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생기기 전부터도 우리에게 아기가 생기면 아기의 국적을 어떻게 할 것이냐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곤 했다.   사실 아기가 생기기 전에 우연히(?) 그 이슈에 관해서 생각하고 정리할 기회가 있었다.  지비의 영국 시민권 신청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아기도 없이 '그냥' 정보를 찾아봤다.  


지비는 현재 영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유럽인은 영국 시민권자와 똑같은 권리를 가지기 때문에 굳이 영주권도, 시민권도 필요없는데, 비유럽인인 나와 (그때 당시에는) 미래에 생길지 모르는 가족을 위해 가지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영주권을 가지게 됐다.  영주권은 일종의 시민권을 받기위한 단계로 필요한 것이었지, 그 이상 이하의 의미도 없었다. 

막상 영주권을 받고 보니 나에겐 특별히 이로운 점이 없었다.  내가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받는데 유럽인의 가족으로서는 5~6년이 걸리고, 영주권자의 가족으로서는 2~3년 정도가 걸린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나는 이미 앞선 경우의 5~6년의 중간 시점에 있기 때문에 유럽인의 가족에서 영주권자의 가족으로 비자를 바꾼다고해도 그 시점으로부터 2~3년이 걸린다는 건 똑같았다.  차이가 있다면 유럽인의 가족으로서 영주권을 받는덴 전혀 돈이 들지 않지만, 영주권자의 가족으로 영주권을 받는덴 돈이 든다는 점.  굳이 내 비자를 바꿀 이유가 없었다.


하여간, 본론으로 돌아가서 지비가 영주권을 받고 1년이 지나서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시기가 됐을 때 그것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다가 '아기가 생기면?'이라는 궁금증이 발동해서 그 정보도 찾아보았다.  지비는 아기가 생기면 폴란드 국적을 주고 싶어했다.  유럽내에서는 폴란드 국적이나 영국 국적이나 사는데 차이가 없는데, 없으니까 지비는 폴란드 국적을 주고 싶다는 주장이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내가 보기에 유럽 밖에서 두 국적에 대한 처우를 볼 때 영국 국적을 가지는 것이 나을 것 같았지만, 당시만 해도 눈 앞에 닥쳐온 현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 네 맘대로" 정도가 내 입장이었다.



한국 국적은 생각해본 일이 없냐고?  내가 한국 국적이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주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당시엔 언젠가 생길 아기가 아들일지, 딸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들일 경우 아무래도 군대가 걸렸다.  이중국적 문제는 현재는 불법이지만, 한국 기득권층의 자녀들이 해당되는 문제기 때문에 멀지않아 해결될 것으로 보고 그 부분에 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안타까운 이야기긴 하지만 이십여 년 안에 통일이 되기도 어려워보이고, 물론 그 단계로 진전될 수는 있다고 본다, 더 안타깝게도 북한이 사라지게(?) 된다하더라도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적 영향력이 사라지지 않는한 군복무제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형태가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미래의 아들이 원할리도 없지만, 나는 미래의 아들을 反평화체제의 희생물로 삼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딸일 경우는 '본인이 원하면 한국 국적은 고려해 본다', 아들일 경우 '본인이 원해도 한국 국적은 안되겠다'에서 정리 됐다.


영국에서 사는 우리가 아기가 생기면 어떻게 폴란드 국적을 줄 수 있을까 알아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문제가 생겼다기보다는 얼마나 복잡한가를 알게 됐다.  의외로 한국 국적을 주기는 쉽다.  폴란드 국적을 주려면 일단 지비와 내가 폴란드에 일종의 주민등록을 해야한다.  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여기 살면서 과정이 쉽지 않고, 폴란드에서 영국에서 각각 준비해야할 서류와 번역 공증해야 할 서류들이 만만하지 않았다.  내가 폴란드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추가적인 서류들도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는 비자 관련 법들이 무척 까다로운 편이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명확한 편이다.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 UK Border Agency 홈페이지에 시간을 투자하면 준비해야 할 비자의 카테고리, 서류, 절차 등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폴란드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았고, 그 어려움 때문에 영국에 살면서 자녀에게 폴란드 국적을 주려고하는 사람들의 불만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지비가 영주권자이기는 하지만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된 상태에서 태어난 우리 아기는 신고만으로 쉽게 영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고, 여권도 우체국에서 신청만하면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이라기보다는 편의상 아기는 영국 국적을 가지는 것으로 아기가 생기기도 전에 정리됐다.

지비의 시민권도 이후에 내가 시민권을 신청할 때, 나는 신청할지 안할지도 모르는데, 함께 하면 비용이 준다는 이유로 뒤로 미뤘다. 


재미있는 건, 그렇게 정리하고 보니 우리 가족이 해외나들이를 하게 되면 지비는 폴란드 여권, 나는 한국 여권, 그리고 아기는 영국 여권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좀 이상하긴 하다.(^ ^ )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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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horom Lee 2012.07.13 17: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영국애 만날 때 이거 생각해 본 적 있는데 저는 한국 여권, 남편은 영국 여권, 아기는 호주 여권 이렇게 될 것 같아서요. 먼 미래 이야기 이지만 그때 꿈꾸는 것만으로 행복했어요. 제 상상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부러워요~ 역시 지구촌 사회에요

    • BlogIcon 토닥s 2012.07.15 12: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런던에 있다보면 정말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가족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요. 그게 런던을 혼돈의 도시로 만들기도 하지만, 또 매력인 것도 같아요.

  2. BlogIcon gyul 2012.07.17 18: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국기가 어느나라인가 했는데 폴란드국기군요...
    외국의 국기는 스포츠경기때 보는것들이 전부라...
    생각보다 많이 알지 못하는데 이제 이 글과 사진을 보니 폴란드 국기를 기억할수 있을것같아요...

    가족이 모두 다른 국적을 가진경우 장단점이 물론 다 있겠지만...
    다른 상황의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마음가짐을 조금 더 편안하게, 훨씬 더 유연하게 가질수 있을것같아요...

    • BlogIcon 토닥s 2012.07.18 11: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본 국기만큼이나 간단하죠. 더 재미있는 건 폴란드 국기를 위아래로 뒤집으면 모나코 국기가 된다는 것. ;)

      다양한 국적의 가족, 유럽에선 흔하기도 하고 아직 저는 단점을 찾지는 못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다보면 생길지도 모르지만.

몸이 무거워지고, 배가 급속도로 불러오는 건 내 입장이고 보는 사람마다 내 배가 작다고들 했다.  만 7개월이 다 되어가는 즈음인데 말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땐 "내가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배가 작게 보이는 게 아닐까"라고 답을 했다.

그런데 지난 주 28주차 방문에서 미드와이프가 배 길이를 재어보더니 "평균치보다 작다"는 거다.  그래서 "일주일 뒤에 한 번 더 초음파촬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영국에선 보통 10~14주차에 한 번, 그리고 20주차에 한 번 그렇게 두 번의 초음파촬영을 하는데, 배가 작다는 이유로 한 번 더 초음파촬영을 하게 됐다.


사람들이 배가 작다고들 할 때는 '보기에'라고 가볍게 생각을 했는데, 미드와이프까지 그렇게 이야기하니 약간 걱정이 되는 거다.( ' ');;  남들보다 작을만한 이유, 경우의 수에 대해서 물었다.  아기가 작을 수도 있고, 아기가 누워있어 그럴 수도 있고, 그냥 내 체질과 체형이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만 "일단 초음파촬영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지비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마침 사촌형을 점심시간에 만났던 지비가 사촌형에게 듣기로 양수가 작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 걱정말라고.  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주 요가수업에서 그 이야기를 강사에게 했더니 강사는 "네가 작으니까 배가 작지, 걱정말라"고 했다.  나는 안 작은데.(- - );;  그러면서 "한 번 더 아기를 볼 수 있으니 좋겠다. 와.."라고.  그래, 요가 강사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하면서 일주일 동안 물도 열심히 마시고, 밥도 많이 먹으면서 오늘을 기다렸다.


예약시간보다 30분 정도 먼저 도착했다.  어느덧 30분이 흘러 내 예약시간이 되도, 심지어 그 시간이 지나도 나를 찾지 않아 리셉션으로 가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내 파일을 넣어놓은 초음파촬영실에 문제가 있는지 길어지는 모양이라고, 기다리라고 했다.  별 수 있나, 기다려야지.  기다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초음파촬영 뒤 의사와의 예약이 잡혀 있어 마음이 조급했다. 

결국 초음파촬영 예약시간 40분 뒤 잡혀 있는 의사와의 예약시간까지도 나를 찾지 않아 다시 리셉션으로 갔다.  30분 전과 똑같은 답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꼭 내 파일을 줄세워둔 초음파촬영실에서 해야할 필요가 있냐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촬영실에서 할 순 없냐고 했더니 자기들의 보스와 직접 이야기하란다.

보스가 왔다.  이러저러 사정을 설명하니 미안하다며 자기가 서둘러 해주겠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내 표정이 약간 울상이었던 것 같다.( i i)


보스라고 불리던 초음파담당자는 처음에 왜 세번째 초음파촬영을 하냐고 물어왔다.  배 크기가 작아서 하게 됐다고 하니, 친절하게 조목조목 아기의 크기를 잴 때마다 설명해주고 정상이라고 확인해주었다. 

