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마다 돌아오는 누리 학교의 방학.  이번에는 일주일 길이의 중간방학이 끝났다.  중간방학이 블로그가 뜸한 이유였다면 이유.  보통 방학이면 아이를 TV 앞에 두지 않기 위해서 밖으로 밖으로 다닌다.  그러니 집에 돌아오면 아이가 8시가 넘어 잠들어도 리모콘 누를 기력도 남아 있지 않는다.  보통 휴대전화로 다음날 할거리, 먹거리 정도를 찾아보다 잠이 든다.

이번 방학은 그래도 좀 나은편이었다.  월요일은 공휴일이라 지비가 있었고, 그래도 밖으로 돌아야 하는 건 똑같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지비에게 누리를 맡기고 교육을 받으러 갔다.  소아응급처치 Pediatric First Aid라는 자격증 교육.  사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에너지를 쓰는 건 아니지만, 생전 처음들어보는 의학용어들을 사전 찾아가며 머리 속에 집어넣는 일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어쨌든 오랫동안 기다렸던 교육도 완료.  다만, 교육이 만족스럽지 못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뒷담화.  그럴 수 없다는 건 잘 알지만, 내가 자격증을 점검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면 싹 바꿔버리고 싶은 내용이었다.  소아응급처치라는 특화된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응급저치에 대한 일반론을 98%로 다룬 다음 심폐소생술에서만 2% 정도 유아와 소아의 경우를 다룬 교육이었다.  끝났으니 3년 간은 불평도 잊는 것으로.



누리 중간 방학이 시작될 때 앞으로 남은 6주간 진행될 교육의 커리큘럼이 안내됐다.  영국 초등교육에는 교과서가 없다.  반학기 6주 동안 주제학습으로 이뤄진다.  나도 글로만 알고 있던 사실을 직접 경험하니 아직도 신기하고, 교실에선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하다.

이번 학기는 교통수단, 주거, 지역이 주제다.  이와 관련된 책을 읽고, 셈도 하고, 야외학습도 한다.  마지막 반학기를 남겨놓고 일년 여 누리 학교생활을 돌아보니 남겨두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도 많다.  그때그때 했어야 하는데 반쯤은 잊혀져 지금  와서 후회한다.  그래본들 늦었다.  욕심내지 않고 9월에 시작하는 새학기엔 조금씩 남겨봐야겠다.  그때야말로 본격적인 학교생활이니까.  

주변에서 누리가 언제 가냐고도 묻는다.  작년 가을에 시작했다면, 그건 유치원이잖아 하는 반응인데, 한국식으로 풀면 그렇지만 꼭 유치원인 것은 아니다.  누리가 다니고 있는 과정은 리셉션 reception인데 학교 안팎에서는 0학년으로 불린다.  초등학교 예비과정인 셈이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학기도 같고, 등하교 시간도 같고, 지켜야할 교칙/교복도 같다.  교육의 프레임도 같은데 그 수준이 다른 정도.  나도 이 개념을 이해하는데 한참 걸렸다.  나만 그런가?




여하튼 9월에 시작해서 7월에 마무리되는 학년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라 학교 행사도 많고 이래저래 바쁜 시간이다.  2주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더니 어제는 업데이트를 장장 3시간에 걸쳐 하느라 하루를 날려버렸다.  오늘은 무리 없이 켜진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 티스토리 사진 업로드가 안되서 크롬을 설치하고 이동.  영 이상하네.


오늘은 간단히 살아있다는 소식만 남기고 - I w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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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11 15: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겨운 2018.06.11 19: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언니 이 코스가 몇일 코스 인가요?
    하루 짜리
    일주일짜리
    몇개월 짜리해서
    자격증종류가 좀 다양하더라구요
    저도 몇년전 윔블던 적십자사에서 하는 프로그램 신청하려했다가 이 증이 유효기간이 있는거 확인하고 미뤘거든요.
    애기 엄마들, 차일드캐어나 교육에 관련된 사람들 많이 듣더라고요.
    암튼 짬내서 조금씩 성취해 가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홧팅잉에요!!! :)

    • 토닥s 2018.06.11 19: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가 한 건 Pediatric First Aid 14시간 이수(이틀)이고 3년짜리 유효 기간이 있는 건데요, 이런 자격증을 갱신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해요. 사람이 살다보면 아는 것도 잊는 법인데, 특히나 우리는 이런 지식을 매일쓰는 의료인이 아니니 교육을 받아도 잊기 일수.ㅎㅎ

      맞아요, 교육이 아주 다양한데. AED 사용만을 배우는 교육도 있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교육이 별로 내실이 없었어요. 제대로 받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각종 상처나 증상을 영어로 들어보는 것도 의미있었어요. 물론 지금 벌써 가물..ㅎㅎ

요며칠 기온은 20도가 넘지 않지만 넉넉한 햇빛 때문에 밖에서 놀기 딱 좋은 날씨들의 연속이었다.  누리는 학교 마치고 다시 친구들과 학교 앞 공원 안에 있는 놀이터에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더 놀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  저도 피곤해서 골골하면서도 친구들의 엄마들이 나눠주는 간식과 친구들과의 시간에 빠져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에 반해 엄마들은 언제 비오나, 비와서 놀이터 가지 않는 날들을 기대하기만하고.  나도 그런 엄마들 중 1인. 

누리는 젊으니 견디는데 나는 그렇지 않으니 탈이 났다.  기온이 높아지며 공기중에 폴폴 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에취 에취".  알레르기 약을 먹어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낮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하니 피곤하고.  결국 몸살 감기가 나서 목금토 집콕.  금토 쉼없이 잠을 자고서야 한결 나아졌다.  덕분에 누리와 지비는 스케줄 없는, 별일 없는 주말을 보냈다.

그나마 폴란드 주말학교의 '파자마 입는 날'이 아이에게 즐거움이 됐다.  아이들 재미있으라고 가끔 이런저런 기획이 있다.  크리스마스 점퍼 입는 날, 캐릭터 의상 입는 날.  이번 주는 느닷없이 파자마 입는 날.  우리는 없던  가운인데 잠옷만 입혀보내려니 이상해서 급하게 저렴한 가운을 구입했다.  디자인은 누리가 고르고.  좋다고 주말내내 집에서 입어 8파운드 본전을 벌써 다 찾은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잠든 어제 오늘 누리는 지비와 함께 자전거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 타기 연습을 했다.  지비 말로는 2주만 더 타면 될 것 같다는데, 과연!


