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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3.01.12 [people] '어느 늙은 노동자의 죽음'

故 배달호씨의 명복을 빕니다.


학교 앞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신문을 옆에 끼고 말입니다.
햇볕드는 창가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사설을 읽어 내려가다 세번째 사설에서 시선이 멎었습니다.
숨 또한 멎는 줄 알았습니다.

어느 청년 노동자가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말라'며 불꽃으로 사그라들고서
10년 후에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다시 10년 후에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은 '전태일평전'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후에
어느 늙은 노동자가 30년 전 청년 노동자처럼 불꽃이 되어 저세상으로 스러져갔습니다.

1970년에서 2003년.
30년이라는 세월은 어디로 흘러버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나 태어난 이 강산에 노동자되어
 꽃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는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강산에 묻히면 그만이지"

 - "늙은 노동자의 노래"중에서





자기 몸 불사른 50대 노동자의 절규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 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 자살했다. 고 배달호씨는 유서에서 가압류로 생활이 어려운 고통을 호소하며 ‘해고자 복직’을 촉구했다. 대통령 선거 뒤 사회 전반에 ‘희망’이 퍼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50대 노동자의 온 몸을 불사른 항거는 큰 충격이다.

노동조합 대의원으로 활동하던 고인은 지난해 파업으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나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복귀한지 채 한달이 안됐다. 자신은 복직됐으나 “해고자 모습을 볼때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동료들의 ‘가족 걱정’을 했던 고인은 유서에서 “이틀 후면 급여 받는 날이다. 약 6개월 이상 급여 받은 적이 없지만 이틀 후 역시 나에게 들어오는 돈 없을 것이다”라고 개탄했다. 월급을 못받는 이유는 두산 경영진이 ‘파업 손실’을 명분으로 노조원들의 월급은 물론이고 개인재산에 대해 총 65억원의 가압류 신청을 해 놓았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노동자들로서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가압류가 캄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실 민주노총은 그동안 사용자들의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가 노동기본권을 짓밟는 ‘신종 노조탄압’이라며 줄기차게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도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 무관심이 결국 한 50대 노동자의 분신자살을 몰고온 셈이다. “두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인간들이 아닌가”라는 고인의 물음을 우리가 되새겨 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인의 마지막 절규에 답할 사람은 두산 경영진만이 아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가압류는 현재 전국의 40여개 이상 사업장에서 13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마침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의를 맡고 있다. 고인의 분신은 파업을 벌인 노조에 천문학적 손해배상소송을 일삼아왔던 재계와 이를 방관해온 정부에 대한 피맺힌 절규이다.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남겨두고 떠난 50대 노동자의 자살을 헛되게 해서는 안된다.
(한겨레 2003/01/11)


가압류 두산중 노동자 분신자살

9일 오전 6시30분께 경남 창원시 귀곡동 두산중공업 단조공장 냉각탑 옆에서 이 회사 노조원 배달호(50·마산시 석전동)씨가 시너를 온몸에 뿌리고 분신 자살했다.

배씨의 유서에는 “가압류 등으로 생활이 어렵다. 해고자는 복직돼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노조 관계자가 전했다.

배씨는 지난해 7월 노조 파업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됐으며, 회사에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지난달 18일부터 보일러 생산공장에서 일해 왔다. 회사 쪽은 파업기간의 회사손실에 대해 지난해 9월 배씨 등 노조원 50명을 상대로 월급과 개인재산 65억원 상당의 가압류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 “공기업이던 한국중공업을 헐값으로 인수한 뒤 이어진 사용자 쪽의 가혹한 노조탄압이 빚어낸 참극”이라며 △노조탄압에 대한 정부차원의 진상조사 △손배 가압류 철회 등을 촉구했다. 창원/김현태 기자
(한겨레 200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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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어느 늙은 노동자의 죽음'는 끝입니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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