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어린이 프로그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5.14 [coolture] 빙 Bing
  2. 2016.03.16 [coolture]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수화 프로그램 - Magic Hands (6)
누리가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내용을 봐서도 Cbeebies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프로그램 셋 중 하나인 빙Bing.
나머지 둘은 처음으로 소개했던 Something Special이라는 프로그램과 Show me Show me라는 프로그램이다.  Show me Show me는 한국에서 '하늘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중이다.



검은 토끼 빙이 주인공이다.  플롭이라는 인형처럼 생긴 아빠(남자 성인 목소리)가 등장한다.  그 밖에도 절친 코끼리 술라, 술라 엄마(여자 성인 목소리) 엠마, 팬더 판도, 판도 엄마 패젯, 사촌 흰 토끼 코코, 코코 동생 찰리가 등장한다.

이야기는 집안에서, 가든에서, 놀이터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에피소드들이 일상과 너무 닮아 놀라울 정도다.  영국 아이들의 일상은 집, 가든, 놀이터에서 벌어진다.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2~4세 아이들의 일상과 앞으로 우리에게 벌어질 수 있는일들을 배우기도 했다.  절친과 다투기도 하고, 씨리얼을 테이블에 쏟기도 하고, 과자를 굽다 태우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들이다.

Ep. bye bye box

- 빙이 어느날 풍선을 발견했다.  빙에게 풍선이란 빵빵하고 동그란 모양인데 바람이 빠져 홀쭉해진 풍선이었다.  그것이 어떻게 풍선인지를 물었고, 플롭은 바람을 불어넣어주어 풍선임을 보여줬다.  신이난 빙은 풍선을 가지고 놀다가 터뜨리고 만다.  속상해하는 빙에게 플롭이 소중한 풍선을 바이바이 박스 bye bye box에 넣어두자고 한다.
바이바이 박스는 빙에게 한 때 소중했던 장난감들이지만 부서져서 그 쓰임이 다한 장난감들을 담아두는 박스다.  그리고 그 박스 겉면엔 무엇이 들어있는지 삐뚤삐뚤한 솜씨로 빙이 그려놓은 장난감들의 그림이 있다.
- 이 에피소드를 보는 내가 뭉클했다.  부서진 것들과의 기억을 소중하게 남겨줄 수 있는 여유를 우리는 가지지 못했다.  아이들의 장난감은 너무 많아서 무엇이 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누리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기억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간다는 사실에 놀란다.  벌써 일년 반도 전에 간 체인 호텔 간판을 볼 때마다 누리는 이모와 갔던 여행을 자기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가끔 2~3년 된 누리 사진을 보고 셋이 앉아 낄낄 댈때가 있는데, 사진에 나온 소품들을 누리는 달려가 찾아온다.
작은 것에 고마워하고, 추억을 가질 수 있는 아이로 만드는 건 부모의 몫이다.  아이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을 때까지.  어렵지 않은 이 일을(그냥 모으기만 하면 되는데) 잘 못하고 산다.

Ep. Butterfly

- 플레이 그룹에서 아이들이 모여 미술활동을 하고 있는 방으로 나비가 날아들었다.  아이들은 환호하지만 바로 사라져버린 나비.  엠마는 데칼코마니 기법을 이용해 아이들과 나비를 만든다.  만든 나비를 말리기 위해 밖으로 몰려나간 사이 나비가 빙이 혼자 있는 방으로 날아들었다.  빙은 그 나비를 밖으로 보내주기 위해 조심스럽게 두 손 안에 담아 밖으로 나간다.
친구들 앞에서 두 손을 펼쳐보이니 나비가 꼼짝을 않는다.  아이들이 나비가 죽었다고, 빙이 나비를 죽였다고 흐느낀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빙 역시 흐느낀다.  플롭의 제안으로 나비가 좋아할 것 같은 꽃 밭에 묻어주기로 한다.  아이들은 꽃 밭에 말리기 위해 펼쳐둔 데칼코마니 나비 때문에 죽은 나비가 외롭지 않을꺼라고 좋아한다.
- 일전에 어린이집에서 한 엄마가 같이 살던 시어머니가 돌아가셔 바빴다고 이야기했다.  중동아시아쪽 엄마였는데 아이가 충격을 받을까봐 할머니는 중동아시아 그 어디 집으로 가셨다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3살 짜리 아이에게 할머니의 부재를 설명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저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게 그런 숙제가 주어진다고 해도 잘 해낼 자신은 없지만.

누리와 함께 자라면서 우리는 우리들의 어린시절을 자주 떠올려 본다.  비교하기에 큰 세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는 과정이며 시간들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시스템 속에서 자란 우리들이라서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 때 도움을 주는 것이 이런 프로그램들이다.  누리와 우리는 함께 자라고 있는 것이다.  가끔 누리의 이해되지 않은 행동들을 빙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뒤늦게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또 누리의 발달이 보통의 수준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의 일상이 담긴 프로그램을 보면서 안도하기도 한다.  여러모로 많이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한 1년 반 전에 런칭 된 이후 유아시간대의 황금시간대인 9시 경에 끊임없이 편성되는 걸로봐서도 우리집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인기 프로그램인듯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서도 좋은 프로그램일 수는 없을 것 같다.  한국과 이곳의 아이들의 일상이 다르니까. 한국의 유아 프로그램도 모험 같은 일상적이지 않은 소재에서 벗어나 유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들로 다가가보는 건 좋은 시도일듯.  물론 이미 존재하고 있고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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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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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의 TV는 주로 BBC1 또는 BBC News가 고정이었다.  그런데 누리가 태어나고서는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에 고정되어 있다.  밤에 뉴스를 보고서도 지비는 TV를 끌 때 Cbeebies로 맞춰 놓는다.


