한다는 정도.  누리는 감자튀김도, 달걀흰자도 좋아하는데 오븐에 구운 냉동감자가 영 맛이 없는지 잘 먹지를 않더란.  감자튀김을 잘 안먹는 건 다행인데 잠들기 전 출출한지 계속 먹을 것을 요구해서 바나나 1/2개를 먹여야했다.

누리가 잠들고 언니가 사온 사이다 - 여기서 사이다는 탄산과일주다.  샴페인보다는 맥주에 가까운 느낌.

 
요며칠들어 밤마다 이 사이다를 마셨다.  언니가 보고 있는 가이드북에 꼭 먹어봐얄 리스트에 나온 사이다.  나는 한국서 손님이오면 인근에 공장이 있는 풀러스 Fuller's의 맥주와 에일을 준비하곤 한다.  이젠 이 사이다도 더해질 것 같다.  우리가 마신 건 아일랜드 것이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사이다의 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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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16 22:3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1.16 22: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밥상일기기 올라오면서 다른 모든 것이 올라오지 않죠. 역시 전 용적이 적나봅니다.ㅠㅠ

      huevos rotos는요 감자튀김+하몬(스페인 건조햄)+달걀을 올리는데요. 샐러드와 아스파라거스는 제가 더했어요.
      저는 오븐용 냉동감자를 이용했기 때문에 간단했는데요, 영어로 레시피를 찾아보니 양파를 넣고 한국 감자볶음하듯 만든 것도 있더군요.
      달걀 노른자를 덜익혀 소스가 되도록 먹는게 포인트인가도 싶네요. 그래서 달걀하몬감자를 한 포크에 콕 찍어 먹습니다. 간단하고 든든해서 좋네요.

영국을 여행하면 꼭 먹어봐야한다는 피쉬 앤 칩스 - 우리는 한국에서 손님이 와야 먹어본다.  그나마도 한 2~3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고.  그 피쉬 앤 칩스를 오늘 먹었다.  런던의 관광지 버로우 마켓 Borough market에서.

 
바람 피해 누리를 데리고 밥 먹을 곳을 찾느라 시장구경은 뒷전이었다.  피쉬 앤 칩스를 점심으로 먹는 것에 급히 합의하고 Fish kitchen이라는 곳에 들어가려니 생각보다 비싸 같은 이름 테이크어웨이에서 사서 시장 곳곳에, 하지만 많지는 않은, 마련된 자리에서 앉아 먹었다.  처음 이 의자를 지날 때만해도 추워서 어떻게 밖에서 먹겠냐 싶었는데, 누리가 보채고 골목바람이 부는 곳에서 음식을 사들고 의자에 앉으니 생각보다 앉아서 먹을만했다.  모락모락 김이 날 정도로 데워진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이 있어 더욱.  게다가 우린 간단 점심 먹은 뒤 그 유명한 몬머스 커피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이미 거국적 합의를 했기 때문에 즐거웠다.  피쉬 앤 칩스도 그간 내가 영국서 먹어본 것 중에 꽤 괜찮은 맛에 속했다.  버로우 마켓 가시는 분이 있다면 꼭 추천!

마지막까지 감자튀김을 포기하지 않는 누리에게 케이크를 사준다고 하고 (드디어) 몬머스 커피로 고고.

한국서 여행 온 선배에게 듣고 알게된 커피인데 드디어 가봤다.  맛나다고 자자한 커피인데 직접 방문해본 관광객들은 진하고 써서 별로라는 평이 많았다.  그런데 가서 먹어보니 - 정말 맛나다.
필터커피 - 우리가 드립커피라고 부르는 커피를 강추!  커피 콩을 고를 수 있지만 우리는 오늘의 커피 - 과테말라를 맛나게 마셨다.  그리고 과테말라와 브라질 커피콩을 추가로 사왔다.
조용하게 앉을 곳도, 화장실도 없다는 게 개인적으론 맹점이지만(심지어 나는 오늘 한참 서서 마셨다) 오며가며 기회되면 콩을 사다먹을 생각이다.  200g을 5파운드 정도 줬다.

