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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08 [+1450days] 토마토 수확 (2)
  2. 2016.07.11 [food] 멸치볶음 (8)
  3. 2016.07.07 [life] 육아와 가사의 딜레마 (6)
  4. 2015.06.09 [life] 선물 (2)
  5. 2015.04.10 [life] 지비 생일 (2)
  6. 2015.03.08 [life] 일주일의 일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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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5.02.22 [life] 잔정
  9. 2015.02.15 [life] 초코 발렌타인 데이
  10. 2014.11.22 [etc.] 뽁뽁이 시공
요즘 발코니 텃밭(사실은 화분 몇 개)에서 자리난 토마토로 생활하고 있다.  장을 볼 때 샐러드용 토마토와 누리용 플럼토마토(한국선 대추토마토라고 불리는 품종) 두 가지를 사는데 한 달 가까이 샐러드용 토마토는 사지 않고 수확한 토마토로 먹고 있다.  오늘 수확한 토마토들.

토마토  두 그루에서 매일 이만큼 수확될리는 없고 한 4~5일 분량이다.




지난 8월 토마토 수확 초반 사진이다.

4월쯤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5월에 한국에 다녀오니 굽어져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자랄때 지지대에 묶어 바로 자라게 했야하는데 지비에게 물 주는 것 이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돌아와서 지지대를 구입해 세워볼려고 했으나 이미 굽어져 쓰러진 토마토를 세우긴 어려워서 '아 몰랑~'하고 제멋대로 키웠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그닥 정이 가지 않았던 토마토.  그래도 토마토가 익어가니 다시 정이 간다.(>ㅅ< )

토마토를 따는 건 누리 역할이다.  그런데 부드러운 속과는 달리 껍질이 질겨서 지비와 나만 먹는다.  나는 그나마도 껍질은 먹지 않는다.  너무 오래 키워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

굽어진 토마토 줄기를 다시 세우려다 실패하고 '어른들이 육아를 자식농사라고 하는게 이런 건가'하는 생각을 잠시했다.  되돌리기 참 어렵다.  안되는건 아니지만 어.렵.다.

+

토마토는 키우고나면 '수확'이라는 보상/결과가 있는데 아이를 키우는 것도 그럴까.  자식덕 기대하는 사람은 아닌데 육아는 결과가 한참 후에나 아니면 영영 기대하기 어려운 네버엔딩 같다.  계속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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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씨엘 2016.09.08 08: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토닥님네 가든을 보며. 저도 내년에는 보고 좋은 꽃도 좋지만 먹고 좋은 식물들도 키워보려고 해요. 오늘 한국학교의 고민으로 한국학교 웹사이트를 다시 정독했어요. 머뭇거림을 떨치고 내일쯤은 문의전화를 한번 해봐야겠어요. 그럼. ^^

    • 토닥s 2016.09.09 23: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드디어 결단을 내셨네요. 우리는 아무래도 토요일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한 시간여 차로 매주 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 자신이 없고, 아이의 한국어를 생각하자니 가야할 것 같고. 결정을 다음 새학기 2~3월로 미뤄볼까 싶네요. 그때가 되어도 달라질 조건은 없지만요.

      대단하세요!

예전에 K선생님이 주신 마늘편을 넣은 멸치볶음이 너무 맛있어서 몇 번 해먹었다.  누리가 생기기 전에.  한국서 부모님께 받아온 멸치가 동이 나기도 했고, 임신을 하면서 딱딱한 음식을 기피하다보니 (잇몸이 부실하여) 더는 안해먹게 되었다.  이후로도 누리에게 건강한 반찬을 해줄겸 멸치볶음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이곳 한국슈퍼에서 살 수 있는 수산물, 대부분이 중국산이다,에 믿음이 가지 않고 판매하는 단위도 작긴해도 박스라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음식재료였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후배가 지어준 밥에 반찬으로 나온 멸치볶음이 맛있어서 조리법을 물어왔다.  재료를 따로 볶고, 양념은 끓인 후 따로 볶은 재료를 섞는게 비법.  전수 받은 비법(!)과 나물씨 책을 참고해서 만들었는데, 그도 한달 전이라 이 맛이었는지, 다른 맛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먹을만해서 기록차원에선 남겨둔다.

멸치볶음

재료 : 볶음 멸치 100g, 간장 1T, 현미씨유 1T, 설탕 2T, 꿀 1T, 견과류 150g

한국에서 돌아오기 전 언니에게 생협에서 멸치를 사다달라고 했다.  돌아와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이번에 꺼내보니 300g짜리였는데, '왜 이렇게 작은가'하면서 저울에 대접 올려놓고 100g 덜어보니 양이 꽤 된다.  혹시 모를 실패를 생각해서 100g만 만들어봤다.  케이크 만들면서 남겨둔 견과류 호두, 호박씨, 해바라기씨, 알몬드 슬라이스와 크랜베리를 종류별로 담았더니 150g이 훌쩍 넘는다.  배보다 배꼽이 큰 모양이지만, 예전에 한국에서 본 '꽃보다 누나'에서 여행 떠나기 전 견과류를 열심히 볶던 여배우 김희애를 생각하며 그대로 진행.

양념장 비율을 찾아보니 보통 물, 간장, 설탕, 물엿, 맛술의 비율을 같은 양으로 만든다.   취향 따라 조절해가면서.  짠 것이 싫어서 간장을 줄이고, 물엿이 없어 꿀로 대신해 넣었다.  단 것도 싫어서 꿀의 양을 절반으로 줄였다.  후배가 시킨대로 멸치와 견과류를 따로 볶아 끓인 양념과 섞어보니 조금 짠맛.  식힌 후에 먹어보니 단맛이 조금 더 났다.  사람들은 음식이 식으면 짠맛이 더 살아난다고들 하는데, 반대로 느껴졌다.  멸치를 따로 볶으면서 너무 볶았던지, 혹은 설탕이 많았던지 약간/많이 바삭해서 지비는 과자 같다고 했지만 달달하고 짭쪼롬한 멸치를 누리는 '아기물고기'라며 정말 좋아했다.  밥 반찬이 아니라 간식으로.  티스푼으로 한 스푼 정도 먹고 물을 한 컵 들이켜야 했지만.

