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가 매일 밤 하는 놀이 중 하나인 볼링.  반 년 전에 산 장난감인데 얼마 동안 쓰고 잘 놀지 않았다.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나 밤마다 볼링 장남감을 가지고 노는 누리. 



인근의 볼링장을 찾아보긴 했는데, 지비와 "그래 언제 한 번 가보자"하고 말았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이 동영상을 본 Y님이 볼링장에 언제 한 번 아이들 데리고 가자고 해서 또 "그래 그래 가요 가요".  지난 토요일 약속이 취소되면서 바로 출동 출동.



전날 밤부터 커다란 볼링장에 간다고 하니 좋아하던 누리.  집을 나서기 전 폼을 잡아보고 있다.  우리는 주로 앉아서 공을 굴렸는데 누리의 폼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해 했다.


볼링장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가격도 어른 8파운드(이쪽저쪽) 어린이 5파운드(이쪽저쪽)이라 부담스럽지 않고, 주차도 편하고.  여기가 맞나하며 들어간 곳은 오락실 같은 곳이었는데, 그 한켠에 25레인 정도 규모의 볼링장이 있었다.  그런데 주말 오전은 아이들 생일파티로 쿵짝쿵짝 소란스러웠다.  우리는 볼링장은 어른들의 놀이터라고 생각했는데, 그 용례가 많이 바뀐 모양.



우리는 가장 안쪽 조용한 레인을 배정 받았다.  공을 한 손에 들 수 없는 아이들용 보조기구가 있었다.  그 위에 공을 놓고 손에서 놓으면 끝.  레인 양쪽에도 가드가 있어 공이 고랑(?)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다.





지비과 누리 한 게임씩 예약하고 같은데, 공굴리기에 맛들인 누리가 두 게임 모두 독식하였다.  그래서 누리 최고점은 70점.  두 게임에 40분 정도 소요됐다.  다음엔 누리 앞으로만 두 게임 정도 예약하고 가면 될 것 같다.  어린이 게임이 더 싸니까.  화요일은 50%할인이라고 하니 가끔 이용해 볼 생각이다.  볼링장이 엔터테인먼트 파크, 뭐 그런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다른 건물에 누리가 잘 먹는 샌드위치를 파는 까페가 입점해 있어 볼링 치고 점심 먹고 그러면 될 것 같다.  겨울철 할 거리 한 가지 확보.


페이스북 친구의 글을 보니 한국에 공을 굴리는 보조기구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가드가 있어 공이 고랑으로 굴러떨어지지 않는 시설은 있다고 하니 겨울이 추운 한국에서 아이들 데리고 가족 나들이 해봐도 좋을듯.






볼링장이 오락실 안에 있었는데, 볼링장을 나서며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누리의 눈에 띈 기구.  주머니에 있던 10p 세 개를 다쓰고도 더 달라고 해서 지비가 1파운드를 바꾸었다.  짠돌이 지비가 그런데 돈을 척 바꿔서 깜놀.  누리가 다음에 갈 때도 동전을 달라고 할까봐 걱정이네.


+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일식/아시안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그 동네에 일본 까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언제 한 번 가보자 싶었는데, 그 엔터네인먼트 파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식당과 까페가 (거의)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우리는 당연하게 그 동네로 발길을 돌렸다.



운전 때문에 지비는 두 모금만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다 마심.



어묵 먹는 자기를 찍어달라는 누리.




일본까페는 동네에 생긴 일본빵집과는 달리 정말 까페였다(?).  작긴 했지만, 그렇게 작은 곳은 아니었는데,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약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겨우 좁은 자리에 지비와 내가 마주보고 앉고 누리는 내 무릎에 착석. 

빵과 커피는 맛 있었다.  일식집에서 새우 튀김 먹던 누리가 내 휴대전화를 만졌던 것을 잊고 사진을 찍어 사진이 이 모양.  그런데 너무 사람이 많았고 통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좀 추웠다.  평일에 누리랑 가서 우아하게 먹어봐야겠다.


+


그리고 난데없이 주말저녁은 1인 1김치전으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맛 있어서 한 장씩 더 먹었다는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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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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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02 06:1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2.02 23: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땅이 넓으니 지역마다 다르겠죠) 여기선 냉동이라도 생물오징어를 구하기가 어렵답니다. 소비량이 작아 조금만 가져다 놓는 것인지, 그래서 늘 금새 나가버리는 것인지. 다행히 제가 장을 보러 다니는 마트 두 곳 모두 생선 카운터가 있어 갈 때마다 생물 오징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전 늘 삽니다. 그때마다 전을 구워먹죠.ㅋㅋ

      저는 주로 안드로이드 티스토리 apps를 쓰거든요. 거기선 링크해둔 이웃 블로그에 새글이 올라오면 표시가 되던라구요. 곧 놀러갈께요. :)

  2. grocerybag 2016.02.02 2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와 볼링이라니 정말 상상도 못해봤는데 재밌어 보여요! 서울에도 있나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그나저나 김치전을 나누어 드신다는 것도 놀랍네요! 함께하신 시간만큼 입맛도 비슷해지신 것이겠죠?

