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옷은 겨울옷을 입어야 할만큼 쌀쌀한데 햇살도 달라졌고, 낮의 길이도 달라졌다.  본격적으로 놀이터 생활이 시작되는 시기.  누리는 어린이집을 마치고도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어하고,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에도 꼭 놀이터에 가고 싶어한다.  이런저런 핑계로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가능한 집에 빨리 들어오고 싶고.  집에 들어오는 길은, 놀이터에 갔다가도, 두 번에 한 번은 누리의 눈물바람.  놀이터에 못간 날은 못가서 울고, 놀이터에 간 날은 더 놀고 싶어 울고, 원하는 만큼 논 날은 피곤해서 울고.


놀이터에 가는 길은 표정부터가 다르다.  밤에 잠들기 위해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는 순간의 내 표정과 같을까.

바람이 많이 불어 놀이터에서 놀기 어려운 날은 놀이터 옆 공원에서 연을 날렸다.  어찌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연을 꺼내기만 하면 절로 나는 날이었다고나 할까.

사진으로 보는 햇살을 따듯한데 무척 추웠던 날.  스카우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놀이터로 고고.  이곳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참새에게 방앗간.

지난 일요일, 올해 첫 모래밭 입성.  다른 아이들은 모래놀이(버켓 등등)이 있는데 없어서 슬펐던 누리.  올 여름엔 꼭 이동용/상시대기용 소형 모래놀이를 사야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공원과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시기인데, 누리는 잠시 미뤄두고 할머니네로 고고.

+

한국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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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본의 케이 2017.03.28 14: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한국에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한국 갈 날만 손꼽고 있는 누리가 요즘 가장 즐겨하는 것은 댄스.  믿기 않지만 사실이다.  지비나 나나 댄스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아이들이라면 막춤(?)일꺼라 생각하지만 나름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  서커스일 때도 있고, 볼륨댄스일 때도 있고, 요가일 때도 발레일 때도 있다.  일년 여 하고 있는 드라마 댄스라는 수업과 이번 학기에 시작한 발레가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누리는 즐기는데 보는 우리가 오글오글 - 부끄럽다.  하지만 겉으로는 부모된 도리로 "잘한다 잘한다"해야지 어쩌겠는가.


+

그 와중에 생일을 맞으신 지비님.


생일보다 중요한 건 케이크.  형편상(ㅠㅠ ) 각자가 좋아할만한 조각 케이크 3조각으로 준비했다.
선물은 지비님이 평소에 잡수시는 물에 타먹는 비타민과 꽃(?).


+

3월 들면서 달력을 그려놓고 한국 갈 날을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다.  지난 주 지비가 누리에게 비행기 타고 할머니 집에 간다고 설명해줬다.  자신은 뒤에 간다는 것 까지.  그 뒤에 누리가 자기는 마미는 싫고, 대디가 좋단다.  급애정모드.


그래 잘들 좀 지내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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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겨운 2017.03.25 02: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랜만이에요~
    누리가 춤을 아주 멋지게 잘 춥니다~ 스핀도는거 보세요~ :)

    한국 가시나봐요. 얼마나 있다 오시나요?
    잘 다녀오시고 .. 나중 저희집 들러주시면 삼겹살이나 구워보게요~ :)

  2. 일본의 케이 2017.03.27 01: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춤 잘 추는데요.

  3. 2017.03.29 03:3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커피머신을 살까말까 한 2년 동안 블랙프라이데이마다 망설였다.  우리끼리 주말마다 나가서 마시는 커피, 한 달만 안가면 된다는 계산은 뻔한데 선뜻 사지지 않았다.  집이 비좁다는 게 가장 분명한 이유기도 했고, 막 내린 커피라도 직접 만든 드립커피가 아직은 마실만 했다.  그렇게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도 잘 넘겼는데 며칠 전 아침에 식어버린 커피를 마시다 결심해버렸다 - 커피머신을 사자.  네스프레소냐 네스카페냐 하루쯤 고민하다 포드(한국서는 캡슐이라고 부르늗데 여기선 포드pod라고 부른다)를 동네 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네스카페로 결정하고 이베이에 unwanted gift item으로 올라온 새상품을 시중가격보다 10파운드 싸게 샀다.
금요일 저녁에 받아 당장 커피를 마실 수가 없었다.  커피머신을 쓰다듬고 다음날을 기약했다.  자기껀 없다고 슬퍼하는 누리에게 스타터에 들어있는 초코치노를 보여주며 같이 다음날을 기약했다.  다음날인 토요일 누리가 6시40분에 일어났다.  어린이집 갈때 8시에도 일어나지 못하던 아이인데.

7시를 넘겨 배고프다고 해서 아침을 차려줬더니 평소와 다르게 후다닥 먹어치웠다.  '웬일?'인가 싶었는데 "뭐가 더 먹고 싶다"는 누리.  그러면서 초코치노를 가리킨다.  '설마 이것 때문에 일찍 일어났나' 싶었다.  설마 -.