일단 있는 멸치가 다 할때까지는 열심히 먹어볼 생각.  맛도 있고, 몸에도 좋다고 믿으면서. 

+

프랑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auchan이라는 마트에서 치즈와 맥주를 사왔다.  프랑스에서 치즈는 납득이 되겠지만 맥주라니.  우리는 정말 맥주파다. 

프랑스 맥주라곤 크로넨버르그 밖에 모르는데 그건 영국서도 흔히 살 수 있다.  프랑스에서 거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여행지 몽생미쉘의 식당에서 홍보하고 있는 수도원 주조 맥주를 마트에서 발견하고 사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벨기에 맥주였다.  털썩.

그런데 어제 동네 마트에 장보러 갔더니 거기에도 팔고 있었다.  털썩2.

이 맥주가 그 맥주.  이 맥주를 위해 오랜만에 쥐포님도 모셨다.  우리집에선 귀한 쥐포님은 오븐에 모신다.

집에 조리열기구가 유리상판이라 쥐포를 구울 수가 없어, 캠핑 때만 쓰는 휴대용 버너를 꺼내 굽곤 했는데 얼마전에 집에 놀러오신 L님에게 쥐포를 대접코저 휴대용 버너를 꺼냈더니 "전자렌지에도 굽는다던데요?"해서 급검색.  그런데 전자렌지에 굽는 방법은 이 귀한 쥐포님을 태울 가능성이 있어 오븐에 구워봤다.  두어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예열 없이 180도 8분 30초라는 우리집 오븐에 맞는 '적정조리시간'을 찾았다.  그래서 맥주와 쥐포를 순식간에 먹었다는 구구절절 변명.
앞으로 동네 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맥주를 바다 건너 실어오지는 말자는 다짐을 하였다가도 가격 생각하면 또 실어오는 게 낫다 그런 결론.

프랑스에서 마트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지비가 장바구니에 담은 치즈.  전자렌지에 4분 데워 퐁뒤를 간편하게 즐기는 치즈라는데(그림으로 우리는 그렇게 이해했을뿐 진실은 알 수 없다) 또 어렵게 라클렛 스타일로 준비해서 먹었다.  다만 라클렛 팬이 없으니 치즈는 오븐에 굽고 감자는 삶아 으깨고 채소는 굽고 난리법석.  다시는 이런 치즈는 사오지 말자고 둘이서 다짐했다.  냉장고에 냄새가 냄새가 김치 저리가라였다.

뭐 이렇게 먹고 살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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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12 11: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7.12 22: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기물고기를 와구와구 먹습니다.ㅎㅎ 저도 예전엔 딱딱한 게 싫어서 먹지 않는 멸치였는데, 사람 입맛도 변하는지 그게 또 맛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눅눅해지지 않게 조리한 후배의 조리법을 듣고 와서 만들었습니다.

      맥주는 참 맛있어요. 영국엔, 유럽엔 마실 맥주가 많다는 게 참 좋아요.
      저도 건강하게 간단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잘은 안되요. 점심도 라면으로 후룩..먹은. 사실 저는 건강하게 먹기도 해야겠지만 소식도 해야하는데, 저 디쉬 자체는 간단했지만 치즈의 칼로리가 너무 높아 소화시키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치즈는 짜지 않아서 좋다고 남편과 평가했는데, 당분간은 이런 류의 치즈를 냉장고에 들이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냄새가.ㅎㅎ 아직 하나가 남아서 이번 주말에 먹어치울 예정입니다.

  2. 유리핀 2016.07.13 11: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냉장고 냄새는 오래되거나 곰팡이 펴서;;; 먹기 싫은 식빵을 넣어두면 많이 없어져요. 소주를 작은 그릇에 조금 부어서 넣어둬도 좋고. 전 커피내리고 가루를 바짝 말린거랑 자투리 식빵, 소주 세가지를 모두 쓰는데 냉장고에서 김치냄새 안나요.
    멸치볶음은 역시 멸치보다 견과류가 더 들어가야 제 맛! 성공하셨군요. ^^/

    • 토닥s 2016.07.13 16: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냉장고가 작아서 그게 들어갈 자리가 있을런지.ㅎㅎ

      우리집엔 김치 같은 반찬이 없어. 냄새가 날만한 것이라곤 양파나 파 정도인데 가끔 김치가 생기면 그 냄새가 확실히 나.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 적당한 용기가 없어서이기도 하고.
      그런데 치즈가 말이다.. 냄새가 정말 김치랑 비교가 안돼. 프랑스에서 올 땐 사서 아이스박스에 넣어 차 뒤에 싫어놓고 페리 타면서 차에서 내렸다 영국에서 다시 차에 탔는데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막 웃었지. 집에오니 웃을 일이 아니네.ㅎㅎ

      멸치를 볶을 때 뜨거워서 그랬던지 말랑말랑하더라고. 계속 열심히 볶았더니 딱딱한듯. 담엔 '적당히' 볶아얄텐데그게 어려워.

  3. 2016.07.20 03:0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7.21 06: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만들고서 열심히 먹었는데 요즘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면만 먹다보니 요며칠 안먹었네요.

      누리는 멸치볶음에서 멸치만 골라서 10마리쯤 먹어요. 10마리라고 해봐야.. 정말 티끌 같습니다.

      게으른 엄마는 '밥이랑'이라는 한국산 후리카케를 종류별로 구매해놓고 날마다 바꿔가며 먹입니다.ㅠㅠ
      (미쿡도 그렇지만 영쿡엔 웬만한 한국제품은 다 있어요)

  4. 일본의 케이 2016.07.22 21: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퐁뒤에 찍어 먹고 싶어집니다.

