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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28 [+921days] 친구

누리도 '친구'라는 말을 안다.  하나의 장난감을 두고 다툴 때도 있지만, 그래도 만나면 걱정 없이 둘 수 있는 친구는 지난해 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돌보았던 이웃의 탈리타.


친구1.


아이의 엄마 말에 의하면 탈리타는 스쿠터나 인형을 오빠도 못만지게 하는데 누리가 만지게는 해준다.  그리고 집에서도 가끔 누리네 놀러가자고 그러는 모양이다.  그런데 만날 때나 헤어질 때나 "안녕" 한 마디를 하지 않는 묵뚝뚝한 아이라 나를 가끔 놀라게 한다.  누리만 요란하게 손 흔들고 "안녕 탈리타" 한다.  주로 헤어질 땐 누리는 더 놀겠다고 울고불고 하는 반면 탈리타는 인사도 없이 돌아서 간다.


지난 화요일 집에서 가까운 공원 안에 있는 아동센터에서 유아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누리가 탈리타의 가방도 챙겨주고 인형도 챙겨주었다.  오빠도 못만지게 한다는 인형을 누리에게 줘서 누리가 그 인형을 들고 공원입구까지 둘이서 손잡고(사실은 누리가 탈리타를 끌고) 갔다.  누리가 인형모찌?



그 집 엄마와 내가 자주 만난 사이도 아니고, 가끔 놀이터에서 만나거나 약속을 정해 차를 마시는 정도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정으로 쌓이는 모양이다. 


친구2.


누리와 탈리타가 하나의 장난감을 두고 다투는 일은 있어도 대체로 둘이서 놀긴 한다.  얼마 전 알게 된 인근의 또 다른 한국인-폴란드인 2세인 M이 엄마와 집으로 놀러왔다.  M은 우리 집에 들어서자말자 우리 침실에 들어가서 침대 위에서 점프점프.  겨우 내려놓으니 누리의 기차역 장난감으로 돌진, 그것만 가지고 한참을 놀았다.  물론 뱅글뱅글 도는 누리는 상관없이 혼자서. 


참 다르다고 느꼈다.  그간 만나왔고, 그렇지 않은 차이라기보다는 여아와 남아의 차이로 느껴졌다.


지난 겨울 한국에 갔을 때 딸과 아들이 있는 친구네에 놀러갔는데, 나이 차이가 있긴 해도 여아와 남아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아들은 손님과 상관없이 로봇장난감에 몰입한다면, 딸은 엄마주위를 뱅글뱅글돌며 엄마 친구들 앞에서 재롱을 떨었다.  집에 놀러온 M을 통해서 그때 가졌던 남아와 여아의 차이를 (개인적으로) 확신하게 되었다.  그러고나니 아들가진 엄마들, 친구들이 좀 안쓰럽게 떠올랐다. 


+


물론 누리는 너무 엄마 주위만 뱅글뱅글 돌아서 요즘 문제이긴 하다.  지비가 운동 때문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하루 더 늘어나고, 주말에도 운동하러 가는 일이 가끔 있는데 최근 2~3주 사이 아빠를 너무 멀리한다.  '데면데면' 그렇다.  심지어 누리가 앉을 수 있게 된 이후 부터 줄곳 지비가 목욕을 시켜왔다.  물론 운동 때문에 늦게 오는 날 빼고.  그런데 요즘은 아빠와 목욕을 하지 않겠다고 울고불고 그런다.  특히 아플 때는 그 정도가 도를 넘어 내 몸에서 떨어지는 일이 없다.  얼마 전 누리가 감기-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렸을 땐 내가 어깨가 아파서 고생했다.  특별히 안아주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몸에서 떨어지지 않으니 팔을 많이 썼는지 어쨌는지.  아침이면 좀 나았다가 저녁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아파서 쩔쩔 맸는데 누리가 나으면서 그 통증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 아닌 다른 사람과 대면하는 기회를 많이 늘리려고 한다.  그래서 아기 짐gym도 하고, 좋아하지 않는 아동센터의 유아프로그램도 가고, 또 얼마 전 알게된 M님과 아들 M과도 자주 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과 닿는 기회를 늘리는 것까진 몸이 피곤해도 좋긴한데, 누리가 자주 아프다.  오늘도 콧물이 삐질.  정말 어린이집(여기선 너서리nursery) 가게 되면 어쩌나.  우연히 만난 같은 층의 이웃이 말하기를 지난해 9월 아이가 학교부설 너서리에 간 이후로 6개월 동안 감기 등등으로 계속 아프단다.  걱정되긴 해도, 나도 누리를 너서리에 보낼 수 있는 날이 좀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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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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