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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16 [coolture]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수화 프로그램 - Magic Hands (6)

우리집의 TV는 주로 BBC1 또는 BBC News가 고정이었다.  그런데 누리가 태어나고서는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에 고정되어 있다.  밤에 뉴스를 보고서도 지비는 TV를 끌 때 Cbeebies로 맞춰 놓는다.


공부하고 했던 일이 있어 아이에게 TV는 안보일 것 같지만, 공부하고 일 했던 사람의 관점으로 볼 때 Cbeebies의 프로그램들은 꽤 괜찮다며 느슨한 편이다.  아이의 영어를 걱정하는 주변의 한국 엄마들에게도 막 권장한다.


느슨한 TV보기 - 이건 창의력 없는 엄마의 변명이기도 하지만 정말 Cbeebies의 유아프로그램들은 수준이 높다.  일단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내용이 그렇고, 언어가 그렇다.  신나는 모험보다는 아이들의 일상 - 놀이터가고 학교가고 그런 일상이 주요 소재다.  제작방법 또한 화려한 기술보다 (다소 기술적으로 뒤쳐져 보이는) 단순함을 채택하여 보는 사람의 피로도가 덜하다.  일본에서 피카츄를 보던 아이가 형광 불빛에 반응하여 발작하였다는 경우 같은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문화에서 자라지 않은 지비와 내가 Cbeebies를 보면서 끊임없이 감탄하는 것은 소수자를 사회의 부분으로 품는 부분이다.  어떤 면에서 어린이도 (권리면에서) 소수자이지만, 그 속에서도 소수인종, 장애인 등을 끊임없이 사회의 부분으로  TV를 통해 보여준다.  소수인들은 한국의 TV처럼 이웃돕기의 대상으로만 보여지는 게 아니라 TV 내 늘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일전에(사실은 몇 년 전에) 소개한 Something Special ( ☞ http://www.todaks.com/1019 ) 이다.  그리고 내가 다시 한 번 이 사회의 수준에 감탄하게 된 Magic Hands도 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다.


Magic Hands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수화프로그램이다.  아이들 시, 혹은 유명한 시, 동요를 수화로 보여준다.  심심하게 수화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더해서 수화를 모르는 아이들도 즐길 수 있다.  누리 역시 즐겨보았던 프로그램이다.





☞ 참고 http://www.bbc.co.uk/cbeebies/shows/magic-hands


직접 보는 것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듯.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었다.  한국에도, 혹은 그 어디라도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직접보면 알겠지만 대단한 내용이 아니다.  virtual studio에서 수화인을 중심으로 동시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동요들을 수화로 보여준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특히 아동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런 프로그램은 샘물 같은 존재가 아닐까.


+


영국은 유럽에서 사회복지 수준이 그리 높지 않는 국가다.  하지만 감히 BBC만은 상위 수준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TV를 보기 위해서 우리는 1년에 145파운드, 대략 25만원쯤의 시청료를 낸다.   지비와 나는 늘 그 돈이 아깝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EBS를 향한 친구의 푸념을 보고 생각나서 끄적여본 글인데, 앞으로 계속해서 어린이 프로그램에 관한 글을 올려볼까 싶다.  한국에도 BBC/Cbeebies 프로그램이 많이 방송되고 있지만, 그 프로그램을 영어교육용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  그 속에 담긴 사회나 지향을 닮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소개해 볼 생각이다.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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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쪼꼬미엄마 준 2016.03.17 2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정말 멋진 프로그램이네요.
    왠지 친구분의 EBS에 대한 한탄이 저랑 비슷할 것 같은...

    • 토닥s 2016.03.18 05: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친구들이 한탄한 프로그램은 무슨 레전드히어로 삼국지..인가 그런 프로그램이었는데 히어로가 되고 싶은 이유가 수많은 후궁을 가지고 싶어서래나 뭐래나.. 역사물이라 그런가도 싶지만 확실히 애들용은 아니었다는 한탄들이었죠. EBS에도 좋은 프로그램이 많지만 안그런것도 그만큼 있는 것 같아요.

  2. colours 2016.03.18 00: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마지막 단락에 찬성 찬성!!과 소박한 지지를 보냅니다! :) 오늘 아기는 9개월이 되었는데 저도 슬슬 육아서 같은 걸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아- 삶엔 언제나 새로운 '배워야 할 것'들이 나타나네요!

    • 토닥s 2016.03.18 05: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육아서(라기보다는 그 비슷)를 임신했을 때 2권쯤 보고 말았어요. 이유식 책도 육아서라면 육아서인가요? ㅋㅋ

      그만둔 이유는, 당시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봐도 엄마가 너무 천사이기를 강요하는 것 같아서요.

      영국에서 좋은 것들, 한국과 다른 것들을 소개할 때 늘 망설여지는 게 있어요. 영국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지만, 공감하는 모든 이가 한국 떠나서 살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바람이 있다면 시청자가 "이런 프로그램을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작자에게 아이디어가 될 수 있었으면 해요. 부지런히 떠들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

  3. 프라우지니 2016.03.18 04: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이곳에서 장애우 방송을 본적이 있어요. 사회를 보는 청년은 한 팔이 없는 장애우인데, 장애우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일하는 현장 또는 여러 상황이나 잘하고 있는 것들을 보여주는데, 정말로 장애우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같아서 보기 좋더라구요.^^

    • 토닥s 2016.03.18 05: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는 방송 사이사이에 진행자가 나와서 다음 프로그램을 소개해요. 그 중 한 명이 한쪽 팔 팔꿈치 아래가 없는 장애인이예요. 그 사람이 처음 기용 될때 반발도 있었다고 하는데(나쁜 코멘트) 그대로 밀고 나간거죠.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아무래도 보지않고 자란 아이들과 차이가 있으리라 믿어요.

      반면 말씀듣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른들이 보는 BBC 본 채널들에는 장애인이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는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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