    • 토닥s 2016.02.02 23: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재미있었어요! 저희는 늘 집에서 플라스틱 공을 굴리며 실제 볼링장에 누리를 데려가면 얼마나 좋아할까 이야기했는데,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생각만큼 점수가 잘 나지 않아 우리는 아쉽지만, 아이 본인은 그런 게 별로 상관이 없더라구요.
      한국은 겨울이 추우니까 데려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아빠도 재미있고. 저는 앉아 있을 수 있어 좋고.ㅋㅋ
      남편은 음식 취향이 도전적인 편이어서 짜지만 않으면 뭐든 다 먹습니다. 저는 되려 먹는 것만 먹는 편. 심지어 까페도 가는 곳만 가는 재미없는 사람이예요.

  3. 프라우지니 2016.02.05 06: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장난감이 아닌 정말 볼링공으로 볼링을 즐겼다니 아주 신났을거 같은데요. 누리의 동영상이 많으니 실컷 누리를 볼수있어서 좋습니다.^^

    • 토닥s 2016.02.05 23: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정말 좋아해서 지금도 "볼링 또 갈까?"하면 가자고 해요. 가격도 아이들이 갈 수 있는 다른 실내 놀이터에 비해서 비싸지 않아 종종 데리고 갈 생각입니다. 특히 겨울엔.

      하도 찍어대니 누리는 이제 그런 게 익숙해져 자기가 찍어달라고도 하고, 모바일로 자기 사진과 동영상을 보는 걸 무척 즐긴답니다.ㅎㅎ

어제 오늘 누리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금쪽 같은 시간을 이용해서 사진을 정리했다.  어제는 모바일에 담겨 있는, 그래서 언제 사라질까 불안불안한 사진들을 외장하드로 옮겼다.  옮기는데만 2시간 반이 걸렸다.  그리고 오늘은 그 중에서 시아버지에게 보내드릴 누리 사진을 골랐다.  내게도 '시월드'가 있긴하다, 일년에 며칠만 떠올리긴 하지만.  지비가 전화를 하면 늘 누리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시는데, 지비가 파일로 보낸다고 하는 걸 내가 늘 인화해서 보내드린다.  작년 가을 우리가 한국 가 있을 때 지비가 혼자 폴란드 다녀오면서 그 근처까지 찍은 사진들은 보내드렸다.  그래서 그 이후 사진들, 주로 한국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내기 위해 추렸다.  한 80장.  2장씩 인화해서 한국 집에도 보내드려야겠다.  한국엔 한국 사이트에서 주문에서 배송하는 게 나으려나.  한국에서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또 가야지, 한국.


+


컴퓨터를 켠 김에 동영상도 길어 올려본다.  가끔 페이스북엔 동영상을 올리는데, 블로그는 컴퓨터를 켜야 가능하다. 


01.  댄스라기 보다 막춤


지비도 나도 이런 흥이 없는 사람들인데, 누리의 흥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우리들은 궁금하다.  드라마댄스라는 수업을 시키고 있는데, 거기서 오는 게 아닐까 추측만 한다.  돈 들인 보람이 있구나.



2. 댄스라기 보다 운동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음악만 나오면 스쿼팅(앉았다 일어서기)를 열심히 한다.  뭔가 연관이 있을법한데, 알 수 없음.



3. 책도 읽어요, 온몸으로.

조용히 재우려고 책을 읽어주는데 이 책만 읽으면 몸으로 움직여줘야 하는 누리.  덕분에 피로도가 상승하여 수면에도 도움이 되는 듯하다.  어린이집과 더해 요즘은 책 3권만 읽으면 잔다고 돌아눕는다.




요렇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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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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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9 05:5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2.02 23: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인화를 위해 억지로 정리를 했지만, 그냥 추려냈다고 보는 게 옳지요, 저 역시 많은 사진들이 그냥 외장 하드에 잠자고 있습니다.
      누리가 어린이 집을 시작하면 그 잠자는 사진들을 깨워줄려고 생각했는데.. 현재까지는 생각으로만 머물고 있네요.

      디지털의 맹점이예요. 파일로만 쌓이게 되니. 언제 한 번 인화를 다 하고 싶은데, 큰 돈이 들 것 같아요.ㅋㅋ

'결과보고'라고 쓰고 싶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현재 진행인듯하다, 기저귀 떼기.

어린이집과 함께 떠밀리듯 시작된 기저귀 떼기는 현재까지 잘 진행중이다.

앞선 글에서 이틀 동안 바닥에 몇 차례 실수를 했다고 했는데, 세번째 되는 날은 무사고.
용기를 얻은 지비와 나는 주말 외출에서 기저귀 없이 나가보기로 하였다. 혼자 밖에서 일을 당하면(?) 당황하여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같이 있을 때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아는 커플과 집 근처 하이스트릿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는데, 먼저 도착해 기다리는 사이 "마미!"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사고 발생. 다행히 레스토랑 의자가 비닐가죽이었다. 지비는 누리를 화장실로 데려가고, 나는 남겨진 뒷처리를 했다. 밥 먹고, 차도 마시러 갔는데 별사고 없이 하루를 마무리 했다.

