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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26 [+828days] 누리의 킴미(크리스마스) (2)

누리와 함께 하는 세번째 크리스마스. 


이브


얼마 전에 만난 지비의 사촌 형수가 집에 크리스마스 장식 했냐길래, 누리가 어린이집 들어가기 전까지는 안하기로 지비와 합의했다고 하니 "왜? 왜? 왜?"라고 마구 물음표를 날리셨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아니 지비가 종교적인 사람도 아니거니와(나는 당연히 아니지) 그보다도 누리가 기억하지 못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장식 같은 건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누리의 본격적인 사회화가 시작되는 시점(어린이집)엔 저도 보는 게 있으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냥 지나가긴 뭐해서 이브에 반일 휴일을 낸 지비와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 하기로 했다.



집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인데, 햇빛이 너무 좋길래, 페이스북에서 반응이 뜨겁다.



이쁘다는 이 모자는 갭에서 할인에 할인을 해서 1.5파운드에 샀다.  머리가 엄청 크게 보인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벼워보이고 무엇보다 자주 빨아도 빨리 말라서 좋을듯하다.  하지만 정전기는 어쩔 수가 없다.




우리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간 식당은 지비의 직장에서 가까운 한국식당 김치.  자주 가는 곳도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갔다.  누리가 우동을 좋아해서 시켰는데, 집에서 먹던 우동과는 달리 달고 짜서 먹지 않았다.  그래서 당황한 우리.  결국 누리는 맨밥과 시금치 나물만 먹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세트 - 갈비와 수육.  개인적으로 평가하면 지비가 시킨 수육이 훨씬 나았다.  더군다나 3파운드나 싸기까지!




그리고서 원래 계획은 사우스뱅크에 가서 차를 마시고, 런던아이에서 일몰을 보고 귀가하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늦어져 차 마시는 건 건너뛰고 바로 런던아이로 고고.

알뜰한 당신 지비는 언제나 멀린패스[각주:1]를 써줄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골아떨어진 누리.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된 (물론 그 동안 여러번 만났죠) 다른 한국인-폴란드인 커플과 함께 집으로 와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함께 해먹었다.


킴미 = 크리스마스


우리는 특별히 크리스마스를 가르치지도 언급하지도 않았지만, 누리가 보는 유아채널에서 하도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하니 누리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알게 됐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누리에겐 크리스마스로 인지되고 있다.  하지만 누리는 긴 '크리스마스'를 발음하지 못하고 '킴미'라고 부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우리집을 방문해주었던 친구 커플이 올해 9월에 딸을 낳았다.  그래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 이번엔 우리가 가기로 했다.




친구들이 준비해 놓은 누리 선물.  누리는 선물보다 번쩍이는 쇼핑백과 킴미(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장식볼에 더 관심을 두었다.



누리의 플레이매트를 물려 받은 친구들의 딸.



부모의 사전 동의가 없었으므로 스마일


그런데 좋았던 시간은 여기까지였다.  친구들이 차려놓은 점심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다.  친구의 딸을 아이 아빠가 앉고 식탁에 앉았는데 아이가 스프 접시를 쳐서 스프가 아이에게 쏟아졌고, 그 때문에 아기의 한 쪽 손목이 데였다.  친구들이 차가 없어서 지비가 친구들을 인근 병원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병원에 가도 언제 돌아올지 모를 것 같아서 누리와 나는 집 앞 맥도날드에서 기다렸다가(마침 그 맥도날드가 문을 열어서 다행) 지비가 돌아오면 집에 가려고 했는데, 친구들을 내려주고 온 지비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으면 친구들을 다시 병원에서 집으로 실어와야 할 것 같다고 해서 맥도날드에서 기다리며 점심을 먹게 됐다.  그 시간이 벌써 2시가 넘었던 시간.  그래서 평소엔 거들떠 보지도 않던 감자튀김을 야금야금 점심 삼아 먹은 누리.  누리 점심으로 준비해간 리조또는 차가워서 먹지를 않고.  하루 정도는 맥도날드 먹어도 된다며 그냥 두었다.

결국 친구들은 한 시간만에 돌아오긴 했는데, 지비 두번 걸음 시키지 않으려고 택시를 타고 오면서 전화를 해왔다.  십여 분 뒤면 도착한다고.  다행히 아기 화상은 심하지 않고 상처도 나아지면 괜찮을꺼라고 했단다.  아기에게도 힘든 시간이었지만, 두 친구들에게도 무척 힘든 시간이었을테다.  병원에 다녀온 아기가 지쳐 잠이 금새 들어 30분 정도 앉아서 차마시며, 위로해주다 돌아왔다.






그 정신 없는 와중에도 친구들이 점심으로 준비했던 스프며, 연어를 집에서 먹으라고 싸주었다.  그 음식들을 집에 돌아와 저녁으로 먹었다.   낮에 먹은 햄버거가 더부룩하니 소화도 안되었는데,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녁을 먹었는데 지비가 참 슬프단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같이 못먹고 따로 먹어서.  정말 좋은 연어였고, 문제의 스프도 참 맛이 있었다.  마음이 무거웠던지, 결국 나는 먹고나서 체해서 토..하고 말았다.  낮에 먹은 햄버거가 문제였을 수도 있고.  이래저래 마무리가 묵직한 크리스마스.


그럼에도 모두들 해피 크리스마스 되었기를.. 아기야, 얼릉 나아라..


  1. 멀린 그룹에서 관리하는 영국 내 테마공원 등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연간회원권이다. 런던아이, 마담투소, 씨라이프(아쿠아리움), 레고랜드 등이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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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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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4.12.29 18: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리털, 거위털 그런것보다 저 누리 모자같은 재질이 겨울을 버티게 해주는것같아요...
    유니클로 후리스 없이 겨울을 날수 없다는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수면바지나 가디건, 수면양말같은것들도 전부 저런 재질이 지배적인것같아요... ㅎㅎ

    • 토닥s 2014.12.29 22: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유니클로 후리스..가 히트텍인가요? 저도 작년 겨울 히트텍 레깅스 하나 구입해서 교복처럼 입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아예 겨울 초입에 바지처럼 입을 수 있는 '엑스트라 웜extra warm' 히트텍 레깅스와 히트텍 스웨터를 구입하여 올해의 교복으로 입고 있습니다. 이곳의 겨울은 그렇게 나지는데 한국의 겨울은 어떨지 상상이 안되요. 고작 몇년전 일인데 어떻게 버텼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물론 최근 몇년들어 한국의 겨울(여름도) 날씨가 익스트림해지고 있긴 하지만서도요. 요기도 오늘 내일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랍니다. 그래도 영상입니다. 1도에서 4도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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