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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14 [etc.] 소식의 적, 스트레스 (12)

얼마 전에 소식해야겠다 글 올리고 대충 잘 지켰다.  배 부르게 먹은 날이 잘 없으니까.  적게 먹어 출출함에 초콜렛 하나를 까먹더라도, 적게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오늘, 너무 많이 먹었다.


저녁을 우동 하나 볶아서 누리와 나눠 먹었다.  누리는 면만 2/5쯤 먹는다.  그 나머지와 채소를 내가 먹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그 뒤 누리가 목욕하고서 또 한시간을 떼굴떼굴 울면서 굴렀다.  오늘도 낮잠을 자지 않았다.  심지어 수영 수업도 다녀왔는데.  재울려고 했지만, 전에 없이 밝은 창과 높은 기온 때문인지 잠들지 못했다.  날씨도 더운데 오래 울리기 그래서 '그래 자지마라'하고 낮잠을 건너뛰었다.  저녁 먹은 뒤 목욕을 하고 피로가 몰려오는지, 그런데도 잠은 자기 싫은지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더니 결국은 떼굴떼굴.  다시 데리고 나와서 레고와 퍼즐을 30분쯤하고 무릎에 앉혀 책을 읽어줬더니,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서, 눈이 감긴다.  침대로 옮기니 1분도 안되서 골아떨어졌다.


이번 주는 전에 없이 누리가 낮잠을 자지 않고, 밤잠을 잠들기 힘들어 했다.  거기다 지비는 아이키도 특별수업이 있다며 화, 수, 금 누리가 잠들고서야 왔고, 오늘은 저 멀리 1박 2일 워크샵을 떠났다. 

누리가 한 시간 떼굴떼굴 울면서 구르는 동안 짐싸서 한국 가버릴까 생각했다.  그 생각은 화요일도 했고, 수요일도 했고, 금요일은 어제도 했다.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없고, 도움이 다른 게 아니라 내게 숨쉴 여유를 주는, 이곳까지 와줄 사람도 없으니 내가 가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비자가 딱 걸린다.  내년 봄 비자만 갱신하면 누리가 공교육 시스템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국에 가서 살다가 올까 하고도 생각했다.  지비는 여기서 돈벌고.

다행스럽게 생각이 좀더 구체적으로 미치기 전에 누리가 진정됐다.  누리가 잠들고 혼자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김치 만두 6개를 먹었다.  뭐라도 씹어야 할 것 같아서.  우걱우걱 씹어도 풀리지 않는 분, 이게 스트레스 아닌가. 


만두를 6개나 먹어도 분은 풀리지 않았는데, 이젠 배가 불러 기분이 좋지 않다.  아무래도 종교를 가져야 할까보다, 아니면 집에 껌이라도 사다두고 자주 씹던지.  큭..


(지금은 두 번째 맥주를 마시는 중..)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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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4.06.15 07: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종교보다는(그건 그것대로 골치아픈 부분이 많더라구요. 특히 한인 교회! 자긴 가톨릭 쪽이 더 어울릴 듯 하지만, 일단 우리는 '의심없는 믿음'이란 게 쉽지 않은 성격들이니 어떤 종교도 입문이 쉽진 않을거에요;;) 베이비시터를 쓰거나 일주일에 한두번, 하루 두어시간 만이라도 놀이방, 어린이집, 탁아소 기타 등등의 보육시설에 보내는 건 어때요?
    겨우 대전에 사는 나도 애 짊어지고 부산 가버릴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는데, 자기는 혼자 아이를 돌보며 하루에도 열 두 번 그런 생각 들겠죠. 당연한거에요. 가능하다면 반년이나 일년 정도 한국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지비씨가 좀 쓸쓸하겠지만... 자기의 정신건강(더불어 몸의 건강도!)을 위한 일이니 의논해볼 만 한 일이죠.
    맥주라... 아, 맥주... 자긴 즐거운 기분에 마시는 건 아니었겠지만, 일단 저녁에 마시던 맥주가 그립네요. 난 한 반년은 더 기다려야 하려나.
    자기. 뭐든, 잠시라도 아이와 떨어져있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자구요. 나도, 자기도. (그런데 난 이 황금같은 주말에 애가 열병이 나서 혼자 외출할 기회를 날렸다는 거 ㅜㅅ ㅠ)
    애를 사랑하지만 좀 떨어져 혼자 숨 쉴 시간도 필요해요, 엄마에겐.
    육아 동지, 힘내요!