주말을 집에서만 보낸 것 같아 오후에 장을 보고 오면서 세차를 하러 갔다.  얼마전에 처음으로 자동세차를 해본 지비가 누리가 좋아할 것 같다고해서.  누리가 보던 어린이 드라마에서 아이들 기분을 살려주기 위해서 자동세차를 하러 가는 에피소드가 있어 누리도 자동세차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다.  아이도 좋아하고 차도 깨끗해지니 1석 2조. 





그리고 집에 돌아와 씻고 저녁 먹고 일요일을 마무리하고 있다.


+


금요일 내가 잠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지비가 누리를 데리고 놀았다.  그때 나눈 이야기 한 토막을 오늘 오후 커피를 마시면서 들었다.  둘이서 이름name과 성family name에 대해서 이야기 한 모양이다.  그 뒤로 누리는 자기 이름이 '김누리'란다.    내 성이 '김'이라서.  지비가 누리에게 엄마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마미, 김마미'라고 했단다.  사실 누리는 내 이름을 영어로 쓸 수 있다.  지비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을 보고 알게 됐다.  그런데 말로 물으니 '김마미'라고 답한 모양.  지비가 '마미'는 이름이 아니잖냐며, 잘 생각해보라고 했더니 누리가 긴 생각 끝에 한 대답은 - '하니?'였다.  개명을 할까보다, 김마미 아니면 김하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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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14 05:0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5.16 13: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귀엽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사실 아이가 나이에 비해 좀 어린 것 같아요. 덩치는 큰데. 저는 그게 언어능력과 비례한다고 보는데요, 어떤 사람은 아이가 혼자라서 그렇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데요.

      자동세차요, 저희도 종종 하게 될 것 같네요.
      그 동안 저희는 세차를 분기별로 했습니다만.ㅎㅎ

[life] 나이

런던일기/2018년 2018.04.27 22:04 |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1번이 커피, 2번이 라면이다.  커피와 라면이 음식일 수 있는지 모르지만.  커피는 하루에 2잔으로 정해 마시지만 라면은 가능하면 먹지 않는다.  그 좋아하는 라면을 먹고나면 속이 불편해서 먹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라면을 먹고난 뒤 더부룩함이 배부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 배부름이 아니라 불편함이다.  물론 그래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끔 먹기는 한다.  요즘 라면을 대신해서 먹는 게 떡국이다.  너무나 쫄깃해서 과연 쌀떡국인지 의심이 가지만, 재료를 확인해보니 100퍼센트 쌀이라고 한다.  누리도 떡국을 좋아한다.  그래서 집 냉장고에 늘 있는 게 떡국떡.  혼자서 따끈한 국물과 함께 점심으로 먹기도 좋다.  떡국을 몇 달에 한 번 끓일 때는 몰랐는데, 그때는 어떨 때는 떡이 말랑하고 어떤 때는 떡이 딱딱하더라니, 떡을 미리 불려야 맛있는 떡국을 끓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렇게 나이가 드는 것인지.



오늘 아침 누리랑 나란히 이를 닦는데 누리가 내 머리에서 흰머리를 발견하고 물었다.

"마미도 할머니가 되는거야?"

간단하게 설명하기 쉽지 않은 아이의 질문이라도 가능하면 정면으로 답해주려고 하기 때문에 "그럼 나도 언젠가는 할머니가 되지"라고 답해줬다.  이를 먼저 닦고 학교 교복을 입으러 간 아이를 뒤따라 가니 소파에 앉아 울고 있다.  "마미가 할머니가 되는거 싫어"하면서.  "누구나 할머니가 돼.  마미도 할머니가 되고, 너도 할머니가 되고."  더 크게 울어서 "지금 당장 할머니가 되는건 아니야.  나중에.  나중에."라며 달래주었다.


누리야 나도 너 만큼/보다 내가 나이 드는 게 슬프단다.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자연의 부분이야.  멋지게 늙도록 노력해볼께.  하지만 외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흰머리는 나도 어쩔 수가 없구나.  미안-.


+


이렇게 나는 나이를 먹으며 늙어가고, 누리는 나이를 먹으며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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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25 21: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작년부터 급격하게 뉴스 등장 빈도가 높아진 플라스틱 쓰레기 이슈.  그걸 볼 때만 해도 '이제야 사람들과 정부가 생각이라는 걸 하나' 싶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생각도 자의적이기라기보다는 그 동안 쓰레기를 중국에 떠넘기기 하다가 그 길이 막히자 시작된 타의적 문제 제기였다.  세계 각국의 쓰레기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올해부터 쓰레기 수입을 금지했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부끄럽지만 나도 우리가 만드는 많은 쓰레기들이 중국이 수입하고 있다는 걸 몰랐고, 재활용 분리수거를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냥 이 나라 어디쯤 매립되고 있겠지라고 생각했고, 내가 분리해서 버린 쓰레기도 잘 자원재활용되는 줄 알았다.  듣자하니 재활용 쓰레기의 재활용 비율도 상당히 낮다고 한다.  오늘도 뉴스는 영국 정부의 플라스틱 쓰레기 대처 방안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경각심을 일깨우는 뉴스들이 영향이 있는지, 작은 변화들이 관찰할 수 있었다.


부활절 방학 기간에 누리의 어린이집 친구 남매와 실내 놀이터에 놀러갔다.  아이들을 놀이터에 풀어놓고 친구 엄마랑 차를 한 잔씩 사러 갔다.  우리 앞에 줄을 선 아줌마는 텀블러 3개를 부려놓으며 티를 거기에 준비해달라고 했다.  번쩍하고 정신이 들었다. 

심지어 우리 근처에 앉은 한 가족은 다 쓴 잼 유리병에 간식으로 손질한 과일을 담아왔다.  free plastic를 이야기하는 단체들이 권하는 방법 중 하나다.  또 한 번 번쩍하고 정신이 들었다.