다음날 장보러 마트에 갔다. 이번엔 누리가 미리 "마미 슈슈!"하고 말해줬지만, 우리는 마트 구석에 있었고, 화장실은 그 반대 방향이었으며, 누리를 들고 뛰기엔 너무 먼 거리였다. 다시 사고 발생.(i i )

지비는 기저귀 없이 외출하기 너무 이르다고 했지만, 누리의 도전은 계속 됐다. 월요일이 되서 어린이 집에 갈 때 처음으로 기저귀 없이 보냈다. 두 벌의 여벌 옷을 준비해서. 어린이집 스태프에게 30분 마다 누리에게 화장실을 가겠냐고 물어봐달라고 했다. 그 날 이후 지금까지 누리는 무사고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어린이집 이외도 마찬가지.

방법은 30분 단위로 화장실을 가겠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화장실을 언제 갔지..하고 계산하는 게 어려우니 무조건 매시간, 그리고 매시간 반에 누리에게 물었다. 처음엔 묻는 족족 화장실을 가겠다고 했지만, 며칠 지나서는 나에게 "마미 괜찮아"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했고, 지비에게는 "daddy it's OK"라고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그렇게 누리는 낮 기저귀를 떼게 되었다.

그 뒤로도 한 달 동안 밤엔 기저귀를 했다. 낮 기저귀를 떼고 나니 밤에도 소변을 참는 능력(?)이 생기는지 아침엔 기저귀가 마른 상태 그대로였다. 물론 예전과 달리 저녁을 먹은 이후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다. 예전엔 후식으로 스무디 한 컵, 목욕 후 우유 한 컵을 마셨다. 스무디는 과일로 대체하고, 우유는 오후에 어린이집에 마시는 걸로 대신했다. 매일 아침 쓰지 않은 기저귀를 버리는 게 아까운 생각이 들어 밤 기저귀 떼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지비는 걱정을 했다. 나는 '밤엔 기저귀'가 익숙해지기 전에 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겼다. 그리고 그 날 밤 사고 발생.(i i )

다행히 매트리스와 커버 사이 방수 매트를 허리 아래로 깔아두어서 매트리스는 괜찮았다. 그런데 누리가 겨울 들어 쓰고 있던 이불이 침낭처럼 들어가 자는 것이어서, 아이들이 이불을 차버리는 걸 방지하기 위한 디자인, 문제가 좀 복잡했다. 이 이불은 우리집 세탁기가 소화하지 못하는 사이즈라 당분간은 이 이불을 쓰지 않기로 했다. 누리는 그 날 이후 캠핑용 침낭을 사용하고 있다.
그 날 이후 한 일주일 정도 내가 새벽 3~5시에 누리가 낑낑댄다 싶으면 "화장실 갈래?"하고 물어보고 데려갔다. 내가 물을 때마다 간다고 따라나섰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연휴가 되어서, 새벽에 사고가 발생하여 잠을 설쳐도 지비가 받는 영향이 적은 시기니, 밤에 깨우지 않고 아침까지 재워보기로 하였다. 다행히 현재까지 밤도 무사고다.

+

훈련용 변기는 누리가 두 살이 될 때 샀다. 주변에 지인이 딸이 20여 개월 때쯤 뗐다고 해서 준비했던 것인데, 누리는 그 경우에 해당되지 않았다. 거의 1년이 넘도록 훈련용 변기는 세면대 아래 발받침으로 사용되었다.
그 1년 동안 누리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대신 내가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었다.
한국의 부모님은 전화할 때마다 그 이슈를 묻곤 했고, 주변에서 아이 키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누리 또래를 키우는 사람들의 경우는 나와 같은 부담을 안고 있어 물어보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

나는 기저귀 떼기가 언어능력과 맞물려 있다고 봤다. 아이가 의사표현이 가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누리가 두 살 때 훈련용 변기를 사고 "슈슈는 여기에"라고 반복해서 이야기 했더니 늘 소변을 본 뒤에 "슈슈"하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후'가 아니라 '전'이라는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해 여러 번 반복했지만, 어려웠다. 그래서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사이 이웃 아이의 기저귀 떼기에 영향을 받아 작년 이른 봄, 다시 시작했었지만 그 때는 어렵게 변기에 소변을 보고도 누리는 울어버려 역시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린이집을 계기로 다시 시작했는데 분명 이전과 차이가 있었다. 누리가 한국에 다녀온 뒤 한국말로 의사표현이 더 정확해졌고, 내가 하는 말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변화들이 있어 이번에 기저귀 떼기는 결과가 달랐다.
누리는 이곳에 아이들과도 견주어 늦게 뗀 편이지만, 대신 그 훈련기간이 짧았다. 짧은 훈련기간은 누리가 늦게 기저귀를 떼면서 생긴 이득(?)이다.

+

누리의 훈련용 변기 - 소변을 보면 전류가 흘러 꽥꽥하고 노래가 나온다.

아이가 흥미를 느낄만한 변기, 속옷을 사주는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누리의 경우 그러했다는 것일 뿐 이도 정해진 답은 아니다.

훈련용 변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뒤부터, 한 2~3주 뒤, 어른변기 사용을 권유했다. 처음엔 아이 스스로가 다 큰 것 마냥 어른변기를 좋아 하다가도, 자기가 잠이 오거나 울면 훈련용 변기를 고집하기도 했다. 그건 어른변기를 일상적으로 쓰게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훈련용 변기도, 밤에 하는 기저귀도 너무 익숙해지기 전에 한 걸음 더 나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는데, 구체적인 시기라는 건 아이마다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우리는 기저기 떼는 시기 한가운데 크리스마스 연휴가 있어 그런 도전을 앞당길 수 있었다.