커피머신으로 커피 아닌 초코치노를 처음 만들었다.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던 누리.  초코치노를 에스프레소 잔에 덜어주었는데 두 번 더 덜어먹어 결국 큰 머그 한 잔 다 헤치웠다.

그러고나서 지비가 일어나 커피를 내리며 향기난다고 둘이서 환호성.

 
+

일요일인 오늘 누리는 또 6시 반에 일어났다.  그리고 역시 7시를 조금 넘겨 배고프다며 아침을 먹었다.  누리의 이른 기상은 초코치노 힘이라기보다 서서히 3월말 써머타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월요일인 내일 일어나봐야 알 일이다.   그냥 주말 이변이었을 수도 있다.  우리도 어릴 때 늘 학교 가지 않는 주말에 일찍 눈이 떠지곤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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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체질이야기 2017.03.06 00: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 2017.03.08 03: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3.08 10: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희는 아침을 빵으로 먹으니 늘 커피를 마셔요. 그래서 매일아침 쓰게 되지요.

      한국에선 아침을 밥으로 드시면, 또 집에서 일하시는 업종이 아니시면 사용수가 좀 적긴하겠지요. 한국아빠들 퇴근이 늦어서.ㅠㅠ

      그나저나 커피를 안드시면 육아의 어려움을 어찌.. 다들 카페인 파워로 견딘다고들 하는데. 저도요. ^^;

  3. 친절한민수씨 2017.03.16 22: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렸을떄 일찍자고 일찍일어나는게 좋은거라 배웠는데
    부모가 되니 일찍자고 늦게일어나는게 좋은거 같더라구요 ㅋㅋㅋㅋ

    • 토닥s 2017.03.17 11: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럼요, 아이들은 많이&잘 잘수록 좋지요. 사실 그건 어른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

폴란드에 다녀온 뒤 하고 싶은 이야기,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는데 여유가 없었다.  누리가 일상으로 돌아가도 밀린 일들을 헤치우고 기력을 회복할 시간이 부족했다.  원래도 저질체력인데 환절기엔 그나마도 기능성이 50%로 줄어든다, 알레르기 때문에.  누리를 어린이집에 밀어넣어놓고 집에 돌아와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건져 올린 글 하나가 생각을 끄집어 올린다.

'아빠'가 되기 힘든 한국남자들
http://storyfunding.daum.net/episode/19024

한국에서, 아니 이곳에서도 육아와 관련된 글을 늘 어느 부모 한 쪽의 희생이나 피해로 기우는 것 같아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이 글에 많은 공감을 하기는 했지만 따지고 보면 '엄마'가 되기도 힘든 육아현실 아닌가.

한국 가기 전에 한 번쯤 언급하고 싶었다.  일벌레까지는 아니어도 한국에서 바쁘게 살던 사람이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한국에 가면 다들 묻는다.  언제쯤 일이나 공부를 시작하냐고.  솔직히 말하면 나도 하고 싶다.  그런데 늙어버린 나만큼이나 육아가 답이 없다.

+

영국의 학기는 9월에 시작하고 일년에 3학기제다.  공립의 경우 각 학기는 13주고 그 중간에 1주일의 방학이 있다.  그리고 학기와 학기 사이 2주간의 방학, 크리스마스 방학과 부활절 방학이 있고 학년이 끝나는 7월 말엔 6주간의 여름 방학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9월부터 6주간 학교를 가고 1주일을 쉬고, 다시 6주간 학교를 가고 2주간 크리스마스 방학을 한다.  1월에 다시 6주간 학교를 가고 1주일을 쉬고, 다시 6주간 학교를 가고 2주간 부활절 방학을 한다.  대체로 4월에 6주간 학교를 가고 1주일 쉬고, 다시 6주간 학교를 가면 6주간의 여름 방학이 있다.  주변을 보면 사립의 경우 크리스마스 방학과 부활절 방학이 좀 더 길다.  그래도 190여일 채워야 하는 수업 일수라는 게 있어 학기 중 하루 일과가 30분쯤 길거나 하는 차이가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학기는 짧고 방학이 자주 있다.

듣자하니 농경사회에서 생겨난 이 학기제에 요즘 일하는 학부모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런다.  예전엔 영국 조부모들은 아이들을 돌봐주지 않았다고 하지만, 일하는 부모 비율과 한 부모 비율이 높아진 요즘에는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런던엔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 비율이 확실이 높아 중간방학엔 고향에서 날아온 조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봐주는 걸 자주 볼 수 있고, 그보다 긴 방학엔 주로 아이들이 조부모에게 가는 식이다.  그나마도 아이가 학교라는 시스템에 들어가면 방과후 같은 것도 있고, 잦은 방학에도 풀타임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문제는 영유아기 육아다, 지금 내 입장에서는.

누리가 어린이집을 가기 전에도 후에도 내가 집에 있으니 두 가지 오해가 생긴다.  내가 아이를 아주아주 사랑해서 일을 포기하거나 지비가 아주아주 돈을 잘 버는 줄 아는 모양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비용의 문제였다.

