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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9.16 [book] 꽃 / 박건웅 (3)



박건웅(2004). ≪꽃≫. 새만화책.

지난해 가을인가 이 책을 발견했다.  너무너무 사고 싶었지만 가격이 만만찮아 고민을 했었다.  이번 가을 준비하던 교토여행을 포기하면서 이 책을 사게 됐다.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빳빳한 종이질의 책을 펼치면서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신영복씨의 서문을 읽으며 그 기대감은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그가 말했다, 이 책은 '누워서 읽는 책이 아니'라고.
그랬다.  이 책은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왔지만 결코 편하게, 흐트러진 자세로 볼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흐트러진 자세로 책을 펼쳤다가도 자세를 고치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쟁초는 일제강점기부터 살아온 인물이다.
학교조차 다닐 여력이 없는 당시로서는 전형인 아이였고,
그래서 어른이 되서는 강제징용에 가게 되는 그런 인물이다.
한국전쟁 중 그는 산으로 갔고
그러다 전쟁이 끝나고 포로가 된 그는 장기수로서 생을 마감한다.

이 책은 너무나 비극적이었다.  더는 할 말이 없다.

쟁초에게도 유년시절부터 사랑해왔던 이, 달래가 있었지만 그녀와의 만남조차도 아름답게 그려지지 않았다.
산에서 만난 달래는 전투 중에 한쪽 가슴을 잃어버린 여성이었다.  이 책은 다른 작품처럼 달래를 곱고 고운 추억으로만 남겨두지 않았다.  쟁초에게나, 이 책을 보는 나에게나 달래는 고운 추억이 아니라 쓰린 역사였다.
작가는 거친 판화적 기법을 빌어 그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쓰린 역사-.

누군가는 잊어야 한다고도 하고, 치유해야 한다고 하지만
쓰라림을 모른다면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 무엇을 치유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이 책이 주는 쓰라림은 여전히 우리 시대에도 유효하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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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아지똥 2016.01.13 12: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혹시 박건웅님의 꽃이라는 책 구입은 어디서 했는지 알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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