(참 뻔한 제목)

요즘 한국 가기 전부터 미뤄둔 집안일을 몰아 하고 있다.  별 일들은 아니고 누리 방을 만드는 일이 주된 일이다.
그러기 위해 그 방에서 짐을 빼 다른 곳에 넣어야 하고, 그 다른 곳의 짐은 또 다른 곳에 자리를 찾는 일이다.  그러다보면 짐이 한 번씩 자리만 옮길 뿐 모두들 자리를 차지하고 정리된 느낌은 없다.

틈틈이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 누리가 TV를 보는 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났다.  누리에게도 책을 옮기라, 장난감을 정리하라는 일거리 정도는 줄 수 있지만 일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그 일을 내가 같이 해줘야 하는 판이라 TV앞에 방치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은 벨기에-프랑스 여행을 가기전 절반만 한 수건 삶기를 하는 동안 누리가 열심히 TV를 열심히 보았다.  보통 땐 이 시간에 체육수업이다 뭐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없어 TV에서 뭘 하는지 몰랐는데, 있어보니 누리가 평소 좋아하던 프로그램이 줄줄이.  TV앞에서 떠나지를 못하고 있다. 
빨래 삶기에 열심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좀더 나아져보자고 하는 일들에 시간을 빼앗겨 아이가 방치되면 이게 나은 것이 맞는 건가, 아닌건가.  그런 고민들을 누리 이유식 만들 때 했다.  이유식을 만든다고 주방에서 뒤돌아 도마에 코 박고 있으면 아이는 한참 동안 방치되는 사실에, 이게 과연 아이를 위하는 상황인가 고민하곤 했다.

속내를 따져보면 육아와 가사의 딜레마가 아니라 육아와 육아의 딜레마, 가사와 가사의 딜레마다.

과연 '중간점'은 어딜런지.

+

아무리 세제를 바꿔가며 빨래를 해도 점점 더러워만 지는 빨래.  특히 수건.  드럼식 세탁기라 아무리 빨래 후 문을 열어놓고 건조시켜도 곰팡이 같은 냄새가 있다.  드럼세탁기 청소 세제를 2~3개월에 한 번씩 돌려도 그렇다.  세탁기에서 하수로 연결된 호스에 고인 물이 호스에 곰팡이를 만든게 아닐까 싶은데.  빌트 인 세탁기라 뜯거나 꺼내보는 일은 감당이 안된다.
더군다나 수건은 두꺼워 가장 천천히 마르니 아무리 새로 지어져 습기가 없는 우리집이라도 집안에서 말린 빨래는 냄새가 난다.  한국에 가니 뽀송뽀송한 부모님집 수건.  오래되서 뻣뻣한 느낌이 있지만 간간히 삶고 햇볕에 말리니 뽀송뽀송.  영국에 돌아와 바로 수건을 모아 빨래하고, 가루 세제를 넣어 삶고, 다시 뜨거운 물로 빨래했더니 확실히 다르다.  같은 세탁기, 같은 곳에서 건조해도.

그런데 우리집엔 빨래를 삶을만한 것이 없어 가장 큰 냄비를 희생시켰다.  수건을 삶아보니 2개만 겨우 들어가는 냄비.  처음 3개 넣었다가 바로 넘쳐버렸다.  그러니 수건 12~14장 정도 한 번에 삶으려니 불 앞에서 한 시간.  그래도 달라진 수건을 기대하며 땀을 흘린다.

이렇게 아줌마가 되는구나.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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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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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11 09: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7.12 05: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누리가 어릴 때 가제 수건만 삶아 쓰곤했어요. 요즘 옷들은 안삶아도 된다고 세뇌하면서. 사실 어릴 땐 옷이 2~3개월 단위로 바뀌니 삶아쓰고 할 게 없었던듯해요.

      아이가 어릴 땐 그나마 체력이 나아 재워놓고 집안일을 하기도 했는데요, 블로그도 하고. 이젠 그나마 체력도 바닥나 '아이를 재워놓고'는 불가능이예요. 저질체력의 표본인 사람이라. 아이 재워놓고 휴식을 취하다 잠듭니다.ㅎㅎ

      의외로 요즘은 TV 없는 집이 많더라구요. 그런데 저한테는 TV가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TV는 편성이라는 게 있어 같은 걸 무한반복할 수 없는데 휴대전화, 타블랫 PC 로 보여주면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다행히 영국 어린이 채널은 7시면 끝이 나요. 그 이상은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데, 요즘 누리가 더 보고 싶어하면 폴란드어로 더빙된 페파피그라는 인기만화를 남편이 보여주곤 해요. 누리의 폴란드어 향상에 아주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요.ㅎㅎ
      저희는 영어원어민이 아니라 TV가 누리의 영어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요. 확실히 발음이 우리하곤 다릅니다.ㅎㅎ

      장단점을 아이의 성격을 감안해 활용하면 TV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자책하지 마세요. :)

    • 2016.07.12 11:13 Address Modify/Delete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7.12 22: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페파피그가 영국만화인데 폴란드는 물론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예요. 누리는 폴란드에서 방영된 폴란드어 더빙된 페파피그를 봅니다. 딱 누리 수준에 맞는 대화들이 오가는지 어휘를 많이 늘려가고 있지요.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헬로티비 보시는 부모님 집에서도 볼 수 있는 맥스 앤 루비라는 만화도 폴란드어 더빙으로 봅니다. 캐나다 만화인데 한국에서는 원어와 한국어 더빙을 볼 수 있는 것 같더라구요. 개인적으론 쪼꼬미 나이에 아직 페파피그는 이르다고 봐요. 전에 말씀드린 In the night Garden이나 twirlywoo라는 프로그램 추천해드려요. 막 엄마 아빠 단어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twirlywoo 보면서 누리도 크다 작다 그런 개념들을 배웠어요. 아니면 새로 시작한 텔레토비. 이건 누리도 아주 열심히 봅니다. 한 번 찾아보세요. :)

  2. 일본의 케이 2016.07.22 2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사일이 끝이 없더라구요. 수고하셨습니다.

