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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2 [book] 엄마를 부탁해 (5)
  2. 2004.02.13 [book] 자거라, 네 슬픔아 / 신경숙, 구본창
YES24 - [국내도서]엄마를 부탁해

이미지출처 : www.yes24.com

신경숙(2008). <엄마를 부탁해>.  창작과비평.

두 해 전에 친구 수진이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한 책이다.  평소에 내가 읽어본 책을 주변에 선물하는 편인데, 이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사주었다.  그러고선 나도 읽어봐야지 읽어봐야지 했는데 잘 손이 가지 않았다.
첫번째 이유는 왠지 소설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무겁다.  '내가 한가롭게 소설이나'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책이라면 무엇이든지 좋아하지만, 소설읽는 나를 힐난했던 작은언니 때문에 소설은 늘 읽고 싶지만 멀리하게 되는 존재다.  그래도 늘 선망하는 존재라고 할까나.  두번째 이유는 신경숙의 책이 너무 재미없는 기억으로 남아서다.  내식으로 표현하자면 건조한 리얼리즘계의 책을 써내는 작가인데,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목이 마르다 못해 속이 탄다.  리얼리즘계열의 책을 좋아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신파'다 뭐다 하는 수식어가 있지만, 사람 사는게 다 신파 아닌가.

책은 엄마를 잃어버리면서 글쓰는 딸, 엄마의 기둥인 큰아들, 일생으로 밖으로만 떠돈 남편, 엄마 본인, 그리고 다시 글쓰는 딸의 관점에서 엄마라는 존재를 기억속에서 꺼내고 잊고 있었던 그 존재감을 되새긴다.  엄마는 늘 그들에게 엄마 또는 아내였지만, 엄마 본인의 시점에 가서는 엄마, 아내인 동시에 여자이기도 했다는 그런 이야기다.

당연하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했다.  나는 내 나름대로 나쁜짓하고 돌아다니는 건 아니라는 당당함이 있었지만, 그런 바쁜 일상 속에서 가족의 의무를 많이 져버리고 살았다.  그럼에도 보통사람의 삶을 재촉하지 않고 나를 신뢰해준 엄마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이곳에 살면서 그런 고마움과 미안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중인데 것도 참 쉽지가 않다.  뒤늦은 후회랄까.  다행히 너무 늦지 않았음에 감사할뿐.
자기가 철없다고 느낄 정도면 이 책 안읽어도 된다.  그런데 그런 인지조차 없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는게 좋겠다.

이곳에 와서 '가족없이' 지내다보니 가족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물론 이말을 지비는 싫어한다.  내가 가족이 없다고 징징 거리면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나도 가족'이라고 그런다.  그렇기는 하지만서도.
여기서 읽을 책을 한보따리 주문할때마다 어떤 책을 엄마에게 보내줄까를 늘 생각하게 된다.  사실 엄마는 시간이 없기도하고, 나이도 있어 글 읽기가 쉽지 않다.  내가 열권을 읽어내는 동안 얇고 커다란 글씨의 책을 한 권이나 읽을까 말까하는 정도.  그래도 우리엄마는 <태백산맥> 열권 다 읽으셨다.  옆에서 종알거리는 내가 없으니 책이라도 읽어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늘 엄마에게 보낼 책을 고민하게 되는데, 마땅한 책이 떠오르지 않았다.(그러고보니 보낸 강풀만화는 재미있게 읽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네)  이 책을 구입하면서는 내가 읽어보고, 엄마에게 보내야지하는 마음으로 샀는데, 결론은 이 책은 보내지 말아야겠다이다.

자잘한 이유로는 변하는 화자의 인칭이 엄마에겐 복잡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중요한 이유로는 엄마를 슬프게 만들 것 같아서다.  그 동안 잘못한 것도 많은데, 더는 엄마를 슬프게해선 안될 것 같다.  나이도 있으시고.
엄마에게 보낼 좋은 책 없을까?  우리 엄마를 부탁할 수 있는 그런 책.

2005년 어느 여름날, 바느질하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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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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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공일 2010.08.03 16: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보자~' 하시던 엄마한테 절대 안된다고 해버렸다.
    보여드릴 수가 없었다. ㅎㅎㅎ
    잘지내지? 덥긴 더운 여름이다~ ^^

  2. 토닥 2010.08.03 18: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러게 말이예요. 지은 죄가 많아서. 혹시라도 엄마에게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나중에라도.

    여긴 30도가 넘어가면 뉴스가 들썩합니다. 그 정도면 참으로, 뉴스에 나올 정도로 덥다는 말이지요. 그말은 곧 한국처럼 덥지는 않다는 말이기도 하구요.
    그래도 해운대의 여름바다가 그립네요.
    습한 여수날씨도 기억나네요. 정말 부산은 쨉이안되게 습하더만요.

    주부로, 백수로, 취업준비생으로 가끔은 자영업 창업준비자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3. jini 2010.08.04 23: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머니 오랜만에 이렇게 사진으로 뵙네..
    그날이 되면 뵐라나?

  4. jini 2010.08.05 00: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대학교 1학년때 국어와 작문 시간에 공지영과 신경숙 책을 열심히 읽고
    비교해서 리포트를 완전 밤새 써서 그학기 유일한 A+를 받았더랬는데
    그게 인연이었는지 왠만하면 신경숙 공지영 책은 다 읽는데 두 사람이
    자라온 환경에서부터 달라 그 책의 맛도 달르지만
    난 머 가리지 않고 다 좋다..
    나보다 더 훨 잼나게 리얼하게 글잘쓰는 사람들이 늘 부럽듯이 ^^

  5. 토닥 2010.08.05 18: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나도 '그날'만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중.( i i)

    요즘 정말 글 잘쓰는 것에 대해 욕심이 많이 간다. 뭐, 가지지 못한 능력이라서 더 그런거지. 너도 쉬는 동안 책 많이 읽으렴. 되면 글도 쓰고.



신경숙, 구본창(2003). <<자거라, 네 슬픔아>>. 서울 : 현대문학.

어느 날
삶의 무게에 눌려 허덕이는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내가 참 좋아하는 선배이지만
그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생각했다.
'더 이상은, 그녀가 삶의 무게에 눌려 허덕이는 동안만이라도 그녀를 만나지 말아야겠다'라고.
그녀가 지고 있는 그 무게가 내게도 전이 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참 이기적이구나.

그녀는 몇년이 흐른 이제야 그 당시의 무거운 짐을 두 어깨에서 내려놓게 되었다.
물론 그 사이 그녀를 만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는 그녀를 너무 좋아해서 결코 그녀를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게 신경숙의 글은 '그녀'와 같다.
글을 읽고 있노라면 삶의 무거움에 짓눌려 뭉게져버릴 것만 같다.
그렇지만 언제나 나는 신경숙의 글을 외면할 수가 없다.

...

구본창의 사진과 신경숙의 글을 얽어놓은 책이라지만
아쉽게도 구본창의 사진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신경숙의 글이 너무 진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글감이 진지한 것은 아니다.
그녀의 글감과 감정은 매우 소박하고 섬세하다.
그게 진지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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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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