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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29 [book] 화차
  2. 2011.09.30 [book] 낯익은 세상 (5)

[book] 화차

런던일기/2012년 2012.12.29 02:07 |


미야베 미유키(2012). 〈화차〉.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페이스북에 한 선배가 올린 영화에 대한 간략 감상편을 보고 소설부터, 혹은 소설을/만 봐야지 했다.  두께 때문에 쉽게 잡히지 않던 책이었는데 좀 머리 식히면서 볼 수 있는 책을 볼려고 골라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한국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참 속 시끄러운 시기였는데, 그 시끄러운 속을 눌러가며 읽었다.  일종의 현실도피였던 셈인데, 책을 덮고나니 도피했던 그 책이 되려 절절하게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소설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권총 오발 사고로 휴직 중인 형사 혼마에게 죽은 부인의 친척 가즈야가 찾아온다.  부인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던 가즈야는 신용불량 과거가 밝혀져 사라져버린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세키네 쇼코의 흔적을 따라가던 혼마는 가즈야의 약혼녀는 세키네 쇼코의 명의를 도용한 신조 쿄코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마는 신조 쿄코가 어떻게 세키네 쇼코의 명의를 도용했는지, 그리고 세키네 쇼코는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간다.


세키네 쇼코의 명의를 도용한 신조 쿄코는 개인파산의 피해자다.  그 굴레를 벗고자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했다.  도용한 세키네 쇼코가 개인파산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책 내용은 여기까지.


책장을 넘기면서 감탄사를 흘렸다.  어떻게 오늘의 한국과 이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  일본의 경우는 1980년대 초반 부동산 버블이 일면서 너도나도 대출을 얻어 주택마련에 나섰다.  당연히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얻은 사람들은 대출금 때문에 개인파산했다.  문제는  버블이 붕괴되었기 때문에 부동산을 처분한다고 해도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부동산 가격은 대출금을 갚기엔 역부족이라는 점.  그것이 1차 신용불량사태였다면 2차는 신용카드의 남발이 불러 일으켰다.  1980년대 후반 버블 붕괴 후 내수시장 활성화 운운하면서 신용카드가 남발됐고, 사람들은 갚을 수 있는 이상의 소비를 하면서 문제가 붉어졌다.  1, 2차 모두 개인파산자와 이를 견디지 못한 사회적 죽음이 늘어났음은 물론이다.  참 끔찍한 모습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그런 흐름을 자세하게 알게 못했는데, 그걸 알게 된셈.  그런데 그 대목에서 나는 큰 궁금증이 생겼다. 

나 같은 일반 시민이야 이웃나라의 부동산 버블이 언제 무너졌는지, 그리고 개인부채가 어떻게 사회적 문제가 되었는지 잘 모르지만, 경제학자나 관료들은 알았을텐데 어떻게 한국 사회가 일본의 전처를 그대로 밟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는 1997년 IMF이후 내수시장 활성화 운운하면서 신용카드가 남발되었다.  한국도 1980년대 부동산 버블이 일기는 했지만 전국민의 집을 통한 투기 현상은 19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가 들면서 시작된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카드를 통한 개인파산, 부동산 버블 붕괴가 동시에 오기 직전이다.  튼튼하던 일본경제도 이어진 1,2차 신용불량사태를 맞고 지금까지 만성 경기불황인데, 한국사회는 어떻게 될까 불안불안이다.

책이 단지 책일때는 읽고나면 사회에 대한 관찰력과 촘촘한 구조가 독자로 하여금 포만감이 들게 만들지만, 책이 단지 책이 아니라 현실일때는 슬프다 못해 무섭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니까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의 해법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그건 governance, 정부(?),의 몫이다.  해법을 제시해줄 정부를 선택하는 건 우리들의 몫이고.  억울하겠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결과까지도 안고 가야하는 것이 선거다.  그리고 우리는 막 그 선거를 치뤘다.  이젠 그 결과를 좋아도, 싫어도 우리가 안고가야 한다. 


그래도 여전히 억울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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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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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2011). <낯익은 세상>. 문학동네.