나도 텀블러가 있긴 하지만 짐스러워서 들고 다니지 않는다.  얼마 전에 간 스타벅스에서 앞으로 텀블러를 이용하면 25p(한국돈 400원 정도)를 깎아준다는 내용을 봐도, '나는 잘 안가는 스타벅스인데'하고 말았다.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1파운드짜리 저렴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컵도 팔고 있었다.  이 플라스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각종 업체들은 테이크어웨이 컵을 사용하면 가격을 더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 뉴스에서 리포터가 종이컵 값이 25p일 때, 50p일 때 종이컵 사용을 주저하겠느냐고 시민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들 별로 영향받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1파운드쯤 되면 달라질까. 


이 테이크어웨이에 사용되는 종이컵이 특히 재활용 비율이 낮다고 한다.  안에 필름이 코팅되어 있어 그렇다는데, 지난 주말 누리와 햄튼 코트 팔래스에 있는 놀이터에 갔다가(나의 생활은 주로 이 놀이터에서 저 놀이터로) 매립-분해가 가능한 종이컵을 까페에서 받았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필름 코팅이 아니라 식물을 주재료로 한 필름 코팅이었다.




그걸 보면서 지비와 업계가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란 생각을 했다.  이런 컵들은 사실 비용이 비싸다.  놀랍게도 이 종이컵은 로컬의 업체가 만들고 있었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단가 면에서 기존의 컵들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테다.  햄튼 코트 팔래스는 일종의 홍보비용까지 더해 이런 컵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런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와 친환경 제품 사용업계에 혜택을 주면 달라지지 않을까.  나는 사실 플라스틱 공해 문제를 소비자에게 짐지우고, 비용마저도 지불하게 하는 것이 무척 불편했다.  알고보면 소비자는 음료마저도 부당하게 과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인데.  커피는 단가가 낮기로 유명하지 않은가.  소비자 만큼이나 업계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좀 봤으면 좋겠다.


+


오늘 페이스북에서 건져 올린 게시물.  영국에 피자익스프레스pizza express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거기에 5살짜리 아이가 빨대를 요구하는 사람에게만 달라고 편지를 보냈고, 물론 이유는 플라스틱 공해, 피자익스프레스가 이를 게시했다.  분명 소비자는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받았다 - 고 썼다가 지울까 말까.  이 사연은 다음에 폴란드 여행기에서.



그리고 아디다스가 5월에 내놓을 신상품 관련 뉴스.  바다에서 수거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들어진 신발이라고 한다.  물론 아디다스니까 가격은 비싸겠지만 생각만큼은 너무너무 멋지다.  재활용 제품들이 그 공정 비용 때문에 더 비싼 경우가 많다.  혹은 가격이 비슷하면 품질이 떨어지거나.  제조 업체는 품질을 보완하고, 가격 경쟁력을 좀 가질 수 있게 정부가 세금 같은 면에서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누리 신발이 작아져 새 신발을 사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는데 괜히 마음이 쓰인다.  신발은 당장 필요하고, 아디다스니까 비쌀테고, 나는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아둔 '그냥 신발'을 사야하니.


우유만해도 그렇다.  한국의 쌀과 같이 이곳에서 빵, 우유, 치즈, 버터 같은 것들은 생필품이다.  이들 포장재 중에서도 우유는 소비량 만큼이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어릴 때처럼 유리병에 담긴 우유를 배달하는 곳도 있는데, 주로 잘사는 동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유리병 우유로 바꾸고 싶지만 2배 이상의 가격은 부담이라는 뉴스를 지난 주에 봤다.  사실 우리는 식구가 작아서 1리터 짜리 2~3개를 일주일에 먹으니 나는 바꿀 용의도 있다.  하지만 동네가 안-잘살고, 집이 플랏/아파트라 배달을 안해준다는 불편한 진실.  옆동네는 배달하는 업체가 있던데.  물론 마트에 가도 팔기는 팔지만 그 무거운 유리병 우유를 집까지 - 사실 엄두가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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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02 10: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6.04 11: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스테인리스 빨대를 생각해본적이 있지만 씻고 관리하는 게 이곳같이 석회질이 많은 물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스테인리스라도 철인데 산에는 괜찮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보다 저는 컵으로 가려고요. 산이 이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인데요, 그래서 쥬스를 착즙에서 착즙+물로 이뤄진 Cawston press같은 걸로 바꿔볼까 생각중이예요. 산도 산이지만 당 레벨을 봐도 그렇고요. 그런데 착즙+물로 이뤄진 쥬스가 왜 완전 착즙보다 비싼 것인지, 2배보다 더 비싸요, 이해가 안가네요.(^ ^ );;

  2. 2018.06.11 18:5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주 반 부활절 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여름학기가 개학했다.  3월말 써머타임이 시작되고, 시간이 1시간 빠른 폴란드에서도 7시 전후로 잘만 일어나던 누리가 오늘은 늦잠을 잤다.  역시 학생과 기상시간, 그리고 방학의 상관관계를 학인할 수 있었다.


올해 첫 물놀이.



3마리 획득 - 지비와 나도 열심히 답안을 작성했다.



어제는 런던 근교 햄튼코트 팔래스에 있는 매직가든이라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팔래스에서 진행된 부활절 초코렛 토끼 찾기를 하고, 집에 돌아와 '늦도록' 방학 숙제를 하면서 부활절 방학을 마무리했다.



역시 방학 숙제는 방학 마지막 날 하는 게 묘미.

방학 숙제를 여행에서 돌아와 펼쳐보니 방학 기간에 한 활동에 관한 기록을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 여기서는 저널 journal이라고 한다.  활동 사진과 팜플렛, 티켓을 붙여달라는 가이드가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긴 여행 끝에 다 버리고 돌아온 길이었다.  몇 가지 짐 속에 끼여온 것들 그러모아 완성한 방학 생활 저널.

방학 숙제를 너무 열심히 하는 것 아니냐는 페이스북의 반응이 있었지만, 사실 이런 숙제를 4-5살 짜리 아이들이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더 말 안되는 영작문 숙제는 그냥 패스해버렸다.  그래서 보통 방학이 끝나면 뭘 하고 지냈는지 발표할 때 도움되는 자료/사진 정도, 누리가 빈 칸 채워넣기 할 수 있는 정도, 풀칠이라도 해서 붙일 수 있는 정도를 내가 마련하고 누리가 완성했다 - 고 부연설명.