초음파촬영 사진을 가지려면 £4짜리 스탬프를 구입해야하는데, 기계 옆에 28주 이상의 초음파촬영은 사진을 가질 수 없을 수도 있으니 초음파담당자에게 먼저 물어보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사진을 가질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이 시기는 아기가 벌써 커서 전신 촬영이 안된다며 일단 보자고 했다.  촬영중에 몇 장의 컷을, 실제로 아기의 성장확인과는 상관없는 몇 장의 컷을 찍어 출력해주었다.  촬영을 마치고 "얼른 나가서 스탬프를 사오겠다"고 했더니 그냥 가지라고 해서 15분 전과는 다른 표정으로 초음파촬영실을 나왔다.  단순한 사람이라니.( _ _)a


의사와 예약이 잡힌 곳으로 넘어가 이러저러해서 예약시간에 늦었다고 하니 걱정말고 기다리라고.  다시 30분 정도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아기 크기도, 무게도, 양수의 양도 모두 정상이라며 간단하고 경쾌하게 말했다.  짧은 면담을 마치고 나도 경쾌하게 병원을 걸어나왔다.


그래서 오늘의 초음파촬영 사진!





내가 화면으로 볼 때는 꽤 선명하게 얼굴이며 눈이며 보였는데, 사진으로 출력하고 그걸 다시 내가 사진으로 찍으니 좀 흐리다.  사진을 찍는 동안 아기가 입을 움직이기도 해서 참 신기했다는.  그 이야기를 지비에게 이야기했더니 "입보다 눈을 떴으면 더 좋았을텐데"란다.  바라는 것도 많다.



이 사진이 참 좋다.  지비는 이 사진을 보고 아기가 자기를 닮았단다.

배가 작아서 초음파촬영을 해야한다고 했을 땐 괜찮을 꺼라고 했지만 지비도 걱정이 되긴 했을테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머리가 크다고 출산예정일을 한 주 앞당겼는데, 아기가 작을 가능성이 있다니, "그럼 아기 머리는 큰데, 아기는 작은 거?"라고.  머리 크고, 작아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나오라고 했는데, 모든 것이 정상이라니 다행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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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yul 2012.07.07 12: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부모가 되면... 시야가 달라지는걸까요?
    마치 색맹이었던사람이 어느순간 도트로 된 숫자를 갑자기 읽게되는것처럼...
    흐릿한 저 초음파사진을 보고 아이가 건강한지 예쁜지, 지금 어떤표정을 짓는지...
    그런걸 알수 있게 되는건 너무 신기해요...
    저는 알수 없지만... 저 사진의 모습이 그런거라니 다행이네요...
    늘 조심하시고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지금은 흑백으로 보이는 저 아이의 건강을 저 역시 같이 기도할께요...^^

    • BlogIcon 토닥s 2012.07.09 16: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흐릿하게 얼굴 윤곽은 보여도 남편을 닮았는지는 모르겠네요. 남편의 바램이 투영된 것이겠죠.
      아이들 옹알이를 알아듣는 여느 부모처럼, 제게도 그런 변화가 올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때 별명이 사오정이었는데. :)

  2. 금화 2012.08.08 06: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똑한 코는 분명 보이는 것 같은걸~~~
    지비 닮은듯 ㅋㅎㅎ
    아기의 크기는 우리와 유럽사람 사이의 체형 차이에서 오는 차이 아닐까?
    특히 머리크기는 ^^
    우리에겐 정상일껄~
    넘 신기한걸~ ^^`

E45 크림


친구 엄양이 임신했을 때 7개월 무렵 무척이나 가렵다고 했었다.  그 기억이 내 머리 속에 남아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최근 들어 내가 가려운 이유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그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 5월, 런던의 기온이 갑자기 올라갔을 무렵 목 근처의 가려움은 머릿카락이 닿은 것이 원인이었던지, 머릿카락을 한 묶음으로 묶어줌으로써 간단히 해결 됐다.  그런데 한 2~3주 전부터 배가 무척 가려웠다.  나도 모르게 긁은 탓인지 가려운 부분은 색이 다른 부분과 달리 붉으스름했다.  내 경우는 특히 외출에서 돌아온 후가 심했다.


책에서 읽은 바로는 이 시기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렵기도 하고, 살이 트기도 하니 충분히 수분크림이나 오일을 발라주라는 정도의 조언만 있었다.  그런데 내 배가 가려운 것은 건조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혼자서는 이게 '살이 틀 징조인가'하면서 열심히 오일을 발라주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민감해진 피부와 옷의 마찰이 이유라고 혼자서 결론 내렸다.  


별다른 방법이 있나, 배를 덮도록 되어 있는 바지 허리의 밴드 부분을 접어서 입고 다녔다.  조금 나아졌다.  그래서 나름 어렵게 구한 마터니티용 레깅스, 배를 덮도록 되어 있는 레깅스는 입지 못하게 됐다.  왜 이곳의 마터니티 바지들이 모두 배 아래까지만 있는 모양인지 알게 됐다.  나는 사실 그게 싫어서 굳이 배를 덮도록 되어 있는 레깅스를 구한 것인데, 그것이 소용이 없게 되었다.  배를 덮지 않는 모양으로 된 레깅스와 바지를 구입해야 하나 어째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주 초 병원에 28주차 진료를 갔다.


혈압, 아기 심장소리 체크, 소변 검사 등 일반적인 검사를 하고 이전에 받았던 갑상선 혈액 검사와 임신성 당뇨 검사 결과를 들었다.  모든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소리를 듣고, 예약해야 할 다음 방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미드와이프가 다른 불편함은 없냐기에 배 피부가 가렵다고 했다.  미드와이프가 다른 곳이 가렵거나 반점 같은 것이 손이나 발바닥에 생기지는 않았냐고 물었다.  지금은 배 피부만 가렵다고 했더니 한 번 확인하고서는 아무 약국에나 가서 E45라는 크림을 사서 바르라고 했다.  "E45?"라고 내가 다시 물었고, 미드와이프는 "E! 45!"라고 또박 또박 다시 말했다.  배에 바로 발라도 괜찮냐고 다시 물었고, 미드와이프가 괜찮다고 확인해주었다.  약간 복잡한 다음 방문을 예약하고 집으로 오면서 곧바로 집에서 가까운 하이스트릿 Boots으로 갔다.  Boots는 약+화장품을 파는 슈퍼마켓 정도.  물론 약국이기도 하다.


E45라는 제품을 찾아들고 보니 Boots에서 본적이 있는 상품이었다.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 몰랐는데 이제야 알게 된 셈.  E45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상품들이 있었다.  크림도 있고, 로션도 있고, 오일도 있고, 바디샴푸도 있고.

일단 내가 사려고 했던 것은 크림.  크림도 두 가지가 있었다.  그냥 크림과 itch relief 크림.  가격으로 itch relief가 더 비싼 것으로 보아 신제품이거나 효과가 빠른 크림이라 그것을 덥석 집었다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지금부터 이 itch relief를 쓰면 나중에 가려움 심해지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고 일반 크림을 샀다.  집에 도착하자 말자 가려운 곳에 발라봤다.  시원한 느낌에 '아 좋아..'가 절로 나왔다.

다음날 예전처럼 바지를 입어도 가렵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구입한 마터니티 레깅스들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마저 좋아졌다. 

E45, favorite item에 올려주겠어.(^ ^ )


E45포장지에 있는 의학용어들은 낯설어 건조한 피부, 가려움에 쓰이는 크림이라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 크림을 사용한지 하루 이틀 지나서 (돈 안되는)일로 얽혀있는 킹스톤 그린 라디오에서 뜻밖의 추가 정보를 얻게 됐다.


Eczema


킹스톤 그린 라디오에 한 달에 한 번 하는 'Natural Health Show'라는 프로그램이 생겼는데 내가 갔던 수요일에 첫 방송이 있었다.  첫 방송의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Sam이 "#$@#$"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다시 물으니 아스마asthma, 천식,라고 들리는 듯해서 아 그런가 하고 있었는데, Sam이 asthma가 아니라 eczema란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wiki를 찾아보여주었는데, 우리가 아토피라 부르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eczema라는 단어는 E45의 포장에서도 얼핏봤던 단어였다.

한국에선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었는데, 여기선 그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없는 것 같아서 여기서도 아토피, 또는 여기식으로 eczema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줄 몰랐다.  꽤 많단다.


http://en.wikipedia.org/wiki/Eczema


영국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홉 중에 한 명이 이 eczema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다고해서, 진행자 Anna가 와서 준비하는 동안 한국 뉴스를 검색해봤다.  한국에선 셋 중에 한 명.  꽤 높은 편이다.  그 이야기를 해주니 둘다 화들짝 놀란다.  


그날 마침 초대 손님이 이 eczema 환자 모임을 영국에서 최초로 만든 Lulu라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40대 중반의 여성이었는데 태어나고나서 얼마 뒤부터 이 eczema로 평생을 고생했다고 한다.

두 시간 동안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eczema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병이고 자기 스스로 면역력과 치유력을 높이는 게 가장 좋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Lulu의 경우는 E45가 맞지 않았고, 코코넛 오일이 좋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그 반대란다.  

Lulu는 환자면서 엄마이기도 해서 아이의 eczema를 예방하기 위한 이런 저런 정보를 주었는데 그 중에 화학약품으로 처리된 물티슈를 쓰지 말 것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유명한 데톨 같은 상품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권할 것은 못된다고 이야기했다.


아기가 생기면 요즘 엄마들이 가장 많이 쓰는게 물티슈고, 나도 아기가 생기면 데톨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엥?'하고 귀를 쫑긋세웠다.  그런데 이 대목은 진행자인 Anna도 동의했다.  Anna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육아하는 엄마들의 모임 같은 걸하고 있어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었다.  번거롭지만 따듯한 물로 씻어주는고 말려주는 게 좋다는 말.  그 말 우리도 다 알지만, 그리 안되는 게 현실이건만.  나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번거로움과 편리함.