    • 토닥s 2014.06.15 21: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게 알고보면 다 돈문제 아니겠나. 내가 누리 땜 전전 긍긍하면 한국의 지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 탁아시설에 맡겨보는 게 어떻냐인데, 우리 가난해.(ㅜㅜ )
      집 아래 어린이집에 반나절(3시간) 한 번 맡기는데 48파운드다. 이렇게 말하면 여기 사는 사람들도 다 놀라긴 하더라만, 하여간 그래. 풀타임 9am-5pm / 월-금 으로 맡기면 할인이 되서 월 1300파운드쯤 한다. 작년에 내가 본 브로셔가 그랬으니 더 오르면 올랐지 내리지는 않았을꺼야. 그러니 짠돌이 지비가 차라리 한국 다녀오라하지.
      돈문제가 가장 크지만 그것 외에도 비자 때문에 영국을 오래 떠나있을 수 없는 좀 복잡한 사정이 있어. 2-3년 내 계획하고 있는 게 있어서.
      가끔 주말에 외출을 하긴해, 누리를 지비에게 맡겨두고. 그런데 네가 말했던 것처럼 나가서 장보거나 누리 옷을 사거나. 그게 그게 아니잖여. 동네 가끔 모여 차나 밥 먹는 엄마들도 처한 처지가 다르니, 또 언어적인 한계도 있고, 만나서 떠들어도 뭔가 시원하지 않아. 그렇다고 혼자 나가 그런 황금같은 시간을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보내고 싶지도 않고. 이웃의 엄마들은 그런다고 하더라고, 까페에 가서 책을 읽는다는데 난 머리에 안들어 올 것 같아. 왠지 카페서 모바일로 페이스북 할 것 같아.(ㅜㅜ )
      그나마 비슷한 시기를 지나며 한 사람이라도, 비록 멀지만,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고맙네.
      지우히메.. 얼렁 나아.. 엄마 힘들다.
      (근데 누리도 8개월 때 한국 다녀온 이후로 4-6주 간격으로 감기를 하긴 했다. 요즘은 기온이 높아져 뜸하네.)

    • 유리핀 2014.06.16 04: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 거긴 사람값이 비싼 영국이었죠?;;; 역시 공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나?;;; 거의 무료에 가까운 탁아소는 프랑스이야기였구나, 내가 이렇게 뒤늦게 돌 깨는 소리하고 있어요;;;
      그래, 애 맡겨두고 나가 하는게 자질구레한 쇼핑에 애 옷 구해오고 정도니 사실 크게 즐겁지가 않지. 하다못해 수영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면 좀 나은데 맘이 조마조마해서 말이죠.
      전 카페가서 신문이나 책 읽어요. 페북은 안하니 그거 말곤 할 일이 없어 ^^;;
      비자문제만 정리되면 반년이라도 부모님댁에 있으면 좋을텐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계획하는 게 잘 풀리길 바래요.

      자긴 누리말이나 영어 아니면 말할 상대가 없고, 난 지우말 아니면 정민씨하고만 이야기하고. 참, 우리 '말 많은 년들' 캐릭터가 이렇게 과묵하게 변하네요. ^^;

    • 토닥s 2014.06.17 00: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응 여긴 영국. 장하준 교수 책에 따르면 유럽 국가 중에서 하위20%의 삶의 질이 가장 떨어진다는 영국.(ㅜㅜ )

      오늘 아동센터에서 조산사와 잠시 이야기 나눈 뒤, 그리고 지비와 대책(?)을 의논한 뒤 일정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아. 마음도 한결 편해지고.

      낮잠은 이제 안재우는 걸로, 지비의 운동은 주 2회에서 1회로 당분간 줄이는 걸로.
      일단 그렇게 지내보고 두 달 후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말 많은 년' 캐릭터는 어디 가지 않는다. 댓글 길이봐라..ㅋㅋ

  2. 남호선 2014.06.15 23: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민양씨, 저도 폴란드에서 나홀로 육아하고 있는데 그 심정, 스트레스 충분히 이해가요... 전 하필독일사람하고 폴란드에 살아서 의지할 시댁도 없고, 친정식구도 없어 나홀로 육아하고 있죠.. 가끔 우울하기도 폭발할것 같기도 하구요.

    • 토닥s 2014.06.17 00: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자주 폭발했답니다.(^ ^ );;
      주로 지비가 불똥을 맞는 역할.

      사실 여기서 폴란드가 멀지는 않으나 지비쪽으로는 저희가 의지할 가족이 없어요. 본인들 코가 석 자인지라.
      이웃의 독일인 엄마를 보면 그 엄마가 독일에 일년에 두 세 번 다니러 가기도하고, 또 독일의 가족의 두 세 번 다녀가기도 해서 '유럽이라도 가족이 있으면 좋겠다'생각했는데 그건 또 친정이라 그런가 싶네요. 시댁은 가까워도 또 다르겠죠?