[life] 선물

런던일기/2015년 2015.06.09 06:43 |

지난 주 K선생님이 계시는 길포드라는 도시에 다녀왔다.  런던의 외곽 도시인데 부산으로 치면 창원이나 마산, 진주쯤 거리.  벌써 오래 전에 한 번 보자고 연락을 주셨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아이들 중간방학 뒤로 미뤘다.  내가 누리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과 선생님의 생활반경 중간쯤에서 만나려다 선생님 댁으로 가서 뵙게 되었다.  다음을 위해서 내가 운전해서 다녀왔다, 조수석에 앉은 지비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집밥을 해주시는 동안 정원에서 누리랑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밥은 정원에 앉아서 먹고.  '아 영국사람들이 이래서 정원을 좋아하는구나' 싶지만, 그것도 여건이 되어야 바람대로 살아지지.   경제적 여건 말이다.

정원에 워낙 볼거리 만질거리 놀거리가 많아서 누리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점심이 마무리 되었을 때 선생님이 닭들과 놀라고 닭을 풀어주셨는데, 누리는 쫓아가고 닭들은 피하는 형상.  결국은 병아리를 잡아주셨다, 누리 만져보라고.







돌아오는 길에 그 집에서는 활용도가 낮아진 책들을 누리에게 주셨다.  시간에 쫓겨 일단 실어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절반쯤 되는 보드북은 지금 누리가 읽기에 딱 좋은 것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좀더 자라야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 두 상자에 든든하게 배가 부르다.


재미있는 건 많은 책들이 영국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들이었다.  지난 번에 주신 모빌책 한권도 누리가 좋아했는데 자세히보니 영국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었다.  지비는 한국에서 애들 책이 이렇게 많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놀라다가, 많은 책들이 영국책이 원작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는 다시 한국에선 아이들 책 안만들고 왜 쉽게 번역만 하냔다.(- - );;


먼길 다녀와서, 초보운전자라 운전 자체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일찍이 잠들고 다음날은 또 새벽 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싸서 하이드 파크에 다녀왔다.  친구들을 만나러.


우리가 참 좋아하는 친구들인데 좀 서운한 일이 있어 약간 소원하게 지냈다.  친구들이 연락을 해와 오랜만에 만났더니 고향, 콜럼비아, 다녀오면서 누리 선물과 우리 선물을 사왔다.  뭘 사와서 그런게 아니라 아이 데리고 먼길 다녀오면서 이런 걸 챙겨왔다는 게 두 배로 고맙게 느껴졌다.  우리 주변에서는 해롤드를 제외하곤 이런 사람들이 잘 없다.  해롤드는 벨기에 출신인데 집에 다녀올 때 종종 초콜렛을 사온다.

전날 책 선물로 든든했는데, 커피와 인형을 받고는 따듯해졌다.  토요일 커피 선물을 받고 일요일, 오늘 계속 그 커피를 마시고 있다.



벽 앞에서 이야기하는 기분이 드는 이곳의 인간관계를 두고 종종 투덜거렸는데, 그 기분을 잠시 동안은 밀쳐둘 수 있을 것 같다.  견물생심이라지 않는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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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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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5.06.10 18: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닭을 쫒아가는 누리 ^^! 전 그 나이때부터 지금까지 닭을 엄청 무서워하는데 말이에요;;;
    저도 어린이책 번역 공부하면서 알게되었는데 영미권 번역책이 인기가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인기 = 엄마들이 사준다'의 공식이어서 다른 장르의 책과는 달리 어린이책은 몇몇 유명작가의 널리 알려진 책 아니면 이런 저런 구매시도를 안 한다고 하네요.
    전 사실 동화창작에도 관심이 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참, 닭을 떠올리며 생각난 동화, 혹시 누리가 읽어봤을까요? ^^ "Chickens can't see in the dark"
    Simon Pegg가 읽어주는 것도 있어요 :) 유튜브 링크를 걸었더니 댓글 저장이 안되네요;
    :)



    • 토닥s 2015.06.11 06: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또 한국엄마들의 구매특징은 '전집'이라며 오늘 이곳에 있는 다른 한국엄마와 이야기를 나눴지요. 제가 받은 책들도 몇 권이 빠진 전집들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영미권 책들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그곳들에서 어린이 책들을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싶네요. 한국에서도 좋은 작가들이 좋은 책을 많이 내지만, 그 보다 훨씬 많은 책들이 영미권에서 쏟아지겠지요. 인구가 일단 많으니.

      simon pegg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말씀하신 책을 찾아보니 그 영상이 딱 뜨네요. 그게 요기 유아채널에서 채널이 끝나기 전 저녁 6시 50분이 되면 책을 읽어주는 코너인데. 유명인사들이 나와서 읽어준답니다. 아이들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한국서도 그러면 유명인사들의 의미있는 사회적 활동이 될텐데 하면서요.

벌써 몇 주 전에 지나간 지비 생일.  한 달 채우기 전에 남기려고 했는데, 한 달 다되어 간다.


바나나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한 번 만들어볼까 했는데, 몇 가지 검색해보니 전기 핸드 블랜더 없이 케이크 다운 케이크를 만드는 건 무리.  거기다 생크림까지.  쉽게 포기했다.  세상 별로 어렵게 살지 않으니까.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 아쉽다 했는데 문득 눈에 들어온 바나나 케이크.  일전에 구워봤던 바나나 로프(☞ http://todaks.com/1130 )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은데 비쥬얼은 케이크라 해도 억지 같아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구워봤다.  생일 선물로 9시까지 자게 내버려두고 누리와 함께 일찍 일어나 휘리릭 구웠다.


☞ 참고한 레시피 http://www.bakingschool.co.kr/recipe/recipe/recipe_view/recipe_no/3057


내가 가지고 있는 원형틀은 18cm고 깊이도 깊지 않아 참고한 레시피에서 20%를 줄였다.  셀프 레이징 밀가루를 쓰는 대신 베이킹 파우더를 2.5ml정도 추가하였다.  이걸 구우면서 내가 가진 원형틀에 맞는 양과 시간을 찾아낸 것 같다.