아, 알아야 할 것과 챙겨야 할 것이 많구나.( ' ');;

그래도 가려움을 해결 할 수 있었다는데 일단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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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ini 2012.06.30 23: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도 가려움으로 고생했는데 둘째때는 특히 더 심했던것같아.. 자다가도 박박긁어서 갈색으로 변했던피부는 아이를 낳고도 약간 색이 다르게 남아있더라구... 그게 그래서 절대 긁으면 안된다! 근데 방법이 없어.. 아이를 낳을때까지 겪는 또한가지의 경험이라 생각하고 즐기는 수 밖에...

    • BlogIcon 토닥s 2012.07.01 16: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난 E45 바른 이후로 가렵지 않아, 아직까진. 가려움은 참기도 어렵지만 문제는 잠결에 긁는 것. 조심해야지.지민이, 수민인 아토피 없지? 어른도 힘든데 애들은 오죽할까 싶어.

임신성 당뇨 검사 Gestational diabetes

 

임신 중후반기 임신성 당뇨 검사 때문에 병원에 왔다.  10시가 예약한 시간이었는데, 오늘 버스조합 파업으로 약간 집을 일찍 나섰다.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10분이면 올 거리에 병원이 있어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과 버스에서 내려서 걷는 시간 모두 더해 30분이면 될 것을 오늘은 한 시간 정도 잡고 나섰다.  어제 마침 병원 의사들의 (유사)파업도 있었기 때문에 병원이 붐비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일찍 나선 길이었다. 


 

예약 시간보다 5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대기자도 1~2명이라 예약한 시간에 채혈을 할 수 있었다.  1차로 갑상선 검사까지 더해 피 4개 뽑고, 주어진 음료수를 마시고 두 시간 뒤에 있을 2차 채혈을 기다리는 중이다.

임신 전과 초기 일반 혈액 검사를 통해 당뇨를 체크하기도 하지만 오늘과 같은 검사가 모두에게 진행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의 경우는 엄마쪽으로 가족력이 있고, 아시안이라 이 검사가 필요하다고 검사 요청서에 되어 있다.  지금 그 검사 요청서를 보니, 이전 임신에서 임신성 당뇨가 있었던 경우, 나이가 35세 이상인 경우, 쌍둥이 이상을 임신했을 경우, 이전 임신에서 4Kg이상의 아기를 출산한 경우, 정기적인 약물치료 중에 있거나 이력이 있는 경우가 임신성 당뇨 검사가 필요 요건이 되는 모양이다.

 

어젯밤 먹은 저녁 이후 금식하고 오늘 오전 이 검사에 응하게 예약이 되어 있었다.  자정 이후로는 물 마시는 것만 허용된다.  그래서 어제 오후부터 어떤 저녁을 든든하게 먹어야 오늘 오전 10시까지 덜 배가 고플까를 고민했다.  고민해도 별 답은 없어서 어묵을 듬뿍 넣은 떡볶이를 해서 밥과 함께 먹었다.  잠들기 전엔 든든해서 낮 12시까진 괜찮겠다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약간 출출한 느낌.  지비가 아침밥, 아니 아침빵을 먹는 동안 찬물 두 컵 마셨다.  그리고 검사가 끝나자 마자 먹을 과일을 챙겨들고 병원에 온 길이다.

10시에 1차 채혈을 하고, 주어진 음료를 마시고 두 시간 뒤에 2차 채혈을 한대서 이상한 약을 음료로 주면 어떻게 하지 고민했는데, 예를 들면 위내시경할때 먹게 되는 이상한 약물 같은 것, 오렌지맛 에너지 드링크를 줬다.  두 시간 뒤에 검사를 해야하니까 시간 오래 들이지 말고 마시라고 간호사가 일러주었는데, 탄산이 들어있는 에너지 드링크를 원샷으로 마시는 것도 나는 힘들다.  차라리 우유나 아이스커피면 모를까.  어쨌든 지금은 그 에너지 드링크를 겨우 마시고 2시간이 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대기방의 의자는 편한데, 전기 플러그가 없어서 내가 얼마나 넷북으로 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충전을 가득 안해와서.(i i )

근데 임신부를 이렇게 배고프게 해도 되는거야?  배고프다, 잇힝.

 

쭉쭉은 않지만 빵빵은 한 몸매

 

임신부 요가 수업에 새로온 임신부가 날더러 몇 주냐고 물었다.  나의 주 수를 말해주니 배가 너무 작단다.  어제 만난 Y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사실 지비도 그렇게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건 보는 사람 입장이고 당사자인 내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불어나는 게 놀랍다.

 

예로, 얼마 전 마터니티 옷을 사려고 열흘 정도 간격으로 갭에 들렀다.  처음 갭에 들렀을 때 옷을 골라 입어보기만 하고 한국에서 친구에게 받을 것이 있어 그 뒤에 사야겠다고 그냥 돌아나왔다.  그때 골라 입어본 사이즈들이 M사이즈였는데,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옷 몇 가지가 크기가 너무 큰 느낌이었다.  그때 친구에게서 받고 나면 다음에 와서 S사이즈를 입어보고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돌아나왔다.  열흘 뒤쯤 옷을 받고, 어떤 옷을 추가해서 사야할지 선명해져 다시 갭에 들렀다.  전에 마음에 들었던, 하지만 사이즈가 컸던 옷들의 S사이즈를 입어봤다.  그런데 S사이즈가 나에게 작은 것이다.  전에 입어봤던 M사이즈를 다시 입어보니 그 옷이 사이즈가 맞는거다.  '이럴 수가' 하면서 M사이즈 옷 몇 개를 사들고 집에 돌아왔다. 

 

어제는 오랜만에 이자가 내게 준 임신부용 바지를 입었다.  얼마 전까지 그 바지가 엉덩이와 허리가 헐렁하고, 배위로 덮이는 부분마져 헐렁해서 늘 흘러내리는 느낌이었는데 어제는 그 바지가 꼭 맞는 것이 아닌가. 

불어나는 내 몸에 또 놀람.(' ' );;

 

끝으로, 밤에 얇고 미끄러운 소재의 파자마를 입고 잔다.  아침에 깨어보면 바지는 배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 있고, 윗옷은 그 반대 방향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배를 내놓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행히 이불을 덮고 있을 때도 있지만, 지비가 이불을 돌돌말아 자고 있을 때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게 문제다.  조만간에 이불을 하나 더 장만해서 따로 덮고 자던지 해야겠다.



혼자서도 최근들어 하루가 다르게 배가 빵빵하게 불러오고 있다는 걸 느꼈는데, 근래 들어 일어난 몇 가지 증후들을 볼 때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 '사실'인 것이다.  며칠 전 지비도 내게 그런 말을 했다.  "네가 점점 커지는 느낌이야."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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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gyul 2012.06.23 18: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 건강한 빵빵 좋아요...^^

    • BlogIcon 토닥s 2012.06.24 13: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 빵빵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곳이 아니라 배가 빵빵하다는 것이 다를뿐. 빵빵함엔 자신 있습니다. :)

패션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인데, 살면서 옷 때문에 요즘처럼 고민해 본적이 있나 싶다.


원피스와 레깅스 교복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임신 사실을 알고 난 직후부터 이전에 입던 옷들을 입기가 힘들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겨울외투 안에 입을 적합한 니트원피스를 구입해서 레깅스와 함께 입고 다녔다.  추운 것보다 갑갑함이 더 참기 힘들었다.  매일 같이 그렇게 입고 다녔던터라 그 복장이 마치 교복처럼 느껴졌다.


임신부 바지 득템


2월말 폴란드에 갔을 때 지비의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다.  지난 여름 출산한 지비의 형수 이자 Izabella가 입으라며 임신부용 바지 두 벌을 주었다.  하나는 청바지, 하나는 검정색 바지.  이자는 나보다 키도 덩치도 작은 사람이라 작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크기가 죽죽 늘어나야하는 임부복의 특성상 그럭저럭 입을만했다.

신기한 것은 길이는 약간 짧아도 허리는 그럭저럭 맞는데, 허벅지와 엉덩이가 너무 남는거다.  그래 나는 H 몸매고, 이 동네 사람들은 S 몸매라는거지.(-_- )a


드디어 임신부 전용 옷을 사야할 때


이자에게서 받은 바지로 그럭저럭 견디고 있는데, 5월말 쌀쌀했던 영국날씨가 반짝 더웠던 때가 있었다.  가슴팍의 땀띠와 목덜미의 두드러기로 가슴팍도 목덜미도 따가워 어쩌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날씨마저 갑자기 더워지면서 헉헉거리며 하루를 보내다가 집에 들어오는 길에 동네에서 가까운 갭 Gap에 들렸다.  늘 지나면서 아이들 옷과 임신부용 옷을 파는 걸 봤는데 한 번도 들어가 볼 생각을 않았다.  그런데 그 날은 도저히 못견디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로 들어선지 1~2분도 안되서 얇은 소재의 반팔 셔츠를 집어들었는데, 직원이 문닫을 시간이라는거다.  그냥 살까 하다가 아무래도 이곳 옷 사이즈에 자신이 없어서 입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을 것 같아 다음날을 기약하고 돌아나왔다.


다음날 킹스톤에서 볼일을 마치고 다시 갭으로 가야겠다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마침 B언니가 여름옷 사러 가자고 해서, 전날 B언니도 더워서 헉헉, 킹스톤 하이스트릿으로 함께 갔다.  킹스톤 지리를 모르는 관계로 언니만 졸졸 따라다니다가 갭을 발견!  전날 골라들었지만 입어보지 못한 옷을 입어보고 바로 계산.  이자에게서 받은 바지가 약간 두꺼워 여름에 알맞은 바지를 하나 골라볼까 했는데 시간도 없었고, 임신부 전용옷이 생각보다 가격이 꽤 나가서 후딱 결정하기보다는 좀 생각해보고 골라보자는 생각에 반팔 셔츠만 구입했다.