+


부활절 방학의 절반을 폴란드에서 보냈다.  한국인과 기질이 무척 비슷한 나라라고 늘 느끼는데, 이번엔 육아와 관련해서도 참 비슷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의 대부분은 잊혀졌지만 생각나는대로 메모했다가 올려보고 싶다.  다만, 발등에 떨어진 불 몇 개가 있어 그것 먼저 끄고서야 블로그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절대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밀린 여행기의 압박에서도 어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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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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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다.  개인적으로도 바쁘고 누리도 학교 야외학습에, 발레 마지막 수업에.  게다가 하루 종일 비는 내리고.  정신 없는 하루가 마쳐질 즈음해서 비는 그치고 뜨거운 햇살이 쏟아졌다.  바쁜 어제가 끝나고 오늘 하루 준비해서 내일 부활절 방학과 함께 약간/조금 긴 여행을 가는데 짐싸기를 미루고 방황하고 있다.  여행 동안 읽을 책을 골라담고 있다.  과연 몇 권이나 읽게 될까.  읽을 책을 고르지 못해, 오랫동안 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책들을 구매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책 있으면, ebook 컨텐츠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누리가 실내복 겸 잠옷으로 입는 옷이 딱 네 벌이다.  수가 작아 열심히 빨아 입히니 낡기도 하였고, 길이도 달랑해서 U에서 한 벌 사보고 괜찮으면 더 사입힐려고 실내복 겸 잠옷을 주문했다.  주문하면서 보니 할인하는 청셔츠(청남방)이 보여서 함께 샀는데 오늘 도착했다.   청/데님으로 된 상의는 늘 구입을 주저하게 된다.  대학시절 백골단의 기억이 아직도 나를 지배하고 있어서.  역시나 어색하다.  여행다녀와서 돌려보내야 할 것 같다.



여행을 앞두고 냉장고를 비우기 위해 먹거리 장을 보지 않으니 정말 빠듯하다.  내일 아침에 먹을 빵 하나가 없어서, 오늘 저녁 먹거리가 하나도 없어서 간단하게 장을 보러 갔다.  가서는 또 여행 때 누리가 먹을 간식이며 주섬주섬 한 가방 사왔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돌아나오는데 문을 여는 단추 옆에 뭔가가 붙어 있다.  나는 아이들이 껌이라도 붙여놓은 줄 알았다.  자세히보니 번데기가 되기 시작한 애벌레다.  아니 번데기다.  그 넓고 넓은 주차장 놔두고 왜 이 애벌레는 사람 많이 드나드는 여기에 자리를 잡은 것인지.  걱정스럽게시리.  꼭 번데기가, 나비가 되길 바란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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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02 14:4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4.24 10: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여행을 다녀와서 보니 애벌레-번데긴는 없더라구요. 나비가 되서 날아갔기를 희망합니다.

밥상은 하루 세번, 주중에 혼자 먹는 점심을 포함해서, 꼬박 꼬박 차려지는데 예전만큼 (감히) 요리하거나 기록하거나 블로그 포스팅을 할 기운은 나지 않는다.  내가 주로 음식을 준비해야하는 주역이어서 그런듯.  나는 만들기보다 먹는데 더 자신있는데.  (주로 밥) 먹는 걸 즐기지 않는 누리와 (어떤 음식이든) 맛을 잘 모르는 지비도 한 몫씩 한다.  폴란드인들이 하루 네 번 햄치즈샌드위치를 먹으며 일생을 살아간다는 걸 감안하면 맛을 잘 모른다는 게 이해가 갈런지도.

그럼에도 꾸준히 시도하는 이유는 내가 워낙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누리를 먹이기 위해서다(미안 지비).  최근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 덕분에 시간이 걸리는 요리 - 피자를 만들어봤다.  놀이 겸 식사 준비겸.  하지만 늘 그렇듯 누리는 하이라트만 즐기려고 할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지는 않는다.  예를들면 반죽하기, 토핑올리기를 즐긴다.  하지만 반죽'오래'하기는 즐기지 않는다.  그런 건 지비 몫.


피자


평소에도 피자를 먹을 일이 있으면 구워진 생피자빵을 사서 치즈, 시금치, 토마토, 버섯, 새우, 햄을 올려 구워먹었다.  그런데 마음먹고 피자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날씨도 춥고 나가 놀기도 어려우니.  하지만, 처음부터 밀가루에 이스트 넣고 구워볼 용기는 안나서 올리브 오일이 들어간 피자 반죽 믹스를 샀다.  물만 넣고 반죽해서 발효시키면 되는 반죽.


누리도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즐겁게 먹지는 않았다.  1조각이 최대치.  우리가 산 피자 반죽 믹스는 8인치짜리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었다.  8인치가 얼마인지 가늠이 안됐지만 만들어보니 가늠이 됐다.  1인용 피자였다.

비록 피자 반죽 믹스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신선한 맛이라 지비와 나는 감탄했다.  믹스를 사용하지 않고 빵밀가루+이스트+올리브오일 이렇게 만들면 더 맛있을꺼라는 확신을 가지고 사놓은 토마토 페이스트를 써버리기 위해 며칠만에 다시 도전.



피자 도우 만드는 법을 찾아보니 4~5시간 상온에서 발효를 시킨다고.  그건 곤란해서 가능한 발효시간이 짧은 방법을 찾아서, 빵밀가루 포장지에 쓰여진 조리법이었다, 도전했다.  정말 신선 피자 그 자체였다.  피자 한 번 굽기 위해 산 이스트가 아깝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피자를 희망했다.  그래서 다음엔 치즈크러스트 그런 것도 해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조리법들은 모두들 이탈리안스타일인 것 같다.  한국으로 치면 씬 thin 스타일.  아쉽지만 치즈크러스트 그런 건 한국가서 시켜 먹는 것으로.




기네스 컵케이크


지난 토요일 지비 생일 겸 지비의 사촌형 생일 겸 생일 밥상을 먹었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오후에 차를 먼저 마시고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마침 그날이 아일랜드의 명절(?)인 세인트 패트릭 데이 St. Patrick's day라, 아일랜드의 대명사 기네스를 이용한 케이크를 구워보기로 했다.  티케이크와 생일케이크 명목으로.  그런데 도저히 상상이 안되서, 기네스면 당연히 맛있겠지만, 메인케이크는 문안한 당근케이크로 만들고, 사이드로 기네스 컵케이크를 몇 개 만들어봤다.  제미이 선생님의 조리법을 참고했다.