이번에 폴란드에 가니 왜 내가 일을 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는 형수.  단도직입적으로 비용이라고 이야기해줬다.  형네는 중산층까지는 아니어도 두 부부가 벌며, 형수의 부모님 집에서 살고 친정 어머니가 두 아이들을 돌봐주신다.  누리보다 1살이 많은 첫딸은 두 살되면서부터 사립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공립은 너무 사람이 많아서 기피한다나.  그 비용이 한달 80파운드쯤 든다고 한다.  폴란드 대략 임금을 알 수 없지만 한 사람 월급의 1/10정도면 괜찮은 어린이집/유치원을 보낼 수 있는 모양이다.  한국도 그 비슷한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런던의 평균 연봉은 3만파운드 이상이고, 영국의 평균 연봉은 그보다 낮은데  3세 미만의 아이를 풀타임으로 어린이집을 보내려면 평균 임금으로 계산하면 한 사람의 월급이 필요하다.  누리가 어릴 땐 월 1200파운드에서 1400파운드 정도였는데, 요즘은 월 1400파운드에서 1800파운드 정도 하는 모양이다.  물론 지역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한국의 이력을 단 한 줄도 인정해주지 않는 처지에 내가 당장 풀타임으로 일하러 나가도 그 만큼의 돈을 벌 수 없다고 솔직히 이야기했더니 더는 묻지 않는다.  평균 임금 ,물가 따지지 않고 금액으로만 비교하면 폴란드와 영국의 보육비용이 20배 차이니. 
실제로 영국의 엄마들도 아이가 둘 이상되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 중 한쪽이 파트타임으로 전환한다.  주변에 영국엄마 한 명도 아이를 풀타임으로 맡기고 일을 하면 한달에 200파운드가 남더라는 계산에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전환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한달에 남는 월급은 0파운드.
그럼에도 영국은 특이하게 출산율이 증가/유지하고 있는 나라이긴 하다, 이민자들에 의해서.

한국에 지인들도 영국은 유럽이니까 공공보육이 잘되있을꺼라는 믿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속사정을 들으면 다들 "헉!"한다.
물론 영국의 보육이, 런던의 보육이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시설유지비용이 비싸다.  집세도 비쌀테고 임금도 비싸니 당연하다.  얼마전 보수당이 인원을 늘리기는 했지만 얼마전까지 2세 미만은 교사 1인당 아이 4명을 넘을 수 없고 2-3세도 교사 1인당 아이 6명을 돌봐야 했다.  지금은 2세 미만 6명, 2-3세 8명을 바뀌었다는 것도 같고 정확히 모르겠다.  물론 부모입장에선 교사 1인당 아이 비율이 낮은 게 좋긴하다, 비용이 상승하긴 하지만.

이런 실정을 폴란드에 있는 형수님께 이번에 자세하게 설명해주었으니 당분간, 누리가 학교생활에 안착할 때까지는 묻지 않겠지 싶었다.  잘 알아들었나 싶었는데 말끝에 묻는다.  "그럼 왜 둘째를 안낳아?"  이런 면에서 폴란드인과 한국인의 싱크로율(비슷한 정도)은 정말 높다.

+

한국가면 너무너무너무 자주 듣는 이야기라 여기에 꾹꾹 눌러 남겨둔다. 

누리를 물론 사랑하지만 제가 일을 하지 않는 건 현실적 여건 때문이예요.  제가 당장 나가 아이 하나 보육비를 벌어올 수 없어요.  둘째가 없는 건 현실적 여건이 연장선처럼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제가 사람이 작은 탓인지 아직 아이 하나가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예요.  그러니 더 묻기 없기! 꽁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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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05 02:5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3.05 23: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폴란드인과 한국인의 싱크로율은 상당한데, 문제는 남편 세대가 저희 부모님과 비슷한 느낌적 느낌. ^^;

      아이에겐 형제자매가 있는 게 물론 좋죠. 다만 저(희)는 감당이 안되서 여기까지만. 다른 식으로 인류에 기여할 수 있더록 셋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천천히 잘 하세요, 육아를. 응원할께요.

아직도 우리들의 병치레 릴레이는 계속 되고 있다.  그 와중에 누리가 봄학기 중간 방학을 맞았다.  아픈 와중에도 매일매일 나들이로 일주일을 보냈다.  아이들은 밤엔 열이 올라 혼을 홀딱 빼놓고, 낮엔 또 멀쩡하고 그렇다.  덕분에 나는 밤낮으로 힘들다.  아이와 집에만 뒹굴기 그래서 매일 같이 외출을 했는데 그래서 오래도록 아팠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금은 든다.


누리가 아픈 며칠은 저녁을 먹기도 전에 잠들려는 아이와 씨름해야했다.  배가 고프면 오래 못잔다는 믿음(?)이 있어 TV를 켜주면서까지 아이를 붙잡아 겨우 저녁을 먹으면 지비가 뒤돌아서 설거지 하는 동안 잠들곤 했다.

애처롭게 땀흘리며 자던 누리의 실제 모습은 이렇다.

