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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5 [+423days] 살아 있는 집 (8)

사람들이 누리가 순하다, 수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심지어 지비의 형수는 그 집 딸이 누리 같기만 하면 둘째를 얼렁 낳겠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그런지 누리가 순한 것도 '같고', 수월한 것도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애 키우기 쉽지 않다.(- - )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도 나름의 애환이 있겠지만, 하루 종일 애랑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 직장에 나가는 일보다 어렵다는 건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꼭 그 부분 아니고서도 육아와 직장 중에서 직장이 더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하니 직장을 버리지 않는 게 아닐까?




사진이 구리긴 하지만, 누리도 순진한 웃음 뒤에 숨기고 있는 것이 많다.  내가 웃는 사진만 올려서 그렇지, 나를 울게 하는 날도 많다는 사실.(-ㅜ )


그녀의 만행을 고발합니다.


누리가 뭔가를 잡고 설 수 있게 되면서 부터 생활에 애로사항이 늘어났다.  침대 옆 기저귀 등 아기 용품을 넣어둔 서랍장에 기어이 올라가려고 해서, 그걸 방에서 빼버렸다.  거실 한켠에 당장 두고 쓰지 않는 아기 용품들을 넣어두었는데,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는 기어가서 그 안에 있는 것들을 빼기 시작.  걷게 되면서는 부실한 서랍들을 계단삼아 올라간 걸 보고 이 서랍을 거실에서도 빼버렸다.



누리가 매일 하는 일은 장남감 통의 장남감을 꺼내는 일, 책장의 책들을 꺼내는 일.  그게 누리의 놀이면서 일이다. 한국에서 비행기 타고 오다 알게 된 S님은 누리가 장난감이 없어서 책을 꺼내는 거라고 그랬다.  '정말 그런가?'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봤지만, 누리가 말을 하지 않으니 알 수는 없는 일.


하루에 20번쯤 쏟아진 장남감을 통에 주워답고, 하루에 10번쯤 꺼내놓은 책들을 책장에 꼽다보면 하루가 간다.  정신적으로 만만찮은 노동이긴 하지만 견딜 수는 있다.  그런데 누리가 책의 첫표지만 죽죽 찢거나 먹어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면서 다 읽지 못한 책들 열권 정도만 남겨두고 당장 보지 않는 책들을 모두 뽑아서 상자에 담아 우리가 쓰지 않는 방 침대 아래 넣어버렸다.  집이 플랏(아파트)라 수납공간이 많이 없어 방법이 없다.  방안에서 가구를 빼서 그 방에 넣어버리는 일, 누리가 쓰러뜨리기 좋은 물건들을 그 방에 넣어버리는 일이 처음은 아니라서 그 방은 점점 짐들로 비좁아지고 있고 나머지 공간은 금새 이사온 짐마냥 휑-하다.



그런 이유로 우리집은 크고 작은 가구 이동이 자주 있다.  마치 집이 계속 꿈틀 거리는듯하다.

아, 작은 방이 옮겨진 짐들로 가득차 버리기 전에 누리가 말 귀 알아듣는 날이 와야 할텐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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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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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5 15:1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3.11.17 16:0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3.11.17 15: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개인적인 경험으론 그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것 같아요. 물론 그게 적성에 맞으시는 분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잘 못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커뮤니티에 뿌리를 내리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뭘 배우러 다니는 것도 좋고, 자원봉사 같은 것도 좋고요. 제 경우는 경제적인 걱정이 아예 없는게 아니라서 그 고민과 그런 커뮤니티 활동 사이에서 고민하다 둘다를 제대로 못한 것 같아요. Juley님은 잘하실 것 같아요. 멀리서 응원합니다. :)

  3. gyul 2013.11.17 17: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그래도 친구들도 그런얘기 해요...
    아이가 순한편이라지만 전혀 힘들지 않은게 아니라 힘들긴해도 조금 수월할때가 있는것정도일뿐이래요...
    그래서 순하다는 말이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나봐요...
    이유를 알수 없지만... 분명히 저런 행동에도 아이에겐 어떤 생각이나 본능같은게 있을것같은데...
    그게 뭔지 굉장히 궁금해요..저도 저시절에 대해선 아무것도 기억나는게 없으니까요...
    뭔가 재미있는 생각을가지고있을것도같은데말이예요...^^

    • 토닥s 2013.11.17 21: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순하다는 말이 그렇게 스트레스가 된다고 듣긴 했지만 전 아직 좋은 말로 들려요. 그것과는 별개로 육아가 힘든 건 힘든 것이구요.ㅋㅋ
      서랍장을 오르는 건 누리만 그러는 건 아닌가봐요. 정말 어떤 본능이 있을텐데 궁금하네요. 아니 그냥 두려움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아기들이 완전히 뛰고 걷기 전까지는 팔힘이 무척 세요. 어딘가를 오르는덴 그 팔힘이 유용한 것 같아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열심히 하는 것일지도요. ;)

  4. 2013.11.17 22:1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3.11.18 1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고맙습니다. 저는 아기들이 본능적으로 휴대전화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부모가 그걸 내도록 쳐다보니 궁금해하는 것 같드라구요. 그래서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아기는 이뻐도 일상이 무료하니.
      저 또한 멀리서 응원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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