사실 이 생일 초는 작년 생일에 샀다.  암스테르담까지 들고 갔는데, 작은 빵도 사서, 초를 사용할 수 있는 성냥 또는 라이터가 없어서 고스란히 들고와야 했다.  그래서 이번엔 불을 밝혔다.






아기짐 - 트위스터


아침에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켠 것 외에는 그냥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생일은 평일이었지만, 지비는 휴가를 신청해서 쉬었다.  평소보다 늦은 아침을 먹고, 아기짐gym 수업을 갔다.  평소엔 내가 데리고 하지만, 이날은 지비가 누리를 데리고 시간을 보냈다.





이웃의 소개로 시작한 아기짐.  누리가 좋아해서 다음 학기도 벌써 신청해둔 상태.  그런데 정작 소개한 이웃은 한 두어 번 오다가 안한단다.

아기짐이라고 해서 대단한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균대 위를 걷기, 매트 위를 구르기, 트램폴린 위에서 뛰기, 뜀틀에서 뛰어내리기.  우리 어릴 때 같으면 빈 학교 운동장, 잠들기 전 이불 위에서 했던 것들을 돈주고 하려니 아까운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상상력이 부족한 나는 이렇게라도 시간을 보내야 한다.  다른 것보다 운동이라는 게 좋기도 하다.  누리가 짐이나 수영을 한 날은 급피로감을 느끼고 일찍 잠든다.

아기짐 근처 폴란드식료품점에 들러 간단한 쇼핑을 하고 집에 돌아와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는 아기짐에 가는 월요일 마다 폴란드식료품점에 혼자 가서 빵이나 햄, 요거트들을 사오곤 했는데 그날 지비가 식료품점을 나서며 하는 말이 "마치 폴란드에 온 기분"이란다.  어찌나 불친절한지.ㅋㅋ


헤어 앤 톨토이즈


Hare and tortoise라는 이름의 식당.  일전에 Y님 따라 가보고 지비와 한 번 가야겠다 했는데, 찾아보니 얼마 전에 집에서 가까운 하이스트릿에도 매장을 열어 밥 먹으러 한 번 다녀왔었다.  그때 가격이 비싸서 먹지 못한 스시를 생일에 꼭 먹겠다는 지비.  (계산은 어차피 네가 번 돈으로 하는 것이니)"마음대로 드세요"해도 소심해서 크게 지르지 못하는 지비.





사실 우리가 이 집을 처음 간 것도, 생일에 간 것도 누리가 먹을 수 있는 우동이 있어서다.  우리는 지갑만 쥐고 가면 되는 편리함이란.  평소엔 누리밥, 간식, 여벌의 옷과 기저귀 등등 한짐이다.  그런데 그날은 적어도 누리밥짐은 덜 수 있었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러 큐가든으로 고고.


큐가든


날씨가 여전히 추울 때라서 누리를 실내놀이터에서 놀게 해줄 요량으로 큐가든에 갔는데 실내놀이터가 공사중이었다.(ㅜㅜ )




평소엔 겁나고 사람이 많아서 오르지도 못하던 회전미끄럼틀.  그 날은 정말 몇 번을 탔는지 모른다.




누리를 위해 몸으로 놀아주다 커피를 한 잔 하러 오랑제리 까페로 고고.  평소엔 놀이터 옆 까페를 가는데, 생일이니까 평소에 안가던 곳을 가보기로 했다.  그래봐야 두 곳의 거리가 100m도 안되지만.  이제 큐가든의 연간회원 기간도 다되어가고 갱신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시점이라 평소에 안가본 곳 두루두루 다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목련이 피었길래 사진을 찍으려고 잠시 멈추었는데, 사진을 찍는 나무 아래로 들어간 누리.  멀찍이 서서 끙끙.(- - );;  가던 발길을 돌려 오랑제리 까페로 돌아가야 했다는 사연을 끝으로 지비의 생일을 정리.


+


20대 초엔 내 뜻과 상관없이 요란한 생일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고맙네.  20대 말엔 나이값 한다며 조용하게 보내고 싶었는데, 30대가 되니 요란한 생일이 그리워졌다.  그런데 요즘은 생일이고 뭐고 편하게 밥 먹고 잠이나 좀 더 자고 편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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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5.04.26 21: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남편생일은 뭔가를 해줘야 할거 같은데, 내 생일은 선물,축하로 요란떠는거 보다 그냥 편하게 쉬었음하는것이 나이 들어가는 아낙들의 공통점인거 같습니다.^^

    • 토닥s 2015.04.27 21: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 좀 요란(?)하게 하고 싶었는데 남편은 그런 걸 쑥쓰러워해요. 그래서 지인들 모아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불발에 됐어요. 그래도 정성을 담아 케이크를 구웠는데 그 마음이 통했는지는 의문입니다.ㅎㅎ

잠시 동안 할 말을 잃어버렸다.


추모의 침묵


지난 화요일 누리와 이웃의 아이가 꺼내놓은 동화책을 책장에 다시 넣다가 종이에 손이 베였다.  어떻게 베였는지 알 수 없어도 종잇장 끝에 피가 묻어났을 정도로 베였다.  아프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오후에 햇살이 좋아 누리를 데리고 놀이터에 다녀왔는데, 열심히 놀았는지 돌아오는 길 유모차 앉아 잠이 든 누리.  집안에 들어와 유모차를 살며시 세워둔채로 누리도 더 재우고, 나도 좀 쉬기로 하였다.

휴대전화로 페이스북을 열어보니 아는 분이 가족을 잃었다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담담하지만 무거운 슬픔이 읽히는듯해서 어떤 위로의 말도 찾지 못하고 잠시 동안 할 말을 잃어버렸다.  계속 위로가 될만한 말을 찾았지만 결국은 찾지 못했다.  가까이 있으면 남아있는 가족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떠나간 가족까지 꼭 안아주고 싶었다.  그럴 수도 없지만, 그러기에 나는 너무 멀리 있다.  