물려 입는 옷·기능성 아이템


그날 뒤로 마터니티 Maternity 의류에 관해서 열심히 검색을 해본 결과, 다양하지도 않고 가격도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그 옷들이 계속 입어지는 옷이 아니라 한 때만 잠시 입는 옷이라, 둘째를 가지지 않으면 한 번이 끝이다, 덥석 구입하기가 망설여졌다. 

사실 의류만 그런게 아니라 복대 같은 기능성 아이템도 마찬가지.  한국에 있는 친구 S가 자기가 쓰던 복대가 있다고 보내준다고 해서 '야호!'했는데, 몇 되지는 않지만 가지고 있는 다른 임신부 옷도 보내준다고 해서 또 '야호!'.

친구가 그 소식을 전해오기 전에 주말에 나가 옷을 사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친구가 보내준다는 옷을 받아보고 더 필요한 아이템을 사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이래저래 물건을 늦게 받게되면서 물건을 받고 하려고 했던 쇼핑도 늦어지게 됐다.  지난 토요일은 물건을 기다리다가 더 이상은 못참겠다하면서, 그냥 기본적인 것들만 사자는 마음으로 옥스포드 스트릿까지 갔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하는 마음으로 물건만 둘러보고 그냥 돌아왔다.  사실은 몇 가지 옷을 입어봤는데, 거울에 보이는 내 모습은 '내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을 만큼 옷 태가 안나는 거다.  그래서 돌아나온 이유도 있다.(i i )


그러다가 이번 주 초에 기다리던 물건을 받았다.  무엇을 추가해서 사면 좋을지 선명해졌는데, 마침 이번 주부터 갭이 세일을 시작해서 사려고 마음 먹었던 옷들을 반값에 구입했다.  히히. (^ ^ )

이곳에 아는 사람도 없고, 더욱이 아이를 가진 사람은 주변에 없다, 한 때 쓰이고 말 것들을 고스란히 다 사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친구에게서 받고보니 고마움이 물씬.  친구야 고마워!  나도 곱게 썼다가 다 나눠줘야지.


임신부는 전용 옷이 필요하다


입고 있던 옷들이 작아지기 시작할 때, 그래서 옷을 사야하는데 한 때 입을 옷들이라 부담이 된다고 친구 알렉산드라에게 이야기했더니 출산후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사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아니면 넉넉한 사이즈거나.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만해도 '그런가'하면서 출산후에도 입을 수 있는 원피스형 옷들을 찾아 헤맸는데, 날씨덕에 갑작스레 임신부 전용 옷을 사고 보니 '그게 그렇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T-셔츠만해도 단지 넉넉한 사이즈의 옷을 입을 때와 임신부 전용 옷을 입을 때 착용감이 다르다.  불어나는 배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고려해 만들어졌고, 디자인도 그런 체형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탓에 그런지 한결 편하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재들이 같은 면이라도 부드러운 면, 얆은 면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임신부 전용 옷 구입의 어려움


무엇보다 어려움은 가격이다.  보통 옷을 구입하기 위해 찾을 수 있는 '저렴한 범주'보다 훨씬 그 '저렴함'의 폭이 좁은 것 같다.  더군다나 '한 때'를 위한 옷이라고 생각하니 더 가격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두번째는 구입의 편의성이다.  가격의 다양성도 넓지 않은 가운데, 가격대를 정하고 나면 그 물건을 손에 넣기가 쉽지 않다.   일반레깅스는 5개월이 넘어가면서 입기가 부담스러워졌다.  그래서 전용 레깅스를 사려고 마음먹었다.  브랜드마다 마터니티 섹션이 있기는 한데 모든 매장에 있는 건 아니라서 마터니티 섹션이 있는 매장에 방문해서 입어보고 직접 구입하려고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가보면, 마터니티 섹션은 있는데 상품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결국은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사이즈가 잘 맞아야 할텐데.


개인적으로는 사이즈가 참 어렵다.  한국과 이곳이 같지도 않고, 내 몸도 예전과 같지 않아 어떤 사이즈를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  한국에서 M을 입었다면 이곳에서는 S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요즘은 내 몸이 불어 그 S가 맞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직접 입어보고 사려고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고.  또 하루가 다르게 불어가는 몸 때문에 나중에도 그 옷이 맞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또 한 가지 개인적인 어려움은 적당한 두께와 길이의 옷을 구하는 것이다.  임신하면 체온이 올라간다고 들었다.  그래서 인지, 아니면 계절이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보는 임신부 전용 상의들은 민소매거나 어깨가 넓은 민소매, 결국은 민소매,가 많다.  친구S가 보내온 옷들도 한국의 여름이 더운 탓에 그런 류의 모양이었고.  그런데 영국의 여름은 한국과 같지 않아서 그렇게 더울 일이 없다.  그래서 나는 소매가  그야말로 '반팔'이거나 '7부' 정도의 길이를 찾는데 맘에 딱 맞는 옷을 찾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짧은 소매 위에 덧입을 임신부 전용 가디건을 하나 샀다.  여름이니까 두껍지 않은 것으로. 


꼭 필요한 것들만 산 오늘의 쇼핑을 끝으로 의류와 관련해서 더 이상은 사지 않을 생각이다.  어떻게 잘 견뎌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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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태동, 임신 땀띠 그리고 임신 변비가 근래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것들이다.


태동


태동을 처음 느낀 날은 두번째 초음파 촬영을 하고 온 날이다.  5월 1일, 그 날은 20주차 되던 날.  초음파를 촬영하는데 원하는 각이 나오지 않아 담당자가 여러번 나를 돌려 누웠다 세워 누웠다를 반복했고, 그래도 각이 나오지 않아 기기를 내 배에 대고 심하게 문질렀다.  결국은 중단하고 밖에 나가 물도 마시고, 10분쯤 걷고 오라고 했다.  다시 초음파 촬영실에 들어가 돌려 누웠다 세워 누웠다를 반복한 뒤 담당자는 원하는 각도를 '겨우' 얻을 수 있었다.  기기를 내 배에 심하게 대고 문질렀던 탓인지, 아니면 내가 다시 한 번 눈으로 '내 안에 사람 있다'는 걸 본 탓인지 그날 저녁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희미한 태동이 느껴졌다.(o o )

뭔가 '꼼지락'하는 느낌에 내가 놀라 지비에게도 손을 대보라고 했지만 지비는 느끼지 못했다.  그때의 느낌은 손가락 끝으로 살포시 부끄럽게 누르는 느낌이라고 할까?


태동은 점차 활발해져 그로부터 3주 뒤 23주쯤 되던 때, 지비도 드디어 손을 통해서 태동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이쯤의 느낌은 살포시 누르는 느낌이 아니라 톡톡 안에서 밖으로 터치하는 느낌.


그러던 태동이 24주가 되던 지난 주부터 약간 '격렬'해지기 시작하면서 배 안에서 '꿈틀 꿈틀'하는 느낌이 분명하게 들었다.  심지어는 지비와 내가 배에 손을 대지 않고 둥그런 배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데 배가 '들썩'했다.  태동이 있다는 건 활발하다는 증거니 좋긴 하지만, 이게 정상적인가하고 인터넷을 찾아봤다.  태동은 보통 18주부터 느껴지기 시작하고 20주가 되면 '아주 둔한(?) 임신부'라도 느끼게 된다는 거다.  그럼 내가 둔한 거임?( -_-)a

그런 태동이 24주~30주까지 절정을 이루게 되고, 36주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오히려 태동이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한다.  배 안의 공간이 점점 좁아져서 그렇다고 한다.  30주 근처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임신부가 '억'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놀라게도 한다고 하는데, 아직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주로 '격렬'한 태동을 느끼게 되는 때는 밖에서 돌아와서 쇼파에 앉았을 때, 그리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다.  언니는 내가 움직일 땐 느끼지 못하다가 움직임이 없게 될 때 느끼는 거라고.  그리고 태동을 느끼는 건 새벽녘이다.

임신 3개월까지는 2~3시에 일어나 화장실을 꼭 한 번 갔다, 아무리 잠들기 전에 화장실을 갔어도.  3개월이 넘어가면서부터는 화장실은 가지 않지만 꼭 2~3번 2~3시간 단위로 잠을 깨게 된다.  아무래도 몸이 부자연스러우니 잠을 깊이 자지 못한다.  6개월이 넘어간 요즘 2~3시경에 깨게 되면 다시 화장실을 간다.  그리고 5~6시쯤 다시 한 번 깨는데 그땐 아기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요가 강사가 태동 때문에 잠을 깨는 일이 없냐고 물어왔는데, 5~6시경에 잠을 깨면 아기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태동때문에 깨는건지, 아니면 깨어보니 태동이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사실 그게 솔직한 답이다.


그러고보니 주로 밤시간에 태동을 많이 느끼게 된다.  아기가 태어나서도 밤에 깨어 움직이는 건 아닐까 걱정이 조금된다.


땀띠


영국은 4~6월이 날씨가 참 좋다.  그랬는데 올해는 어쩐 일인지 5월이 되도록 낮기온이 10도를 겨우 넘을뿐 15도를 넘지 않는날도 많았다.  그러다가 5월의 3~4주, 2주간 갑자기 25도를 넘어 2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추웠던 날씨가 따듯해지다 못해 뜨거워진 것은 좋았지만, 내겐 예상치 못한 복병이 생겼다.  바로 땀띠.


땀띠 나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  어릴 때 이후 아무리 더워도 땀띠라는 걸 가져본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불어난 가슴 때문에 처음 산 마터니티 브라가 꼭 낀다고 생각될 때, 특히 그 브라는 심하게 가슴을 앞으로 모아주는 경향이 있었다, 가슴팎에 좁쌀 같은 땀띠가 돋았다.

