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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29 [life] 한국이 여기저기 (4)

올 여름으로 3년째 누리는 방학때마다 진행되는 축구 수업을 참여했다.  이번엔 누리와 어린이집을 함께 다니는 친구와 매주 함께 했다.  그 친구는 엄마가 일본인 아빠가 나이지리아인.  그 친구에겐 이복누나 - 아빠의 이전 결혼생활에서 출생한 누나가 있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 그 누나가 방학을 맞아 아빠를 찾아와서 새엄마를 육아를 도와주어 나도 몇 번 보게 되었다.  참고로 그 누나의 엄마는 독일인.  그 누나를 처음 볼 때 새엄마가 그 누나를 소개하면서 한국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려니 했다.  예의상 어떤 그룹을 좋아하냐고 했더니 엑소라고.  나도 엑소 이름은 들어봤다, 노래는 안들어봤지만.


지난 주 축구 수업엔 그 누나, 아빠, 일본인 엄마, 그리고 아기 동생까지 온 가족이 출동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피크닉 매트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누나는, 여느 십대가 그러하듯,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었다.  아빠가 "그래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듣누?"라고 물었더니 "당연히 엑소"라고.  그러면서 아빠가 날더러 참 재미있지 않냐고.  영국에서 태어난 나이지리아-독일 2세가 한국 음악을 듣는다면서.  더 재미있는 건 일본인 장모가 자기를 앉혀놓고 간단 인사, 감사 인사를 가르치려고 했는데 그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한국말이라면서.  일본인 장모님이 한국드라마 팬이란다.  재미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란히 앉아 있던 다른 엄마가 또 이야기를 붙인다.


그 엄마의 아이도 역시 누리와 함께 어린이집을 다니는데 반년이 지나도록 눈인사 이외에는 별로 나누지 않는 사이였다.  그 엄마 본인은 아버지가 영국인 어머니가 이탈리아인이고, 동생의 부인이 한국 사람이란다.  한참 아이들 언어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라 그러면 동생네 아이들이 있냐고, 있으면 어떤 언어를 사용하냐고 물었더니 동생네는 아이가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한 순간 쉬었다가 안타깝게도 동생이 3년전에 저세상으로 갔다고 말을 이었다.  "오.."하고 더 할 말을 찾지 못했는데 그 엄마가 먼저 자기도 아는 한국어가 있다면서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뭐냐고 물었더니 "가자!"란다.


집에와서 지비와 참 재미있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작 이 동네에서 한국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그래도 몇 만나기는 했다, 한국에 관심이 있고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구나 하면서.  그리고 주말이 되어서 블로그로 연락처를 남겨주신 한국엄마 한 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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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국엄마가 사는 곳 근처 공원을 만남의 장소로 제안하셨는데, 이번 여름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그곳으로 우리가 이동했다.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마음을 졸였지만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블로그를 통해 읽은 나의 정치적 스팩트럼을 가늠해 봤을 때 그 한국엄마가 아는 분과 내가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고, 아이들의 나이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비슷해 만나보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만나서 보니 그 한국엄마의 지인이 내가 아는 사람이 맞았고(안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일단 그를 내가 알기는 안다), 아이들도 잘 어울려 놀았다.  지비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잘 어울려 놀아서 참 좋았다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그 한국엄마를 만나러 간 공원에서 또 다른 독일인-한국인 커플을 만났다.



연락처를 주실 때 "커피 한 잔 하러 집에 놀러오세요"해서 그냥 '인사'라고 생각했는데, 물을 드리 붓는 우리와는 달리 커피전문가(의 배우자)셨다.  선물로 채리티숍에서 산 폴란드어 어린이책과 손수 만든 더치커피를 들고 오셨다.  추출한 날짜/시간, 물과 커피의 양까지 기록하셔서 우리가 깜놀.  시원하게 오늘 아침 집안 청소를 하고 마셨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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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여기저기서 한국을 만난 며칠이었다.  심지어 우리집에 왔던 지비의 막내여동생 - 시누이도 한국그룹 애스트로 Astro의 팬이란다.  그건 뭔가?(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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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깍두기 영상.  요즘 여기서는 몽키바라고 하는, 우리는 구름사다리라고 하는 놀이기구에 열심인 누리.





조만간 혼자서 건너갈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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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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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30 22: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토닥s 2016.08.31 04: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심지어 집근처 하이스트릿 마트에서 장보고 계산하는데 누리가 옆에서 뭐라뭐라 투정을 부려서 "누리야 잠깐만 있어봐. 마미 계산하고 해줄께"하는데 계산원이 한국말로 "한국사람?"합니다. 젊은 흑인여성이었어요. 깜짝 놀라"(영어로) 어떻게 알아요?"하니 누리와 대화를 들었다며 한국드라마 팬이라면서요. 별 일이 다 있다며 혼자 웃었어요.

      그럼요,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을 실감하며 삽니다. 더군다나 남편과 저는 이곳에서 자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아는 것도 쉽지는 않네요. 다 영어라..ㅎㅎ

  2. 프라우지니 2016.09.01 05: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분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고 계시는거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 토닥s 2016.09.02 04: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무래도 런던이니 계시는 곳보다는 한국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아요.

      우연히 만나도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늘 사람과의 관계가 참 어렵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 지론은 연애처럼 사람도 많이 만나봐야 알게된다..인데 만나다보면 저와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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