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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0 [+1278days] 아이가 아플 때의 패턴 (10)
누리가 한 3일 "눈이 딱딱해"하며 일어났다.  눈꼽이 끼어 마른 것이었다.  오른쪽 눈이었다.  신생아 때도 꼭 오른쪽이 그랬다.  눈물샘이 잘 발달되지 않아 그렇다고.  여전히 그런가 하고 그냥 두었다.  그리고 그 3일 동안 누리가 정말 코를 많이 골았다.  지비와 내가 잠을 못잘 정도였다.  그래도 물론 자긴 했다.  그게 화근이면서 일종의 징조였다. 
금요일 아침 누리가 퉁퉁부어 일어났다.  원래도 아침엔 조금 붓는 아이이긴 했지만, 금요일 오전에 체육수업 때문에 만난 Y님이 다른 아이 같다고 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도 열이 난다거나 기침을 한다거나 하는 증상이 없어 어린이집에 갔다.  오후 3시 반 집에 돌아오고보니 누리가 골골골.  두 시간 내내 밖에서 놀았을 언 몸을 녹이면 나아지려나 싶어 따듯한 우유를 줘도 잘 먹지도 않는다.  그리고 낮잠으로 빠져들었다.   뭔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 늦은 오후부터 누리의 체력은 떨어지고 짜증은 늘어만가고 그런 시간이었다.  왜 아이들은 꼭 금요일 오후에 아프기 시작할까?  A&E(응급실)이 있지만 병원에 가기 힘든 주말이 시작될 때 아프기 시작한다.

퇴근길에 벌써 오른 지비에게 연락을 했다.  아이들이 감기, 코막힘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할 때 도와주는 허브 훈증기 vapor/vaporiser를 좀 사오라고.  마침 지하철을 갈아타는 환승역 밖에 슈퍼형 약국이 있다며 지비가 훈증기를 사왔다.  여전히 코를 골았지만 깨지 않고 밤을 보냈다.

밤새 코를 골며 잔탓에 낮에 피곤해 했지만 그럭저럭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시간이 밤으로 갈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누리.  꼭 그렇더라.  아파도 낮엔 잘 놀고, 잘 먹다가도 밤이 되면 더 아프다.  이건 패턴이다, 패턴.

오늘 하루 종일 자기에서 1m도 떨어지지 못하게 징징거리던 누리.  이렇게 아픈게 두 번째인가 세 번째인가 싶다.  어젯밤부터는 열도 나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누리는 열이나면 중얼중얼 헛소리를 한다.  잘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그게 참 무섭다.

어제오늘 이틀 동안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해열제/진통제), 허브, 코 전용 식염수 스프레이 다 해봤다.  그런데 효과가 없다.  내일 아침이 되면 GP로 전화해 응급 케이스로 예약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면 또 나아지곤 하던데 이번엔 아마도 항생제 처방을 받게 될 것 같다.  축농증처럼 염증이 생겼거나 그 정도에 상응할만큼 코 안이 부은 것 같다.  코로 숨을 쉴 수가 없어 호흡을 입으로 하니 입도 마른다.  그럼에도 꾸준히 코로 호흡을 하려니 무호흡증 환자처럼 자고 있는 누리.  그나마 옆으로 누우면 한 쪽 코로 숨이 쉬어지는지 코를 골며 힘들게 자고 있다. 
오늘도 긴 밤이 될 것 같다.  쉽게 잠들 수는 없겠지만 몇 번이나 깨게 될지 모르는 긴 밤을 위해 일찍 자야겠다.  그리고 지비가 출근하면 혼자서 누리의 짜증을 다 받아내야하니 체력을 비축하는 차원에서라도.

아이가 아플 때 패턴의 마지막은 - 아이가 낫고나면 이어 부모가 아프다는 것.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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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1 00:5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3.21 08: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체력이 좋은 편이라 가끔 이렇게 아플 땐 제가 적응이 안되네요. 한국처럼 병원이 좀 세분화 되어 있으면 이비인후과에 데려가고 싶은데. 아.. 이 나이에는 한국에서도 무조건 소아과로 가나요? 과연 오늘 의사를 만날 수 있을런지 GP(보건소 격)가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왠일로 누리는 늦잠을 자고 있네요. 역시나 힘들게 숨쉬면서. 깨고나면 좀 나아졌길 바래요. 고맙습니다.