누리가 좀 나은 며칠은 지비와 내가 골골, 그리고 다시 누리가 골골.  그러고 있다.
목 안팎이 뻐근하게 아파와 약을 먹었는데, 목에 약이 걸렸는지 목에서 약기운이 퍼지는 느낌적 느낌.

+

바빴던 중간 방학은 다가올 바쁜 한 주를 보내고 올릴 수 있을듯.

아픈 & 바쁜 중간 방학은 이렇게 마무리.  지인이 놀러와 누리에게 스냅쳇의 신세계를 구경시켜주었다.

+

'계주'는 이어달리기로 써야한다지만 '계속 계주 중'임으로 그냥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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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lours 2017.02.22 11: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에고. 누리 자는 모습 사진에서 땀이 선명하게 보이네요. 아이도 몸으로 힘들지만 엄마는 몸도 마음도 힘든 시간일텐데 힘내세요! *_*

    • 토닥s 2017.02.25 22: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계절이 그런 계절인지 온 가족이 자주 아프네요. 좀더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도 나이인지라. colour님네도 바람 많은 곳에서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2. 2017.02.22 22:38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2.25 22: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가 어릴 땐 아프면 껌딱지였는데, 요즘은 아프면 짜증대마왕입니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면 '건들면 울어버릴테다'의 태도를 늘 가지고 있습니다. 나았다 아팠다 계절이 그런 때인것 같아요. 누리는 며칠 나아졌다고 열심히 놀고, 오늘 갑자기 열이 나서 짜증대마왕이 되었습니다. 아프더라도 내일까지만 앓고 월요일엔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요, 특히 세 사람 몫을 해야하는 준님도요. :)

  3. 친절한민수씨 2017.02.24 02: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안녕하세요

    따님이 정말 이쁘네요
    아이가 아프면 정말 온집이 비상이죠 ㅠㅠ

    • 토닥s 2017.02.25 22: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맙습니다.

      아이가 울트라캡 갑님인 시대에 살고 있는지라, 말씀처럼 아이가 아프면 비상입니다.

      이름따라 들어가본 블로그로 보니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시네요. 필름사진에 옛날 생각 퐁퐁, 어린 아이 사진에 우리집 아이가 어릴 때 생각 퐁퐁 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종종 구경갈께요. 반갑습니다.

얼마 전 시작한 TV 없는 아침.  우발적으로 시작됐지만, 바꾸고 싶었던 일상이었다.

누리는 끼니를 먹을 때마다 TV를 봤다.  심지어 간식을 먹을 때도.  물론 먹지 않을때도 본다.  밥먹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아이를 붙잡아두기 위해서, TV에 넋이 나간 사이(?) 몰아서 정해진 양의 밥을 먹이기 위해 시작한 것이 습관과 일상이 됐다.

물론 나는 그 습관과 일상을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이가 TV보며 밥 먹는 동안 내가 밥을 먹을  수 있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원하는 양을 부지불식간 먹일 수도 있는 그 습관과 일상을 없애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누리가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고, 정해진 시간에 준비하고 집을 나서야 하는 환경이 되면서부터 TV는 정말 큰 어려움이 됐다.  오전반으로 옮기면서 늦게 일어나는 것까지 더해져 너무 답답했다.  나는 아주 시계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일명 코리안타임을 달가워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내 아이가 매일 같이 어린이집에 늦는다니.  재촉하는 나도, 재촉당하는 누리도 스트레스라 이 상황을 바꾸기로 하였다.  이 글은 TV 없는 아침의 간단 기록.

1일차 - 우발적으로 시작된 TV 없는 아침.  아침밥을 받고 TV를 켜달라는 누리.  켜주지 않았더니 15분을 운다.  TV 보다 늦으나 울다가 늦으나, 늦는 건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용하게(?) 어린이집 문이 닫히는 컷오프에 맞춰 등원.

2일차 - 역시 TV를 켜달라고 말은 꺼내보지만 안된다니 색칠을 하겠다는 누리.  TV를 보지 않는다고 일찍 가는 건 아닌.  라디오를 켰더니 자기가 즐겨듣는 어린이 프롬스 공연실황을 들려달라고 함.  역시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춰 등원.

3일차 - 하루도 빠지지 않고 TV를 켜달리는 누리.  안된다니 윷놀이를 한다고 해서 식탁에 앉아 같이 한 게임.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춰 등원.

4일차 - 토요일 아침.  보통 주말엔 한국 TV나 폴란드 TV를 보여준다.  약간 걱정이 됐지만 나들이에 들떠서 TV를 청하지 않았다.

5일차 - 일요일 아침.  TV를 켜주지 않았지만 울거나 다른 뭔가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다만 밥을 너무 천천히 먹었다.  하지만 외출 계획이 없어 재촉하지 않았다.

6일차 - 다시 월요일 아침.  아파서 어린이집을 쉬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책을 읽어 달라고 해서, 서두를 일이 없으니 읽어줬다.  아침 먹으며 읽자니 순순히 식탁으로 따라온 누리.  TV를 켜달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책은 한 열권쯤 읽어줘야했다.