+

나처럼 아이의 낮 기저귀 떼기, 밤 기저귀 떼기를 열심히 검색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은 안되겠지만, 누리는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남겨둔다.

+

왜 결과 보고가 아니냐면, 아이가 크면서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 가능하다. 오늘만해도. 밥을 먹다 화장실로 달려간 누리는 바지까지 내리고서도 시간이 부족해 변기 끝자락과 바닥에 실수를 했다. 오늘부터 발판으로 사용하던 훈련용 변기도 이젠 사용하지 않겠다며 자기가 저 멀리 치워버리더니(어린이집 화장실엔 발판이 없다) 이런 일이 발생했다. 그래서 계속 진행형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누리의 변화와 성장에 매일매일 놀라고 있다. 일년 전만해도, 몇 달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오늘'이기 때문이다.


내가 구입한 훈련용 변기에 대체로 만족하지만 아쉬웠던 점 - 물 내리는 손잡이와 휴지 걸이. 누리는 물 내리기와 휴지 떼기를 무척 좋아한다.

절대로 권하고 싶지 않는 훈련용 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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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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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6.01.15 18: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기저귀 떼기가 언어능력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아직 경험이 없는 저도 공감이 가는 건 왜일까요 ^^
    그래도 누리가 많이 기특해요. 인생에서 한 단계식 성장해가는 시기를 보는 건 참 감동이기도 하구요.
    저도 이틀 지나면 7개월차 엄마로 진입인데 아기가 그만큼 자란 것 보다 제가 7개월이나 엄마 노릇 했다는 사실에 -_-;;; 스스로 감탄하고 있습니다;;
    참, 늦었지만 새해인사도 전해요. 올 한해도 행복하게, 건강하게, 신나게 보내세요! :)

    • 토닥s 2016.01.17 0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은 감동적인데 시간이 흐르면 그 느낌이 잊혀질 것 같아 기록을 남기는 게 이 사소한 블로그의 이유라면 이유랍니다. 가끔씩 지난 사진과 포스팅을 보면 지금 미운 마음이 좀 누그러지기도 하구요. 내 자식이라고 늘 이쁜 건 아니니 이런 장치가 필요합니다. 견디기 위해서.

      새해 복 많으 받으시고요. :)

런던의 물가는 여행객들에게만 비싼 것이 아니라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그렇다. 차이라면 여행객들은 며칠 아끼다 가면 그만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그냥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 내 블로그에 등장하는 이웃가족과 우리가 함께 커피를 마신적이 있다. 누리가 백일도 못되었던 때. 지하철역 근처 프렌치 까페에서. 그때 이웃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자기는 "이 곳(우리가 살고 있는 옆동네)이 참 좋다"고, "이 곳에서 쇼핑을 하고 차를 마시면 나도 마치 부자가 된듯한 기분이 든다"고. 그리고 "이 곳의 채리티 숍에 가면 부자들이 내놓은 헌 옷을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서.

그 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부자가 된 기분이라니'. '우리가 부자가 아닌데 무슨 소용이람'하고 잘라서 생각했다. 아니 잘라서 생각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다녀와서 누리가 만 3세 이후 9월이 되면 갈 수 있는 학교 부설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이전에 갈 수 있는 어린이집을 열심히 알아봤다. 한국에 가기 전에 몇 군데 신청서를 던져놓고 갔고, 돌아와서는 뷰잉을 했다.
정부에서 만 3세 이상은 15시간 무료 돌봄/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 과정생략하고 말하자면, 정부(기초자치) 부설은 그러한데 자리가 없고, 사설은 '내부 규정'이라는 것이 있어 약간의 할인을 받을 뿐 1시간도 무료가 아니었다. 정부 보조를 받아 6시간 혹은 10시간(일주일에 이틀) 맡기는데 한 달 대략 3~400파운드 정도가 든다. 집주변의 어린이집들이 그렇다.
이 현실을 마주하고 깜짝 놀랐고, 그럼에도 사설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데 놀랐다. 개인적인 느낌은 사설은 정부 지원을 받는 만큼만 아이를 맡기는 사람들에겐 자리를 잘 주지 않는다.

동네마다 다르니까 영국이 그렇다고 일반화 할 수는 없다. 같은 런던의 동북쪽에 사는 지비의 사촌형에게 우리가 마주한 현실에 대해서 이야길하니 놀랄 정도니.

며칠 이 현실이 나를 끌어내렸다. 내가 살고, 생활하고 있는 이 곳에서 내가 마치 동동 뜬 기름 한 방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서야.
흙에 작은 씨앗 하나 밀어놓고 물만 열심히 주면 싹이 자라듯이 아이가 자란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하는 생각도 이어서 들었다.