☞ 기네스 컵케이크 https://www.jamieoliver.com/recipes/chocolate-recipes/chocolate-guinness-cake/

☞ 아이싱 조리법 http://www.bakingschool.co.kr/recipe/recipe/recipe_view/recipe_no/1199/page/22




(아쉽게도) 기네스 컵케이크에는 기네스 맛이 나지 않았다.  다만 맥주 효모/이스트 이런것들 때문이지 무척 빵빵하게 잘 부풀어올랐고, 위에 올라간 아이싱때문인지 무척 촉촉했다.  종종 이용해줄 생각이다.  다른 맥주도 넣어볼까?  레페브라운 같은.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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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3.20 01: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피자가 작아보인다 했더니 8인치 피자 ^^ 딱 런천 플레이트 크기네요. 무척 맛있어 보여요. 피자는 도우 만드는 게 귀찮아 그렇지 실제 만들어 먹으면 무척 맛있죠. 남은 반죽은 로즈마리랑 올리브 썬 것 올려 납작하게 만들어 올리브 오일 뿌려 구우면 포카치아가 되고요. 그러나 이스트 넣어 발효시키는 게 너무나 귀찮다는 게 문제.
    한국식(?) 치즈 크러스트 피자는 1. 발효된 도우를 도톰하게 밀어서 실제 피자 사이즈보다 더 크게 만들고 2. 반죽 가장자리에서 안으로 3~5센티쯤 떨어진 지점에 모차렐라 스트링 치즈나 길고 굵은 막대모양으로 썬 모차렐라 치즈를 올린 후 3. 반죽 끝으로 치즈를 감싸 덮은 뒤 손 끝으로 눌러 봉합한 다음 4. 소스와 채소 등 각종 재료를 올려 피자를 완성하면 됩니다.
    한국에선 완제품 고구마 무스 등도 팔지만... 그건 거기서 구하기 힘들겠죠. 반죽을 둥글게 미는 게 힘들땐 그냥 네모나게 밀면 다루기도 쉽고 오븐에 한번 굽는 양을 늘릴 수도 있어요. 오븐 트레이에 꽉 차게 ^^
    보통 빵과 과자에 넣는 주류(맥주 럼 진 와인 등등)는 굽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날아가기 때문에 술맛은 거의 안나고 달걀 비린내나 밀가루 냄새 등을 잡아줍니다. 맥주는 이스트 용도로도 쓰고요. (막걸리로 만들던 술빵 증편처럼) 레페 브라운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 맥주라서 이스트가 더 활발할 거에요.
    당근 케익 위에 아이싱과 부순 피스타치오 데코가 아주 예쁜데요. 이제 제과 마스터가 된 겁니까!!!

    • 토닥s 2018.03.20 12: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러니까.. 반죽 준비하고 반죽하는데 30분, 약하게 예열한 오븐에서 발효하는데 1시간, 다시 토핑하는데 10여분. 장장 2시간 준비에 먹는건 10분. 아 이래서 사람들이 사먹는구나 싶어도 신선한 반죽이 맛있긴하네. 사놓은 이스트 써버릴 때까진 종종 먹어야지. 이스트를 볼 때마다 빵만들기 욕구가 슬슬 일어남.
      마실 맥주에서 100ml, 200ml 덜어내는 건 슬픈 일이지만 먹는 사람들이 다들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니 언젠가 또 한 번 해볼 생각. 레페브라운 꼭 해봐야지. :p

      제과마스터는 무슨.. 내가 먹자고..하는거지.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국인데 왜 빵 다양성은 없는 것인지.ㅠㅠ

런던 날씨는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  여름엔 25도를 넘는 날이 잘 없고, 겨울엔 5도보다 낮은 날이 잘 없다.  햇볕이 잘 나지 않아 체감 기온은 원래 기온보다 3도 정도 낮다고 하지만 내가 나고 자란 부산만큼이나 눈 보기 어려운 곳이다.  이런 곳에 눈이 한 번 왔다하면, 그게 1~2cm라도, 도시가 야단난다.  그런데 화요일부터 간간히 내리고 있는 눈이 녹지 않고 쌓였다.  물론 런던 밖, 영국의 중, 북부는 더 많은 눈이 왔다.  런던의 많은 중등학교도 휴교를 했는데, 초등학교는 대부분 열었다.  중등학교는 차로 통학할만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오는 반면, 초등학생들은 걸어서 통학하는 거리에 사니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수요일은 원래도 바쁜 날인데 눈 때문에 더 없이 바쁜 날이었다.  다행히 내가 듣는 수업은 눈 때문에 취소되었지만, 누리는 짐을 잔뜩 챙겨 등교를 해야했고, 누리를 등교 시켜놓고  지비의 시민권 취득식에 가야했다.   가는 길에 차가 막혀 결국 가는 길에 세워두고 한 10분 걸어가야했다.  평소 5분이면 걷는 거리였는데, 펭귄 걸음으로 걸으니 10분.  눈 올땐 펭귄 걸음으로 걸어야 안전하다나.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 과정이었는데 마침내 마무리하게 됐다.  시민권을 취득하는 게 아니라 구입하는 느낌적 느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받은 증명서와 기념품 - 인도에서 만들고 스페인 회사가 수입한 면가방이었다.

어디가서 축하(?)라도 할까 싶었지만, 누리도 없고, 점심 시간은 멀었고, 눈으로 길도 얼어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다시 시작되던 눈.



일단 핫초코로 몸을 녹이며 시민권 취득을 자축하고 집에 있는 재료들을 그러모아 키쉬를 구워 점심을 해결했다.  계속된 눈 때문에 장보기를 며칠 걸러서 먹을 게 별로 없었다.  다시 내리는 눈을 보며 오후에 예정된 식재료 배달이 없으면 우리 저녁을 굶어야 하냐며 후덜덜.  다행히 눈도 금새 그치고, 식재료 배달도 제 시간에 왔다.