그리고 목덜미는 단발로 자른 머리카락 끝 부분이 닿고 또 날씨가 더워지면서 두드러기가 났다.

아토피성 두드러기가 날 때 조금씩 발라주는 연고가 있긴 한데, 영국에 와서는 쓴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땀띠와 두드러기를 방치할 수 없어, 따가웠다(i i ), 발라볼까 하는 마음으로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니 '환부치료가 임신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 될 때'가 아니고서는 권하지 않는다며 '의사의 권고'를 필수사항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고는 포기.


결국 마터니티 브라를 바꾸고, 날씨마저도 선선해지면서 땀띠는 차츰 진정이 됐다.  목덜미의 두드러기는 머리를 한 가닥으로 질끈 묶어준 것이 도움이 됐고. 

그 즈음 '임신 땀띠'라는 내용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내 평생 듣고보도 못한 '임신 소양증'이라는 병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불어난 자궁이 쓸개인가 간을 자극하면서 생겨나는 병이라하는데, 증세가 '심각한 땀띠'처럼 보였다.  다행히 속옷 바꾸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진정된 것으로 보아 내 경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소양증이면 어쩌지 어쩌지?'하고 고민하며 걱정으로 병을 키우고 있었는데 말이다.  평소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 마음으로 먼저 다스리자고 생각하고 말해왔건만 내 문제가 되면 사람이 간사하게 마음이 가벼워지나 보다.(^ ^ );;


그래도 날씨는 좀 따듯해졌으면 좋겠다.( ' ')a


변비


임신 초기부터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는 나의 사랑스런 난치병.  변비는 많은 임신부에게 나타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변비로 평생(?)을 투병해왔지만 지금처럼 심했던 적이 없었다.  특히 철분제를 먹기 시작하면서 그 정도가 심해졌다.  그래서 결국은 2주전부터 철분제 먹기를 중단했다.  한참 아기가 자라나는 시기라 철분제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나도 살아야겠기에.( i i)


사람들이 건강이 어떠냐고 물어오면 '점점 무거워진다'고 답하곤 했는데, 내 경우는 아기 때문에 몸이 무거워진다기보다 변비 때문에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변비가 심해져 변비에 좋다는 자두 쥬스며 키위며 다 먹어봤다, 물론 평소 먹는 다시마환과 함께.  물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하)고, 사과도 매일 하나씩 먹었다.  그래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아 철분제를 중단했다.  그러고서 일주일이 지나니까 변비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해서 2주가 지나니 보통의 리듬으로 돌아온 것 같다.  조심스럽게 다시 철분제를 먹어볼까 생각중이다. 


오죽했으면 임신 초기 변비로 고생하던 어느 날, 잠들기 전에 화장실에서 용을 쓰다 잠이 든 날, 그런 꿈을 꿨다.  화장실에서 용을 쓰고 있는데, 꿈에서, 아기가 나와서 너무 작은 아기를 들고 어쩔줄 몰라하는 꿈. 

이 꿈 이야기를 들은 지비가 비웃었다. (_ _ );;


아, 변비.  좋은 방법이 없을까?


Birth Record Book


4월에 친구 해럴드가 우리의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뭔가를 선물로 샀다고했다.  그 뒤로 해럴드가 일 때문에 바빠 한 동안 만나지를 못했다.  어제 오후 네덜란드-덴마크 축구를 지비와 함께 보기 위해 집으로 놀러오면서 들고온 해럴드의 선물, 아기의 출생과 여러 가지 변화를 기록하는 책이다.  

사실 해럴드와 실비니아 커플은 아기를 가지려 했으나 아직 가지지 못한 경우라서, 임신 사실을 알릴 때도 무척 조심스러웠다.  바빠서 만나지 못할때도 지비를 통해 내 안부를 빠지지 않고 물어와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런 선물까지.  사람 좋은 커플이니까 꼭 좋은 일이 생길꺼라 믿는다.




어제 책을 받고 오늘 천천히 살펴봤는데, 참으로 기록할 것이 많다.  처음으로 고개를 든 날, 뒤집은 날, 첫번째 휴가 등등.  그래, 한 번 해보도록 하지.( '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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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양 2012.06.11 01: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임신소양증 그거 아주 무시무시한 증상이지...땀띠랑은 확연히 다른... 다리랑 팔이 가려워지는 증상이 무지 심하게 왔었다,, 임신 막바지에 들면 더욱심해지며, 자면서 다리랑 팔을 긁고 깨어보면 피가 나고 있다,이거때문에 잠을 설친다,,,나두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긁고 있으며,,,심하게는 깨어있으면서도,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긁고있는 나를 본다--;; 그게 임신소양증(피부과의사말로는 금속알러지 있는 사람이 그런 증상이 나온다네.나 금속알러지 있다 ㅠㅠ) 주체할수없는 가려움증,,,피가나도록 긁어도 또 긁게되는ㅜㅜ 그래도 또 긁게 되며, 이후 다리에 보기싫은 흉터자국들이 여기저기 셀수없이 남아있고 향후 몇년간 짧은 바지를 못입게 되지...넌 괜찮을꺼야~~

    진짜 빨리도 주수가 넘어가네...태동 정말 기분좋은 느낌인데...출산하면 못느끼게되니..정말 아쉽더라(글고 내 경우엔 출산할때까지 꾸준히 태동있더라,,) 태담 많이 해주고,,임신말기쯤 예정일이 언제쯤이네..우리아기가 이제 몇일 있으면 엄마아빠 만나보겠네...하고 예정일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해주면 제날짜에 나오더라고 신기하게도,,,(믿거나 말거나...나는 예정일에 둘다 낳았다.내친구도..예정일에 아기 낳는 확률은 매우 낮단다 ^^) 너무 일찍 나와도 너무 늦게 나와서 걱정이니...나중에 한번 해봐봐^^ 오늘도 즐건 하루~~~

    • BlogIcon 토닥s 2012.06.11 09: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다행히 금속알르레기는 없다. 근데 금속장신구를 안해봐서 이제까지 없었던 것인지도 몰라. 그런 말이 있더라, 가려울 때 한 번 긁는 것은 2~3일 굶은 사람이 밥을 먹게 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쾌감(만족감)이 든다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네. 땀띠도 힘든데 말이지.

      다들 태동이 그때만 가질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들 하더라. 나는 아직은 당황스럽고 신기한 정도. 어릴 때 'V'를 심각하게 봐서 그런가.
      지금까지 아기와 내 몸은 교과서적으로 딱딱 맞춰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 아기도 예정일에 딱 맞춰 나오겠지? 그럴꺼야, 우리 딸은 착하니까. :)

어제 보건소 격인 GP에 다녀왔다.  일전에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24주 차에 GP에 가서 갑상선 관련 혈액검사를 하라고 해서, 혈액검사만 하는 줄 알고 나섰는데 가보니 나름 정기 검진이었다. 


24weeks visit


의사의 첫질문은 기분이 어떤가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인사인지, 임신에 관한 것인지 잠시 주춤하다가 그냥 "fine"이라고 말했다.  사실 사랑스런 난치병 변비 때문에 결코 fine하지 않은데.(-_- ) 

24주 차의 방문은 간단했다.  건강상태에 관한 일반적인 질문과 함께 태동이 있는지를 물어왔다.  소변검사와 함께 혈압을 체크하고, 배의 사이즈를 재고(이건 뭘 체크하는건지 궁금하다), 작은 기계를 통해 아기의 심장박동수를 체크했다.  모든 것이 정상이라하니 리셉션 때문에 약간 날카로웠던 기분이 무뎌졌다.  


어제의 방문은 지난 화요일에 들러 예약을 하고 간 것이었는데도, 리셉션의 실수였는지 30분을 넘게 기다려야했다.  그러고선 나를 불러 예약에 늦게 왔다며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무슨소리, 난 예약시간 십분전에 도착했다"고 하니 "그래?"하고 반응했다.  그러고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저기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학생이 있는데 순서를 좀 양보하겠냐"고 물었다.  리셉션이 죄지, 그 학생이 죄는 아니라서 그러겠다고 했다.  기다린지 40여분 만에 의사와의 간단한 검진을 마치고, 다시 간호사가 근무하는 2층으로 보내져 혈액채취를 하고나니 GP에서 통틀어 한 시간을 보낸 셈.  30분이면 끝날 줄 알았던 GP방문이 늦어져 혈액채취 후 바로 요가 수업에 갔다.  아무리 간단한 혈액채취라도 바로 뒤에 운동은 하면 안되는 모양인지 평소와 다르게 혈액을 채취한 부분에 콩알만한 멍이 생겼다.  에구..('_' );


<what to expect when you are expecting>


수요일 저녁에 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다.  이곳에서 보는 영화라는 게 내겐 휴식이라기보다 두 시간 귀 쫑끗 세우고 들어야 하는 인텐시브 영어수업 같아 피곤해서 잘 안보게 된다.  꼭 스크린으로 봐야할 영화가 아니라면.  그런 불편함을 알아 집에서도 영화를 볼땐 지비가 영어자막을 찾아 보여준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렇게 귀 쫑끗 세우고 듣고 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서 지비에게 보러가자고 했다.  아직 한국에는 개봉하지 않았지만, 한국어로 의역된 제목은 <임신한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인데 그것보단 '당신이 임신했을 때 기대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임신과 관련된 영화라는 점은 확실하다.


※ 영화 내용을 담아 소개합니다.


영화엔 다섯 커플이 나온다.  줄스Jules와 에반Evan 커플은 인기있는 TV댄스 컴피티션에서 우승한 연예인 커플이다.  전문 휘트니스 강사였던 줄스는 댄스 컴피티션에서 파트너였던 전문 댄서 에반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임신 후에도 전문 휘트니스 강사면서 유명인으로써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일과 임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형. 