정신차리고 내년 9월 학교 부설 어린이집 자리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이틀 동안 인근 학교들에 서류를 내밀었다.
오늘 오후 어느 공립 학교에 들러 서류를 내고 장을 보러 가는 길에 골목골목 들어선 사립학교에서 하교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뒷모습을 봤다. 예전과 다르게 그들과 나 사이가 아주 멀게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때때로 나랑 지지고 볶아도 누리가 아프지 않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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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시내로 갈 때 사용하는 지하철 노선은 둘이다. 디스트릭트 라인district line과 피카딜리 라인piccadilly line. 그 중 디스트릭트 라인은 집에서 가까운 역에 서고, 피카딜리 라인은 디스트릭트 라인을 타고서 다른 역에 가서 갈아타야 하는 노선인데, 런던 시내 중에서도 한 가운데로 갈 때 빨리 갈 수 있는 노선이다.

시내 한 가운데로 빨리 갈 수 있는 것은 피카딜리 라인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노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바로 탈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누리와 함께 이 노선을 이용하는 게 무척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 노선은 런던 히드로 공항이 있는 서쪽 6존에서 런던을 가로 질러 런던의 동쪽으로 간다. 지하철은 자주 있지만, 늘 공항으로 혹은 그 인근의 주택가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런 사람들에게서는 자리를 양보받기 어렵다.
반면 주로 이용하는 디스트릭트 라인은 객차 자체도 자리가 많고, 런던의 서쪽 3존 4존 주택가가 종점이라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그리고 누리는 늘, 거의 100% 자리를 양보 받는 편이다.

오늘은 우리가 사는 동네 이후 지하철 노선에 공사 구간이 있어서 평소에 서지 않던 피카딜리 라인이 서게 됐고, 그 노선을 타고 시내에 친구 부부를 만나러 나갔다 왔다. 누리와 단 둘이서.
시내로 가는 길엔 한 젊은 남성의 자리 양보를 받았다. 돌아오는 길, 지하철은 붐비지 않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누리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내가 그 노선을 싫어한다.
심지어 누리는 피곤해하며 반쯤 눈을 감은채로 내 손에 매달리고 내 다리에 기대어 있었다. 누리 앞에 앉은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성은 그 상황이 불편했던지 결국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그는 일명 노약자석에 앉아 있었다(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지비는 왜 그 남자에게 노약자석 양보를 요구하지 않았냐고 그런다). 그의 등 뒤 창에 반사된 휴대전화 화면을 보니 축구 뉴스를 본다.
그리고 내 앞에 앉은 역시 40대 초반쯤 보이는 여성은 열심히 책을 읽고 계신다. 가슴엔 붉은 포피(참전 군인들을 위한 기부의 상징으로 11월에 많이들 달고 다닌다)를 달고.
우리가 가야할 길 절반쯤 이르렀을 때 내 앞에 앉아 있던 여성이 내렸고 누리는 앉을 수 있게 됐다. 마침 불편함이 가셨는지 누리 앞에 앉아 있던 남성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다시 넣고 주변에 시선을 돌린다.

낯선 남자 옆에 앉기를 두려워한 누리 덕에 나도 함께 앉았다. 누리는 내 무릎 위에. 조금 더 한산해진 지하철. 알고보니 그 남성 맞은편에 앉은 임신한 여성은 그의 동반자였다. 임신 7~8개월쯤 되어 보이는 여성은 책을 읽다가 남성에게 시선을 돌리며 잠이 오냐고 물었고, 남성은 그렇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누리와 나의 모습이 다가올 어느 날 자신의 아내와 아이의 모습일 수도 있는데 이 남자에겐 아무런 마음의 동요가 없었는지.
한산해진 지하철을 둘러보니 멀지 않은 곳에 우리가 탈 때부터 내릴 때까지 엉퀸채로 사랑의 대화(?)를 주고 받는 커플도 보인다. 모르는 타인이라도 약자에게 친절할 수 없는 남자친구가 끝까지 그 여자친구에게 친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누리에게 가르쳐야겠다. 나는 말도 '가르쳐야겠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타인이라도 약자에게 친절할 수 없는 사람과는 만나지 말라고. 그런 사람들은 그 타인이, 그 약자가 자신 혹은 자신의 가족이 될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니까.

친구 부부를 만나 즐거웠지만 도심의 소음에 지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참 피곤하고 씁쓸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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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들은 많은데 정리할 시간을 못찾고 있다. 누리가 잠든 밤에는 뭐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 시간이 되면 TV리모콘 겨우 누를 기력 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걸 보는 행위 조차도 영어를 이해해야 하는 고도의 정신노동이라 대부분은 TV앞에서 졸다가 다시 자러 간다.

한국에 다녀온 뒤 누리는 지비의 표현대로 버릇이 없어진 것인지, 그 사이 자라 또 다른 수준의 이른 것인지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다루어지지가 않는다. 하고 싶다는 것도 많고, 하기 싫다는 것도 많고 - 뭐 그렇다.

어중간한 식재료 배달 때문에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오전에 잠시 산책하고 들어와 둘이서 우동을 나눠 먹었다. 출출함을 커피로 채우겠다며 나갈 준비를 하는데 영 도와주질 않는 누리. 옷 다 입고서 양말만 신기를 거부하지 않나, 유모차와 스쿠터 중 어느 것을 탈지 결정하지 못해 한참을 망설이며 짜증을 내지 않나. 이런저런 실랑이 끝에 나갈 준비한지 한 시간만에 집을 나섰는데, 집 밖에 나가서 춥다고 찡찡. "아 몰라!"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와선 유모차에서 안내린다고, 나간다고 찡찡. "(다시)아 몰라!"하고 집안으로 들어왔더니 훌쩍훌쩍 부시럭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러길래 처음부터 잠온다고 할 것이지.

