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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5.27 [people] '이용남'
  2. 2003.10.26 [book] 어머니의 손수건 / 이용남

오늘 학교에서 신문을 보다 '어?'하고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용남씨가 음독했다는 기사를 읽고서.




△ ⓒ민중의 소리 http://www.voiceofpeople.org


이용남씨의 유서다.

웃긴다. 세상이 참 웃긴다.

애꿋은 농민의 땅을 거저 챙기고 이에 항의하면 친북주의자라고 매도하는 보수세력과 일부 언론이 웃긴다. 나라가 필요한 땅이 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토리사격장은 1973년대 유신헌법이 온나라를 억압하고 있을 대 주한미군에 공여됐다. 그러나 그땅의 주인은 농민들에게 승인을 받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는 미군에게 그 땅을 공여한 것이다.

재산세는 농민이 내고 사용은 미군이 하는 초헌법적인 일들이 이땅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스토리사격장 반대를 외치는 농민들에게 정부는 반미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 참 본질을 모르는 한심한 작태라고 할 수 있다.

장파리 옛지명도 장마루다. 산둥성이에 길게 마을이 자리잡았다고 해서 장마루라고 했다. 그 장마루는 미군정 시기에 웃기는 마을로 변했다. 이른바 기지촌이 그것이다. 나는 꿋꿋해야 한다.

그까짓 농약에 내 정신이 혼미해져서는 안된다.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효순이 미선이 추모비를 바라봐야 한다.

내가 너무 곤두세우고 있어서 그런가. 난...

쓰러지면 안된다. 내가 쓰러지면 효순이 미선이 원한을 갚을 수 없다.

- from ⓒ민중의 소리 http://www.voiceofpeople.org







'왜?'라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15년 동안 파주와 경기 일대에서 미군이 이 땅에 있음으로써 생겨나는 문제들을 사진에 담아온 그였다.  어느 누구보다 그 문제에 대해서 잘 알았을 것이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으로 그가 사진에 담아온 문제들이 세상에 까밝혀졌지만, 효순이와 미선이 추모를 위한 촛불시위 제안자가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에, 사람들의 관심이 차츰 줄어들었다는 사실에 그는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15년 동안 그가 사진에 담아온 사람들이 가진 상처의 무게 만큼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 딸 아이를 먼저 보낸 아버지





△ 미군 트레일러에 차량이 치인, 그래서 먼저 저 세상으로 간 아버지 박승주의 딸 혜미





△ 이용남, 그가 쓴 글은 '눈물을 능욕하지 말라!'이다.


꼭 효순이 미선이가 살아온 나이만큼 사진을 찍었다.  
그는 이런 사진들을 더 이상은 찍고 싶지 않다는 선명한 의지를 밝혔다.

'미안하다. 너무 힘든다. 저 세상에서 보자'며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모르쇠 해온 우리들에게 온전히 빚으로 남았다.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미안하다, 얘들아.



이용남의 포토에세이 ▷ 바로가기

"효순.미선아, 미안하다 너무 힘들다"
'미군르포' 사진작가 음독...2돌 맞아 추모비 앞서


24일 오후 4시께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여중생 추모비 앞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용남(50)씨가 제초제를 마시고 신음하는 것을 김관철 파주녹색환경모임 대표가 발견해 병원에 옮겼으나 중태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께 경기 파주시 광적면 '효순 미선 추모비' 앞에서 제초제 한 병과 소주 두 병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친구인 김 대표는 "오후 1시께 이씨가 '미안하다. 너무 힘든다. 저 세상에서 보자'고 말해 이상한 생각이 들어 찾아나섰다가 '미선 효순 추모비'에서 신음하는 이씨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재산세는 농민이 내고 사용은 미군이 하는 초헌법적인 일들이 이땅에서 일어나고 있다. 애꿎은 농민의 땅을 거저 챙기고 이에 항의하면 친북주의자라고 매도하는 보수세력과 일부 언론이 웃긴다 ….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효순·미선이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유서가 발견돼 자살하려 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유서에는 "그까짓 농약에 내 정신이 혼미해져서는 안 된다"고 돼 있어 경찰은 음독 직후 유서를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작가인 이씨는 경기 파주 일대에서 올해 초 미군의 스토리사격장 산림훼손 등 주한미군의 각종 불법현장을 고발하는가 하면, 파주 부근 비무장지대 자연생태계를 촬영하는 등 왕성한 사진작품 활동을 해 왔다. 양주/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인터넷한겨레 2004/05/25)



한겨레 기사읽기
- "효순.미선아, 미안하다 너무 힘들다"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4/05/0050000002004052500091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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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TAG 이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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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남(2003). <<어머니의 손수건>>. 서울 : 민중의 소리.

'미선이와 효순이에게 보내는 이용남의 포토에세이'

머릿 속이 복잡할 때 이 책을 펼쳐본다.
이 책을 펼칠 땐 손을 씻고 깨끗이 물기를 닦은 다음 스탠드 불빛 아래서 펼쳐본다.

사실 책을 덮고 나면 복잡하던 생각이 정리되기는 커녕 더 복잡해만 진다.
책을 덮고 나면 학교고 뭐고 다 그만 두고 당장 어디론가 가야할 것 같기 때문이다.

나에게 전의(戰意)를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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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닥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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