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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0 [book]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조세희(2000).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성과 힘.

어쩌다보니 지금 읽고 있는 두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온지 30여 년이 흘렀다.  내친김에 고전읽기 첫번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고등학교 때 읽었다.  대입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고 말 못하겠다.  그 시절 많고 많은 중단편을 읽어 내용이 뒤죽박죽 섞인 가운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관련해서는 난쟁이 이름이 김불이라는 것, 굴뚝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 정도만 기억에 남아있었다.  
얼마전 200쇄 기념판이 나와 구입하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사놓고 읽을 틈이 없어서 두었다가 이번 설 연휴에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내가 읽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전부가 아니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연작 중 한 편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그 연작들을 묶어 놓은 것이고.
연작들 속에서 인물들은 얽히고 설키어, 단단하지는 않지만 인연으로 이어져 있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중심된 인물은 난쟁이 김불이와 그의 가족들이다.  아내, 아들 영수와 영호, 딸 영희.  그리고 난쟁이 김불이와 소통하고, 아들 영수의 운동을 도운 지섭.  영수와 영희가 일하는 공장/그룹의 일가족들.  앉은뱅이와 꼽추, 신애 등 1970년대를 산 사람들이 나온다.

연작이라는 형식이나 사실주의 기법은 이 소설의 특징이다.  지금에야 옴니버스라는 형식이 익숙해졌지만 30여 년 전엔 어땠을까 싶다.  1970년대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으나 현재와 과거가 교차할때나 무엇인가를 꿈꾸듯 서술할때에는 사실주의보다 마술적 사실주의가 떠오른다.

연작들을 이루는 하나하나의 글을 보면 분명하지 않던 것들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보면 그 시대가 분명하게 그려진다.  그 그림을 다 그리고나서 2008년 오늘과 비교해보면 놀랍다.  사회의 껍데기는 세련되게 바뀌었지만 그 속은 30여 년 세월이 무섭도록 변함없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난장이'가 '난쟁이'로 쓰는 방법이 바뀌어도 우리 사회에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가 바뀜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지 상에서는 시간을 터무니없이 낭비하고, 약속과 맹세는 깨어지고, 기도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눈물도 보람 없이 흘려야 하고, 마음은 억눌리고 희망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일 끔찍한 일은 갖고 있는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일이다
- <우주 여행>


사람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사람도 남을 위해 흘릴 줄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만 사는 땅은 죽은 땅입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 죽은 땅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여전하다는 게 이 책이 200쇄가 나오도록 한 이유라는 점이 조세희는 부끄럽다고 한다.  요즘에도 낡은 카메라를 들고 집회와 시위현장을 찍는다는 그가 부끄러우면 우리는 어쩌누-.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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