그래서 침묵하면서 며칠 보냈다.  가볍게 웃지 않고, 시끄럽게 떠들지 않으면서.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떠나간 분과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한 추모였다.


한 번도 만난적이 없는 한 사람을 추모하면서 생각보다 내 앞에 이러한 이별들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는 사실도 생각하게 됐다.  일본에선 일반인들도 유언장을 쓰는 키트kits가 있다고 하지만(법적 효력과 상관없이 주변을 정리하고 자기를 돌아보는 것의 일환으로), 이러한 이별에 준비라는 게 있을 수 있나 싶다.


내가 할 말을 잃은 것과는 별개로 일상은 그대로 굴러간다.  밥도 먹고, 산책도 가고.  그리고 늘 그랬던 것 마냥 누리는 또 감기에 걸렸다.


또 감기


소소하게 바쁘게 보낸 일주일이었는데, 어젯밤 누리 숨소리가 심상치 않다 싶더니 목감기가 왔다.  새벽에도 깨서 한참 동안 힘들어했고, 오늘 낮에도 가끔씩 깊은 기침을 토했다.  평소와 같지 않은 느낌에 본인도 어쩔 줄 몰라 울곤했다.  그 평소와 같지 않은 느낌은 고통인데 누리는 그 의미를 모르는 것 같았다.



어디선가 날라온 이메일 - 아마 NHS였을테다 - 에 보니 영유아들은 평균적으로 일년에 10번 정도, 어린이집과 같은 집단 생활을 시작한 경우는 12번 정도 감기에 걸린다고 한다.  가만히 돌아보면 누리는 그 평균치에 훨씬 못미치는 수지만, 누리가 고통을 감당할 줄 모르는 것처럼 나도 누리의 감기를 감당하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오래 전에 약속된 만남이었지만 기침을 토해내는 아이를 데리고 온 이웃을 원망하기도 하였고,  콧물을 줄줄 흘리는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와 도서관에 온 엄마들을 원망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흔한 감기쯤이야' 생각하는 영국의 사람들을 지비와 함께 씹기도 하였다.


아니다.  종잇장에 손 좀 베였다고 호들갑 떨지말고, 이런 일로 투정 말자.  지금까지 크게 앓지 않고 자라 준것도 고마운데.  그냥 얼릉 나아라, 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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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5.03.09 16: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살한살 나이가 들수록 위로의 말이 너무 힘들어요.
    힘내라는말, 괜찮을거라는 말...
    그런것들이 아무리 진심의 말이라고 해도, 내입장에서 하는 그저 그 순간을 위한 편한말일때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참 어렵더라고요...

    • 토닥s 2015.03.13 08: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진심을 담은 말이라도 그 말과 진심이 부족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 그럴 일이 더 많아지고요. 그게 나이를 먹으며 우리가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책임 같은 것. 말씀처럼 정말 어렵네요.

어제 오전 동네 공원 안에 있는 까페에서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이 만남의 시작은 지난 화요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 이제 나타나셨어요!"


지난 화요일 이웃의 아이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공원에 가자고 했다.  날씨는 추웠으나 비는 오지 않았으므로 그러마 했다.  약속 시간에, 약속 장소에 도착하고 보니 이웃이 없는 것이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늘 이런 식이다)해서 이왕 나왔으니 누리 혼자라도 조금 놀리다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웃이 전화가 왔다.  공원 내 있는 아동센터에 있다고.  아이들과 노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데 이쪽으로 오지 않겠냐고.  딱히 마음이 끌리지 않았지만, 날씨가 추워서 그러기로 했다.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 절반쯤 지났을 때였고, 누리는 시끄러운 오디오 소리에 끼지도 못하고 내 다리만 붙잡고 있었다.  끝날 때쯤 비누방울 놀이, 공 놀이가 있어 잠시 어울린 누리.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많은 조부모가 있어서 놀라웠다.  정말 영국의 풍경도 변하고 있는 것인지.  그 중에 아시안으로 보이는 아이 엄마가 한 명 있었다.  영국이니까, 런던이니까 하고 별로 의미를 두지 않았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웃과 나는 조금 더 아이들을 아동센터 옆 놀이터에서 놀리기로 했다.  누리가 놀이터 미끄럼틀이 빠져서 반복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이 이웃은 아이 기저귀를 갈러 다시 아동센터에 다녀왔다.  그 때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아시안 아이 엄마가 나한데 한국말로 "한국 사람이세요?" 그런다.  깜짝 놀랐다.  상대방은 내가 누리에게 한국말을 하는 걸 보고 한국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고.  그런데 그 상대방은 아이에게 줄곧 영어로 이야기해서 나는 어디 필리핀 정도 되는가 했다.


이야기해보니 M님은 영국생활 10여 년 했고 누리보다 한 달 빠른 아들을 둔 엄마.  M님도, 나도 이 동네 한참 살면서 처음 한국 사람본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M님이 하신 말씀이 "(날더러)왜 이제 나타나셨어요!"였다.  혼자서 아이 키우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비슷한 나이 아이들이니 같이 키웠으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날더러 아이에게 한국말 하냐고, 그렇다고 했더니.  본인은 아이가 말이 느리니 좀 중심을 잃었다고, 영어를 더 많이 쓰게 된다고.  그러면서 아이가 3개국어를 해야하니 어렵다고.  "누리도 (3개국어) 그래요!"하면서 이야기하다보니 그 집도 아이 아빠가 폴란드 사람!  공원에서 막 웃었다. 반가운 마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연락처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리고 어제 다시 만났다.


M님의 남편은 일이 있어 못오고 M님과 우리 둘 그리고 두 아이가 공원 안 까페에서 만났다.  이런저런 아이 키우는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금새 흘렀다.  오후에 지비가 운동을 가야해서 이른 점심을 먹어야겠기에 아쉬운 마음을 접고 일어났다, 다음에 만나기를 기약하면서.