7일차 - 누리가 일어나기 전 라디오를 켜두었더니 눈뜨자 말자 하는 첫마디가 "마미 TV.."였다.  아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당분간은 라디오도 켜지 않는 것으로.  겨우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췄다.

8일차 - 전날 감기로 하루 쉬었던 어린이집에 돌아가고 이어 발레까지 한탓인지 아침 8시 반이 넘어서야 일어난 누리.  눈뜨자 말자 준비해놓은 아침을 먹여가며, 옷을 입혔다.  서둘러 나갔지만 역시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추긴 무리.  TV 없는 아침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컷오프에 맞추지 못한 날. 

9일차 - 지비가 출근하기 전에 일어나기는 했지만 아침을 늦게 먹어 겨우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춤.  밥 먹는 식탁에선 책을 봤다.  다행히(?) 내가 읽어줘야 하는 책은 아니라서 혼자서 봄.  어린이집을 마치면 너무 배고파해서 가능한 많은 아침을 먹이려고 했는데, 아침밥의 양을 줄여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보통 빵 3쪽과 과일, 우유를 먹는데 저도 이제 두 쪽만 먹겠단다.  정말 아침을 적게 먹으면 준비가 빨라지려나.

요즘 누리가 먹는 아침.  반으로 접어 곰돌이 모양 빵틀로 찍어 반쪽 곰돌이 3개를 먹는다.

10일차 - 평소와 달리 일찍 7시 반에 일어난 누리.  전날의 요구대로 빵을 2쪽만 준비해서 줬다.  하지만 늦게 먹는 건 마찬가지.  겨우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췄다.

+

기록 삼아 며칠 동안 써본 TV 없는 아침 일지.
아침 시간이 바빴던 것도 여전하고, 아침밥/빵을 먹이기 위해 재촉했던 것도 여전하다.  그런데 열흘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췄다는 사실이 변화라면 변화다.  누리가 아침을 먹으며 TV를 볼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 내가 더 신경 쓸 것이 많다.  어떤 때는 같이 앉아  먹어줘야하고, 책을 읽어줘야하고, 색칠을 해줘야하니까.  하지만 정말 바꾸고 싶었던 습관이니까 계속해볼 생각이다.  어느 날엔 점심, 저녁 식사에도 TV 없는 날을 꿈꿔보면서.  아이가 크면 그런 시간이 더 근사할 것 같다.  하루 이야기도 하고, 음식 이야기도 하면서.

+

그리고 오늘 토요일.  일어나긴 했지만 아픈 탓에 영 기운이 없어 이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누리를  아침 테이블로 부르기 위해 지비가 TV를 켜자고 했다.  갈등이 일었지만 안된다고 했고, 어렵게 누리를 이불 속에서 끄집어 내서 겨우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나니 기운이 생기는지 하루 종일 잘 보냈다.  그러다 저녁무렵부터 기운이 떨어지는지 짜증내다 겨우 목욕하고,  밥 먹고 바로 골아떨어져 잠들었다.  낮시간에 누리가 괜찮은 것 같아 약을 주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  오늘 밤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나도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지난 주부터 누리가 아프기 시작해서, 지비가 이어받고, 그 다음 내가 이어받아 앓았다.  한 4일 누리가 저녁 9시에 잠들고 이어 나는 저녁 9시 반 취침했다.  그러고서 나는 나아졌는데 누리가 다시 아프다.  이 끝나지 않는 릴레이는 언제나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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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12 05:0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2.15 21: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좋기는요.. 늘 부끄럽고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아이와 주변 사람들에게.

      늘 좋은 글 읽게해주셔서 제가 늘 고맙습니다. :)

누리의 어린이집은 아침 9시에 시작한다.    오전반으로 옮기고서 9시 이전에 도착해본 경험은 한 손에 들지 않을 정도다.  내 목표는 9시는 고사하고 열렸던 문이 닫히는 9시 1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두 세 번 겨우 맞춰 도착한다.  다행히 사설 어린이집처럼 늦는다고 벌금 같은 건 없다.  닫힌 문 밖에서 버튼을 누르면 친철한 리셉션리스트가 "굿모닝" 인사와 함께 문을 열어주신다.  오늘도 겨우 그 컷오프에 맞춰 누리를 데려다 놓고, 막 들어오는 절친2의 손을 잡아주고 돌아 나왔다.

혼자서 다시 집 주차장에 돌아오면 늘 내가 차를 댔던 자리에 같은 건물/단지에 있는 어린이집 앞으로 발권된 주차증이 있는 커다란 벤츠가 세워져 있다.  속으로 '저 양반도 늘 지각하시나 보군'한다.  아니면 대표쯤 되어서 천천히 출근하시던지. 
어린이집 컷오프에 맞춰 누리를 데려다준 날이면 내가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대략 9시 25분이다.  그 시간이면 나의 앞이거나 뒤거나 늘 검은색 아우디 SUV가 들어온다.  그 엄마도 아이를 데려다 주고 오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엄마의 손에는 간단한 장바구니, 가득한 장바구니가 들려있다.  아이를 데려다주고 근처에서 장을 봐서 들어오는듯.  늘 부러운 눈으로 보곤 한다.  아이가 학교갈 나이가 되면 나도 그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하고.


