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세 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11.13 [+1150days] 현재 스코어 (6)
  2. 2015.10.29 [+1135days] 요즘 우리 (2)
화요일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간 날, 오후를 담당하고 있는 5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여성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별다른 규정은 없지만, 준비해야 할 것들(여벌의 옷과 하루 나눠 먹을 간식용 과일 하나)과 서명해야 할 서류들에 대해서.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한 누리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필요한 경우 기저귀를 갈거나 하는 도움을 주는지.

여러 가지 말을 했지만(티스토리에서 내 글을 한 번 날려서 다시 구구절절 쓰기가 힘들다) 요지는 보통 의학적 사유가 없으면 만 1세 반에서 2세면 기저귀를 떼는 게 정상이고, 기저귀 가는 건 자기들 업무가 아니다였다. 기저귀를 빨리 떼야하고 그 전까지는 내가 어린이집으로 누리와 함께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통 엄마들과 함께 하는 적응기를 짧게는 1주, 길게는 4~6주로 보는데 나의 경우는 누리가 기저귀를 떼는 게 적응기를 결정하는 셈이다.

우리 누리는 정상이 아니던가.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어린이집 그 자체가 누리에겐 큰 변화인데(지금까지는 내가 같이 있어주지만), 기저귀까지 떼야하니 내게 더욱 부담이 되었다.

사실 올해 안에 기저귀를 떼어보자는 계획을 혼자 가지고 있었다. 지금부터 노력해서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는 12월 중순부터 집중적으로. 그땐 지비도 집에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어린이집 때문에 서두르게 되었다.

솔직히 그 어린이집을 계속 갈지 그 자체를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 마음으론 가지 않게 될 경우 49%다. 갑자기 주 5일이 부담스러울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가니 다른 활동들을 다 접어야 할 판이다. 누리가 좋아하는 체육수업을 계속하려니 체육수업이 있는 이틀은 체육수업 뒤 밖에서 밥을 사먹이고 서둘러 가야한다.

그런데 영어에도 '아' 다르고 '어' 다른 느낌이 있는지라 그날 교사의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상했다. 내가 모자란 사람이거나(그렇기도 하지만), 누리가 모자란 아이처럼 이야기 되는듯하여. 그래서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그 전에 기저귀는 떼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2주 뒤에 예정된 여행이 큰 걸림돌이긴 하지만 일단 해보는 걸로.

+

다음날 바로 시작했다. 바닥에 몇 번 실례를 하고 보니 가지고 있는 4장의 속옷으론 택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옷을 더 사기 위해 둘쨋날 어린이집을 한 시간 일찍 마쳤다.

캐릭터 속옷을 사들고 까페에 잠시 앉았다. 고작 어린이집 이틀 갔을뿐인데 한 시간 일찍 마친 '땡땡이'가 어찌나 달콤한지.

어제 오늘 현재 스코어는 이렇다.
어제 3벌의 속옷(+바지)를 적셨고, 2번 훈련용 변기에 소변을 봤다.
오늘 3벌의 속옷(+바지)를 적셨지만, 5번 훈련용 변기에 소변을 봤다(!).
나아지고 있다고 누리를 믿기로 한다.

그런데 문득 대변은 어떻게 되는걸까 걱정이 들었다. 기저귀를 하고 있어도 대변은 은밀한 곳에 가야하는 아이인데 훈련용 변기에 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 전에는 열심히 내가 빨래를.. 하게 되겠지.(ㅜㅜ )

누리야,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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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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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13 12:1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5.11.13 19: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응원 고맙습니다. 훈련용 변기에 소변을 보면 전류가 흘러(?) 노래가 나오는데, 예전엔 그 소리에 놀랐는데 지금은 그 노래를 아주 즐긴답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 같은데, 밖으로 다닐 땐 어떻게 해야할지 답이 잘 안나오네요. 익숙해지면 그도 잘 할 것이라 믿는 수 밖에요. 다시 고맙습니다.

  2. pilly 2015.11.13 12: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24개월을 넘긴 남자 조카가(3살) 있는데, 아직 기저귀를 못떼서 매일 손빨래 하는 언니가 애를 먹고 있어요. 어린이집 보낼 때 누리처럼 속옷과 하의를 몇 벌씩 챙겨 보낸답니다. 대소변 가리는데 유난히 무관심한 아이들이 있기도 한걸까요. 누리와, 저희 조카가 어서 엄마들을 손빨래에서 해방시켜 주기를 바래봐요^^

    • 토닥s 2015.11.13 19: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누리는 만 3살이 지났으니 38개월이 곧 되요. 한국에 비해선 많이 늦지만 여기선 열 명 중 3~4명은 아직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재촉하지 않은 면도 있고 저는 언어능력과 맞물려 있다고 보기 때문에 더욱 시간을 주고 싶었지요. 마침 주변에서도 기저귀 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여긴 3살 근처 어린이집을 시작합니다, 저도 떠밀려 가고 있어요.

      저는 빨래는 세탁기에 맡겨서 힘들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누리가 훈련용 변기에 앉을때마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려니 무릎이.. 아픈 나이네요.ㅜㅜ

  3. 프라우지니 2015.11.15 00: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누리가 스트레스없이 소변을 가렸으면 좋겠네요.

    • 토닥s 2015.11.16 07: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말은 못하지만 스트레스임은 분명한데, 누리는 또 즐기기도 한답니다. 훈련용 변기에서 성공할 때 흘러나오는 음악을 무척 좋아해요. 그리고 결과물을 꼭 보고 칭찬받기를 원한답니다. 어제 오늘 기저귀 없이 외출해서 각각 한 번씩 실수를 했지만, 대견하리만큼 잘 해내고 있어 놀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라는 것이겠죠. :)

이런 저런 생각들은 많은데 정리할 시간을 못찾고 있다. 누리가 잠든 밤에는 뭐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 시간이 되면 TV리모콘 겨우 누를 기력 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걸 보는 행위 조차도 영어를 이해해야 하는 고도의 정신노동이라 대부분은 TV앞에서 졸다가 다시 자러 간다.

한국에 다녀온 뒤 누리는 지비의 표현대로 버릇이 없어진 것인지, 그 사이 자라 또 다른 수준의 이른 것인지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다루어지지가 않는다. 하고 싶다는 것도 많고, 하기 싫다는 것도 많고 - 뭐 그렇다.

어중간한 식재료 배달 때문에 멀리 나가지도 못하고 오전에 잠시 산책하고 들어와 둘이서 우동을 나눠 먹었다. 출출함을 커피로 채우겠다며 나갈 준비를 하는데 영 도와주질 않는 누리. 옷 다 입고서 양말만 신기를 거부하지 않나, 유모차와 스쿠터 중 어느 것을 탈지 결정하지 못해 한참을 망설이며 짜증을 내지 않나. 이런저런 실랑이 끝에 나갈 준비한지 한 시간만에 집을 나섰는데, 집 밖에 나가서 춥다고 찡찡. "아 몰라!"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들어와선 유모차에서 안내린다고, 나간다고 찡찡. "(다시)아 몰라!"하고 집안으로 들어왔더니 훌쩍훌쩍 부시럭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러길래 처음부터 잠온다고 할 것이지.

이러고 있는데 벌써 해가 뉘엿. 겨울이 참 힘든 영국이었는데, 애가 생기니 두 말 할 필요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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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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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ygrocerybag 2015.10.30 00: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래도 잠든 누리는 천사처럼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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