오후에 있는 누리의 발레 수업에 갈까 말까 고민 했다.  길도 얼었고, 깜깜해져 언 길 위로 운전을 해서 와야하니 부담이었다.  학교 문을 나서며 발레 갈까 말까 물었더니 의외로 간다는 누리의 대답에 엉금엉금 언 골목길 위로 차를 몰아 다녀왔다.  누리가 차 안에서 계속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집 앞에서 작은 눈사람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어제는 누리가 학교에 들고간 짐이 너무 많고, 발레 준비물에 폴란드 식료품점에서 몇 가지 산터라 집에서 재택근무 하는 지비에게 내려와 짐을 가져가라고 했다.  짐을 들려보내고 누리와 눈사람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또 누리보다 더 열심히인 지비.

나는 너무 추워서 2등신으로 대충 작게 만들고 들어가자고 재촉하는데, 지비는 3등신이어야 한다며 시간을 끈다.  너무 추워서 화가 나려던 지점에 대충 만들고, 대충 사진찍고 들어왔다.  어쨌든 누리가 소원풀이 했다는 게 중요하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날씨.  눈이 오다가 말다가 그렇다.  어제부터 계속 먹고 싶었던 라면을 점심으로 먹었다.  역시 추울땐 국물, 추울땐 라면이다.  종종 가서 구경하는 블로그님이 올려놓은 미역라면(☞ http://amyzzung.tistory.com/1281 )을 보고 바로 끓여먹었다.   라면은 맛있게 먹어도 속이 불편해서 줄이려고 하는데, 냠냠 너무 맛있게 먹었다.  집에 남은 마지막 라면이라 그랬던가. 

그런데 1 - 오늘 저녁은 뭐 해먹지?



그런데 2 - 오늘이 벌써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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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리핀 2018.03.02 04: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러잖아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눈이 퍼붓는다는 뉴스를 보며 누리네는 괜찮나 했는데, 큰 사고는 없군요. 초등학교도 휴교 좀 해주지;; 지비씨의 시민권 취득을 축하합니다! ㅇㅅㅇ/

    • 토닥s 2018.03.02 13: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학교 휴교하면 부모들이 식겁.ㅎㅎ 일에 따라 다르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추워! 그래도 런던은 -1~-3도 정도인데 다른 곳은 춥기도 춥고 눈도 많이 오고. 한국 -10도 그럴 때 어떻게 살았누. 난 추우니까 막 화가 남.ㅎㅎ
      영국 시민권은 별 필요가 없는데, 내가 볼 때는, 지비님이 조급/소심하셔서. 왜 머리카락이 빠지겠냐, 별의 별 걱정을 다 하시니 그렇다.

  2. colours 2018.03.02 15: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매생이 라면도 꽤 괜찮답니다. :) 한조각(?)씩 건조시켜서 파는 매생이 공수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래전 열린 튜브 문으로 들어오던 눈송이들이 생각나서 요며칠 런던의 눈 소식이 생뚱맞게 반갑네요. 푸흣.

    • 토닥s 2018.03.02 20: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금 당장 온라인마켓으로 달려가 건매생이 검색해보고 오는 중입니다. 저 매생이 좋아해요. 여기 한국마트에도 팔긴하는데 국적을 알 수 없고 패키마저 커서 망설였는데요. 한국엔 2g씩 동결건조한 매생이가 있네요. 올여름 공수해올 품목에 올려둘께요. 아 매생이 떡국 생각만해도 츄릅츄릅..

      런던에 눈이 장난이 아닙니다. 물론 영국 전역에 눈이 장난이 아니기도 하고요. 어쩌다 런던에 내리는 눈은 낮지 않은 기온 때문에 녹기 일수였는데 내린 뒤 그대로 얼어버리는 눈이 5일째 지속되고 있답니다. 한국서도 남쪽 출신인 저는 이 추위가 감당이 안되네요. 그런데 왠지 눈 녹고나면 바로 봄이 올 것 같아요. 그러면 곧 여름도 오겠지요. ;)

  3. 2018.03.05 05:2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3.06 11: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난주 금요일까지 내리던 눈이 토요일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니 다 녹았어요. 지난주 눈 때문에 난리였는데, 지금 창 밖을 보니 벚꽃인지(매화인지)가 피려고 하네요. 자연은 늘 놀랍습니다.

      지난주 먹었던 라면을 떠올리니 입에서 츄릅츄릅.. 그런데 라면이 없네요.
      한국은 벌써 봄이라고요, 봄일수록 감기 조심하라고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블로그가서 보니 벌써 감기. 열른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4. 일본의 케이 2018.03.06 06: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미역라면 한번 해봐야겠어요. 정말 맛있게 보이네요

    • 토닥s 2018.03.06 11: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역을 충분히 불린 다음 라면 물을 끓이기 시작할 때 처음부터 같이 끓이는게 포인트인 것 같아요. 물론 요리의 달인인 케이님은 벌써 아시겠지만. 육수에 라면을 끓이는 격이니 당연히 맛있지요.

누리가 어린이집과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는 도리어 겨울이라도 거의 매일 놀이터로 갔다.  유모차에 태워 내가 걷는한이 있어도.  그런데 어린이집과 학교를 시작하면서는 잦은 감기로 가을, 겨울엔 실내생활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이번 크리스마스 방학 역시 누리가 아프니까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생각만큼 TV를 많이 보지는 않았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Cbeebies의 프로그램을 몇 개를 제외하곤 그렇게 열광하지도 않는다.



한국마트에서 가져온 한국신문에 실린 가족을 위한 연말 TV 편성표/하이라이트.  아이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이 소개가 있었는데, 시간은 맞지만 채널이 틀린 것도 많더란.  하여간 이 종이가 우리에게 유용할 것 같아서 테이블에 남겨두었는데 누리가 발견했다.  그리고 유심히 보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들도 챙겨본 누리. 

하지만 기다린 TV 프로그램 - 디즈니 The princess and the frog 같은 것도 무서워서 보지 못하는 누리.  The shrek은 재미있게 봤다.  의외의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는데, 내용 중에 어두운 내용이 나오면 아직은 잘 보지 못한다.  겨울 왕국 Frozen도 보겠다고해서 보여준적이 있는데, 비행기에서인가, 무서워서 보지를 못하던 누리.  그런데 연말에 방송된 겨울 왕국을 놓치고 보고 싶다고해서 보여줬더니 부들부들 떨면서 이번엔 끝까지 봤다.  도중에 무섭다고 나에게 같이 봐달라고까지.  덕분에 나도 처음으로 겨울 왕국을 봤다.  엘사가 주인공인줄 알았더니 아나가 주인공이더라는.  나만 몰랐나.