폴란드인 남편의 한국인 아내 - 죠나[각주:1]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 한국인 '아내'들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면.  이 블로그를 하면서 비슷한 경우 - 한국인 아내와 폴란드인 남편 - 커플을 둘 정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는 동생 B 소개로 멀지 않은 곳에 사는 Y님도 알게 되었고.  이로써 런던에 우리와 같은 경우는 세 커플 알고 있었는데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M님까지 이제 하나 더 늘었다.


폴란드는 역사도, 국민성도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런 폴란드 남편과 영국이라는, 폴란드도 아닌 한국도 아닌 곳에 사는 한국인 아내들의 이야기는 '아내' 프로젝트에서 꼭 따로 가지 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물론 영국엔 영국인 말고도 다양한 국가의 남편들과 부부가 된 한국인 아내들이 많다.  하지만 나와 같은 경우는 좀 더 깊은 이야기를 손바닥 마주쳐가며, 맞장구치며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폴란드인 남편의 한국인 아내는 따로 가지 치고 싶었다. 


언제쯤 그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고개 두 고개


M님이 아이가 '조금' 자라서 이제는 견딜만 하다고.  아이가 어릴 때가 더 힘들었고, 그 때 만났으면 서로에게 더 힘이 되었을꺼라며 아쉬워하셨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만나게 되서, 아이들도 서로 친구할 수 있어서 너무 반갑다고 하셨다.  그렇긴 하지.  '조금 견딜만'하게 되었지.  '괜찮은 정도'가 될려면 아직 멀긴 하지만서도 한 고개 두 고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나 지비가 들고나면 다른 일을 하다가더 번쩍 일어나던 누리는 이제 지비가 운동을 간다고 손을 흔들며 나가도 자기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끝났다는 걸 더 아쉬워하고, 먹던 토마토를 다 먹었다는 걸 더 아쉬워한다.  벌써-.



  1. 폴란드어로 아내가 żona라고 한다. 아내들은 żony.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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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덤플링 2015.03.02 14: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 잘보고 갑니다...전 아직 아이는 없는데..나중에 키울생각에, 벌써 이런저런 고민만 많아요...ㅋㅋ

    • 토닥s 2015.03.03 06: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가 없는데도 벌써 고민이 많으시다면 잘 하실껍니다. 전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요. 그저 하루하루 살기가 급급했던. 그러다보니 지금도 하루하루 급급합니다.

[life] 잔정

런던일기/2015년 2015.02.22 07:40 |

나보다 먼저 외국인과 결혼하게 되어 외국에 생활하게 된 M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새가족이 된 외국인 가족들에게 처음엔 돈보다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자잘한 선물들을 많이 고민했는데, 처음엔 그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는데 나중엔 그런 수고로움에 처음만큼 고마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M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잔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친구고, 대학시절 그런 것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함께 몸서리 치던 친구라 그 마음과 말이 뜻하는 바를 알 것 같았다.


나도 그런 시간을 거쳤다.  새가족이 된 외국인 가족들에게 돈보다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그리고' 한국이 담긴 자잘한 선물들을 하려고 많이 고민을 했다.  이곳에서 알게 된 친구들에게도.  그런데 어느 날 그 고민과 고민에 담긴 마음이 일방향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 마음이 식어버렸다.  그래서 이제 나도 내가 주고 싶은 선물보다 받는 이에게 실용적인 선물을 많이 주는 편이다.  상품권.  나는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 않아 좋고, 받는 이도 싫지 않은 것 같다.  


이런 변화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편리'해지지만, '편안'이 아니라, 조금씩 심심해지는 것 같다.  


+


오늘 만난 R님이 한국 다녀오면서 가져오신 선물.  한국선 벌써 지나간 핫유행이 되었겠지만.  여전히 우리를 어처구니 없게 웃게 만드는 땅콩 마카다미아.  오리지널은 재고가 없어 같은 회사의 초코렛 코팅이 된 마카다미아로 데려오셨다.  R님이 우리에게 주신 건 그저 땅콩이 아니라 '한국의 씁쓸한 일면'이 뒷맛으로 따라오는 웃음이었다.  달달함으로 끝나지 않는 초코렛 코팅 마카다미아.





우리에겐 핫한 선물을 주셨고, 누리에겐 한글 스티커 책을 주셨다.  3000원 짜리라며 수줍게 주신 선물은 요즘 누리가 가장 좋아할만한 선물이었다.  덕분에, 누리가 스티커에 꽂혀 있어 우리는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국에서 그 한글 스티커 책을 누리에게 주려고 사왔다고 생각하니 볼이 찌릿하게 저려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따듯한 마음이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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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선 크리스마스 이후 새해 들어 처음으로 맞은 일명 기념일이 발렌타인 데이인 것 같다.  주로 상업적 포인트로 이용되고 있지만.  그 뒤로 어머니의 날 mother's day (영국의 경우 3월 네번째 일요일), 부활절, 아버지의 날 father's day(6월 세번째 일요일) 등등이 줄을 잇는다.  아 팬 케이크 데이(올해는 2월 17일)도 있다.


기념해야 할 날로 부활절(주로 휴일의 개념), 크리스마스(역시 휴일의 개념)면 족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주변에서 묻는 '발렌타인 데이 계획'에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올수록 부담이 됐다.  아무 계획도 없으니까.  결국은 우리 스스로 물어도 보고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다가오는 팬 케이크 데이 겸 발렌타인 데이 기념(?)으로 가까운 하이스트릿에 얼마전에 오픈한 팬 케이크 까페에 가서 바나나와 벨기에 초콜렛이 들어간 팬 케이크를 먹기로 했다.  오픈 할 때 가서 먹었는데 커피가 참 맛있었다(응?).