이러고 있는데 벌써 해가 뉘엿. 겨울이 참 힘든 영국이었는데, 애가 생기니 두 말 할 필요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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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ygrocerybag 2015.10.30 00: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래도 잠든 누리는 천사처럼 예쁘네요!

누리의 놀이집을 팔고 그 돈으로 인형집을 사기로 하였다. 일반적인 인형집이 아니라 누리가 즐겨보는 CBeebies 의 '빙'이라는 캐리터 상품.
얼마전 우연히 검색을 하다 관련 상품이 7월에 출시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예약주문'을 하래서 '뭘.. 때되면 사지..'라고 두었는데 놀이집을 보내고 나서 검색해보니 다 품절. 한국의 부모들이 장난감 출시일에 맞춰 줄 선 사진에 고개를 가로 저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모습이 될줄이야. 매일 한 번씩 물건이 들어왔는지 몇 개의 온라인 샵과 잡화상점의 온라인 몰을 확인했다. 그런데 화요일 저녁 잡화상점의 온라인 페이지에 빨간 품절 표시가 사라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당장 예약하고 다음날 찾아왔다. 비 때문에 취소된 놀이터행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며 누리 앞에 당당히 어깨펴고.

잡화상점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딸그닥딸그닥 말발굽 소리. 경찰말이었다.

가끔 놀이터가 있는 동네 공원에서도 풀뜯는 말들을 볼 수가 있다. 그땐 아이들이 말을 빙 둘러싸고 말구경 삼매경.

말이 순찰 도는 동네의 클라스. ㅎㅎ

사실 말은 아스팔트가 걷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집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잡화상점에 들러 예약해둔 상품을 찾아들고 버스를 기다렸다. 한산한 매장이라 버스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기다리기까지 10분도 안걸린듯. 버스 정류장에서 자꾸만 봉투를 열어보는 누리. 당연히 좋아서다.


봉투에 들어갈 기세.



애니메이션에 몇 번 등장했던 에피소드를 토대로 집이 구성된듯. 침실, 욕실, 주방, 거실이 있다. 현재까지 핫한 장난감으로 잘 가지고 논다. 물론 오늘이 이틀째니.

웃겼던 것은 저도 변기에 볼일 보지 않으면서 캐릭터들을 변기에 앉히고 "슈슈.."한다.

+

그런데 가격이 좀 그렇다. '품절현상'에 물량이 표시되자 말자 앞뒤 안가리고 샀지만, 또 금새 품절될까, 지나치게 비싸다. 물론 우린 헌 놀이집 중고로 팔고 받은 돈에 몇 파운드 더해 샀지만 플라스틱 아이 장난감이 31.99파운드라니. 지나서 생각하니, 이제서야!, 그 절반 가격이면 족하다 싶은데 말이다. 30여 파운드면 레고로도 집을 짓겠구만. 왜 이제서야 정신이 드느냔 말이다. 갑자기 막 속이 쓰리다. 빙의 다른 캐릭터는 절대로 안사야지. 그래도 누가 사준다면 못이기는척 받을까.ㅎㅎ

+

물론 누리는 이 빙 놀이집을 가지고서도 집타령이다. 이 집이 새로 사준다던 집이라고 설명해줘도 이해를 못한다.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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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yul 2015.07.21 0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이상황에 어울리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저거 저도 갖고싶긴하네요... ㅋ

    • 토닥s 2015.07.24 08: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캐릭터.. 안그래도 요즘 여기 맥 해피밀 장난감 미니언즈를 보면서도 마트에서 미니언즈 케이크를 보면서도 gyul 님 생각 잠시.. 했습니다. ㅋㅋ

오늘 누리와 수영장에 갔다 역시나 인근 쇼핑상가에 들렀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점심을 먹고, 간단하게 필요한 장을 보고, 누리가 늘 가고 싶어하는 마더캐어 mothercare라는 상점에 들렀다. 마더캐어는 영국판 아가방(그 비슷). 누리가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전시/시연된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가 기차를 가지고 놀다가 옆에 있던 인형을 화물칸에 태웠다. 그런데 그 인형이 좀 이상해서 살펴봤다.

휠체어를 탄 인형이었다.

해피랜드라는 마더캐어 내 계열 상품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인형놀이 세트다. 집도 팔고, 차도 팔고, 그 안에 넣는 다양한 직업들의 인형도 팔고 그런 세트다. 물론 따로따로 구입해야 한다.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왕자비가 아들 조지를 낳았을 땐 그 기념 세트가 나오기도 했다. 유행을 타고 현실마저 잘 반영한 그런 마케팅이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휠체어를 탄다면, 혹은 어떤 아이의 가족이 휠체어를 탄다면 하나쯤 있으면 좋은 구성물이 아닐까.

'히야..'하는 감탄과 함께 다른 인형들을 살펴보니 의사는 인디언/아시안이다. 정말 영국의 현실이 그러하다. 특히 런던은 많은 GP(보건소 격 지역 의원)의 의사들이 그렇다.

비록 (장하준 교수 책에 의하면) 유럽에서 경제지위 하위 20% 삶의 질이 가장 낮은 나라가 영국이라고 하지만, 문화의 혹은 제도의 수준은 그와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영국이라는 나라의 수준/클래스를.