앞서 말한 것처럼 집에서 보낸 시간에 비해 생각보다 TV를 많이 보지는 않았다.  가끔 집에 손님이 오시면 우리가 "누리 OO켜줄까?"한 정도.  집에서 보낸 많은 시간은 크라프트라고 하기도 뭣한 만들기.  크리스마스 다 지나고 카드 만들기에 몰입한 누리.  곧 다가올 할머니 생일카드로 낙점.



자기가 만든 카드에 누리반 아이들 이름을 다써보는 누리.  만들기만큼이나 쓰기에 몰입되어 있다.  '읽기'에 몰입이 되면 좋은데 그보다는 정말 '쓰기'에만.  소리나는대로 쓴다.   'love'를 'luv'로.


크리스마스에 만들기세트 두어 개 선물로 받았다.  앞 글에서 이야기한 보석만들기와 돼지저금통만들기.



덕분에 셋이서 각자 하나씩 만들어본 돼지저금통.  차례로 지비, 누리, 내가 만든 저금통.  아직 비어있는데 동전이라도 넣어줘야겠다.



만들 거리가 없으면 직접 할 거리를 찾는다.  만들기대백과라는 책을 샀었는데 일년이 넘도록 쓰임이 없었다.  요즘 누리가 들고와 "이거 만든다"하면 능력껏 도움을 준다.



손으로 찍어낸 그림이라 하루는 손바닥만 찍고 말리고, 다음날은 눈만 그리고 말리고, 그 다음날에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작품(?).



그리고 어느 날은 Cbeebies에서 본 스노우퀸 코스튬을 만들어야 한다고 노래를 하는 누리.  어떤 옷이냐고, 그려보라고 했더니 이렇게 그렸다.


그리서 종이로 만든 스노우 퀸 토끼 옷.  이걸로 끝인줄 알았는데 스노우 퀸에 나온 다른 캐릭터들 옷을 만들어야 한단다.  힝..  나는 맥가이버 마미, 맥-마미..


+


이렇게 집에서 놀며 겨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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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8.01.09 15: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작품을 만들어내는걸 보니 예술가 기질이 있는건가요? ^^ 그런데 겨울왕국을 보기는 했는데, 주인공이 엘사가 아니었나요? 정신집중을 안하고 봐서 그런가요? 지금까지 엘사가 주인공인줄알고있는 1인입니다.^^;

    • 토닥s 2018.01.11 13: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 아이들 재능이라는 건, 특히나 이 나이대는 엄마의 취향이 아닐까 싶어요.
      엘사는 문제의 원인이되는 인물이고, 아나는 그걸 해결하는 인물이니 아나가 주인공 아닐까요? 더군다나 로맨스의 중심에 있으니 디즈니의 성향으로 봤을땐 아나가 주인공 같아요. 아무렴 어때요.ㅎㅎ

  2. 2018.01.15 05: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8.01.15 10: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영국 아이들은 비가와도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저희는 영국사람이 아니라서 비가오면 무조건 집이예요. 그러니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거리를 찾아주는 게 일이라면 일입니다. 누리가 즐겨하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TV와 간식거리로 보내는 날도 많아요.
      아직 이 나이는 엄마 취향이 아이의 재능이 되는 나이. 좀더 크면 자기가 하고 싶은게 생긴다고 하는데 그게 언제가 될런지. 간절히 기다립니다.

      프로즌의 주인공은.. 정말 의견이 분분하더군요.ㅎㅎ

3학기제로 운영되는 영국의 교육 시스템에 아이를 넣으면서 어려운 점은 중간방학이었다.  아이가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대충 11살이라고 한다) 3학기마다 돌아오는 방학, 학기 중간에 있는 1주일간의 중간방학은 참 어려워보이는 시스템이다.  일하는 부모들은 조부모의 손을 빌리거나 부부가 번갈아 휴가를 쓰거나 그것도 안되면 유료 진행되는 활동에 아이들을 맡긴다.  그래서 영국의 부모들도 아이가 둘 넘어가면 한쪽이 일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아니면 아이들의 학기제와 같이 갈 수 있는 직업군으로 전직하기도 한다.  실제로 누리가 다니던 어린이집 친구 (영국)엄마들이 학교 파트타임 교사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부분이 어렵지 않냐고 지비의 사촌형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그쪽도 부부가 일을해서 지비 고모님이 폴란드에서 넘어와 조카를 돌봐주셨다, 그렇긴한데 아이들을 생각하면 6주마다 돌아오는 중간방학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단다.  6~7주쯤 지나면 아이들이 피곤해보인단다.  그 말을 들을 땐 그런가 싶었는데, 누리를 학교에 보내보니 정말 그렇다.  그나마 어린이집은 하루 반나절 - 이라고해도 하루 2시간 45분이라 중간방학의 절실함이 덜했는데 8시 50분 - 3시 30분까지 학교생활을 시작하고보니 정말 아이가 방학이 다가오면 기운이 빠지고 자주 아프다.  쉬어야 한다는 신호가 보인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방학이 되서 어른들처럼 늦잠 자고 잘 먹고 쉬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긴장 속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그 자체가 큰 휴식일테다.  영어를 못하는 누리는 하루 종일 영어환경에 있는 그 자체가 다른 아이들보다 더 긴장 속에 놓여 있는 셈일테고.  정말 누리는 학교 교문을 빠져나오면 애가 축 늘어진다.

누리가 12월이 들면서 감기를 앓기 시작한터라 나도 역시 방학이 기다려졌다.  물론 날씨가 추워서 여름처럼 나가 놀 수 없으니 계절에 맞는 놀거리 - 에너지 방전용 활동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나로써도 하루 두번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노동(?)을 하지 않아서 방학이 반가웠다.  아침마다 "빨리 밥 먹자", "빨리 옷 입자"하고 아이를 떠미는 일이 성격상 쉽지 않다.


