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아침식사 포리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5.24 [book] 설탕의 세계사 (4)


가와기타 미노루(2003). 〈설탕의 세계사〉. 장미화 옮김. 좋은책만들기.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 4권을 동시에 읽고 있다.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더 읽지 않게 되고, 그래서 더 진도도 없다.  그렇게 내 독서는 영영 끝이 나는건가 생각하고 있던 요즘 누리가 우연히 책장에서 뽑아든 책 한 권.  가볍게 읽었더니 가볍게 반나절, 반나절 해서 이틀만에 끝이 났다.


이 책은 FB를 통해 알게 된 님이 내 책을 빌려 읽고 싶다 하셔서 빌려 드렸는데(이런 need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그 날 맞교환으로 빌려주겠다며 들고 오신 책이다.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급하게 귀국하게 되시면서 내 책들을 돌려주시고, 만나지 못하고 사시던 곳 근처 내 지인에게 맡기셨다, 본인 책은 내게 남겨두고 가셨다.  이렇게 처분하신건가?( ' ');;


한 마디로 '설탕 따라 이야기 삼천리'다.  일본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설탕 이야기의 주요 배경과 내용이 영국 이야기라서 또 다른 흥미가 됐다.  최근 관심을 눈꼽만큼 가졌던 영국의 산업혁명 시대의 생활사를 조금 담고 있어 더욱 그랬다.


17세기, 18세기 설탕 경작지를 찾아서 신세계로 다투어 떠났던, 그를 위해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삼아 아메리카로 이주시켰던 이야기.  뭔가 꼬리에 꼬리가 물리는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그때랑 지금이랑 '짜달시리[각주:1]' 다른가.  상품만 바꿔서, 사람만 바꿔서, 지역만 바꿔서 여전히 반복되는 이야기들 같다.


번역이 그렇게 되었는지, 원래 그렇게 쓰여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꼬불꼬불 할아버지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깊이 있는 내용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고등학교 수준의 교양 정도는 기대할 수 있겠다.


읽다가 '헉' 한 부분이 몇 군데 있다.  영국인들이 과거도 현재도 아침으로 먹는 포리지poridge에 관한 것.  "오트밀이란 귀리를 볶은 다음 거칠게 부수거나 납작하게 누를 식품으로, 영국인의 아침 식사에 흔히 등장하는 포리지라는 죽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당시 포리지가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날에는 설탕을 넣고 우유를 조금씩 부어 저으면서 먹는 게 보통인데, 예의로라도 맛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음식이다."  그 포리지를 누리는 거의 9개월째 아침으로 먹고 있다.  나는 먹이기만 해봤지, 먹지는 않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누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확 생겼다.  그래도 계속 아침으로 주고 있다. 

가십 gossip 수준이지만 큐가든이 식민지의 농업 - 플렌테이션을 연구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헉'.


설탕에만 역사가 있고, 그 안에 세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물을 가만히 보라.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면, 거기에도 세계가 담겼다-고 생각하는 1人.



(5월의 책)

  1. '많이'를 뜻하는 부산 경남 사투리. [본문으로]
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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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좀좀이 2014.05.27 00: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전 '커피, 설탕, 그리고 폭력' 이라는 책을 읽고 매우 유용하게 잘 써먹었었는데, 이 책도 왠지 꽤 유익하고 재미있어 보이네요. 이 책은 설탕 하나에만 집중해서 쓴 책인가요?

    • 토닥s 2014.05.27 15: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네 이 책은 설탕만 관련해서 쓴 책입니다. 하지만 영국의 생활사를 많이 담고 있어서 차, 초콜릿, 커피 같은 것도 언급됩니다.

  2. gyul 2014.05.27 16: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설탕의 세계사라....
    아... 역사쪽 너무 약한 저에게는 뭔가 제목부터 머리가 아프지만...
    의무적으로 공부해야했던 학생때와 달리 지금은 여러가지 분야의 역사가
    알고보면 재미있기도 하구나 하고 느껴질때도 더러 있으니...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이런 재미있는 맞교환을 할수 있는 친구분이 있으시다니...ㅎㅎㅎㅎ
    싱기싱기해요...
    이동네에 살게된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저는 동네에 알고지내는사람이 하나도 없는것같아요... ㅠ.ㅠ

    • 토닥s 2014.05.28 14: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역사 축에 넣기도 어려운 책이예요. 그냥 이야기 책 같아요. 아니면 EBS 지식채널(아직도 그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도. 역사에 관심이 없어도 설탕을 먹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아 저도 동네친구 무지 만들고 싶었던 1인이랍니다. 이곳에 오기전에 같은 동네 지인 겨우 하나 만들었는데, 그 양반도 저도 집에는 잘 없는 사람이라 정말 어렵게 어렵게 동네에서 만나지는 사이?ㅋㅋ
      그런 사람 하나 있음 참 좋죠. 산책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우린 주로 술을 마셨지만), 넘치는 음식 있으면 나눠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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