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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05.02 [book] 고맙습니다 / 신미식

[life] 선물

런던일기/2015년 2015.06.09 06:43 |

지난 주 K선생님이 계시는 길포드라는 도시에 다녀왔다.  런던의 외곽 도시인데 부산으로 치면 창원이나 마산, 진주쯤 거리.  벌써 오래 전에 한 번 보자고 연락을 주셨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아이들 중간방학 뒤로 미뤘다.  내가 누리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과 선생님의 생활반경 중간쯤에서 만나려다 선생님 댁으로 가서 뵙게 되었다.  다음을 위해서 내가 운전해서 다녀왔다, 조수석에 앉은 지비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집밥을 해주시는 동안 정원에서 누리랑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밥은 정원에 앉아서 먹고.  '아 영국사람들이 이래서 정원을 좋아하는구나' 싶지만, 그것도 여건이 되어야 바람대로 살아지지.   경제적 여건 말이다.

정원에 워낙 볼거리 만질거리 놀거리가 많아서 누리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점심이 마무리 되었을 때 선생님이 닭들과 놀라고 닭을 풀어주셨는데, 누리는 쫓아가고 닭들은 피하는 형상.  결국은 병아리를 잡아주셨다, 누리 만져보라고.







돌아오는 길에 그 집에서는 활용도가 낮아진 책들을 누리에게 주셨다.  시간에 쫓겨 일단 실어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절반쯤 되는 보드북은 지금 누리가 읽기에 딱 좋은 것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좀더 자라야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 두 상자에 든든하게 배가 부르다.


재미있는 건 많은 책들이 영국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들이었다.  지난 번에 주신 모빌책 한권도 누리가 좋아했는데 자세히보니 영국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었다.  지비는 한국에서 애들 책이 이렇게 많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놀라다가, 많은 책들이 영국책이 원작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다시 한국에선 아이들 책 안만들고 왜 쉽게 번역만 하냔다.(- - );;


먼길 다녀와서, 초보운전자라 운전 자체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일찍이 잠들고 다음날은 또 새벽 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싸서 하이드 파크에 다녀왔다.  친구들을 만나러.


우리가 참 좋아하는 친구들인데 좀 서운한 일이 있어 약간 소원하게 지냈다.  친구들이 연락을 해와 오랜만에 만났더니 고향, 콜럼비아, 다녀오면서 누리 선물과 우리 선물을 사왔다.  뭘 사와서 그런게 아니라 아이 데리고 먼길 다녀오면서 이런 걸 챙겨왔다는 게 두 배로 고맙게 느껴졌다.  우리 주변에서는 해롤드를 제외하곤 이런 사람들이 잘 없다.  해롤드는 벨기에 출신인데 집에 다녀올 때 종종 초콜렛을 사온다.

전날 책 선물로 든든했는데, 커피와 인형을 받고는 따듯해졌다.  토요일 커피 선물을 받고 일요일, 오늘 계속 그 커피를 마시고 있다.



벽 앞에서 이야기하는 기분이 드는 이곳의 인간관계를 두고 종종 투덜거렸는데, 그 기분을 잠시 동안은 밀쳐둘 수 있을 것 같다.  견물생심이라지 않는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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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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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5.06.10 18: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닭을 쫒아가는 누리 ^^! 전 그 나이때부터 지금까지 닭을 엄청 무서워하는데 말이에요;;;
    저도 어린이책 번역 공부하면서 알게되었는데 영미권 번역책이 인기가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인기 = 엄마들이 사준다'의 공식이어서 다른 장르의 책과는 달리 어린이책은 몇몇 유명작가의 널리 알려진 책 아니면 이런 저런 구매시도를 안 한다고 하네요.
    전 사실 동화창작에도 관심이 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참, 닭을 떠올리며 생각난 동화, 혹시 누리가 읽어봤을까요? ^^ "Chickens can't see in the dark"
    Simon Pegg가 읽어주는 것도 있어요 :) 유튜브 링크를 걸었더니 댓글 저장이 안되네요;
    :)



    • 토닥s 2015.06.11 06: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또 한국엄마들의 구매특징은 '전집'이라며 오늘 이곳에 있는 다른 한국엄마와 이야기를 나눴지요. 제가 받은 책들도 몇 권이 빠진 전집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영미권 책들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그곳들에서 어린이 책들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싶네요. 한국에서도 좋은 작가들이 좋은 책을 많이 내지만, 그 보다 훨씬 많은 책들이 영미권에서 쏟아지겠지요. 인구가 일단 많으니.

      simon pegg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말씀하신 책을 찾아보니 그 영상이 딱 뜨네요. 그게 요기 유아채널에서 채널이 끝나기 전 저녁 6시 50분이 되면 책을 읽어주는 코너인데. 유명인사들이 나와서 읽어준답니다. 아이들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한국서도 그러면 유명인사들의 의미있는 사회적 활동이 될텐데 하면서요.



신미식 사진·글(2005). ≪고맙습니다≫. 이클라세.

라틴아메리카, 여행, 사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족하는 이 책을 내가 놓칠리 없다.
책을 보면서 '가고야 만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그런데 정말 갈 수 있을까?

사진을 글쎄-.
언젠가 유경이의 모로코 사진을 보고 난 뒤로 나도 가기만 가면, 찍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만심이 생겨났다.  정말 터무니 없는 자만심이로세.
여행책을 보며 늘 그렇듯, 그곳에 갈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이 부러울 따름.

그래도 몇 장의 사진은 '아!'하고 탄성이 나오고,
몇 줄의 글은 '그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다음에라고 말하지 마라!


절대로,
다음에라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
꼭 페루가 아니더라도 가고자 했던 곳이 있다면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주 가까운 곳이어도 좋습니다.
아주 가까운 친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더 이상의 이유로 자신을 속여서는 안됩니다.
최선의 시간을 준비해 떠는 여행은 자신을 살찌게 합니다.
분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 ≪고맙습니다≫ p.63


허리 둘레로 늘어난 살 말고,
속을 채우는, 그런 살을 찌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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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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