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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8 [+982days] 심호흡 (8)

누리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빙Bing〉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EBS를 보니 BBC의 어린이 프로그램이 많이 수입되었던데 왜 이 프로그램이 거기에 끼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인데.  일단 아이가 좋아하니 나도 한 숨 돌릴 수 있어 좋고, 내용이 '아~'하고 무릎을 치게 만든다. 


최근 본 에피소드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주인공 빙(토끼)과 빙의 절친 술라(코끼리)가 다퉜다.  각자 인형을 가지고 차 마시기 소꿉놀이 중이었는데(참 영국답다) 빙과 빙의 인형이 무례하게 행동하여 화가난 술라가 빙의 인형을 바구니에 넣으며 소꿉놀이에서 빠지라했다.  역시 화가 난 빙이 술라를 밀었다.  그러고선 각자의 보호자에게 뛰어갔다.  서로의 잘못을 말하는 둘 말고 함께 소꿉놀이 한 판도(팬더)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상황을 전해들은 두 보호자가 둘에게 서로 사과하라고 했지만 싫다는 빙과 술라.  그러니 술라의 엄마쯤으로 보이는 엠마가 둘을 발코니로 데려갔다.  그러고선 화를 저 하늘에 뜬 구름에 담아 날려버리자며 각자의 구름을 정하고 '후~후~'불라고 한다.  그렇게 '후~후~' 불고나니 조금 화가 풀린 둘.  그리고 서로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했다.  둘은 구름을 불었지만, 그건 심호흡이었던 것이다.


그 에피소드를 보고 나도 화가 나면 '후~후~' 불어보자고 생각했다. 


오늘 '후~후~' 몇 번을 불었던가.  그 횟수가 기억나지 않을 때, 누리와 벌써 여러 번 다투었을 때 집을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능하면 비가 오지 않는 날엔 나가는 편인데, 오늘 비는 오지 않았지만 미뤄둔 집청소를 하느라 오전 시간을 다 보내버렸고(하지만 내 뒤를 따라다니며 다시 난장판을 만든 누리) 거센 바람을 핑계로 집에 있었다.  거기다 내가 몸이 좀 불편하다는 넉넉한 핑계까지 있어서.





대략 살 것들을 정하고 집에서 가까운 쇼핑센터로 버스를 타고 갔다.  집을 나서니 신이 나서 버스 정류장까지 뛰어간 누리.  가다가 한 번 철퍼덕 넘어졌다.  장을 보고 누리가 집과 수영장에서 신을 여름 슬리퍼/샌들을 샀다.  상품을 집어드니 싫다고 나가자고 "노~노~"를 외쳐서 상품을 두고 돌아나왔다.  아이들 의류 코너를 나설 즈음 다시 "슈즈~슈즈~"를 외치는 누리.  정말 한 번 쥐어박고 싶었으나 '후~후~' 심호흡 한 번 하고 나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맞는 사이즈의 샌들을 사들고 나왔다.  까페에 앉아서 숨 한 번 돌리고 화장품 가게에 들러 필요한 것들을 사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서 둘이서 지지고 볶는 것보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는 게 낫다는 걸 다시 새긴 하루다.  아직은 간식부터, 기저귀, 여벌의 옷, 장난감 챙겨야 할 것이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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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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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주영 2015.05.29 11: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민양..! 오랜만.. 나 여기 자주 와서 니 소식만 휘리릭 보고 가.. 근데 이 글은 요즘 내 맘같아서 ㅎ 캄다운을 하루에 수십번 외치고 참을 인자를 가슴에 새기고 다니는 요즘이야.. 근데 이젠 쉼호흡도 더 해야겠다.. 멀리 타국에서 홀로 육아 하느라 정말정말 고생이 많아 ㅠㅠ 대단해...
    애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난 요즘 딸키우가 더 힘든듯.. ㅜㅜ 너무 까다로워.. 그에 비함 아들은 좀 과격해도 심플한듯..

    • 토닥s 2015.05.29 20: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딸? 언제 둘째까지..하다보니 쌍둥이인걸 내가 잠시 잊었네. 아니야, 아무리 타지라한들 쌍둥이만 하겠어. 하나에 허덕이는 내 모습이 더블이라 생각하니 앞으로 찍소리 않을께(이번 주까지만이라도). 정말 폭풍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겠구나.

      전에 그 연락처 그대로지? 작년 1월에 통화한. 우리 가을에 한국 가. 추석 전에 잠시 서울에 머물 예정이고, 추석 즈음엔 집에. 서울이든 부산이든 꼭 보자. 너 닮은 쌍둥이 완전 기대된다. 그때까지 우리 잘 버텨보자. :)

  2. gyul 2015.05.29 21: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러고보니 이제 곧 글 앞에 붙을 숫자의 단위가 바뀌겠네요..ㅎㅎ 역시 아이들이 크는걸 보다보면 시간은 광속으로 달리는거같아요..^^

  3. colours 2015.05.30 09: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후~후~' 좋은데요? 저도 잊지않고 앞으로 다가올 육아의 세계에서 써먹어야겠어요 :) 저는 Alphablocks 를 너무 감탄하면서 봐서 개인적으로 구해보려고 해요. 일단 유튜브에 많이 올라있더라구요 ^^ 아이가 태어나면 벌써 가르치겠다는 욕심은 아니구요 ^^ 헤헤. 제가 너무 즐겁더라구요. 그나저나 누리 샌들도 귀여워욧! >_<

    • 토닥s 2015.05.30 11: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알파블록.. 여기 아이들은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더라구요. S는 '스' K는 '크' 이런 식으로. 전 그 프로그램을 좋아하진 않는데 2~3살 누리가 딱 관심을 가지는 나이인지 요즘 좀 보더라구요. BBC에 아이들 프로그램이 괜찮아요. 그래서 좀 맘 놓고 막 보여주는 경향이 있지요.
      오늘 집을 나올땐 누리가 그 샌들을 벗어놓고 "페파파 바이.. 씨유 레이터.."라고. ㅋㅋ 그 애니도 여기 국민애니메이션입니다. 페파피그라고. 하지만 누리가 보지 않는 CBBC에서 하기 때문에 한 번도 본적은 없어요. 누리도 저도. 누리는 Cbeebies라는 유아채널을 보거든요.
      심호흡요.. 가능하면 '후~후~'할 일에 없는 게 좋아요. :)

  4. 혜령 2015.05.30 15: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는 이제 어린이가 되었네요~~ 전 학생때도 안하던 공부하느라 버둥거리다가 가끔와서 구경하고 배워갑니다 가끔은 심호흡하면서 화를 날려보내야겠어요..ㅎㅎ

    • 토닥s 2015.05.30 23: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나이들어 공부하면 힘든데.. 고생이 많다. 암기력의 절대 부족을 느끼게 되지. 그래도 이해력은 높아진다는데 위로를.
      누리는 무늬만 어린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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