초코1. 크레페 어페어 Crepe Affaire


예전에 가서 먹었던 메뉴 그대로 시켜 먹었다.  바나나와 벨기에 초코렛이 들어간 팬 케이크와 두 잔의 아메리카노.  평소엔 누리를 위해서 쥬스와 토마토를 챙기는데 오늘은 누리를 위해서 레고(?)를 준비했다.




오늘 찍은 사진엔 팬 케이크 사진이 없어서 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을 데려왔다.



발렌타인 데이 선물 같은 건 없고, 커피 한 잔이라도 편안하게 마시기 위해서 준비한 레고.  누리가 계 탄 셈이다.  까페에 가기 전 온라인으로 주문한 레고를 찾아들고, 까페에 앉아 열어주었더니 평소엔 자리에 앉자말자 달라는 쥬스도, 토마토도 찾지 않고 레고에 몰입한 누리.  주변의 아이들이 누리를 부러움의 눈으로 봄.( - -);;

덕분에 우리는 커피를 맛나게 마셨다. 


초코2. 초코 밤 머핀 Chocolate and Chestnut Muffin


애초에 구우려고 했던 것은 라즈베리를 넣은 초코 머핀이었다.  그런데 오후 늦게 마트에 갔더니 텅텅 빈 선반들.  라즈베리가 몇 통 남아 있긴 했으나 제 값 주고 사기엔 아까운 상태의 아이들만 남아 있어서 그냥 돌아나왔다.

샐러드에 넣으려고 사둔 조리된 밤(한국에서 파는 맛밤 같다)을 넣고 만들려고 마음을 정했는데 카카오 가루가 원하는 만큼 없어서 타서 마시는 핫초코를 섞어 넣고 만든 머핀.



얼마 전부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던 지비.  (몰래/미리 사둔 아이스크림과) "옛다!"하고 금방 구운 머핀과 주니 아이스크림 먼저 신나게 먹는다.  발렌타인 데이의 포인트는 초코 머핀이건만.( _ _)a


디저트 그릇 같은게 없어 접시에 담고 보니 아이스크림이 스륵 녹는다.  적당한 크기의 디저트 그릇, 좀 깊이가 있는 걸로,을 탐색해야겠다.


초코3. 풀러스 런던 포터 Fuller's London Porter


발렌타인 데이에 하트 사탕만큼, 초콜렛만큼, 스테이크만큼 많이 소비되는 게 와인인데 왜 갑자기 맥주냐고.  우리가 맥주파여서 그렇기도 하지만 이 맥주는 초코렛 맛이다.  달지 않고 깊은 초코렛 맛.  거기다 이 동네에 양조장이 있어 벨기에 초코 맥주에 비해서 흔하고 저렴하기 까지.  그러니 발렌타인 데이에 등장할 자격이 된다.



+


오늘은 지비와 번갈아가며 늦잠을 잤다.  누리가 6시가 되기도 전에 일어났고, 내가 6시 반까지 버티다가 지비를 깨우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8시에 내가 일어나 지비와 바통 터치.  9시가 넘어 일어난 지비와 늦은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 지비는 폴란드에 전화를 했다.  점심을 먹고 나가 드라이브 하며 일찍 일어나 피곤해 하는 누리를 차 안에서 한 30분 재웠고, 커피를 마시고, 장을 보고 들어왔다.  그 다음은 저녁 먹고, 누리와 놀아주다 씻기고 재우고.  이렇게 일요일 같은 발렌타인 데이가 다 지나갔다.  그런데 나는 이제 이런 편안한 휴일이 좋다.  늙었나?


발렌타인 데이보다 기분 좋은 사실은 오늘이 토요일이라 일요일인 내일이 있고, 월요일은 지비가 휴일을 내서 누리와 함께 보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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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국에 가기 전 한국서 사오면 좋을 물건을 열심히 검색하던 중 방한을 위해 창문 붙이는 일명 뽁뽁이가 대유행이라는 걸 알게 됐다.  정말 한국 가서 가는 곳마다 그 뽁뽁이를 볼 수 있었다.  우리 부모님 집에도 가장 추운 다용도실 쪽 창문만 붙였는데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다가오는 1월 한국에서 오는 언니 편에 뭘 부탁할까 열심히 검색 중 이 뽁뽁이가 생각났는데, 사이즈를 확인해보니 상당히 커서 포기했다.  문득, '정말로 여기엔 그런게 없을까'하고 검색해봤다.  한국서도 3M제품이 있었고 여기도 3M은 있으니까. 

한국과 같은 상품은 없지만, 겨울철 식물들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온실 방한용으로 이곳 사람들도 이 뽁뽁이를 사용하고 있었다.  역시 가든을 사랑하는 사람들답다.  이 방법을 덴마크 식이라던가, 스웨덴 식이라던가.  몇 가지 글과 제품 리뷰를 읽어본 결과 한국서 인기인 방한용이 아닌 일반 뽁뽁이도 물로 부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물보다는 클립 같은 걸 쓰는 모양이다.  일반 뽁뽁이도 가능은 하지만 양면이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  양면으로 막힌 뽁뽁이를 Double sided bubble wrap 혹은 double laminated bubble wrap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새 건물이기도 하고, 또 플랏(아파트)라 영국의 전형적인 단독주택만큼 춥지는 않다.  그러나 창의 크기가 일반적인 주택보다 큰 편이라 창으로 들오어는 한기가 상당하다.  그래서 우리도 시도해보기로 했다.  가든 용품을 파는 곳에서 75cm 폭 30m를 15파운드에 구입했다.  그리고 배송료가 5파운드.




누리를 재워놓고 두 개의 방에 시공.  창에 붙어 붙이고서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비와 둘이서 좋아했다.  그래도 (막아놓은) 창문의 환기구로 작은 바람이 들어오긴 한다.  거실은 붙어봤자 누리가 족족 뗄 것 같아 아예 붙이지를 않았다.  방에 붙여놓은 것도 누리가 몰라야 할 것 같은데 - 겨울이 끝나기까지.


창 밖에서 본 사람들이 '저 집은 뭔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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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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