홀리Holly와 알렉스Alex는 아이를 원했지만, 홀리는 알렉스가 아이를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를 갖지 못해 입양을 준비하는 커플이다.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알렉스와 경제적 문제 사이에서 갈등하는 홀리가 그 커플의 에피소드다.

게리Gary와 람지Ramsey는 부자 지간이다.  아들의 와이프인 웬디Wendy와 아버지의 새와이프 스카일러Skyler가 동시에 임신을 하게 된다.  돈을 포함해 부족함이 없는 아버지 람지에게 그들이 가지지 못할 반가운 소식, 임신 사실을 알리러 간 게리와 웬디는 그 자리에서 람지와 스카일러의 임신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하룻밤의 만남으로 임신을 하게 된 고교동창생 커플 로지Rosie와 마르코Marco.  이 둘은 커플이 아니었지만, 임신을 계기로 커플이 된다.  하지만 임신이 이유가 됐던 이들의 만남은 로지가 유산을 하면서 끝나고 만다.


이 다섯 커플 중에는 임신을 기다리고 계획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커플들도 있고, 계획하지 않았지만 사고처럼 생겨버린 커플도 있다.  기대하고 준비했던 자연분만 조차도 쉽지 않다.  그런가 하면 어떤이에게는 출산이 '에취-'하는 재채기만큼 쉽다.  사람마다 커플마다 모두 다른 임신과 출산.  다양한 커플들의 이야기를 통틀어 보여주는 건 임신이라는 것 기대하는 대로 절대로 벌어지지도, 진행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리얼할게 그 과정을 이야기해주지 않아 출산이라는 것이 머릿 속에만 맴돌고 있다.  우리에겐 '채신'이라는 것이 있어 더 그런 것 같다.  호기심에 블로그를 검색해봐도 '힘들었지만 아기가 감동'이라는 식의 이야기는 있지만 자세한 과정이 없어 궁금하고 걱정만 증폭.('_' );; 

영화에서 임신부들이 겪는 '신체의 불편함'이 어떤 것인지, 출산 전 '진통'이 어느 정도인지 웬디와 게리 커플을 통해서 잠시 보여준다.  늘 교양있고 점잖게 차려 입은 웬디는 사람들 앞에서 스피치를 앞두고 그 불편함을 참지 못해 동료의 헐렁한 티셔츠로 갈아입고, 몸에 꼭 맞는 브라마져도 벗어던진다.  출산을 위해 병원으로 가는 도중 양수가 터져 엉기적 거리며 걷고, 진통의 고통을 참지 못해 남편에게 화를 낸다.  그나마 이 커플이 현실을 비교적 가깝게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본 다음날 아침 지비가 그러는거다.  "너도 엉기적거리며 걸을꺼냐"고.  나도 그렇지만 지비에게도 아직 '출산'은 추상명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안되는데.


우리에게 이 영화는 앞으로 지비와 나에게 벌어질 수 있는 몇 가지 경우의 수를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약간의 유익함이 있었다.  하지만 리얼리티가 좀 떨어지는, 특히 출산 과정에서, 면도 있었다.  출산이 다들 너무 쉽다.  영화에 모든 걸 기대할 수는 없지만, 나는 지비가 약간이나마 좀 출산 과정을 준비하고 이해하길 바랬다.  그 부분을 이 영화가 채워주진 못했지만, 우리의 이해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됐다.   아무리 바빠도 병원에서 진행하는 출산과 모유수유에 관한 교육에 꼭 지비를 동반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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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정보를 찾아보면 임신 5~6주는 큰 신체의 변화를 느낄 시기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 외에도 '그냥 신상이 불편했다'.  당시는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그 즈음 임신을 확인하고 그 '신상의 불편함'이 임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되짚어본 경우다.

평소에도 한 몸매(덩치)하는지라 몸에 꼭 맞는 옷은 입지 않는데, 그나마도 임신 8주경이던 2월 중순엔 입고다니던 청바지를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긴 니트형 원피스를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타이즈와 함께 입고 다녔다.  불편한 것보다 차라리 추운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신상이 불편했다.  임신 4~5개월까지 기존의 옷을 입는다는 사람들이 많은 걸보면 심리적인 이유도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  아니면 단순히 살이 많이 찐건가.(o o );;


얼마전까지는 겉옷만큼, 겉옷보다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든 것 속옷이었다.  특히 브라.  그렇지 않아도 글래머(?)인데 임신후 불어나는 가슴 때문에 일찍이, 임신 7~8주경이던 2월에 벌써 임신부용 브라를 구입했다.


산전 브라 Maternity Bra


임신을 확인한 후 '신상의 불편함'이 나날이 커지면서 임신부용 브라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곳에는 그다지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한국에서 구매하려고 검색해보니 한국에는 종류는 다양하지만 너무 비싼거다.  임신부들에게 알려진 브랜드의 임신부용 브라의 가격은 한 개에 13~14만원쯤 했다.  임신 초기에 구입해서 출산 직전까지 입을 수 있도록 특수소재를 이용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최소 2~3개 정도는 필요할텐데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선물해주면 입을까 내 돈으로 사입기엔 부담이 됐다.  더군다나 나는 한국에서 여기로 보내는 비용도 있으니까 말이다.  근데 한국의 임신부들은 그런 걸 잘도 사입는다는 사실에 약간 놀람.(. . );;

'돈 없으면 마음을 접어야지'하면서 이곳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백화점·잡화점 격인 Debenham에서 마터니티 브라를 찾기는 했는데, 이곳의 사이즈 규격을 가늠할 수 없어 집에서 가까운 Westfield에 있는 매장으로 직접 갔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사이즈를 확인하고 입어봤다.  이곳에서는 속옷도 피팅룸에서 입어볼 수는 있지만, 한국처럼 친절하게 사이즈를 재주거나 상담해주진 않는다.  오히려 직원은 임신 8주 경에 마터니티 속옷을 사겠다는 나에게 "지금은 필요없고, 5개월쯤에 사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나는 '신상의 불편함'을 더는 참을 수 없다며 £24를 주고 하나를 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사온 브라를 손빨래를 해서 말려 다음날 입어보고 '아 좋아..'하면서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 i i)  그리고 며칠 뒤 같은 걸로 2개를 더 샀다.

내가 사온 브라는 사이즈C-F로 역시 한국의 임신부용 브라처럼 임신기간 전체를 입을 수 있는 브라였다.  사이즈(가슴둘레)는 임신전과 똑같은 사이즈를 택했는데, 블로거 가라사되 그러는 거라길래, 그게 실수였다. 


산전산후 브라 Maternity & Nursing Bra


처음 산 마터니티 브라에는 고리가 4개 있어 가슴둘레가 늘어날 때마다 하나씩 뒷칸으로 옮겨가며 사용하게 되어 있었다.  처음엔 가장 안쪽에서 두번째 칸에 고리를 걸어 사용했고, 점점 한 칸씩 물러남에 따라 얼마전엔 마지막 칸에 고리를 걸어 사용해야했다.

Debenham에서 구입한 마터니티 브라는 몰드형으로 컵에 봉제선이 없다.  그건 좋은데 몰드형이다보니 두께가 좀 되서 날씨가 따듯해지는 5월이 되면서 답답함이 느껴졌다.  더군다나 가슴둘레도 딱 맞고.


몰드형이라서, 가슴둘레가 딱 맞아서 오는 불편함 말고도 생각하지 못했던 불편함이 생겨났다.  임신을 하면 가슴이 커지는데, 그 방향이 앞으로 커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약간 밖으로 향해 커진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Debenham에서 산 브라는 가슴을 너무 앞으로만 '심하게' 모아 가슴팍과 가슴이 벌겋게 됐다.  외국여자들이 가슴이 풍만에서 가슴팍과 가슴골이 아름답게 보이는게 아니라 외국엔 속옷이 그렇게 생겨먹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고 혼자서 생각했다.


그래서 Debenham과 같은 곳 말고 임신부를 위한 전용브랜드에서 사면 다를까 싶어서 마더캐어Mothercare를 기웃기웃.  마더캐어는 임신부를 위한 물품은 물론 출산, 육아용품을 파는 브랜드다.  £13로 가격까지 저렴해서 나를 흐뭇하게 했지만, 단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Firm support bra라고는 하지만 몰드형이 아니라 면으로만 되어 있어서 x표시를 숨기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  걱정만 됐지, 편하고 보자는 생각에 30초도 고민하지 않고 바로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것은 산전산후 브라라서 출산후에도 쓸 수 있는 브라다.  작은 고리가 달려 있어 모유수유 때 커버를 편하게 벗길 수 있다.  한국의 웹사이트에서는 가슴 모양의 유지를 위해 산전산후 겸용 브라보다는 산전 브라 따로, 산후 브라 따로 사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고리가 윗부분에 달려 있고, 컵의 모양은 똑같으니 특별한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엔 산전산후 브라를 구입했다.  가슴이 약간 밖으로 향하도록 되어 있어 훨씬 편하다.  가슴둘레 사이즈를 이전에 Debenham에서 구입한 것보다 한 단계 큰 것으로 구입했다.