하여간 누리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할 무렵 방학이 시작되었다.  집에서 푹 쉬어야 하는 게 맞는데, 방학이 시작되는 주말 본머스로 1년 영국살이를 떠나온 대학 선배 가족을 만나러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길을 나섰다.  누리가 아주 열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닌데, 낮에는 괜찮고 밤에는 열이 오르고 그런 상태여서 취소를 고려하다 약을 한 무더기 싸들고 일단 가기로 했다.  가서 잠시 밤나들이를 가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집에서 먹고 또 먹고.  오랜만에 남이 해주는 한국집밥을 먹었다, 그것도 선배의 남편분이 차려주시는 집밥.  너무 배가 불러서 더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 잠시 바닷가 산책을 하고 돌아와 또 저녁을 먹었다.

본머스는 가본적 없는 도시지만, 겨울이기도 하고 누리도 아파서 우리는 별로 기대가 없었다.  내가 알만한 비유를 하자면 옛 송정 같은 분위기라고나.  한적한 바닷가. 



사실 우리는 선배네 가족만 보고 와도 괜찮은데 멀리서 왔으니 뭐라도 봐야하지 않겠냐고 해서 다음날은 인근 관광지(?)인 Hengistbury Head를 찾아나섰다.  다시 우리식으로 비유하면 송정보다 더 한적한 일광 정도.

뭐라고 읽어야 할지 알 수 없는 Hengistbury Head는 바다가 모래 둔덕으로 (거의) 닫힌 라군 지형이다.  그 모래 둔덕 위엔 여름하우스들이 있어 유명한 곳이다, 검색해 본 바에 의하면.  본머스 관광 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라 '본머스에서 딱 한 곳을 간다면 - 이곳'하고 낙점했다.



누리님의 컨디션은 별로였지만 겨울날씨 치고는 너무 포근해 바닷가라도 춥지 않고 걷기 좋은 날이었다.  우리는 런던으로 돌아오는 길이 바쁘고, 선배네도 오후에 정해진 일정이 있어 서둘러 떠나왔다는 게 아쉽다면 아쉬운 점.  하지만 할 거리라곤 걷는 것과 허름한 바닷가 유일 까페에서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게 전부여서 딱 좋을 때 마무리 했다.  돌아갈 때는 미니 열차(같은 이동수단)을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애초 걸어서 오갈 것이라 생각해서 아랫길로 갔다가 같은 길로 미니 열차를 타고 돌아왔는데, 큰 원형으로 바닷가를 끼고 걸어들어가면 서로 다른 길로 갈 수 있다.  이 글 보고 뭐라고 읽어야 할지 알 수 없는 Hengistbury Head를 갈 사람은 없겠지만 참고하면 좋을듯.  아무래도 아픈 애를 데리고, 아프지 않아도 5살짜리 애를 데리고 걷기엔 살짝 먼 거리.

런던에서 본머스로 갈 때는 1시간 40분만에 갔는데 올때는 3시간 반 정도 걸렸다.  차도 막혔고, 휴게소도 가야하고 뭐 그런 이유들로.  아직은 누리 데리고 장거리(?)는 힘들다.



그렇게 본머스로 방학을 시작하고, 지비는 일터로 돌아가고 누리와 나만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누리가 아주 열이 많지 않으면 거의 매일 집을 나섰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던지, 까페에 가서 누리는 색칠을 하던지.




이곳 아이들은 방학 때 공연을 많이 본다.  전에는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우리도 그 대열에 끼여들게 됐다.  방학이면 공연을 본다.  공연을 보고나면 누리는 한 일주일은 거기에 빠져있다.  그리고 길을 가다가도 그 공연 포스터를 다시보게되면 또 이야기하고. 이날 누리랑 본 공연은 전통적인 호두까기 인형이 아닌 아이들 눈으로 스토리를 덧붙인 The Nutcracker and the Mouse King.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던 누리.  평소엔 다 먹는 토스트를 절반만 겨우 먹었다.  아이가 기운이 없어 다 쓰러져 가더니 까페 옆 장난감 가게에 들어가니 없던 기운이 팔팔.



그리고 나머지 시간들은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다 다른 학교로 가게된 친구를 연락해서 실내 놀이터에도 가고, 실내 트램폴린 놀이터도 가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누리 친구만 만난게 아니라 우리도 그동안 여유있게 보지 못한 친구들을 연휴 기간을 이용해서 만나기도 했다.  런던 한국문화원에 아이들 동화책이 있어 빌려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만날 장소를 그곳으로 잡았는데, 우리가 간 날은 도서관이 문을 닫아 난해한(?) 전시만 잠시 둘러봤다.



그리고 2017년의 마지막 날에는 지비도 함께 공연을 봤다.  The Gruffalo and the child.  누리에겐 어떤 공연을 보러 가는지 말해주지 않았는데, 지하철 역에서 공연 포스터를 보고 "아!"하고 알아버렸다.  사진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찍었다.

앞선 The nutcracker and the mouse king은 집에서 멀지 않은 문화공간에서 있었고 The gruffalo and the child는 일명 웨스트엔드라는 공연장이 많은 시내의 한 극장에서 있었다.  "역시 웨스트엔드"의 수준은 다르다며 누리보다 더 감동한 지비.  지비는 파리 디즈니에 가서도 "내 평생 디즈니에 와보게 되다니"하면서 감동했다.  하여간 런던에 여행오는 사람들도 뮤지컬을 많이 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가족 여행객들도 일정만 맞다면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에 볼 수 있는 공연이 방학 때는 많다.  여름방학 때는 특히 KIds week이 있어서(이건 포스팅을 하지 않고 기억 저편으로 멀어져버린..) 유익할듯.

2017/06/13 - [런던일기/2017년] - [etc.] 런던 키즈 위크


그리고 한 번 더 지인을 만나 실내 트램폴린 놀이터에 갔다.  런던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디가 가볼만해요?"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애들 데리고 어디가 가볼만해요?"라고 물으면 할 말이 많은데. 




다른 엄마들은 전업주부라도 방학이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 맞아보는 방학이라 그런지 여유가 싫지 않았다.  아침마다 애를 깨우고 서둘러 밥을 먹이고 서울러 옷을 입혀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누리가 아프지만 않았어도 더 잘 놀 수 있었는데.  그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방학이 두 번만 더 반복되도 이 생각이 바뀌려나.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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