    • SJJS0406 2016.03.23 01: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한국에선 엄마들마다 다르게 반응하더라구요.
      제 동서의 경우에는 아가들 소아과보다는 감기면 이비인후과, 내과를 찾는 반면 저는 소아과를 찾아요. 누리는 좀 나았나요?

    • 토닥s 2016.03.25 0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누리는 일주일만에 코로 숨을 쉬며 자고 있답니다. 아직 짜증을 많이 부리기는 하지만 회복기에 들어셨다고 봅니다.

      그런데 아픈 동안 완전 퇴행하여 다시 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돌아가야 할 길이 머나 먼..( i i)

      고맙습니다.

  2. 유리핀 2016.03.21 05: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연초에 지우가 새벽에 벌떡 일어나더니 폭포처럼 구토하던 모습이 떠올라서요. 참, 별로 해줄 게 없어서 황망하죠. 기껏 병원에 데려가봐야 증상이 곧 낫는 것도 아니고... 애 아픈 뒤엔 어른들이 몸져 눕죠. 자기도 비타민 한줌씩 집어먹고 컨디션 조절 잘하세요. 봄 즈음에 아픈 아이들이 많아 걱정이에요. 얼른 나아, 누리야!

    • 토닥s 2016.03.21 08: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러고보니 누리도 지난 주에 한 번 토했네.(ㅜㅜ )
      그 뒤에 밥양을 좀 줄이고, 다양하게 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여러가지 징조들이 있었네.

      아무래도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한 것이 자주 아픈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네. 3년 동안 평균치보다는 적게 앓은 아이인데 몰아서 아픈듯. 하루에 2시간 반 짧은 시간이라도 집단생활이고 게다가 누리는 비만 오지 않으면 늘 밖에서 노니.(ㅜㅜ )
      겨울보다 추운 봄날씨도 한 몫하는듯하네.
      봄은 오지 않고서 나의 환절기 알레르기만 먼저 도착해 벌써부터 약 집어먹고 있지.

      아이도 어서 낫고, 날씨도 어서 따듯해지길.

  3. colours 2016.03.21 09: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에구... 지금쯤은 누리가 좀 나아졌을까요. 뒤늦은 부모가 되고 나니 아픈아이 이야기가 남 이야기 같지 않아요. 쌀쌀한, 종종 냉한 영국의 날씨속에서 얼른 회복하길 바라요. 토닥님도 함께 화이팅이요! :)

    • 토닥s 2016.03.21 15: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아침에 GP에 응급진료 다녀와 그 길로 항생제, 2가지 진통제/해열제 먹으며 투병(?) 중입니다. 아이들이 잘 아픈데, 또 잘 낫기도 하더라구요. 새제품이라 그런지 재생력이 빠른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응원 고맙습니다.

  4. 주영 2016.03.22 10: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 아프구나... 우리애들도 번갈아가면서 2주 아파더랬어--; 3월부터 어린이집 등원했는데 그게 좀 무리였나봐 한밤중에 구토하고 고열 입맛도 없어지고... 아플만큼 아프고 나니? 괜찮아지더라 정말 니 말처럼 덕분에 내가 아플차례인듯..ㅎ 여기도 아프면 무조건 소아과야. 이비인후과 가보기도 했는데 애들은 어른과 달라서 소아과 가는게 젤 낫더라구. 친절하고 경험 풍부한 샘 만나면 그보다 더 든든할수 없어 ㅎ 의사도 천차만별이니.. 아무튼 누리도 너희 가족들도 힘들겠구나... 너도 밥 잘 챙겨먹고 틈틈히 좀 쉬어야 탈이 안나지..

    • 토닥s 2016.03.22 15: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가 아프니 나도 잠을 잘 못자고( 원래도 잘 못자), 내가 피곤하고 예민해지니 불똥을 지비 혼자 맞고 있어. ^^; 우린 주로 누리가 아프고 나면 지비가 아프더라. 나는 애가 아파 쉬면 외부 활동을 줄이고 덩달아 쉬는 효과라도 있는데, 지비는 불똥을 너무 많이 맞아 아플까.ㅎㅎ 이제 기온이 올라가면 아플 일이 줄어들겠지. 둥이들이 어린이집을 가기 시작했구나. 인생의 또 하나의 모험 - 아이들이 좋아했음 좋겠네. 누리는 내가 3년 동안 데리고 있어 그런지 어린이집을 좋아해. 어제오늘도 어린이집 안가냐고..ㅎㅎ 다음주부터 2주간 방학인데 걱정이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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