조금 저렴한 모양새이긴 하지만 혹시 출산전에 이것마저 작아져 다시 구입을 해야할지 모르니 너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2개를 바로 구입해 역시 손빨래 해서 다음날 입어보니 '아 더 좋아..'다.( i i)


임신부용 수면 브라 Maternity Sleep Bra


좀 얇은 옷을 입을 땐 크기가 꼭 맞기는 하지만 처음산 몰드형 마터니티 브라를, 평소엔 뒤에 산 산전산후 브라를 입는다.  지난 주부터

갑자기 더워진 탓이기도 하지만 잠을 잘 때 가슴이 답답해서 이곳저곳 기웃하던 중 발견한 마터니티 수면 브라.  2개 £24면 그렇게 비싼 가격도 아니라고 변명하면서 덥석 구입.( ' ');;

랩형이라 가슴팍을 답답하게 조이지도 않는다.  너무 받쳐주고 조여주는 기능이 없지만, 잘 땐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구입했는데 참 잘한 선택이라고 흐뭇해하고 있다.  그렇다고 벗고 자기엔 좀 이상하잖아.  어깨부분도 얇은 끈이 아니라 넓은 밴드, 셔츠 같아서 편하다.


더워진 날씨에 아침저녁으로 샤워하고, 아침저녁으로 속옷(특히 브라)을 편하게 바꾸어 입으면서 가슴과 가슴팍에 생겼던 좁살같은 땀띠들은 많이 가라앉았다.  어떻게보면 꼭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지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내 일신에 편안함을 가져다 준 것을 생각하면 꼭 필요한 지출이었다.  그 비용지출로 내 가슴과 가슴팍의 수난은 잠시나마 소강 상태라 행복.



※ 이번에도 늦어져 이번 주는 사실 24주.  시간이 빨리 흘러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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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ini 2012.05.29 16: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쯔쯔 친구뒀다 모하냐.. 나한테 물어보면 다 알려주는뎅.. 그 이외도 살꺼 더 많다.. 복대도 있어야할텐데...

    • BlogIcon 토닥s 2012.05.29 17: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 친구가 한국에 있잖니. 정보를 접한다한들 여기선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음.. 복대. 산전복대, 꼭 필요할까 싶어서 고민되는 물품중에 하나. 산후복대는 사려고 생각중인데. 여기는 배를 조여주는 넓은 밴드나, 배 아래를 받쳐주는 가느다란 밴드만 있더라고. 한국에서 말하는 복대같은 건 있기는 한데 꽤 비싸더라.
      또 뭘 사야하지? (' ' )a

  2. 엄양 2012.05.31 06: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내 경우에는 산전후 복대는 전혀 필요없었다,,두번의 임신모두...
    체중관리 꾸준히하고,,임산부요가로 관리해주면 딱히 필요없다.
    체질상 다를수도 있으니, 배가 많이 무겁게 느껴지거나 많이 출렁거린다면 필요할수도,,,

    • BlogIcon 토닥s 2012.05.31 09: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까진 1개월에 1kg정도 늘어난듯해. 괜찮은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마지막에 많이 늘어난다니 걱정이긴하다.
      좀 무거운 기분이긴 하다. 배때문이기 보다 사랑스런(?) 난치병 변비 때문에. 근데 그 때문에 몸 전체가 무겁게 느껴진다. 이 기분 알까 몰라. 넌 딱 보기에도 군살없이 가벼워보이니.

  3. 엄양 2012.06.07 05: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난치병에 도움되는 팁~~ 푸룬쥬스(서양자두쥬스)를 먹어보삼~~~변비에 효과적,,,,난 평소엔 없었는데..현수때도 안그랬는데..준수땐 소화불량에 변비까지 완젼 심했었지..푸룬쥬스 먹고 효과봤어,,,꼭 변비때문 아니라도 몸에 좋은 쥬스라니까,,손해볼건 없고,,한잔가득 아침에 먹어보삼~~~첨에 매일 먹고,,나중에 효과보면 먹는 양을 좀줄이고,,,,강추~~~~

    • BlogIcon 토닥s 2012.06.07 12: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푸룬쥬스가 뭘까 찾아봤어. 여기서도 자두쥬스를 마시기는 하는데, 한 번 먹어봤는데 별 효과 없더라. 한 통 먹고 치워버렸다. 계속 먹어야했던 걸까? ( ' ')a
      어쩔 수 없이 철분제를 한 열흘 안먹고 있는데, 확실히 나아졌어. 다시 철분제를 먹어야겠지?

  4. tg 2012.06.07 18: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벌써 24주라니..정말..시간 잘 간다. 나도 그런데..넌 오죽하겠니?
    아가를 빨리 보고싶은 마음만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을까 싶네.
    경험이 없어서, 조언은 못해주겠고..또 언제 찾아올 지 (안 올지) 모를 특별한 이 시간 맘껏 즐기삼!! 홧팅!tg

    • BlogIcon 토닥s 2012.06.10 17: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가까이서 은주씨를 대신해서 보렴. 정말 은주씨는 얼마 안남은 것 같은데. 다음달인가?
      궁금함과 즐거움만큼 불편함과 걱정도 많지만 어떻게 잘 되겠지? :)

2년 전쯤 짐gym에서 요가를 10개월쯤 했다.  일주일에 두 번.  그 즈음 한국에를 다녀온다, 집을 이사를 한다 하면서 짐을 그만두면서 요가도 그만두게 되었다.  지난 겨울 지금 사는 집 뒷편에 요가 스튜디오가 생기면서 플랏포럼(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 정도 된다)에 광고를 했는데, 그 광고를 본 지비가 다시 요가를 시작하자고 했다.  지비에게 요가가 필요한 것이라기보다는 내게 운동이 필요해서 권한 것이었다.  숨쉬기 말고는 특별히 하는 운동이 없으니까.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갸륵하여 같이 가기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쯤이야'하면서.


그렇게 다시 시작한 요가가 한 달쯤 되어갈 때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GP와 병원의 미드와이프에게 요가를 해도 되는지 물었는데  임신부에게 좋다고 해서 한 달쯤 더 계속 요가를 했다.  그러다 임신부 요가 수업이 있길래 물어보니 "임신했냐"고, "몇 주냐"고 물어봐서 11주쯤 되었다고 하니까 요가 선생이 12주 정도까지는 요가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_ _ )a 


물론 내가 2~3년 꾸준히 요가를 한 사람이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임신 초기 요가는 상당히 무리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했던 요가는 기존의 요가가 주는 이미지, 명상 이런 것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우리가 했던 아슈탕가Ashutanga 요가는 유산소 운동에 가까운 요가로 다이나믹한 스타일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지비도 요가 후엔 1~2시간 휴식을 취해야 할 정도였고, 나는 늘 땀 범벅에 녹초가 되곤 했으니까.  요가가 정적인 운동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12주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임신부 요가로 전환하려고 했는데 임신부 요가 수업이 부활절 연휴로 4주를 쉰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달 넘게 쉬었다가 4월 초부터 임신부 요가를 듣기 시작했다.  미리 내놓은 지비의 수업료를 내 이름으로 더해 임신부 요가로 전환하고 지비는 그 즈음부터 카포에라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일반 요가 수업이 1시간 £6.5, 1시간 15분에 £8정도인데 임신부 요가 수업은 1시간 15분에 £12니까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한 번 해보기로 했다.



길고 긴 부활절 연휴를 마치고 처음 간 임신부 요가 수업에서 약간 나는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임신부 요가라곤 해도 그래도 요가인데 38주, 39주된 임신부들이 있는 것이다.  '과연 저 때도 요가가 가능하단 말인가?'하고.

그 임신부들은 몇 달 전부터 요가를 해오고 있어 가능한 것이기도 했고, 요가가 그렇게 격하지 않아 가능하기도 했다.


임신부 요가 수업은 분만할 때 도움이 되는 자세들과 호흡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리고 배가 무거워지고, 가슴이 무거워지면서 무리가 오는 허리와 어깨의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자세들도 있었다.  내가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벌써 최소 몇 주 혹은 그 이상의 수업을 하면서 친해진 임신부들은 자신들보다 앞서 출산한 임신부들, 요가 수업을 함께 들었던,이 요가가 무척 도움이 되었다는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그 믿음으로 '감히' 출산 직전까지 요가 수업에 나오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 아직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아 그렇게 허리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도움이 되길 기대하면서 수업에 임하고 있다.  내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요가 선생이 주는 정보들이다.



영국에선 임신 과정에 각종 교육들을 병원에서 제공받는다. 예를 들면, 임신 전반에 관한 교육, 분만 과정에 관한 교육, 모유수유에 관한 교육, 쌍둥이 출산에 관한 교육들이 있다.  요가 선생의 본래 직업이 그런 교육들을 하는 강사다.  그래서 그녀는 내가 가는 병원의 자세한 구조까지도 세세하게 알고 있었고, 내가 아리송해하는 것들에 관해서도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2주 전 한 밤에 갑자기 다리 근육이 뭉쳐 다음날 있는 요가 수업을 빠지게 됐다.  그래서 수업에 못가겠노라고 메일을 보냈더니 요가 선생이 다음 수업에서 그 원인이 되는 것들에 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등은 물론 뒷다리 근육 전체가 평소보다 힘을 더 많이 받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임신부들에게 나타나는 통증 중 하나라고.  그래서 잠들기 전 뒷다리 근육을 풀어주는 몇 가지 자세들만 해도 도움이 된다며 일러주었다.  뿐만 아니라 짠 음식습관이 원인이 되기도 하니 덜 짜게 먹으면서 물을 많이 마시라고 조언해주었다.


임신부 요가, 요가 선생이 마음에 드는 것은 운동뿐 아니라 호흡을 할때 임신부와 태아가 감정적으로 교류하도록 이끈다.  나는 아직 감정 이입이 안되서 혼자 눈 말똥말똥 뜨고 다른 사람들 얼굴을 보는데 다른 사람들은 완전 감정이입하면서 호흡하고 있다.  완전 신기.


