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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7.26 [book]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 이성형



이성형(2001).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날 때>>. 파주 : 창작과비평사.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책을 읽어가다 만나게 된 책.  누군가가 언급했던 것도 같다.
책머리에 있는 저자의 말,

  지역연구에 한이 많은 나로선 여행기란 장르를 통해 여러가지를 발언하고 싶었다.
  먼저, 정형화된 '동양'의 이미지인 오리엔탈리즘에 오염된 머릿속의 지식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유학을 가지 않았기에 이 작업이 훨씬 쉬웠는지 모른다.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우리 지식인 세계에서 라틴아메리카 관련 지식만은 교통순경 노릇을 하고 싶었다.

라는 한 마디에 재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저자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하면 부산 출생이고, 90년 서울대에서 라틴아메리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 멕시코 외무부 초청으로 한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지냈다고 한다.  이 책은 2000년과 2001년 라틴아메리카에 체류하면서 방문한 쿠바, 페루, 칠레, 멕시코에 대한 기록이라고 한다.

이제 이 책을 읽은 나의 느낌을 이야기할까?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이라는 수식어로 저자의 관점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의 책을 그의 수식어를 벤치마킹하여 표현하자면 '1세계보다 더 1세계적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몇권의 여행기를 읽어온 나로서는 이 책은 최하(최악이라 하지 않겠다)의 책이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공부 하고 적지 않은 시간 체류까지 한 사람이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칠레산 포도주가 프랑스산 포도주보다 더 각광받고 있다는 이야기뿐이란 말인가.
어느 레스토랑에서 먹는 해산물 요리가 일품이라는 이야기뿐이란 말인가.
멕시코의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폄하에 이르러서는 아찔해졌다.

리베라를 '어용화가'라고 쓰고 있다.  정치적 조류에 편승한 화가라고 보고 있다.  비판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가 폄하해 마지 않는 리베라의 그림은 원주민과 원주민문화를 소재로 하고 있고, 맑시즘을 소재고 하고 있다.  당시 정치적 조류가 그러한 것이었다.
문제는 조류가 그러한 것이고 그것에 편승했다하더라도 원주민과 원주민문화, 그리고 맑시즘이 나쁜가.(__ ):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 이 책.
물론 이는 내가 못읽어냈을 수도 있는 부분이고, 그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부분일 수도 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라틴아메리카의 음식과 음악을 줄줄 읊어대는 그의 정보는 분명 하나의 권력이라 할만하나 그 권력이 선하게 쓰여지리란 기대는 하기 어렵다.
책 한 권을 읽고서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이해보다, 1세계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라틴아메리카를 바라보는 시각과 다를바 없는 이 책의 시각에 대한 분노만 남았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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