누리가 창에 그린 자기 모습인데 보이질 않네.

+

보통 누리가 일어나기 전에 지비와 번갈아가며 샤워를 한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있으면 누리가 깨기도 하고, 8시가 넘어도 일어나지 않으면 가서 깨운다. 
어제는 지비가 시험 때문에 일찍 일어나 나가느라 시간이 맞지 않아 누리가 일어나기 전에 씻지 못했다.  지비를 보내고, 누리에게 아침을 차려주고 씻고 나왔더니 아침을 거의 먹지 않은 누리.

아침엔, 사실 점심과 저녁 시간에도, TV를 켜준다.  그러면 혼자서 아침도 먹고, 그 시간 나는 방해 받지 않고 이런저런 준비들을 한다.  그리고 아침엔 우리도 날씨도 보고, 교통도 확인하고, 약간의 소음을 만들어 누리를 빨리 깨워보자는 생각에  TV로 뉴스를 보곤 했다.  TV 때문에 아침시간이 바빠진다는 문제의식은 늘 가지고 있었지만, 어제는 누리가 아침을 거의 먹지 않은 상황에 너무 화가 나서 낮은 목소리로 "내일부터 아침엔 TV 보여주지 않을꺼야"라고 이야기했다.  어제 잠들기 전에도 다시 이야기했다, "내일부터 아침 먹을 땐 TV를 켜주지 않겠다"고.

그리고 오늘 아침, 아침을 받아든 누리가 TV를 보겠다고 했다.  당연히 켜주지 않았다.  누리는 15분쯤 밥먹지 않고 울었다.  속으로 'TV보다 늦으나 울다가 늦으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누리는 불쌍하게도 엄마가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라 "밥 먹지 않고 어린이집을 가던지"라고 말하고, "오늘 밥 먹는 시간이 늦어지면 어린이집 안간다"라고 덧붙여주었다.  한참을 울다 주섬주섬 밥을 다 먹었고, 다행히 오늘은 컷오프 안에 어린이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신 누리가 밥 먹는 동안 누리 앞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보통은 누리가 어린이집에 챙겨 갈 것, 물과 과일이 전부지만, 누리옷, 내옷 챙기느라 정신없이 왔다갔다 한다.  그런 것들은 누리가 밥을 다 먹은 시점에 와락 챙겨서 집을 나섰다. 

+

아침시간의  TV시청에 관해 오늘 지비와 이야기하며 너도 TV 켜주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집 아이들은 어떨까 이야기 했는데, 내가 알기로 일단 다른 집 아이들은 일찍 일어난다.  영국의 아이들은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난다.  보통 7~8시에 잠든다.  그래서 주변의 부모들은 그 이후에 부부가 저녁을 먹는 경우도 많다.  일찍 잠자리에 든 아이들은 5~6시에 일어난다고 한다.  이 부분이 좀 힘들기는 하겠지만.
그리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하우스 구조에 사는 경우 키친에 TV가 없는 경우가 많다.  키친엔 간단한 식탁이 있어 아침을 간단히 먹는 식이다.  저녁을 위한 식탁은 따로 다이닝룸이 있거나 한국으로치면 거실이라 할 수 있는 리셉션, 라운지에 있는 경우도 있다.  많은 가정엔 키친에 라디오가 있다.  엄마들이 라디오를 많이 듣는다.  그리고 TV는 소파가 있는 리셉션, 라운지에 있다.  우리는 작은 플랏에 사니 키친+식탁+TV가 한 공간이라 피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렇다고 우리와 같은 공간에 사는 모두가 TV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테다.  서로가 바쁜 아침이라는 핑계로 느슨하게 TV를 대했다.  반성.

쉽지 않은 며칠이 되겠지만, 일단 해봐야겠다.  이대로 늘 지각생이 될수는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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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06 23: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2.07 22: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의외로 마음 독하게 먹지 않아도 아이들은 바꿀 수 있어요. 그렇다고 믿어요. ㅎㅎ
      아이들이 TV, 아이패드 좋아하는 것 같지만 밖에 나가 놀자면 아이패드 던지고 따라나설껄요. ㅎㅎ
      아직은 아이라 사람과 노는 걸 더 좋아하지 싶어요. 물론 부모는, 엄마는 밥도 해야하고 다른 일도 해야하고 쉬기도 해야하니 하루 종일 놀아줄 수 없고. 다 잘하긴 어렵고 뭔가를 버려야 아이랑 놀아줄 시간이 생기겠죠. 밥을 포기하고 대충 먹든지, 남편과 대화를 포기하든지.. 결국 많은 엄마들은 자신의 수면시간을 포기하더라구요. 아이에게 잘하고, 남편에게 잘하고, 그러느라 하지 못한 가사를 새벽까지 한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슬픕니다.

