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호 외.(2006).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현실문화연구.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든 두번째 사진 책.
(내가 일하는 곳을 주관하는 ○○위원회와는 근본이 다른 곳이다.)
(나도 이런 책을 엮어내는 일을 하면 신바람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성남훈, 이갑철, 임종진, 김문호, 박여선, 김중만, 이규철, 최항영, 노익상, 한금선이 사진으로 참여하고
공선옥, 방현석, 이문재, 조병준이 글로 참여했다.

농촌, 이주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난민, 독거인, 시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사진과 글로 담겨 있다.
어느 것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것은 없지만
'아-'하고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려버린 사진은 한금선의 '꽃무늬 몸뻬, 막막한 평화'라는 섹션의 사진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영혼을 가진 자, 세상사람들이 정신질환자로 부르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과 글이다.

주제가 다르고, 찍은 사람이 다르니 느낌이 고를 수는 없다.
그런데도 뭔가 부족함이 드는 섹션이 있는데.
자의든, 타의든 화려한 생활로 미디어에 조명되는 사람이 찍은 사람의 사진이다.  화려한 사람이 찍은 화려하지 않은 사람들의 사진.  대부분의 사진이 생활 속의 사진인데, 한 섹션만 리터칭을 한, 그것도 스튜디오로 보이는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런 사진이 기술적으로 완벽해 보이더라도, 초점과 구도가 맞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찍은 사진보다 좋다라는 법은 없는거다.
(뭐래는거야..(o o )::)

처음 책을 펼치고 책장을 넘기며 나도 모르게,
'이건 디지털카메라로 찍었겠지'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재수 없어서.(-_- )

그리고,
나도 사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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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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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어둑한 곳에 앉아 영화를 보았습니다.
아니 영화가 아닌 영상보고서.
여성노동자 영상보고서 <밥.꽃.양>을 보았습니다.

이 영상보고서에 대해 얄팍한 지식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동자의 이야기겠거니,
여성노동자의 이야기겠거니,
밥짓는 여성노동자의 이야기겠거니..라고 말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97년 IMF를 앓고 이 땅은 '구조조정-정리해고'라는 강요를 순리처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98년 여름 현대자동차노조는 '구조조정-정리해고'에 맞써 30여일이 넘는 시간 싸움을 했습니다.
싸움요?
노조는 많은 수의 사람들을 정리해고 시키지 않고
가장 적은 사람들을 정리해고의 대상에 올리는 것을 합의함으로써 싸움은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대상이
사업장에서 열심히 밥짓고, 파업현장에서도 열심히 밥짓던 식당노조 아주머니들인 것에 있습니다.

30여일이 넘는 시간을 함께 싸워왔지만,
사태가 일단락 되고서는 어느 누구도 아주머니들과 함께하는 이들도 없었고
아주머니들의 고통을 알은채하는 이들도 없었습니다.
사측이 노조에게 그랬던것처럼, 노조가 아주머니들의 분노와 절규를 외면했던 것입니다.
영상보고서에서 한 남성조합원이 이 기형적인 상황을 놓고 말합니다.
"노동운동은 그런게 아닙니다"
정말 노동운동은, 진보운동은 그런게 아니지요.

그녀들은 밥짓는 노동자입니다.
밥, 얼마나 중요합니까?
파업, 그거 다 먹고 살자고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중요한 노동에 종사하는 그녀들을 노조가 희생량으로 만든겁니다.

어찌나 마음이 아프고, 어찌나 현실이 절망스러운지 차마 말로 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욱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운 것은,
이제야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그녀들이 벌여왔던 힘겨운 싸움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녀들의 절규를 외면했던 남성조합원들과 내가 다를게 없었다는 말입니다.

감독과의 토론 끝에 감독과 사회자가 함께 말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날 아침 눈을 떠서,
살면서 문득문득 떠올려주기만이라도, 잊지 않기만을 부탁했습니다.

네, 잊지 말아야죠.
그게 적어도 함께 싸우지 않았던 내가 가져야할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 임인애 감독

여성노동자 영상보고서 <밥.꽃.양> -> 바로가기


여기서 '노동운동은 그런게 아닙니다'은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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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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