+

오늘 페이스북에서 남자이고 싶다는 친구 딸과의 대화를 보고 이곳 영국에서 자란/자랄 누리도 그러할까 하고 생각해봤다. 친구 딸은 아이들이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에서 여성캐릭터가 부수적인 역할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글을 보고 언뜻 생각해봤다. 누리가 보는 영국 유아채널 프로그램들의 주요캐릭터를. 그런데 남자 주요캐릭터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grandpa in my pocket" 이라는 프로그램의 할아버지 말고는. "baby Jake" 의 제이크는 남자아기지만 아기라서 성역할이 없다. 그 외 "bing" 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오르긴 했지만 빙은 남자토끼지만 '남성'으로 인식되기보다 '토끼'로 인식된다. 정확하게 다 나열해보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주요캐릭터는 여성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절반 이상은 여성이 주료요캐릭터를 차지하고 있을테다.

영국이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을테다. 부단히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미디어 속에선 오히려 여성이 더 많아 보이도록 하는게 아닐까 싶다.

아니다. 어쩌면 이런 논란을 피하려고 부쩍 동물, 외계인 같은 사람 아닌 것들이(?) 더 많이 등장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균형이 맞지 않은 것보다 나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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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갈등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Y네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하였다.  Y네 레스토랑이 있는 동네는 집에서 가까운 오버그라운드(지상철)를 타고 다섯 정거장만 가면 된다.  그런데 오버그라운드 역까지가 문제였다.  어른 걸음으로 10분이면 될 거리인데 누리와 걸으면 얼마나 걸릴지 가늠이 안됐다.  준비가 늦어져 타려고 계획했던 20분 오버그라운드는 놓치고, 다음으로 계획했던 40분 오버그라운드 역시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 10분 뒤인 50분에 오버그라운드를 겨우 탔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 배차 간격이 길었다.


역으로 가는 길은 공원을 가로 질러 간다.  가면서 참 많이 갈등했다.  누리를 억지로 끌고 가면 40분 오버그라운드를 탈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그날 따라 누리가 왜 그리도 각종 사물에 관심이 많고, 지나가는 사람에 관심이 많은지.  그걸 다 참아주자니 40분 오버그라운드는 당연하고, 그 뒷차마저 놓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갈등이 됐다.  윽박을 질러서라도 급히 끌고 갈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그 당시는 그게 인간적 갈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서 생각하니 애 키우는 사람들이 매순간 하게 되는 갈등이 아닌가 싶다.


윽박은 아니고 "이모가 기다려!"라고 얼러서 누리를 스쿠터에 태우고 열심히 간 결과 50분 오버그라운드는 겨우 탔다.  처음 Y네가 레스토랑을 열땐 크게 팔아주진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가야지 했는데 그게 어렵다.  한 두 세 달만에 간듯하다.  누리 밥 먼저 먹이고, 점심을 시켜 먹었다.




매콤한 소스와 함께 먹는 치즈.  누리가 치즈 아래 깔린 빵/과자를 무척 잘 먹었다.  전체로는 약간 양이 많은듯 하였는데 Y의 말론 이것만 먹는 사람도 있나보다.



그리고 나의 점심 메뉴인 샌드위치.  "중국 빵 같애.."라고 했더니 "맞다"고.( - -);;

처음엔 빵에서 나는 허브향이 닭에서 나는 것인지 구분이 안되서 빵만도 먹어보고 닭만도 먹어보고.  결국 빵에서 난다는 걸 알게 됐다.  세계 어느 곳에 가도 있는 차이나타운 입구에 들어서면 나는 냄새/향.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촌시러워서 향/향신료 다 잘 못먹는다.  그런데 튀긴 닭만은 참 맛이 있었다.  그 이야길 지비에게 했더니 "사오지.."라고.  조만간에 또 가야할 것 같다.  그 전에 점심 메뉴 또 바뀌면 어쩌지?




나의 점심 시간을 위해서 아껴둔 스티커 책 방출.  다음에 한국 갈 때 긴긴 비행시간을 채우기 위해 사서 모셔둔 스티커 책인데.  덕분에 밥 잘먹었다.






마침 금요일 점심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 오랜만에 Y와 이야기도 하고, 연습중인 칵테일도 맛보고 시간을 잘 보내다 왔다.  더불어 Y의 남편이면서 쉐프인 J님이 개발중인(?) 아이스크림도 맛보고.  그런데 아이스크림 맛은 너무 획기적이라 먹기 어려웠다.


다음 갈등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녁 새로운 갈등이 찾아왔다.  누리의 놀이집을 늘 탐내던 이웃에게 절반가격으로 중고처분하였다.  이웃이 토요일 아침 가지러 오겠다 연락이 와서 그러라 했다. 


이 놀이집을 팔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활용도가 떨어져서인데, 집도 좁고, 이웃에게 팔겠다고 정리가 된 이후 누리가 들어가 노는 것이다.  늘 이런식이다.  그래서 누리가 보는 앞에서 집이 철거되고 다른 사람 손에 들려 나가게 되면 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 잠들고 난 뒤 문 밖에 내어놓았다가, 토요일 아침 이웃에게 와서 가져가라고 이야기 해두었다.  그런데 그 이후 생각해보니 누리가 울더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낸 장난감과 안녕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집은 지난 여름 발코니 문을 막기 위한 용도로 샀다.  더워서 문을 열어놓으면 누리가 발코니로 나가서 돌을 아래로 던지는 바람에.  지금은 발코니 문을 열어놓아도 호시탐탐 나갈 기회를 보지만, 나가지 말라면 나가지는 않는다.