      오늘 문득 든 생각은 '잘 하려는 마음을 좀 버리자'였어요. 너무 잘 하려는 마음. 생각만 그렇게 했는데도, 한결 편해지네요. 우리 잘 견뎌봐요. 애들이니까 어느 날엔 크겠죠? ;)

      아 올해는 폴란드에 갈 계획이 없는데, 언제 한 번 만나면 좋겠어요. 꼭 만나요. :)

  3. 환몽 2014.06.16 14: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육아관련 검색하다가 소소하게 일상을 기록하시는 글솜씨에 반해서 종종 들리는 새내기 주부에요^^ 저도 갓 6개월된 딸아이하나 있답니다. 얼마전 남편 회사때문에 태어나서 한번도 벗어난적 없던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으로 이사왔는데 아이와 둘이 있으려 어찌나 힘들던지요. 저녁마다 맥주 한캔으로 스트레스를 푸는데... (그것도 안주는 꼭 씹어먹는걸로!)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참 그립더라구요. 꼭 돕진 않아도 감정을 나누기만해도 살꺼같은데 말이죠. 토닥님 글이 너무 공감되어서 처음 댓글 남겨요. 댓글읽어보니 머나먼 영국은 탁아비용이 비싸군요ㅜㅜ; 힘내시란 말이 현실적으로 도움되시진 않겠지만.. 같은 기분을 느끼는 주부 1인으로써 퐈이팅을 외쳐봅니다^^; 힘내세요~

    • 토닥s 2014.06.17 0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국경을 불문하고 다 비슷하게 겪는 고통(?)인 것 같아요. '힘내라'는 말이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 )

      하지만 (블로그 가보니) 서울은 아니라도 그렇게 멀지는..(않다고 조그맣게 외쳐봅니다) 전 어디 전라도나 강원도 가신 줄 알았어요. 그것보다는 낫다고 위로해봅시다.

      (또) 하지만 맥주는 드시더라도 안주는 씹는 것보단 부드러운 걸로 드세요. 출산후 관절이 부실하다고들 하던데, 턱도 관절이 아닌가요.(^ ^ );;

      저도 블로그 놀러갈께요.

  4. gyul 2014.06.17 17: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차피 힘나지 않는데 힘내라고 말하는게 저는 때로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서
    좋아하지 않는말이긴해요...
    사실 힘내라는 말보다 뭔가 직접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제가 도울수 있는게없어서 안타까워요...
    하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거라고 기도할께요...

    • 토닥s 2014.06.17 18: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전에 김제동씨 영국 강연에서 그런 말씀이 있었어요. 남에게 위로라고, 조언이라고 하지마라. 도움안된다. 그냥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되는게 그냥 들어주는게 도움이 된다는 말.
      인터넷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얼마나 제 이야기를(절규를?) 들어주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는 들어줄꺼라(읽어줄꺼라) 생각해요. 그렇게 믿을래요. 분명 말하면서 정화되고 기분이 순화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한국이든 그렇지 않든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하는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혼자만 그런게 아니라는 생각만 줘도요. 실제로 이곳이나 FB에서 응원보다는 "나도 그래"라는 댓글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지만 동병상련만 되도.. 그게 제 역할인 것 같아요. 조금씩 나아질꺼라 어제는 희망이었는데 오늘은 또 누리가 좌절의 맛을 보여주네요. 내일은 다시 희망이길..

  5. 남호선 2014.06.17 21: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독일 시댁식구라도 있으면 좋은데 시부모님은 모두 작고하셨고 남편은 외아들이라 독일마저도 의지할 가족이 없네요.. 바르샤바에 대학동문들, 한인회가 있지만 성격상 사람 만나고 돌아다니는 것을 별로 않 좋아해서요..
    아무튼 민양씨, 바르샤바 오실일이 있으시면 꼭 연락하세요! 글구, 요리를 너무 잘 하시는것 같아 참 부럽네요!!

    • 토닥s 2014.06.17 23: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렇군요. 딱히 독일에도 연고가 없는.
      지비는 고향이 서쪽 국경이라 딱히 바르샤바엔 저희도 연고가 없어요. 그래서 한 3년전 여행으로 갔었어요. 가게되면 연락드리겠지만 혹시라도 런던 오시면 호선님도 연락주세요.
      요리요? 사람들이 비웃습니다.ㅋㅋ 지비가 그래요, 전 노력형이라고. 한국서 맛난 음식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여긴 그게 어려우니 집에서 노력 중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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