토요일 아침 콩 갈아서 커피 마실 생각하니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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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수민 2017.01.12 03: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도 피쉬 앤 칩스 후에 몬머스에서 드립 커피를 마셨지 ㅎㅎ

  2. 2017.01.12 22: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1.12 23: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긴 아이들이 다 감자튀김을 좋아해요. 아이들 식사메뉴에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한 2년 전만해도 누리가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으면 외식이 편하겠다 싶었어요. 정말 감자튀김을 먹게되면서 그런 면 - 외식이 편해지긴 했어요. 다만 너무 감자 - 탄수화물만 먹는 건 아닌가 싶어 걱정이지요.
      저는 가끔 집에서 웨지포태이토로 만들어주기도 해요. 소금은 한 꼬집만 넣고. 사먹는 감자튀김은 많이 짜서 잘 안사주려고 해요.

      피쉬 앤 칩스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러니 자주 안먹겠죠, 이 집이 맛있더라구요. 다음에도 찾게 될 것 같아요.

  3. 일본의 케이 2017.01.13 11: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감자튀김이 맛있겠어요. 누리는 볼 때마다 더 귀여워지고 있네요

    • 토닥s 2017.01.14 00: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주문하면 초벌로 튀긴 감자를 다시 튀겨주는지 따듯하고 바삭한게 맛있더군요. 냉동감자 맛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게다가 짜지 않은 것도 좋았구요. :)

  4. colours 2017.01.16 14: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의 V자가 눈에 계속 들어와요 :) 외가 식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누리에게도 분명 즐거운 기억일거라고 생각되요. 그나저나 전 안그래도 좋아하는 피쉬앤칩스 보고 있으려니 이 밤에 꿀꺽;;; 힘드네요;;

    • 토닥s 2017.01.16 22: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피쉬 앤 칩스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먹어도 맛있다는 건 - 참 맛있는 피쉬 앤 칩스라는 거겠죠.

      언젠가 런던 하늘 아래 오손도손 앉이 피쉬 앤 칩스 먹는 날을 그려보겠습니다. 한 번 왔던 분들은, 한 번 살아본 분들은 꼭 다시 오시더라구요. 여행이라도. 기다릴께요. :)

조카가 이번 여행에서 보고 싶었던 한 가지 - 영국의 하얀 해안절벽을 보기 위해 지난 여름 캠핑으로 왔던 헤이스팅스 Hastings를 다시 왔다.

라이 Rye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헤이스팅스로 넘어왔다.  헤이스팅스엔 세계사 책에 꼭 나온다는, 그래서 언니가 보고 싶었던 성을 보러왔는데 성 옆으로 이어진 절벽을 오르는 기차가 운행을 않는다.  막 주차시켜놓은 차를 빼서 성으로 올라갔다.  아까운 주차요금 2.6파운드.  성 근처에 차를 대고(다시 주차료를 넣고) 성으로 갔더니 문이 닫혔다.  이건 뭔가 싶었다.

사실 라이에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맘에 드는 식당을 골라 열심히 인터넷으로 메뉴를 공부하고 테이블을 예약하려니 안되는거다.  매년 있는 정기 휴일(2주간)이었다.  다행히 두 번째로 골라간 식당에서 오늘 점심을 먹었는데, 모두들 너무 맛있게 먹었다.  물론 누리 빼고.  누리는 어린이 매뉴 햄버거를 시켜 감자튀김과 햄버거 빵만 조금 먹었다.

헤이스팅스에서 헛탕(?)치고 예약해둔 숙소에 돌아와 먹은 저녁.

역시 여행은 라면이다.  참 맵고 짰지만, 참 맛있었다.  먹고나서 더부룩함은 어쩔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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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08 22:2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1.12 23: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 마음 팍팍 이해가 갑니다. 저도 임신해서 둥지라면(물냉면) 많이 먹었어요. 먹어서 행복한게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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