      한 번은 밥 안하고 msg 들어간 밥 시켜먹어도 그런 날은 배달 기다리며 아이랑 놀아줄 수 있으면 그도 나쁘지 않다며, 쉽게쉽게 가야 오래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

      저는 사실 잠시라도 손빌릴 수 있는 사람이 없었지만, 자유롭게 생략해도 뭐랄 사람이 없었어요. 간단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영국의 육아에서 저 편한대로 골라 조합해서 했던 것도 같고요. ㅎㅎ

      일전에 말씀드린대로 누리도 두 돌 지나고 모바일로 뭘 보는 걸 좋아했어요. 주로 외식할 때. 밖에서 차 마실 때. 그때도 집에선 TV 켜줬지만요. 전 TV보다 모바일이 더 무섭더라구요. 끊어버리고 싶어서 스티커로 물량공세. 식당이든 까페든 어디에 앉으면 아이를 바쁘게 만드느라 돈 많이 썼습니다. ㅎㅎ. 한 일년은 스티커, 그 다음 일년은 색칠. 아이를 바쁘게 만들어보라고 권해드립니다. 쪼꼬미는 아들이니까 자동차, 기차, 비행기 그런 스키커 좋아할꺼예요. 화이팅요!

'퇴행'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누리가 요즘 얼마전까지 잘 하던 일들을 혼자 하지 않으려고 해서 고민이다.   고민이라기보다 내 몸이 고달프다.  예를 들면 밥 먹기, 화장실 가기 같은 것들.  자주 아기가 된다.  주로 피곤할 때라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내 입장에서 '해도해도 너무 하는구나'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이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컵이라던가, 젓가락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처음 소개할 때 누리는 무척 신나하며 혼자서 하곤 했다.  잘하던 못하던을 떠나서.  기저귀도 떼는 순간 그랬다.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있다고 알게되는 순간 따라오지 말라며, "혼자 혼자"를 외치며 화장실로 달려가곤 했다.  그러다 다시 우리 손에 의지하는 시기가 오고, 그 시기를 다시 넘기면 혼자서 '자연스레'하는 시기가 오고.  그런 반복들이었던 것 같다.  마치 시계추처럼.

그러니 지금의 뒷걸음도, 혹은 정체도 '잠시'일꺼라고 희망해본다.  앞뒤로 반복만 하는듯하지만 그 자리에서 제자리 걸음이 아니라 발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아이의 성장은 시계추보다 변증법이라고 희망을 가져보자. 

+

추운 날씨에도 계속 열심히인 폴란드 스카우트.  작년까지 격주로 진행되던 스카우트가 올해부터는 매주 진행되고 있다.  그런 변화를 듣고 살짝 부담이 됐다.  그래서 매주 보내려고 애쓰기보다 우리가 일이 있으면 건너 뛰기도 하고 부담 가지지 말고 보내자고 했는데, 안빠지고 열심히 보내고 있다.  내가 일이 있으면 지비가 챙겨보낼 수 있으니까.


누리도 이제 자기 또래 아이들과 도시락 먹으며 두 시간 동안 안팎에서 뛰어놀 수 있는 스카우트를 기다리게 됐다.  폴란드어가 늘었는지는 -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 모르겠다.
우리는 요즘 9월 새학기에 누리를 폴란드 주말학교에 보낼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한다.  언어를 배우기엔 좋지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이가 너무 힘들지 않을까가 첫번째 고민이고.  두번째 (나의) 고민은 누리가 한국과 닿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한국주말학교가 멀지 않은 런던 교외로 이사를 갈 수도 없고.  그냥 생각만 많다.  이런 생각도 이제 제자리 걸음은 그만하고 좀 앞으로 나가고 싶다.

+

일단, 봄이 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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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누리 어린이집 선생님 한 명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음력설을 보내는지 물어왔다.  중국이랑 다르냐며. 다른 아시아의 국가들처럼 음력설을 보내긴 하지만 나라마다 풍습이 다르다고 이야기 해줬다.  어린이집에 용모양의 중국연은 있는데, 한국적인 장식은 없을까 하며 물어왔다.  장식될만한 건 연인데,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해줬다. 

사실 이번에 한국에 가면 그런 것들 - 연, 가면, 팽이, 윷 등을 사올 생각이었다.  9월에 누리가 학교에 있는 유치원을 시작하면 필요할 것 같아서.

선생이 새해 인사를 한국어로 써줄 수 있냐고 해서 수요일까지 해주겠다고 했는데, 내일이 수요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인사만 쓰려니 그래서 또 사브작사브작.  설날을 소개하는 판넬을 만들었다.

어린이집 한 켠에 세워두라고.  낮에 한국마트 두 군데 전화를 했다.  연, 팽이, 윷 파느냐고.  연과 팽이는 없는데 윷은 있대서 내일 선생과 이야기해보고, 해보겠다면 주말에 한국마트가서 사올 생각이다.