여전히 가끔 가지고 놀긴 하지만 예전 같지는 않았고, 여름이 가기 전에 누리 방을 마무리 지으려고 생각하니 대대적인(?) 가구 이동이 불가피 했다.  공간이 문제였다.  그래서 놀이집을 팔겠다고 마음 먹었다.  나의 필요에 의해서 사긴 했지만, 누리의 장난감이니 나만 팔겠다고 마음먹으면 끝은 아닌 것 같아서 갈등이 시작되었다.


결국은 누리가 보는데서 놀이집을 보내는 것으로 하였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이웃이 와서 집을 가져갈꺼야 이야기하니 멀뚱 쳐다만 본다.  이해를 못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되서 이웃과 이웃의 두 아이들이 오니, 집을 가져간다는 사실보다 친구가 왔다는 사실에 들떴다.  막상 집이 해체되고 우리집 문을 빠져나갈 땐 어리둥절.  순식간에 놀이집과 이웃, 이웃의 두 아이들이 사라졌다.  그리고선 집으로 들어와 놀이집을 찾는 누리.  "새집 사줄께"했더니 "아~"하고 알아먹는듯 하더니 30초 뒤에 또 묻는다.  집이 없어졌다고.  또 "새집 사준다"고 이야기하고 "아~"하고 한 스무번 반복했다.( - -);;


차를 타고 집을 나섰는데 또 묻는다.  레고랜드에 가서도 몇 번 집 이야기를 꺼냈다.  일요일에도  몇 번.  월요일인 오늘은 한 두 번.  그렇게 잊어가겠지.





이웃이 두 아이들과 함께 와서 이웃의 아이들은 벌써 놀이집에 들어가버렸다.  아이들이 참 좋아해서 이웃이 늘 이집을 가지고 싶어했다.  두 아이들이 놀이집 안으로 밖으로, 누리의 장난감을 들었다 놨다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된 기념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사실 누리와 나이가 비슷한 이웃의 아이가 수두가 걸렸는데, 데리고 와서 내가 당황을 해서 더 경황이 없었다.  역시, 참 다르다고 생각했다.


+


작년에 이 놀이집을 샀을 때 사진을 찾아봤다. ( 참고 http://todaks.com/1133 )  그때 좋아하던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잡동사니 같은 자기 물건들을 하나 둘 들고 들어가 쌓곤 하던.  너무 빨리 처분해버렸나 하는 생각이 이제서야 드네. 


누리야, 우리 집이 좁아.  이해해주렴.( i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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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5.08.02 23: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 이 글 읽으면서 '엄마적 갈등' 이라는 것에 뭔가 깊이 공감하며 읽었어요.
    엄마로서 제 경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 (아가는 이제 겨우 41일! 이니까요;;)
    아마 누리 입장에 제 어린시절이 오버랩 되었나봐요.
    전 토닥님이 그런 '갈등'을 하셨다는 사실에 전 좀 감동했나봐요. 흐흣.

누리님 탄신 천일 기념으로 주문한 선물 혹은 기념품 (참고 http://www.todaks.com/1251). 


사실 페이스북 친구들은 벌써 봤지만, 그림값을 지불하지 못해 이곳에 올리지 못했다.  공인인증서를 갱신하지 못해 결국 그림값 입금을 한국의 언니님에게 부탁하였다.  선주문하고 그림값 지불하고서 자세한 주문사항을 넣으려고(?) 했으나 어느날 '척' 그림이 먼저 배달되었다.  내가 주문할 그림의 모티브로 고려했던 사진을 딱 골라서 그림을 그리셨다.





사실 그림이 그려진 날짜는 살짝 천일이 지났을 때다.  하지만 선주문을 넣은 날은 천일이었다.  그린이에게 "날짜를 그 날로 넣어주면 안돼?" 할까도 싶었지만 솔직하게 살기로 한다.  한국가서 크리스탈 액자로 만들어 올까, 캔버스 인화를 할까 생각 중이다.  혹시 비슷한 그림 원하시면 그린이 소개해드릴께요.  물론 그림값은 주셔야지요. (^ ^ );;


아래는 모티브 사진.  페이스북에서 많은 환호(?)를 받았다.





요즘 아이들은 사진이 많아 참 좋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그 많은 사진들을 어떻게 공유하는지 모르겠지만, 좀 여유가 생기면 앨범을 만들고 싶다.  년도 별로.  사진을 골라내는 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참 뭉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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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5.07.13 11: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왜...왠지 눈물날 것 같은데... 1000일 훨씬 넘게 수고하셨습니다. ㅇㅅㅇ/

    • 토닥s 2015.07.14 07: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감정이입.. 자기동일.. 뭐 그런 훌쩍. 너도 곧(?) 천일 지나간다.
      (그런데 천일 지나면 뭐하나 아직 기저귀하고 아기밥 먹는데..라고 지비와 이야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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