<손님>과 <오래된 정원> 이후 그다지 만족스러운 작품이 없었음에도 외면하기 힘든 작가 황석영.  다 읽고서 부족한 입맛을 다시더라도 꼭 사게 되는 그의 책들.  6월에 책을 사면서 한참을 망설였다.  그리고 구입을 미루었다 8월에 책을 사면서 다시 한참을 망설이다 구입했다.  그랬다고 생각했다.

6월에 어찌나 망설였는지 결국은 구입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6월에도 8월에도 책을 샀다.  6월에 구입한 책이 얼마전에야 도착하고서야 내가 같은 책을 두 권을 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진짜 망설이긴 많이 상설였나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두 권을 필요 없으니 이번 바르셀로나행에 들고가서 읽고 상인이에게 주고 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여행길에 들고 나섰다.  해변에 누워 읽어야겠다 생각하면서.  생각보다 공항으로 일찍 나서는 바람에 공항에서 한참 많이 읽어버렸고, 비행기에서도 열심히 읽어버려 바르셀로나에 도착할 즈음엔 거의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흡입력이 있는 책이었느냐..하면 꼭 그렇지도 않은데.

소설의 무대는 꽃섬이라 불리는 쓰레기 매립장이다.  난지도다.  그곳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주워 팔아 생활하고, 쓸만한 물건을 챙겨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딱부리의 아버지가 삼청교육대에 잡혀 간 것으로 묘사되는 걸 봐서는 시대적으로 1980년대 초반이 시간적 배경이 아닐까 싶다.

도시에서 더이상 쓸모가 없어져 버려진 쓰레기처럼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도 더내려 갈 곳이 없는 도시 하층민들이다.  그 생활의 처참함과 폭력성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곤 했는데, 사실 그래서 읽기가 부담되는 소설이었다.  그 부담 속엔 '나는 알만큼은 알아'라고 생각해온 세상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처참하다는데서 오는 불편함이 포함되어 있었다.

<심청>과 <바리데기>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황석영은 참 남성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각이 좋고 나쁨을 떠나 내게는 맞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황석영이 새 책을 내놓으면 외면하지 못할 것 같다.

바르셀로나에 두고 온 이 책을 정리하려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했다.  그 생각에 겹치는 건 조세희 선생의 <난.쏘.공>.  그 책을 다시 읽고 싶은데, 그 책은 여기에 없구나.

그런데 왜 가난한 사람들의 결말은 늘 비극일까.  정말 가난한 사람들에게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는걸까.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를 포함한 그들의 해피엔딩을 기다릴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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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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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봄눈 2011.09.30 22: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1. 한 때는 소설만 읽을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소설책을 전혀 읽을 수가 없네요. 닉 혼비나 줄리언 빈스 등 추천 받은 소설책을 몇 장 읽다가 포기하였습니다.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나 감정을 알게되는 불편한 느낌이랄까? 정말 육춘기인가 봐요. 2. 아아. 먼 곳에 계셔도 항상 책을 챙기는 토박이님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 3. 스페인 다녀오셨군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텔레비전에서 스페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종종하네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4. 앗, 같은 책도 읽지 않고 이렇게 주절주절 할 이야기가 많다니. :)

    • 토닥s 2011.10.02 07: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1.저는 소설, 비소설을 가리진 않지만 번역된 책은 잘 읽어지지 않더군요. 어쩔 수 없이 읽는 책들도 읽기가 힘들어요. 2. 책은 제 인생의 휴식처면서 도피처죠. 근데 전 토닥. ;; 3. 스페인이라기보다 바르셀로나에 세번 다녀왔죠. 그래서 스페인을 안다고 하긴 어렵지만, 참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인 것 같아요. 기회되면 다른 지역도 가보고 싶습니다. 4. 봄눈님은 이야기꾼이군요. :)

    • 봄눈 2011.10.02 07: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아. 죄송합니다. 누가 저보고 봄눈이 아니라 비눈이라고 한셈이네요. 요새 이렇게 정신줄을 놓고 살아서 큰일입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T_T

    • 토닥s 2011.10.02 19: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렇게 급사과하시면 제가 더 미안해요. :) 저도 한글없는 키보드를 쓰는지라 뭐 흔히 있는 일입니다.

    • 봄눈 2011.10.02 21: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소근소근) 토닥님, 저도 한글 없는 키보드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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