공부하고 했던 일이 있어 아이에게 TV는 안보일 것 같지만, 공부하고 일 했던 사람의 관점으로 볼 때 Cbeebies의 프로그램들은 꽤 괜찮다며 느슨한 편이다.  아이의 영어를 걱정하는 주변의 한국 엄마들에게도 막 권장한다.


느슨한 TV보기 - 이건 창의력 없는 엄마의 변명이기도 하지만 정말 Cbeebies의 유아프로그램들은 수준이 높다.  일단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내용이 그렇고, 언어가 그렇다.  신나는 모험보다는 아이들의 일상 - 놀이터가고 학교가고 그런 일상이 주요 소재다.  제작방법 또한 화려한 기술보다 (다소 기술적으로 뒤쳐져 보이는) 단순함을 채택하여 보는 사람의 피로도가 덜하다.  일본에서 피카츄를 보던 아이가 형광 불빛에 반응하여 발작하였다는 경우 같은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문화에서 자라지 않은 지비와 내가 Cbeebies를 보면서 끊임없이 감탄하는 것은 소수자를 사회의 부분으로 품는 부분이다.  어떤 면에서 어린이도 (권리면에서) 소수자이지만, 그 속에서도 소수인종, 장애인 등을 끊임없이 사회의 부분으로  TV를 통해 보여준다.  소수인들은 한국의 TV처럼 이웃돕기의 대상으로만 보여지는 게 아니라 TV 내 늘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일전에(사실은 몇 년 전에) 소개한 Something Special ( ☞ http://www.todaks.com/1019 ) 이다.  그리고 내가 다시 한 번 이 사회의 수준에 감탄하게 된 Magic Hands도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다.


Magic Hands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수화프로그램이다.  아이들 시, 혹은 유명한 시, 동요를 수화로 보여준다.  심심하게 수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더해서 수화를 모르는 아이들도 즐길 수 있다.  누리 역시 즐겨보았던 프로그램이다.





☞ 참고 http://www.bbc.co.uk/cbeebies/shows/magic-hands


직접 보는 것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듯.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었다.  한국에도, 혹은 그 어디라도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직접보면 알겠지만 대단한 내용이 아니다.  virtual studio에서 수화인을 중심으로 동시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동요들을 수화로 보여준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특히 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런 프로그램은 샘물 같은 존재가 아닐까.


+


영국은 유럽에서 사회복지 수준이 그리 높지 않는 국가다.  하지만 감히 BBC만은 상위 수준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TV를 보기 위해서 우리는 1년에 145파운드, 대략 25만원쯤의 시청료를 낸다.   지비와 나는 늘 그 돈이 아깝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EBS를 향한 친구의 푸념을 보고 생각나서 끄적여본 글인데, 앞으로 계속해서 어린이 프로그램에 관한 글을 올려볼까 싶다.  한국에도 BBC/Cbeebies 프로그램이 많이 방송되고 있지만, 그 프로그램을 영어교육용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  그 속에 담긴 사회나 지향을 닮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소개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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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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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쪼꼬미엄마 준 2016.03.17 2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정말 멋진 프로그램이네요.
    왠지 친구분의 EBS에 대한 한탄이 저랑 비슷할 것 같은...

    • 토닥s 2016.03.18 05: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친구들이 한탄한 프로그램은 무슨 레전드히어로 삼국지..인가 그런 프로그램이었는데 히어로가 되고 싶은 이유가 수많은 후궁을 가지고 싶어서래나 뭐래나.. 역사물이라 그런가도 싶지만 확실히 애들용은 아니었다는 한탄들이었죠. EBS에도 좋은 프로그램이 많지만 안그런것도 그만큼 있는 것 같아요.

  2. colours 2016.03.18 0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마지막 단락에 찬성 찬성!!과 소박한 지지를 보냅니다! :) 오늘 아기는 9개월이 되었는데 저도 슬슬 육아서 같은 걸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아- 삶엔 언제나 새로운 '배워야 할 것'들이 나타나네요!

    • 토닥s 2016.03.18 05: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육아서(라기보다는 그 비슷)를 임신했을 때 2권쯤 보고 말았어요. 이유식 책도 육아서라면 육아서인가요? ㅋㅋ

      그만둔 이유는, 당시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봐도 엄마가 너무 천사이기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요.

      영국에서 좋은 것들, 한국과 다른 것들을 소개할 때 늘 망설여지는 게 있어요. 영국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지만, 공감하는 모든 이가 한국 떠나서 살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바람이 있다면 시청자가 "이런 프로그램을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작자에게 아이디어가 될 수 있었으면 해요. 부지런히 떠들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

  3. 프라우지니 2016.03.18 04: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이곳에서 장애우 방송을 본적이 있어요. 사회를 보는 청년은 한 팔이 없는 장애우인데, 장애우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일하는 현장 또는 여러 상황이나 잘하고 있는 것들을 보여주는데, 정말로 장애우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같아서 보기 좋더라구요.^^

    • 토닥s 2016.03.18 05: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는 방송 사이사이에 진행자가 나와서 다음 프로그램을 소개해요. 그 중 한 명이 한쪽 팔 팔꿈치 아래가 없는 장애인이예요. 그 사람이 처음 기용 될때 반발도 있었다고 하는데(나쁜 코멘트) 그대로 밀고 나간거죠.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아무래도 보지않고 자란 아이들과 차이가 있으리라 믿어요.

      반면 말씀듣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른들이 보는 BBC 본 채널들에는 장애인이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는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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