나도 할 수 있으면 출산 직전까지 이 수업을 들어볼 생각이다.  분만에 도움이 되기를 두 손 모아 빌면서 '덜 아프게 해주세요'하고.  그렇기만 한다면야 £12 아까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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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양 2012.05.31 06: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부럽네...난 임신기간내내 직장에서 일하면서 스트레스 받았던 것이 지금도 많이 아쉽다..온전히 너와 아기만을 생각하면서 임신기간을 보낼수 있는 것도 행운이야..
    임산부요가는 출산후까지 열심히 해야한다~~~

    • BlogIcon 토닥s 2012.05.31 09: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도 애 놓고 계속 운동을 하고 싶은데, 더 열심히 해야 할 것도 같고, 애를 봐줄 사람이 필요해. 지금 다니는 요가 스튜디오에서 아기와 엄마를 위한 요가를 개설한다는데 그것도 애가 한살은 되야겠지? 그전까진 지비와 시간표를 짜야지. :)

지비의 형 마렉은 화학인가 물리를 전공한 박사다, 화학과 물리는 참으로 다른 학문이건만.  강의도 하지만, 전임연구원 격으로 대학에서 일하는데 지비 말에 의하면 주로 운동과 관련된 연구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학인지 물리인지 헛갈리는 것이다.  하여간, 그래서 하고 싶었던 말은 마렉은 무척 먹는 것, 그 질에 관한 관심이 무척 많다.

지난 2월에 폴란드에 갔을 때 아무리 맛있게 요리한 음식들을 먹어도 딱 입맛에 맞지를 않았다.  임신 10주차로 그때가 그럴 때였던 것 같다.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있어도 라면 국물이 그리웠다고 해야하나.  평소엔 라면만 건져먹으면서 왜 그때 짭쪼롬한 국물이 그리웠던 걸까.  그래서 슈퍼마켓에 장보러 갔을 때 그 대안으로 버섯 크림 스프를 사왔다.  내가 그 스프를 집어들 때 마렉이 "그건 인공가공품이야.  음식도 아닌 nothing이야."라고 말했다.  그래도 난 먹어야겠기에 사왔다.

폴란드에 다녀온 후에도 지비가 마렉에게 전화할 때마다 지금이 몇 주차면 어떤 영양제(성분)를 먹어야 한다고 마렉이 조언을 해주곤 했는데, 그 전화 뒤엔 지비가 나를 쪼으기 시작했다.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한다는데 알아보라는 둥, 병원 갈때 어떤 영양제가 더 필요한지 물어보라는 둥.  좀 피곤했다.


한국의 병원처럼 '권장사항'과 '선택사항'이 많지 않지만,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최소한의 필수사항'은 지킨다가 지금까지의 내 판단이고 나의 희망사항이다.  그래서 물어볼 수는 있지만, 의사나 미드와이프가 이야기하지 않는 걸 '개인적으로' 사서 먹을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영양성분이라는 건 자연상태에서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낫고, 경우에 따라서는 고함량의 영양제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지론이라서.


엽산


'아이는 결혼식 후에'가 대략의 계획이었다.  지난해 봄 결혼 후 영국에 돌아오고서부터 '슬슬 준비모드'로 엽산을 구입해서 먹었다.  엽산은 별로 비싸지 않지만, 좋은 걸 먹자는 생각에 한 상품을 고르고나니 시중에서 파는 다른 것들과 가격 차이가 꽤 됐다.  보통 120알에 £3~4정도 밖에 안하는데 그 3~4배 가격은 됐으니까.  배송비 포함하면 얼추 £20.  그런데 찾아보니 그 사려고 하는 상품이 미국제품이었다.  혹시해서 미국에서 구입하는 쪽으로 알아보니, 마침 1buy 1get free, 하나 사면 하나 무료가 있어 배송까지 포함해도 엽산제 두 개를 £16 근처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비와 함께 먹기 시작했는데, 나는 계획하면 금새 아기가 생길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한 병을 둘이서 다 먹고, 두 번째 병을 먹기 시작할즈음 지비는 "내가 꼭 먹어야 할까?"하고 먹기를 중단 혼자서 먹었다.  그리고 다시 미국에서 두 병을 주문했다.  세 번째 병을 비우고, 네 번째 병을 먹기 시작할즈음 아기가 생겼다.


칼슘+비타민D3


처음 GP에 갔을 때 의사가 엽산과 칼슘을 처방해주려 하였다.  엽산은 먹고 있는 게 있다고 하니 칼슘만 처방했다.  그러면서 12주쯤 엽산을 엽산+철분으로 바꾸어야 하니 그때 되면 이야기를 하라는 것이다.  그 뒤부터 엽산과 칼슘을 먹었는데, 문제는 칼슘이었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칼슘은 정확하게 칼슘+비타민D3다.  씹어먹는 형인데 하루에 두 번 챙겨 먹기도 쉽지 않은데 문제는 단맛.  아침엔 비교적 잘 챙겨 먹어지는데, 오만상과 함께, 저녁엔 꼭 자려고 이 닦고 누우면 생각이 나는 것이다.  '아 칼슘!'하고.  그래서 몇 번 빼먹기도 했다.

먹던 칼슘을 다 먹고 새롭게 처방받을 때 의사에게 이야기했다.  "다른 종류의 칼슘을 처방해줄 수 없겠냐:"고, "단맛 때문에 먹기가 힘들다"고.  다른 종류도 다 달다는 의사의 말씀.(-_- );; "먹기 힘들면 약으로 먹지 말고 하루에 우유 200ml를 마시라"고.  그래서 요즘은 아침엔 칼슘, 오후에 우유 한 컵을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지, 그것도 매일 마셔지지는 않는다.


엽산+철분


마렉이 임신 중에 철분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을 했고, 지비도 나를 독촉해와 병원에 갔을 때 미드와이프에게 묻기로 약속했다.  사실 3월 말 지인의 이사를 도우러 갔는데 지인의 방으로 향하는 층계를 두 세번 오르고 나니 숨이 차기보다 어지러워서 오르기가 힘들었다.  지인의 방이 영국식으로 3층, 한국식으로 4층이기는 하였다만.  그래서 정말 나에게 철분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4월에 병원에 갔을때 미드와이프에게 물었다.  "철분제를 먹어야 할까"하고.  마침 혈액 검사를 보던 미드와이프는 "너는 먹을 필요 없을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래도 "권장할 보충제는 없냐"고 물으니 꼭 뭔가를 먹어야 한다면 비타민D3를 챙겨먹으라고 했다.

그랬다고 돌아와서 지비에게 이야기해도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한다.  그래서 엽산이 떨어졌을 때 GP에 가서 다시 묻기로 약속했다.  일전에 GP의 의사가 한 말도 있으니.  엽산이 다됐을 때 GP에 가서 이야기했더니 엽산+철분제를 처방해주었다.


한국에선 보통 엽산을 임신 12주까지 먹고 중단한다고 하는데 이곳에선 계속해서 먹는다.  또 철분만큼 또는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칼슘과 비타민D3인 것 같은데 이유는 모르겠다.  사람이 다르고 식습관이 다르니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국 사람들은 평소에 철분 섭취가 모자라니 권하는 것이고, 이곳 사람들은 평소에 칼슘 섭취가 모자라는 게 아닐까 혼자서 추측만 해본다.  일조량이 부족하니 비타민D3는 모자랄만도 하다.  그럼 이곳 사람들과 인종적으로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른 나는 한국을 따라야 하는 걸까?  이곳의 권장사항을 따라야 하는 걸까? ( ' ')a


그 외


임신하고 나니 감기증상이 자주 온다.  전체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해서 면역력이 더 떨어지는 게 아닐가 싶다.  그 때마다 지비는 비타민을 먹으라고 하지만, 이곳에서 파는 각종 비타민에는 임신한 여성에게는 의사의 상담없이는 먹지 말아야 한다는 문구가 있다.  그래서 과일을 많이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내 사랑스런(?) 난치병인 변비 때문에 다시마환을 가끔 먹었는데, 임신 후 변비가 심해져 매일 조금씩 먹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 수록 내 난치병은 호전되기는 커녕 과일과 채소를 평소보다 많이 먹는 요즘 더욱 심해져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 '한국은 어떤가?'하고 검색을 해보니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닌가!  철분제를 먹으면 변비가 심해진다는.( ⊙⊙)

그래서 사람들은 철분제를 스스로 중단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검색하면서 알게 된 건 칼슘과 철분제는 함께 먹으면 서로의 흡수를 방해한다고 한다.  챙겨먹기도 힘든데 시간까지 따로 먹어야 한단 말인가.  정말 챙겨야 할 것이 많구나.( i i)



앗!  우리 아기 첫 선물. :)

양말이 어찌나 작은지 곰인형한테도 안들어간다.

이걸 선물한 M씨는 내가 얼마 전에 올린 글, 딸의 물품을 핑크로 도배하지 않겠다는, 때문에 핑크 아닌 것을 찾으려고 애썼단다.  고마워요!


시간이 흐르면 그리워질, 고마운 사람들만 늘어난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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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ourday 2012.05.23 01: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탐구생활 이야기 잘 보고 있습니다! 영양보충제로 또 다시 새로운 세계를 경험. 아직 태어나기 전인데도 이렇게 챙겨야 할 일들이 많은데 아기가 태어나면 정말 다른 삶이 펼쳐지겠죠. 그나저나 아기 양말 너무 귀엽습니다. :)

    • BlogIcon 토닥s 2012.05.23 09: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 양말이 3-6months용인데, 그럼 0-3months용은 얼마나 작을까 잠시 생각했어요. 손가락 겨유 두개 들어가거든요. 근데, 그 정말 신생아들은 양말 신을 일이 없을 것도 같고 그러네요. :)
      사람들 말이 임신을 즐기라고 인사하더군요. 대체 육아가 어떻길래하면서 겁집어 먹고 있습니다. :)

  2. BlogIcon 시라 2012.10.05 12:45 Address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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