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식'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11.16 [book] 경계에서 춤추다
  2. 2010.08.11 [book] 렙소디 인 베를린
  3. 2010.05.02 [book] 나의 서양미술 순례 (2)
YES24 - [국내도서]경계에서 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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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타와다 요오꼬(2010). <경계에서 춤추다>. 창비.

 

신문에 실린 서경식의 칼럼을 무척 진지하고, 꼼꼼하게 봤었다.  어떨때는 이해될때까지 한 문장을 반복해서 읽어가면서까지.  물론 그건 번역된 칼럼이었지만.

그렇게 읽을만한 글, 생각할만한 거리를 그는 늘 던져주었다.  그런데도 막상 한국에 있을땐 그의 책을 많이 보지는 않았다.  신문에서 봤던 글의 모음이라 생각해 구매, 독서라는 행위까지 잘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곳에 옮겨 살게 되면서 조금은 '억지'로 그의 책을 읽고 있다.  '억지'라고 표현한 이유는 재능도 없는 미술이야기가 대부분인 책들이라서 그렇다.  사실 그가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볼려고만 하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한국과 비교해서, 정작 내가 그의 책에서 읽고 있는 내용은 미술에 관한 내용은 아니다.  무심결에 혹은 작품과 작품 사이에 혹은 작품과 그 사이에 흘러나오는 그의 지난 인생에 관한 내용들이다.  그가 관심을 가지는 작품에는 현실(지금은 과거가 됐지만)과 이어주는 어떠한 이슈들이 있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우리 현대사의 일부분이 그의 삶이고 그것이 그가 작품과 연결하고 있는 이슈들이다.

 

어쨌든 이 책은 존재 자체가 이슈인 서경식과 타와다 요오꼬의 서신 엮음이다.  이 책 역시, 기획된 서신이다.

 

타와다 요오꼬라는 사람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서 뭐라 말하긴 그렇지만, 한없이 무거운 사람과 한없이 가벼운 사람의 교류 같은 느낌이라고나.  물론 전자가 서경식이고 후자가 타와다 요오꼬다.  타와다 요오꼬는 독일에서 오랜기간 체류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다.  그녀의 작품을 읽어본적은 없지만 무지하게 가벼운 스타일이다.  가볍다고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냥 모든 걸 개념치 않는 스타일 같다.  그런 타와다 요오꼬와 서경식의 서신은 때로 어이없는 실소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이런 식.  서경식이 여행이 잦은 타와다 요오꼬에게 '시간표나 지도를 좋아하는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이 있는데' 본인은 전자에 속하며 이전에 타와다 요오꼬의 작품을 읽으면서 본인과 같은 부류의 사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다음 편지에서 타와다 요오꼬는 '전혀 아닌데요'하는 식.

 

앞에선 '교류'라고 썼지만, 이 글을 읽다보면 전혀 닿지 않는 평행선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타와다 요오꼬는 다양한 인간관계와 다방면의 경험 속에서 서경식이라는 개인과 그의 가족을 짓누르는 한국 현대사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실을 아는 것 이상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다.  서경식과는 다르게 스스로 일본땅을 떠나 독일에서 스스로 경계인으로 사는 타와다 요오꼬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국에서도 모국에서도 경계인으로 사는 서경식이 어떤 접점에서 만나질 수 있을까.  '경계인'이라는 표현은 같아도 만나질 수 있는 접점은 없다고 본다.

 

 

뜬금없이 서경식의 미술에 관한 지식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나도 깊어져야겠다는 것.  내것이 있어야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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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 [국내도서]랩소디 인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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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효서(2010). <렙소디 인 베를린>. 뿔.

예전에 이 작가의 수필집을 읽은적이 있다.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글 참 평범하게 쓰네'였다.  별로 글에 힘이 느껴지지 않는 작가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참 잔인하네'였다.  이런 걸 사람들은 '남자답다'라고 하는 걸까도 싶고.

문학웹진 뿔에서 2009-2010년 6개월동안 연재한 글이라고 한다.  연재 당시 네티즌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는 광고글.  그런데 그 호응이 포지티브였을까?

▶ 이 책은 한국계 일본인이면서 독일에 체류중인 이근호라는 사람이 하나코라는 일본인의 통역을 맡게 되면서, 이근호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 주요 내용은 하나코가 40년전 헤어진, 그리고 얼마전 자살한 첫사랑 겐타로의 행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 겐타로, 김상호는 재일조선인으로 독일에서 활동했던 음악가로 힌터 마이어라는 18세기 음악가의 자료를 찾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뒤, 서울에 방문하여 17년간  감옥 생활을 하고 다시 독일로 돌아와 20년을 살다 어느날 자살했다. 
▶ 힌터 마이어는 교회 오르간 풀무질꾼이었으나 이후 궁정 지휘자가된 아이링거와의 은밀한 약속으로 그의 집에 머물며 음악을 배웠다.  결국엔 스승 아이링거를 앞지르고, 결국엔 여러가지 번뇌속에서 힌터 마이어의 조상이 떠나온 동쪽 먼나라로 떠나간다.