이런 걸 열심히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라고 생각하는데, 물어봐준 선생이 고마운 마음에 여기까지 왔다.  새벽 1시.

이렇게 극성 학부모가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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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혀노기다 2017.01.26 12: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극성학부모의 끼가 다분하군ㅋ

    새해 복 많이 받어~~~

    • 토닥s 2017.01.26 13: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도 그렇다고 절절하게 느껴, 극성 학부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ㅠㅠ

      이쁜 원피 입고 새해 복 많이 받아. :)

  2. 일본의 케이 2017.01.27 01: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크리스마스 방학이 지나고 1월부터 이곳 봄학기가 시작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1월이 봄학기고, 부활절 방학 뒤 시작되는 학기는 여름학기다.  1월에 봄학기라니.

누리가 무척 기다린 봄학기.  2년 가까이 해온 짐 수업gym을 접고 발레를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선물도 발레옷으로 준비했었다.  발레 연습 신발도 선물로 쨘!하고 주고 싶었는데 크기를 재어보느라 미리 신겨보았다.  그랬더니 그 신발 어디 있냐고 12월 내내 묻곤 했다.

1월이 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있었던 첫 발레 수업.  며칠 전부터 '발레'는 일종의 무기였다.  "발레 할 건데 이렇게 하면 못하지"하면서.  들뜨다 못해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아이를 데리고 발레 수업을 갔다.  누리의 첫 발레수업은 2년 가까이 함께 해온 체육활동을 하는 곳.  발레수업 전문으로 하는 곳 중에선 나이에 상관없이 꽤 엄하게 진행하는 곳도 있어 부푼 꿈을 안고 갔던 아이들이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꽤 들었다.  아이들인데 몇 달 동안 자세만 잡기도 한다고.  그래서 조금 비전문적일지는 모르지만 누리가 익숙한, 누리를 이해해 줄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일찍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히니 깡충깡충 누리가 땅에 잠시도 발 붙이고 있지 않는다.  누리만 그런게 아니라 그날 처음 발레 참가하는 아이들 모두 같은 증상(?)을 보였다.  애들이 수업 시작하기도 전에 다 지치겠다며 다른 엄마들과 웃었다.


흥분의 발레 40분 수업을 마친 누리는 그 옷 그대로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 40분만 입는 옷인데 아이들이 금새 자라 얼마 입지도 못하니 많이 많이 입으라고.

그리고 아파서 골골했던, 골골의 고비를 막 넘어선 이번주 화요일도 누리는 발레 수업에 갔다.  집에서 쉬자니 가겠단다.  사실 누리가 아파도 밤잠만 설칠뿐, 그래서 누리와 나만 힘들뿐 낮에는 멀쩡해서 가도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 날밤 꽤 고생을 했다.  피곤해서인지, 찬바람을 쐬서 그런지 여러 번 깼다.


그래도 매일매일 가고 싶다는 누리.  어쩌냐.. 지비는 예능으론 먹고 살기 힘들다 하고, 이모는 발레는 발 아프고 망가진다며 반대하는데.  취미로 재미로 열심히 해야겠네.

+

말끔히 낫지 않는 감기도 감기지만 요즘 누리가 잠들지 않으려고 해서 힘들다.  계속 놀려고하고, 침대에 누워서도 잠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재워놓고 일어서면 9시가 훌쩍 넘는 날들이 많다.  영국의 아이들이 7~8시에 잠자리에 드는 것에 비하면 무척 늦은 편이다.  그러니 일어나는 것도 늦게, 8시가 넘어야 일어난다.  매일 어린이집에 늦는다.

만 4살, 이 나이가 그런 나이인지 - 놀고 싶어 잠들기 싫어하는 나이, 겨울이라 운동량이 줄어 잠들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겨울 전에도 그랬던 것도 같고.  이렇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9월에 학교에 들어가 유치원을 다니게 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듣자하니 애들이 학교에서 쓰는 에너지가 많아 밤되면 자연스레 골아떨어지기는 한다더라만.  누리도 그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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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22 22: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7.01.23 15: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발레보단 발레옷과 신발에 대한 로망인 것 같아요. 누리가 '도라의 탐험'이라는 프로그램을 지난 번 한국 갔을 때 봤어요. 한국어로 영어를 가르쳐주는. 두 언어를 반반쯤하니까 재미가 있는지 잘봐서 남편이 폴란드어로 영어를 가르쳐주는 도라의 탐험을 찾아보여줬어요. 거기 에피소드 중에 도라가 발레 수업을 가는데 발레 신발이 없어 신발을 찾아나서는 게 있었어요. 그걸 본 뒤 발레 슈즈 타령이 시작됐어요. ㅎㅎ

      누리도 작년 이맘땐 8시~8시반에 잠들곤 했는데, 그래서 겨울되면 일찍 잘꺼라고 기대했었는데 기대처럼 되지 않네요. 수면시간이 줄어 더 자주 아픈게 아닐까도 싶고요. 잠이 보약이라는데 말입니다.

      쪼꼬미는 잘 자니 역시 효자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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