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세풀베다(2004). ≪외면≫. 권미선 옮김. 열린책들. (원저년도 1997)

지난해 사과양의 생일선물로 사준 책.
보통 읽고난 뒤 추천의 형식인데 이건 거꾸로 사과양이 읽고 싶대서 사주고, 나도 사봤다.
사놓은지 일년이 지나고서 펼쳐들었는데, 살 때만해도 루이스 세풀베다의 한국출판 서적 마지막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미지를 찾으며 보니 올해 5월 두 권이 더 출간됐다.
고민이 된다.  사 읽을 것이냐, 말 것이냐.
이 책이 너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인데, 번역이 재미를 반감시키는데 49%정도 기여했다 생각한다.  그런데 같은 번역자가 두 권을 더 냈기에 고민이 된다.

책 내용에 대해서 잠시 흘리기는 했지만 참 재미없었다.  루이스세풀베다의 책으로는 여섯 번째 책이었고, 이 번역자의 책으로는 첫 책이었는데 정말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단편들로 엮인 책이다.  언제나 그렇듯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 속에 나온 인물들, 지리들, 역사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런 이해가 부족했는지도 모르겠다.
흡입력이 없었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을 그렇지 않은데.
그래도 몇 편의 '그 다운' 작품들이 있어 위안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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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is Sepulveda(1989). MUNDO DEL FIN DEL MUNDO, 정창(2003). ≪지구 끝의 사람들≫. 서울 : 열린책들.

칠레의 어두운 과거사, 그리고 자연은 세풀베다 소설의 바탕이다.
이는 과거와 미래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읽고서의 흥분은 세풀베다의 다른 소설을 읽었을 때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었다.
흥분에만 그치지 않고 분노로까지 발전했던 그때의 느낌이 많이 사라져 전할 수 없음이 아쉽다.

과거 민주화를 부르짓던 그들은, 그들의 일부는 신자유주의의 기수가 되었다.
(그래서 기쁜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슬프다.)
그것이 그들과 세풀베다가 다른 점이다.


  1984 년 어느 여름 날 아침이었다.  두 사람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충격에 사로잡혔다.  그것은 그들이 설사 '바다를 떠노는 네덜란드 선박'으로 알려진 유령선 '칼레우체'와 맞닥뜨렸다고 해도 그렇게까지는 경악하지 않았을 소름끼치는 장면이었다.(…)
  바다와 해상 가공선 사이에 연결된 직격 2미터가 넘는 관이 바닷물을 빨아들였다가 내뿜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생기는 물결의 파장과 모터 진동음이 워낙 강력한 탓에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소형정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두 사람은 선박 주위를 시커멒게 물들이고 있는 바다에서 관을 총해 새끼 돌고래들이 빨려 들어가고 있는 장면과 선미의 배수관을 통해 시뻘건 내장과 찌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고 있었다.(…)
  두 사람은 참담한 심격으로 겨울을 보냈다.  오죽했으면 머리끝까지 치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피니스테레 호'에 폭발물을 가득 싣고서 해상 가공선들을 항해 돌진하는 상상까지 했을까.
  어느 날 닐센은 의아한 눈길로 쳐다보는 페드로 치코 앞에서 단파 방송의 주파수를 돌렸다.  그는 뱃사람들이 애지중지 여기는 라디오 방송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따금 뱃사람들에게 그들을 기억해 주는 수호신의 음성 같은 라디오 방송은 그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 가닥 실날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주파수를 맞추던 그의 귀에 '라디오 네덜란드' 방송이 들렸던 것이다.  그 방송은 마침 지중해에서 활동 중이던 그린피스의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그린피스가 필리핀 산(産) 산호 사용 저지, 즉 산호업자들이 해저에서 저지르는 또 다른 형태의 바다 죽이기에 맞서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닐센은 그 방송을 듣자마자 페드로 치코를 얼싸안고 껑충껑충 뛰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페드로, 우리만 있는게 아니야! 바다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또 있어!" 그런데 그 순간까지, 아니 늘 입이 무겁던 페드로 치코가 정색을 하며 나섰다.  "선장님, 떨어놓을 비밀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알라칼루페 사람들이 화톳불 앞에서 한 맹세는 신성 그 자체인데, 저는 오늘 그 맹세를 깨트릴 수밖에 없군요.  선장님, 사실 저는 범고래들이 숨어 있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 pp.106~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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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세풀베다(2003). <<파타고니아 특급열차>>. 서울 : 열린책들. 원저년도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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