주요 인물로 본 간단 스토리인데, 이야기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그 사이사이 각각의 인물을 잇는 또 다른 인물과 이야기들이 나온다.  홀로코스트(holocaust)까지.  그럼에도 다시 이야기를 단순화 시키자면 겐타로와 힌터 마이어의 삶이 겹쳐진다는 것.  물론 시대가 달라 각각에게 주어지는 번뇌의 내용은 다르지만  음악으로 번뇌를 승화한다는 그런 이야기?

윤이상과 서경식(그리고 그의 가족)이라는 인물을 배경으로 이 글이 탄생했다-고 작가가 밝혔다.  배경이라는 것은 나의 표현이고 작가는 '빚을 졌다'고 했던가.  그들의 고단하지만 강인한 삶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라면 그렇게도 볼 수 있겠다.  그래도 직접 서경식의 책을 읽는게 아홉배쯤 낫겠다고 하면 이 책에 대한 평은 애둘러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기대한다.


내용과 외떨어져, 나는 이런 모양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500쪽에 가까운 이런 책은 한 손에 들고 읽기가 힘들다.  잘 펴지지도 않는다.  다행히 무거운 재질의 종이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 판형의 책으로 편집했더라면 그냥 평범한 책 한 권이었을테다.  큰 활자는 자주 페이지를 넘겨야 하는 불필요한 노동을 만든다.  그나마 하드커버가 아닌 것이 다행이다.
우연히 발견한 평범한 모양의 책속에 대단한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한데, 평범한 내용을 숨기려 특이한 모양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 출판의 흐름인가보다하고 생각한다.  모양이 비슷한게 좋다는 말은 아니지만 불필요하게 이 책은 두껍다고 생각한다.  들고 읽기가 힘들단 말이다!

사실 이 책은 그렇게 평범한 책은 아니다.  현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유명한 현실일 경우 더욱 그렇다.  작가는 유명한 현실을 새로운 틀에 넣는 시도를 한 셈인데, 이 책의 경우 새로운 틀이 너무 새롭다 보니 오히려 자연스런 흐름이 방해된 경우다.  혹은 흐름 따위는 고려하지 않았거나.

그렇다고 이 책을 내용없이 특이하기만 하다는 식의 평가는 할 수 없다.  우리 과거의 그 유명하고 어두운 현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도 있었다'하고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독자들이 그 유명하고 어두운 과거를 현실이 아닌 소설로 받아들일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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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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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 [국내도서]나의 서양 미술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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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2002), <나의 서양미술 순례>, 개정판, 창비.

 

책날개 안 작가의 사진이 이상할 정도로 젊다.  나도 이 책을 사서 볼까, 말까를 오래도록 망설였다.  오래된 책이라 손이 잘 가지 않았고 신문의 칼럼에서 이미 읽었던 글들을 묶어낸 책들이 많이 그의 책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러다 한글이라면 무어라도 읽고 싶은 때에 웬지 모르게 서경식이라는 이름이 떠올랐고, 그래서 책바구니에 담았다.

 

또 하나의 기대는 이 책속에 담긴 그림들을 노력 여하에 따라 나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이건 모를 일이고.

 

그의 글이 그냥 서양미술 순례에 그치지 않는 것은 그가 온몸으로 겪어온 개인과 사회의 고난을 잘 엮어 냈기 때문이다.  그 고난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그냥 나이든 아저씨의 세련되지 못한 서양미술 순례기로 읽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림을 좋아하지만 고난을 잘 이해할 것 같지 않은 친구에서 선물하기가 망설여지는 책이다.

 

그의 글은 한마디로 사회의 모순을 감내하며 살아야했던 한 개인의 기록이면서 우리 사회 모순의 기록이다.

그런데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 있는 반도를 달리는 밤기차 속에서 새삼스럽게 나는 멀리 동쪽 끝에 맹장처럼 매달려 있는 우리의 '반도'를 생각했다.

진보는 반동을 부른다.  아니 진보와 반동은 손을 잡고 온다.  역사의 흐름은 때로 분류가 되지만 대개는 맥빠지게 완만하다.  그리하여 갔다가 되돌아섰다가 하는 그 과정의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희생은 차곡차곡 쌓이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 희생이 가져다주는 열매는 흔희 낯두꺼운 구세력에게 뺏겨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헛수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런 희생 없이는 애당초 어떠한 열매도 맺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

이 사실을 정말로 이해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쁘라도 미술관이 내 마음을 암담하게 만드는 것은, 벨라스께스나 고야를 바라보고 있는 중에 이 간단치 않은 이해를 무조건 강요받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모래에 묻히는 개', <나의 서양미술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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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과양 2010.05.05 13: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스페인 가기 전에 읽었더니 레나 소피아랑 프라도 걸으며 종종 생각나더라는.
    선배, 트위터 하세요.(권유)

  2. 토닥 2010.05.06 06: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to 사과양 : 트위터.. 블로그도 힘에 부쳐서. ;;
    나도 곧 내셔날 갤러리에 가볼 참이야. 책에 나온 그림 찾으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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